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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EXO/찬열세훈백현경수]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 01 | 인스티즈

 

 

 

 



화영국(花盈國), 궐 안은 분주했다. 음식을 나르는 궁녀들도 있었고, 궐 안을 장식하는 궁녀들도 있었다. 궐 안이 꼭 누군가를 축복해 주는 것 마냥 꽃이 활짝 피어 가득 차 있었다. 화영국(花盈國)은 하늘이 만든 나라 같았다. 누가 심지 않아도, 꾸미지 않아도. 화려한 꽃들이 가득 했다. 그래서 화영국(花盈國)이었다.

 

올해 방년 18세를 맞이한 공주마마의 생일 잔치 때문에 궐은 이렇게도 소란스러웠던 것이었다. 공주 위로 오라비가 있었지만 임금은 오라비보다 공주를 더 아꼈다. 애물단지 여기듯 했다. 왕비를 꼭 빼닮았다 하였다. 말투, 걸음걸이, 생김새까지 왕비를 빼닮아서 그래서 임금은 공주를 더욱 더 아꼈다고 한다. 아버지인 임금에게 부탁을 할 때나 오늘 배웠던 글들을 알려줄 때 조곤 거리는 그 불그스름한 작은 입술이며, 수없이 가득 찬 꽃들임에도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기어코 꺾어 귀에 꽂는 개구진 성격 또한 제 어미인 왕비의 어린 모습을 꼭 닮았다.

 

 

 

 

 

"우리 공주, 혹 이 아비에게 생일 선물로 받고 싶은 게 있느냐."

"저는 아바마마가 주시는 거라면 뭐든, 뭐든 다 좋습니다."

"아비가 우리 공주를 꼭 빼닮은 것을 준비해 봤는데, 네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 가져오도록 해라."

 

 

 

 

 

공주의 눈이 반짝 빛났다. 꽃으로 문양이 그려진 자그마한 검정 상자가 궁녀에게 들려져 오더니 이내 임금이 공주에게 건네주었다. 상자를 받는 공주의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마치 갖 태어난 아기를 건네받는 그런 손길이었다. 한참동안 겉만 보고 있던 공주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저, 아니 그냥. 그 상자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상자 마저도 예뻤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임금이 마치 자기가 더 들뜬 듯 공주를 재촉하였다. 임금을 바라보며 헤실헤실 웃어보이던 공주가 상자를 천천히 열었다. 눈이 더욱 더 커졌다. 그리고 탄성이 들렸다. 우와, 곱습니다. 상자 안에 금빛으로 빛나는 나비 문양의 떨잠이 금방이라도 살아있는 나비처럼 하늘로 날아가버릴 것 같았다. 공주는 혹시나 떨잠이 날아가버릴까 얼른 손에 쥐었다. 하지만 손에 힘을 주지는 않았다. 아까처럼, 조심스레.

 

 

 

 

 

"선물이 마음에 드느냐."

"예, 너무 예쁩니다. 제 마음에 쏙 듭니다."

"너를 닮은 나비이다. 얼른 차 보거라."

 

 

 

 

 

공주는 떨잠을 들어 이리저리 살펴보다 머리에 꽂았다. 꽃에 내려앉은 나비 같았다. 떨잠을 머리에 꽂은 공주가 수줍게 임금을 바라보았다. 임금의 눈빛이 금방이라도 무언갈 녹일 듯 유하였다. 예쁘다는 말을 몇 번이고 중얼 거렸다. 공주는 생각했다. 정말이지, 절대. 잊지 못할 그런 생일이 될 것이라고.

 

처소로 돌아온 공주는 여전히 기분이 좋았다. 생일 선물도 선물 나름이지만 혼인을 한다는 것때문이었다. 5년 전 아바마마와 혼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이한 뒤 혼인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시간이 빨라 어느 덧 벌써 이렇게 열여덟이 되어버렸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싱글벙글 웃고 있는 공주에게 조심스레 연이가 묻는다. '공주마마, 뭐가 그렇게 신이 나시어요?' 연이는 공주가 어렷을 때부터 같이 자라온 것과 다름 없는 궁녀였다. 덩달아 기분이 들뜬 연이에 질문에 거울을 보며 떨잠을 만지고 있던 공주가 고개를 돌려 연이를 바라보았다.

 

 

 

 

 

"연이야, 나. 나 드디어 혼인을 한단다!"

"예? 벌써요? 시간이 참..."

"그러게 말이야. 시간이 참 빨라. 내 서방님은 누가 되실까?"

"음, 글쎄요. 마마 혹 기억 나십니까? 예전에 연회장에서 마주쳤던, 그 대군이요. 공주마마를 엄청 챙겨주셨잖아요."

"맞다, 기억 나. 성격도 좋으시고, 얼굴도 잘생기시고. 목소리도... 내 서방님으로 딱 좋을 텐데 말이야."

 

 

 

 

 

오래 전, 연회장을 떠올렸다. 옆 나라에서 온 그 대군은. 짙은 눈썹이 인상 깊었으며 과묵한 것 같으면서도 종종 농도 칠 줄 알던 그 대군은 공주를 무척이나 잘 챙겨주었다. 사내라고는 오라비 밖에 모르고 자라왔던 공주인지라 누군가와 그렇게 가까이 있었던 적이 없어 덜덜 떨며 젓가락질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 생각에 공주는 픽 웃어버렸다. 공주가 사레 걸렸을 때면 등을 조심스레 토닥여주며 물잔을 건네주던 그 손길이 참으로 다정스러웠다. 공주는 그때 생각하였다. 이 대군이, 내 서방님이 되면 참 좋을 것 같다고. 그 뒤로도 공주는 아바마마께 안부를 종종 묻곤 하였다. 그 대군은 무술 실력이 일품이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무술 실력을 쌓았고, 활 쏘기도 하며 취미 생활을 보냈다고 한다. 공주의 첫사랑은 그 대군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공주도 나이를 먹고 자연스레 잊혀졌다. 문득 생각난 지금 그 대군이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사실 부인을 얻었을지 그게 제일 궁금하였다. 공주는 아직도 대군을 생각하면 마음 한 자리가 찌르르 했다. 온 몸에 힘이 풀리는 것 같기도 했다. 얼굴에 홍조도 띄웠다.  

 

 

잠자리에 누운 공주는 이불을 꼭 움켜쥐고 생각했다. 자신의 서방님이 누구일지. 그리고 배시시 웃어보였다. 고개를 틀어 베개 옆에 놓여진 아바마마께서 주신 떨잠을 바라보았다. 서랍에 넣어두라는 연이의 타박에도 고갤 내저으며 자신의 베개 옆에 두었다.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떨잠은 역시나 예뻤다. 공주를 닮았다고 말한 아바마마의 말이 떠올라 공주는 옅게 웃어보였다. 이불을 꼭 쥐고있던 손을 뻗어 떨잠을 조심스레 만져보았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인사라도 해주는 듯 나비 더듬이 장신구가 움직였다. 손에 떨잠을 쥐고 살짝 꼭 쥐어보던 공주가 이내 떨잠을 제자리에 조용히 내려두고선 자세를 고치고 눈을 감았다.

 

 

 

 

 

 

 

 

 

 

 

 

 

나비 더듬이 장신구가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EXO/찬열세훈백현경수]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 01 | 인스티즈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꿈 속에서의 시간은 자시, 궐 안은 조용했다. 걸음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적막했다. 공주의 방에서는 색색 숨소리만 들렸다.

바람 소리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 말고는 다른 소리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반, 반역자다!!"

 

 

 

 

 

 

 

 

공주의 처소 저멀리서 고함이 들렸다. 조용했던 궐 안이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소리가 났던 곳은 이미 습격을 당한 것인지 불길이 번졌고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수두룩 했다.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연이도 일어나 급하게 공주를 깨웠다. 공주마마, 공주마마!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뜨고선 자신을 흔들던 연이를 바라보던 공주가 묻는다. '무슨 일이야?'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 울먹이던 연이가 끅끅 거리며 말을 뱉어내었다.

 

습격을 당하는 것 같다고, 궐 안이 위험하다고. 공주는 서둘러 연이와 함께 처소에서 나왔다. 밖은 정말 처참했다. 궁녀들이고 무사들이고 전부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공주는 연이의 손을 꼭 잡았다. 공주를 올려다본 연이는 이미 울고 있었다.

 

 

 

 

 

 

 

 

"연이 너, 얼른 눈물 닦아라."

"공주, ...공주마마."

"울면 안 돼. 괜찮을 거야. 얼른 도망가자."

 

 

 

 

 

 

 

 

공주는 소매로 연이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손을 꼭 쥐며 속으로 생각했다. 괜찮을 것이라고, 처소에서 빠져나가면 자신들을 보필하는 호위무사가 있을 것이라고. 그런데 순식간이었다. 순식간에 연이가 공주에게 안겼다. 공주의 눈이 커졌다. 자신에게 안긴 연이를 바라보았다. 입에서 쿨럭이며 피를 토하고 있었다. 얼마나 됐다고, 등에 꽂힌 화살을 건드릴 수가 없었다. 연아, 연아... 눈물이 흘렀다. 입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내었다. 연이는 금방이라도 눈을 감을 것처럼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손을 힘겹게 들었다.

 

 

연이의 손 안에 있던 것은 아바마마가 주신 떨잠이었다. 아이 마냥 엉엉 울던 공주는 떨잠을 받아들었다. 

 

 

 

 

 

 

 

 

"연아, ...연아. 조금만 참거라. 조금만 참아."

"......공주, 마마. 전..."

"말 하지 마. 그러면 더 피를 흘리지 않느냐! 곧 사람들이. 올 거니까 그러니까... 조금만 참거라. 제발, 응?"

"전 안 돼요... 도망가, 세요. 얼른..."

 

 

 

 

 

 

 

 

힘 없는 손이 공주를 밀어내었다. 공주는 손에 묻은 피가 자신의 얼굴에 묻든 말든 신경쓰지 않았다. 피 비린내는 진작부터 나지 않았다. 신경쓸 수가 없었다. 멀리서 공주를 찾았다는 소리가 들렸다. 공주를 밀어내던 손에 조금 더 힘이 실렸다. 끅끅 울던 공주가 연이를 내려두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너를 두고, 내가 어떻게 너를 두고...

 

뛰어오는 소리에 공주는 겁에 질린듯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처소를 빠져나왔다. 처소에서 빠져나오니 상황이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았다. 피냄새가 진동을 하는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헛구역질이 나올 뻔한 것을 간신히 참은 공주는 소매로 코를 막고선 다시 뛰었다. 연이가 자꾸만 아른 거렸다. 아무래도 놓고온 것이 걱정이 되었다. 다시 가볼까 싶었을 그때 공주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아바마마!!"

 

 

 

 

 

 

 

 

멀리서 임금과 그를 보필하는 무사들이 오고 있었다. 공주를 본 것인지 임금은 눈이 더 커져 크게 공주를 불렀다. 부성애라고 해야할까, 공주를 본 임금은 아무 것도 자각을 하지 못하고 급하게 공주에게 뛰어왔다. 눈물범벅이 되어있는 공주를 보니 임금의 표정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표정이었다. 눈물을 급하게 닦아주며 공주를 안아주던 임금이 공주의 등을 다독여주었다.

 

 

 

 

 

 

 

 

"괜찮을 것이다. 다 괜찮을 것이다. 나는 생각 말고, 얼른 도망치거라."

"아바마마, 아바마마... 연이가. 죽었어요, 연이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너라도. 살아야지 않겠느냐."

 

 

 

 

 

 

 

 

 

임금은 공주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공주의 손에 들린 떨잠을 보며 쓰게 웃어보였다. 이미 공주와 임금의 주위는 반역자들로 가득하였다. 임금은 자신을 보필하던 무사를 공주의 옆에 놓아주었다. 그리고 칼을 꺼내어 말했다. 자신은 괜찮으니 공주를 데리고 도망치라고. 무사도 걸음을 쉽사리 떼지못하였다. 하지만 이윽고, 어명이라 소리를 치는 임금의 말에 무사와 공주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마냥 천근만근 무거운 걸음을 떼어 궐에서 도망을 쳤다. 도망을 치는 순간에도 공주는 울음을 그칠 수 없었다.

 

아무리 무술 실력이 월등한 임금이라도, 그 많은 적들을 혼자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많은 적들을 공주는 보았기 때문에 더더욱 울음이 그쳐지지 않았다. 어디로 가는지 누구도 몰랐다. 그저 발이 닿는 곳으로, 하늘이 지시해 주는 곳으로, 달이 비추는 곳으로 뛰었다. 산길이라 몇 번을 넘어진지 모른다.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여기까지 쫓아온 것 같았다. 얼마 가지 못하고 공주는 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세 명.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적은 수도 아니었다. 칼집에서 나오는 칼소리가 귀를 찢을 것 같았다. 칼이 달빛에 더욱 반짝였다.

 

 

 

 

 

 

 

 

"공주마마, 금방 뒤따라 가겠습니다. 도망치십시오."

"같이 가세요, 같이 가요."

 

 

 

 

 

 

 

 

공주의 말에도 무사는 확고 하였다. 뒤따라 가겠다고 하였지만 그 말은 무리일 것이다. 공주는 겁이 났다.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렸다. 손에 쥐고있던 떨잠을 세게 쥐었다. 그리고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선 눈을 꾹 감고선 달렸다. 길이 어딘지는 모른다, 어디가 끝인지도 모른다.

 

얼마나 달렸을까 볼이고 옷이고 나뭇가지에 긁혀 생채기들이 가득했다.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절벽 끝이었다. 아직 죽을 명은 아닌 건지, 신기하게도 걸음이 멈추어졌다. 끝을 모르는 절벽에 놀란 공주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목을 놓아 엉엉 울었다. 아바마마는 죽었을 것이다. 어마마마도, 분명 죽었을 것이다. 생채기가 눈물에 닿아 따끔거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분명 이것은 꿈인데, 왜 이렇게 잔혹하고 슬픈 것인지를.

 

 

 

 

 

 

꿈에서 얼른 깨고 싶었다. 볼을 몇 번이고 쳤다. 아팠다. 분명 꿈인데 아팠다. 발소리가 들렸다. 무사였으면 싶었지만 적이었다. 무사는 죽었다. 겁에 질려 눈물이 쏙 들어갔다. 덜덜 떨리는 다리에 힘을 주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식간에 칼이 겨누어졌다.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어차피 꿈인 거, 더이상 겁도 나지 않았다. 이 상태로 칼에 맞아 죽으면 분명 꿈이 끝날 것이다. 얼른 죽고 싶었다. 뜸을 들이지 마라. 공주는 말했다. 놈이 칼을 세게 쥐어잡았다. 그리곤 크게 소리를 내며 공주의 배에 칼을 꽂았다.

 

억 소리가 났다. 뱃속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칼이 빠져나가자 공주는 주춤 거렸다. 낭떠러지 끝자락에서 주춤 거리던 공주는 그대로 절벽 밑으로 떨어졌다. 끝이 어딘지 모르겠다. 절벽의 끝도, 이 꿈의 끝도 어딘지 모르겠다. 온 몸이 뜨거웠다. 쿨럭이며 피를 토했다. 이건 분명 꿈이다. 공주는 눈을 몇 번이고 감았다 떴다. 꿈에서 깨어나길 바라며. 절벽 밑은 물이었다. 깊은 물 속으로 공주는 빠졌다. 물 속은 어둡지 않았다. 꿈의 끝은 죽음인가. 눈앞에 아바마마와 어마마마, 그리고 오라버니. 연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꿈에서 얼른 깨고 싶다. 이 무서운 꿈에서 얼른 깨어나고 싶었다.

 

 

 

 

 

 

 

 

 

 

 

 

 

 

 

 

 

 

 

 

 

 

 

 

 

 

꿈의 끝은 죽음인가.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아가씨, 정신이 들어?"

 

 

 

 

아가씨? 날 부르는 건가? 무거운 눈을 힘겹게 떴다. 그 염병할 꿈에서... 눈 앞에 보이는 사내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니, 사내가 맞아? 계집 같은데.

'어디 계집이냐.' 내 말에 어이가 없는지 피식 웃는다. 뭐가 웃겨서? 이 놈이...어느 안전이라고!

피식 웃던 놈이 머리를 쓸어넘기며 조곤조곤 내게 말했다.

 

 

 

 

 

"안전인지 뭔지 그딴 말 나는 모르겠고. 여기 우리 집 앞이거든, 좀 나와주지?"

 

 

 

 

 

집 앞?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말 하는 본새 하고는 기분이 팍 나빠졌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니 날 따라 쭈그리고 있던 몸을 일으키는데 사, 사내가 맞다.

장승인 건지 뭔지. 키가 억수로 크다. 이야, ...썅 대단하다. 한참을 올려다보니 뒷목이 아파왔다.

뒷목을 주무르니 고갤 살짝 숙여 나를 바라보는 놈이다. 큰 눈을 꿈뻑이더니 손을 내어 내 얼굴을 닦는다.

 

 

 

 

 

 

"그런데 왜 울어?"

"뭐, 뭐 하는 짓이냐! 네 놈은 누가 보낸 놈이냐!"

"이봐, 혼자 사극 찍어? 뭐라는 거야."

 

 

 

 

 

 

내가 쳐낸 손이 뻘쭘했던 것도 잠시, 내 말투가 웃긴 건지 소리 내어 웃더니 나를 조롱한다.

어디 놈인지는 몰라도 말투가 여간 싸가지 없는 게 아니다.

가정교육은 어떻게 받은 건지... 그래도 내가 참아야지. 내가 화영국의 공주인데.

나름 고고한 척을 하며 치마를 정리하는데 옷감이 다르다. 이게 뭐지? 하며 옷을 내려다보는데 기겁을 했다.

 

 

 

분명 아바마마께서 주신 한복이 맞는데, 누가 이렇게 짧게 만든 건지. 흰 다리가 떡 하니 다 드러내져 있었다. 서둘러 다리를 가렸지만 그런 내 행동이 웃긴 건지 피식피식 웃는 놈이었다. 잠시만, 그러고 보니 나는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칼에도 맞고... 배를 만지작 거렸다.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그리고 핏자국은 보이지도 않았다. 얼굴에도 생채기가 분명, ...은 무슨 전혀 없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해가 떠 눈이 부시기만 할 뿐 다를게 없었. 아니, 궐이 이상하다. 투명한 게 엄청 많은데 그 안이 다 보였다. 저렇게 다 보이면, 밤에도 그렇고 낮에도 그렇고 아니 옷은 어떻게 갈아입고. 이제보니 이 놈 옷도 이상했다. 저게 한복이야? 아니, 무슨 다리선이 다 드러나는...

 

 

 

 

 

"뭐가 그렇게 이상한데?"

"어? 아니, 내 말 좀 들어보거라. 난 분명 절벽에서 이렇게. 이렇게 칼을 맞고 떨어졌다. 피도 엄청 났고, 그러다 강인지 바다인지 물속으로 빠졌는데 아마 거기서 정신을 잃은 것 같다. 아, 아니. 됐다 그건 그렇고. 화영국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좀 알려주거라."

"...미친년인가."

 

 

 

 

 

 

뭐? 미친년? 보자보자 하니까 이 놈이!

떽떽 거리는 것을 듣기 싫은 것인지 귀를 파는 시늉을 하던 놈이 나를 끌고 무작정 어디로 들어가버린다.

어디로 가는 것이냐, 네 놈은 누가 보낸 놈이야! 내 말에도 관심 없다는 듯 나를 질질 끓고 가던 놈이 저를 푹신한 곳에 밀쳐버린다.

침대도 아닌 것이, 뭐가 이렇게 푹신한지. 한참을 만지작 거리던 내 손을 덥석 잡고는 타박을 하는 놈이다. 그만 만져, 닳아.

 

 

 

 

 

 

"너는 어디서 왔냐."

"너라니, 내가 화영국의 공주이다."

"그런 놀이 재미없다. 이름이 뭔데?"

"이름? 내 이름은..."

 

 

 

 

 

 

내 말을 가로채더니 다시 자기 할 말을 하던 놈이다. '아, 됐다. 어차피 보나마나 촌스러울 이름일 게 분명해. 이미지 망가트리고 싶지 않다. 그냥 나비 해라, 나비.'

나비. 그런데 이 새끼 아까부터, 자꾸.

뭐라고 하려던 참에 무언갈 만지작 거리더니 턱짓을 하는 놈이다. 티비나 봐.

 

 

 

 

 

 

"히비? 모르는 말 좀 그만 해라."

"티비, 닥치고 그냥 봐."

"이 놈이!"

"그리고, 아까부터 자꾸 놈놈 거리는데."

 

 

 

 

 

 

놈의 눈빛에 절로 눈이 내리깔아졌다.

뭔데 갑자기 분위기를 잡아, 무섭게.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놈의 미간이 구겨졌다.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EXO/찬열세훈백현경수]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 01 | 인스티즈

 

 

"박찬열이란 이름은 폼이 아니거든."

 

 

 

 

 

 

 

 

 

 

 

 

 

 

 

 

 

 

 

 

박찬열? 그게 네 놈 이름이냐?

놈이 거슬린 건지 잠시 인상을 쓰던 찬열이 금세 인상을 피곤 고개를 끄덕이며 티비라는 걸 본다.

뭐를 자꾸 누르는 건지 티비라는 큰 상자에서 사람들이 휙휙 지나갔다.

 

 

 

 

 

 

"박찬열! 거기 멈추어라. 멈추어라 당장."

"뭐? 뭐, 이거?"

 

 

 

 

 

저 작은 곳에 어떻게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건지 궁금 했다. 그 중 가장 궁금한 건 티비 안에 있는 저 왕이었다.

도포를 보니 세자인 것 같은데, 왜 저 안에 들어가 있는 건지.

어디 나라 세자입니까? 내 물음이 들리지 않는 것인지 고개를 푹 숙인 소녀를 붙잡고 쫑알 거린다.

 

 

아바마마 생각이 났다. 문득 든 생각에 울컥해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닭똥 같은 눈물이 흐르더니 이내 아이 마냥 엉엉 목 놓아 울어버렸다. 보고 싶었다, 아바마마. 어마마마. 내 오라버니, 그리고 우리 연이. 눈물이 멈출 생각을 안 했다. 내 모습을 본 건지 찬열은 어쩌할 바를 모르고 뒷머리만 긁적이다 나를 안아 등을 토닥인다. 보고 싶다며 엉엉 목을 놓아 울었다. 만나게 해달라며 칭얼도 거렸다. 싸가지 없는 놈인 줄로만 알았는데 나를 다독이는 찬열이다.

 

 

 

 

 

 

"그래, 나도 보고 싶다. 너네 아바마마, 어마마마, 또 뭐냐. 오라비. 연희? 아, 다 보고 싶다."

 

 

 

 

 

 

커다란 손이 내 뒷통수를 쓸어만졌다. 그만 좀 울어라.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를 더 울게 만들었다.

 

 

항상 나부터 생각해 주던 아바마마, 내가 없는 걸 알면 분명 걱정하실 텐데 어마마마도 걱정하실 테고, 무뚝뚝 하신 오라버니 과묵하시면서도 항상 챙겨주시는 오라버니도 보고 싶고. 우리 연이, 이제 혼인할 나이인데. 혼인도 못하고...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꿨던 그 꿈이 꿈이 아니라면? 사실이라면. 이게 꿈이라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여기는 또 어디며 그 꿈은 무엇이고, 하나도 모르겠다. 지금은 모두 보고 싶을 뿐이었다.

 

 

 

 

 

 

"이번엔 한복 입은 계집애냐."

 

 

 

 

 

 

눈물이 멈추었다. 아니, 여기 놈들은 내가 정녕 누군지 모르는 것인가.

말 하는 본새들 하고는!

훌쩍이며 나름 노려보는 눈빛으로 놈을 신경질적으로 돌아보았다. 딱히 나를 노려보는 것도 아닌데 눈빛이 무섭다.

얼른 고개를 돌려버리곤 눈물 범벅인 얼굴을 정리했다.

피식 웃던 무서운 놈이 옷을 내가 앉아있던 의자에 걸쳐두고선 옆에 앉는다. 아, 아까 들어보니 소파라는 곳이라더라. 이 푹신한 의자.

 

 

 

 

 

 

"난 네가 다 벗고 다니는 계집애들만 좋아하는 줄 알았지. 이런 계집 좋아하는 줄은 몰랐다. 박찬열, 다시 봤다. 아, 어차피 벗길 거라 신경 안 쓴다 이거냐."

"야, 그러니까..."

"계집이라 하였느냐? 지금 어느 안전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느냐. 내 당장 네 목을 치!"

 

 

 

 

 

 

염병... 저 무서운 녀석 눈빛이 너무 무섭다. 찬열은 또 시작이 됐다는 듯 한숨을 푹 쉬며 마른 세수를 해보인다. 

나를 노려보던 녀석의 눈썹이 구겨진다. 시선을 얼른 피해버렸다. 당장이고 내 목이 날아갈 것 같았다.

대충 설명을 하던 찬열에 말을 들은 놈이 관심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내려다 보는데 정말이지, 그 눈빛이.

별 볼 일 없다는 듯, 쓰잘데기 없는 것을 보는 것 마냥 나를 보더니만 하는 말이 가관이다. 아니, 목소리가 미친 것 마냥 싸늘하다.

 

 

 

 

 

 

 

 

 

 

 

 

 

 

 

 

 

 

 

 

 

 

 

 

 

 

 

 

 

 

 

 

 

 

 

[EXO/찬열세훈백현경수]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 01 | 인스티즈

 

 

 

"정 주지 말고 울음 달래면 내보내." 

 

 

 

 

 

 

 

 

 

 

 

 

 

 

 

 

 

 

 

와, 저 싸가지 없는 놈...

 

 

 

 

 

 

 

 

 

 

 

 

 

 

 

 

 

 

 

曰 탐화봉접 曰

내... 내용이 뭔지 아시겠어요?

화영국이란 가상 나라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이야기입니다.

대충 뭐 이래요. 네...

저번 달 한 달동안 저한테는 많은 일이 있었어요.

속세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에서 좀 살았는데

문득 이 소재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쓰게 되었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저는 야한 걸 좋아하는 작갑니다... 중간중간 예. 그래요.

다들 개학이실 텐데 빠이팅 하세요.

 

아, 댓글 쓰시고 포인트 받아가세요. 조심스레 브금도 추천 받아요.

신알신, 암호닉 환영해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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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6.7
헐...오마이갓.... 드디어 찾았네요... 제 취향저격 글...... 세상에 마상에... 너무 재밌잖아요 작가님... 화영국에서 넘어온 공주라니...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9년 전
탐화봉접
취향저격이라니 과분한 말이에요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드려요:^)
9년 전
비회원122.192
안녕하세요 작가님~!!
설정도 그렇고 스토리도 그렇고 앞으로 이어질 내용이 기대됩니다!!! 1화부터 이렇게 재미있다늬~!!
저는 구독료도 못내는 비루한 비회원독자이지만
혹시 암호닉받으신다면 [밤양갱] 신청합니다..!!

9년 전
탐화봉접
밤양갱님! 너무 감사드려요 댓글 달아주시고 읽어주시는 게 어디예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쓸게요 고마워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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