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게임을 시작하지."
단순히 호기심이었다.
종강기념으로 백현이와 같이 찾은 오락실.
여느 오락실처럼 1층에는 인기있는 기계게임, 2층에는 코인 노래방이 있었다.
노래방은 좋아하지만, 왜인지는 몰라도 여기 노래방은 한번도 써보지 않았다.
고로 2층에는 한번도 올라간 적이 없는 것이다.
기분좋게 게임을 하다가 백현이의 제안으로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다.
1층과는 다르게 2층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노랫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무도 없는것 같았다.
"찬열아, 여기봐봐."
백현이가 가리킨 곳을 보니 다른 부스와는 다르게 보라색 벨벳으로 덮여 있었다.
문에는 하얀색 페인트로 글씨가 적혀있었다.
"JOKER.. 조커? 영화에 나오는 그 조커?"
"글쎄.. 들어가볼까?"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나도모르게 문을 열었다.
쾅-.
순간 어느 힘에 의해 문이 닫혔다.
"앞이 안보여, 찬열아. 여기 이상해. 노래방 기계도 없어."
"잠깐만. 무슨 소리 안들려?"
"무슨소리?"
"바람새는 소리 같은데. 잘 들어봐."
"...어? 들린다. 벽이 뚫렸나?"
"여기 길이 있어!"
팔을 이리저리 휘저어보다가 문의 반대쪽인 벽을 짚으려 했으나 너무 휑했다.
조심스레 팔을 뻗고 백현이와 길을 따라갔다.
"으.."
갑자기 환하게 켜지는 불빛에 눈을 찡그렸다.
눈을 깜빡이며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흰 벽 뿐.
"찬열아 문이 없어. 어떻게 나가지? 무서워 여기."
"괜찮아. 나갈수 있을거야."
-아아, 잘 들리나.
무슨 소리지?
-잘 들리는 것 같군.
나의 게임속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
"게임?"
-이제부터 너희는 내가 진행하는 게임에 맞춰 움직이면 돼.
규칙은 간단해. 너희가 지금껏 오락실에서 했던 게임들과 유사하지.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순순히 맞춰주는게 좋을거야.
아, 오직 한명만 이곳에서 나갈 수 있어.
단, 자살은 하지 않는 조건하에 게임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