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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시우민] 품절녀 3 | 인스티즈






품절녀



03






김민석 빙의글



(치환 기능 사용해셔 보시면 좋습니다. 치환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시, 제 필명인 김미미로 여자 주인공 이름이 자동 설정되어 나옵니다! 8ㅅ8)







사내 메신저는 최악의 단점이 있었다. 읽음 표시가 뜨지 않는다는 거였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을 꾹 억누르며 답장이 언제 오나 자꾸 팀장과의 메세지 창만 클릭하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물론 지은 씨 답은 아직……. 지은 씨, 미안!



어차피 읽음 표시도 안 뜨는데, 일 열심히 하느라 마지막 답은 못 봤다고 하면 되는 거잖아?


아, 내가 생각해도 나는 너무 재수 없었다. 





* * *





작성하라는 보고서가 꽤 낯익다 싶었는데 전년도 매출 비교에 대한 보고서였다. 이런 건 또 내가 전문이지, 하는 생각으로 보고서를 작성해나가다 문득 아침에 회사 내 자리 컴퓨터 앞에다가 붙여 놓을 거라고 들고 왔던 한이 사진이 생각났다.



' 어어, 그리고 너 괜히 너 유부녀인 거 말하지 마. 돌싱인 건 더더욱!'


' 거기 사람들이 널 어떻게 보겠어? 만약에, 누가 물어보면 너 남편 있다고 해.'



하던 정수정과의 전화 통화를 상기시키고는 가방으로 뻗어 내렸던 손을 엉성하게 키보드로 다시 가져다 댔다. 따가운 눈초리가 옆에서 느껴졌다. 아, 팀장이다. 빤히 바라보는 눈빛을 모르는 척 하는게 더 티날까 싶어 휙 고개를 돌렸더니 그런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눈을 한 번 무심하게 깔더니 다시 위로 쳐든다. 뭐지. 나 눈 깔라는 이야기인가.




아, 깔라면 깔아 드려야지……. 고분고분 눈을 깔아 내리자 팀장이 큼, 하고 목을 한 번 다시더니 다시 모니터로 화면을 돌린다. 나 또한 다시 고개를 돌려 일에 열중하려던 찰나에 말이다.




" 어머, 미미 씨. 미미 씨만 입이야? 커피 혼자만 먹구~."


" ……에?"





부서 내 최고령자로 보이는 짬 있는 팀원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복사기가 여기만 있는 것도 아닌데 나와 가장 떨어진 자리에 앉았으면서도 괜히 트집을 잡고 싶었던 건지 굳이 이 쪽 복사기를 사용한다. 그러면서 나한테 하는 말이 가관이다. 내 돈 주고 내가 커피 뽑아 마시겠다는데 무슨 난리람.



" 신입인데 미미 씨 너무 안 긴장하고 있는 거 아니야? 아니, 그냥 나는 그렇다구."


" ……."


" 보통 신입들은 커피 다 뽑아서 가져다 주구 그러지 않나? 미미 씨 회사는 그런 거 없었대?"






아.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신입 일을 한 지가 몇년찬데. 전 직장에서는 더더욱 그런 일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신입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잊고 있었다. 나는 굉장히 얼빠진 얼굴로 일어났다. 기분이 나쁘다기 보다는 얼떨떨했다. 커피를 가져다 주라는 식으로 말하길래 커피를 사러 나가려고 하자 뒤에서 그 팀원이 기분 나쁜 티를 내며 손을 내저었다.




" 굳이 그렇게 시킬 생각은 없었어, 미미 씨. 지금 나가는 건 뭐야? 나 눈치 보이라구?"


" …… 세영 씨, 그만 해요."





이번 말은 좀 날카로웠다. 심기가 불편한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그 팀원(이하 세영 씨) 덕분에 문 앞에서 졸지에 나는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지은 씨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지만 불편하게 좁혀진 미간은 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웅웅대는 복사기 소리만 들렸다. 




" 내가 뭘요. 스카웃 스카웃 해도 결론적으로는 신입 채용 아닌가?"





그래……. 솔직히 반박할 말 없다. 스카웃 한 사람처럼 깍듯한 대우를 바라지도 않았는데 혼자 오해만 가득 한 것 같아 해명하려고 입을 떼니 나보다 더 벌개진 얼굴을 한 지은 씨 탓에 입을 다물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자신도 더 대들 깡은 없었는지 힘없이 어깨를 축 늘어트린다. 오래 볼 사이인데 이런 걸 가지고 감정 남기는 일은 없어야 되겠다 싶었다.





" 저, 세영 씨. 제가 뭘 몰라서……. 미안합니다."


" ……."


" 제가 그 부분까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네요."


" ……."





말없이 코웃음만 치고 가는 세영 씨의 뒷통수를 한 번, 내 자리를 한 번 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첫 날부터 이게 무슨 대치 상황이람. 불현듯 아들 생각이 났다. 아까 가족사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은 내 자신을 칭찬했다. 저렇게 아니꼬운 시선으로 나를 보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런 사람에게 사정을 알린다는 건 후에 상당히 곤란한 사건으로 번질 위험이 컸다. 





" 미미 씨. 거기 내가 몇 장 용지 놓고 간 것 같은데. 가져다 줄래?"


" 예? 아, 예."




하루 참 별나게 산다. 집에 가면서 정수정한테 전화를 해 한탄을 하면 분명 그렇게 말하면서 혀를 찰 것이었다. 나…… 찍힌 건가. 갑자기 초라해지기 시작했다.



" 아아,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세영 씨 잠깐 제 자리로 와주시겠습니까?"






팀장이 묘한 부서 내 기류에 흐름을 끊어내고 세영 씨를 자신의 자리로 불러냈다. 의아한 눈으로 팀장을 보며 일어나 온 세영 씨에게 팀장은 정말 간단한, 진짜 자신의 선에서 해결해도 될 일을 책잡으며 소일거리를 넘겼다. 그러면서 말을 한 마디 덧붙였다.




" 복사기 앞까지 오셨으니까, 본인이 뽑은 프린트지는 본인이 들고갈 수 있죠?"




세영 씨는 얼굴이 벌개져 개미만한 목소리로 네, 했다. 스물 여섯 먹은 사람에게서 듣기엔 자칫 자존심 상할 수 있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세영 씨는 고분고분했다. 도대체 얼마나 미친 존재감이길래, 진짜 이사장 아들 아니야? 싶은 마음에 놀란 눈으로 둘을 응시하고 있자 그런 나를 고나리질 할 여유도 없는 건지 그녀는 조용히 뒤를 돌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덕분에…….



" ……."



김 팀장.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나를 올곧게 응시해온다. 



그리고, 찡긋. 또 코를 습관적으로 찡긋댄다. 


나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감정을 뒤로 하고 먼저 모니터로 시선을 홱 돌렸다. 팀장이 보내는 눈빛에서 김 빠진 소리를 내며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유 없이 창피해지는 순간이였다. 뭐지, 나 지금 도움 받은 건가. 그럼, 고맙다고 인사 해야 하는 건가. 그렇게 나는 한참을 고민했다.









* * *






" 미미 씨, 세영 씨가 원래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 아, 저도 알아요."


" 많이 예민해서 그래. 팀장직 승진 앞두고 있는데 미미 씨 와서 견제하는 거 같아요."


" 그래요?"


" 으응. 나 먼저 갈게요! 미미 씨도 퇴근 잘 하고, 너무 속상해 하지 마요. 김 팀장님이 잘 챙겨주잖아."





김 팀장이 잘 챙겨주잖아

김 팀장이 잘 챙겨주잖아…….


김 팀장이 나를?







챙길 것도 없는 가방을 챙기며 김 팀장 생각만 했다. 부서에는 남자 팀원 한 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팀장 역시 퇴근한 상태라 아무런 부담 없이 가방을 챙길 수 있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인사를 하자 예. 하고 간결한 답만이 돌아왔다. 그렇게 부서를 나와 2층으로 향했다.






" 우럼마는 언제 와요?"


" 어어, 아가 엄마는 곧 오실 거야."


" 오빠! 아가가 아니라 김이한이거든?"


" 그래, 김이한? 이름도 멋있네."


" 근데 헝아 우럼마 잘 아라요?"


" ……."




김 팀장이 입을 꾹 다물었다. 대답할 말이 없는 듯 했다. 듣고 있으니까 나름 귀엽기도 하고. 더이상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어 한아! 하고 달려가자 아들이 화색을 띄며 방방 자리에서 뛰었다. 김 팀장의 시선도 나를 향했다. 보호소에는 김 팀장과 그의 작은 여동생, 그리고 한이만 있었다.




" 한아, 선생님은 어디갔어?"


" 어? 서샌니미 어디 갔냐며언……."


" 설마 벌써 가신 거야? 한아. 엄마 지금 좀 화나려고 한다."







진짜 화가 났다. 아이가 두 명이나 남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쌩 하고 가버릴 수가 있는 건지. 두 명은 애도 아닌가? 회사 보호소라서 그런지 허술하기 짝이 없네. 내일부터 이 주위에 유치원 좀 알아 봐야 할 것 같다. 기분이 나빠져 표정을 굳히고 있으니 한이가 아, 아니야아! 아니야! 했다. 분명 애도 구슬렸겠지! 우리 한이는 착한데, 이렇게 거짓말이나 하는 걸 보면!





" 어마아, 그게 아니구우!"


" 선생님 내가 보냈습니다."




뜻밖으로 대답해 온 건 팀장이였다.



" ……네?"





또 나는 어벙하게 대답했다. 팀장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내 동생이랑 당신 아들만 남은 상태여서, 내가 보냈습니다. 집 가라고. 내가 데리고 있겠다고. 됐습니까? 김민석은 코를 또 찡긋거렸다.



존나 오지랖. 나는 방금까지 시원하게 씹어대던 보호소 선생님께 쿨하게 사과했다. 죄송요. 근데 충분히 오해 가능한 상황이였어요. 마음이 편했다. 





" 근데 왜 팀장님이……."



" 끝까지 고맙다고는 안 하네요."


" ……?"


" 내가 오늘 미미 씨 많이 도와 준 건 알아요?"






팀장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였다. 대답을 할 말을 허둥지둥 찾고 있자 그의 여동생이 칭얼대며 팀장의 다리에 안겨 왔다.



" 오빠아, 나 안아조."




팀장은 가볍게 아이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턱짓을 했다. 나가서 얘기하죠, 우선. 나는 존나 시키는 대로 했다. 아들은 내 손을 잡고 보호소에서 나왔다.




" 아, 저 팀장님……. 그게……."


" 됐어요. 민망하지만 내 입으로 직접 얘기했네요. 그래도 많이 신경 쓰여서 제 딴에는 도움 드린 건데,"


" ……."


" 못 느껴졌다면. 어쩔 수 없죠."







뚜벅 뚜벅. 김민석의 깔끔한 검정색 구둣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나는 진짜 머릿 속이 새하얬다. 못 느낀 게 아닌데! 진짜 아닌데! 이렇게 말하면 비웃을 것만 같아서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 어마아……. 한이도 저러케 안아 조세요."





손을 잡고 얌전히 걸어가던 한이가 팀장의 품에 안겨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이를 보고는 내 옷자락을 잡아 당기며 말했다. 한이를 안아 들려고 하니 손에 든 게 너무 많아 가방을 복도에 내려 놓으려던 찰나,





" 가방 주세요."





김 팀장이 또 나를 도왔다.





" 아, 가, 감사합니다."




" 이제는, 고맙다고 잘 하네요. 김미미 씨."






나는 어쩐지, 김 팀장의 칭찬을 받고는 머리가 멍해져 버렸다. 기분이 괴상망측했다. 엘레베이터에 탈 때 까지도. 여전히. 그렇게 김 팀장은 내가 한이를 안을 때까지 복도에 서서 나를 기다려 주었다.




" 오늘도 아까 만큼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 ……."


" 고마운 일을 한 보람이 생기잖아요."


" ……."


" 나, 많이 어려 보입니까?"














네...많이 어려 보여요...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내일부터는 좀 바빠질 듯 해염...ㅠ-ㅠ

어제 오려고 했는데 너무 바빠서

퇴고도 못했지만 적어 냅니당!!

피드백은 항상 받아요


암호닉 신청해주신 일등 님! 감사합니다!

오늘 민석이 프사 죠아써 ㅠㅠㅠㅠㅠㅠ 사랑해ㅠㅠㅠㅠㅠㅠ 러부ㅠㅠㅠ

차암 마자 세영 씨 나쁜 사람 아닙니다...

그냥 질투가 많... 많은 싸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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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저도 암호닉 [로운]으로 신청 부탁드려요~ 김 팀장님 감정 있으신가? 허허.. 어려보이냐니..... 많이 어리겠죠ㅋㅋㅋㅋㅋㄲ큐ㅠㅠ 아냐 그래도 민석이라면.....ㅇㅇ 괜찮은 남자죠!! 작가님 피드백 빠르셔서 좋아요 글 소재? 도 좋고ㅠㅠㅠ 자주 보러 올게요~
9년 전
비회원34.13
일등입니다! 김팀장 설레여8ㅇ8 어려보이기도 하지만 어리니까ㅋㅋㅋ여주가 언제쯤 심쿵할까요..전 이미 했눈데..
9년 전
독자2
네 어려보여요! 근데 설레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마 감정있는건과!!!!!!!!!!

9년 전
독자3
하김민석설렌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까님 언제오시는겅에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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