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 센빠이 03
부제 : 난 당신과 어울리지 않아요.
by.얄리얄라
나, 시부야 고등학교 1학년 7반.
부모님은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가셨고 일본에 남은 유일한 혈육인 재력가 외할아버지의 덕으로 시부야의 명문고등학교에 다니고있다.
외할아버지 얼굴은 한번도 뵌적도 없지만 학비만 대주고 계시고 부모님은 무책임하게 딸 혼자 내버려두고 해외로 떠나셨다.
그래서 나는 혼자 살고 있고 생계가 어렵다.
나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 우유배달을 하고 학교에 갔다가 카페에서 알바를 한다.
이렇게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내게 시련이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타쿠야 : 여어~
나 : 후.........(모른척)
타쿠야 : (길막) 기다랗고 섹시한 아우라가 겸비된 이 몸을 못봤을리도 없고....왜 모른척 해?
나 : .....비켜주세요.
타쿠야 : 싫은데?
나 : 하.....어떻게 해야 비켜줄거죠? 지금 모든 학생들이 우리 둘을 빙 둘러싸고 사진을 찍고 있는 거 몰라요?
타쿠야 : 알아. 아니까 이렇게 포즈 취해주고 있잖아.
나 : ..............
타쿠야 : 잘 찍거라, 닝겐들이여. 이게 바로 섬섬옥수시다.
나 : 비켜요.
나는 타쿠야 센빠이를 툭 치고 지나갔다. 허무하게도 타쿠야 센빠이는 나의 어깨빵에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졌고 학생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는 학생들을 위해 타쿠야 센빠이는 탈골된 어깨뼈를 뒤로 한 채, 섹시한 뒤태가 돋보이는 포즈를 취해주었다.
처음 시부야 고등학교에 들어왔을 때부터 그들과 나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애초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는 몹시도 컸다.
그들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서민이라고 부르며 경멸하고 조롱했다.
그들과 나는 어울릴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였다.
나 : 타쿠야 센빠이도.....마찬가지겠지. 지금은 그저 처음보는 닝겐종류에 호기심이 생긴 것 뿐이야.
정신차려야 해. 난 지금 돈도 벌어야 하구,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학에 합격해야 한다구!
저녁 노을이 지고 있었다. 복도는 어쩐지 나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저물어가는 해를 보면서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그러자 눈물이 노을에 반사되어 빛났다. 카칑-☆
다음 날, 학교에 갔더니 역시나 학생들이 나를 보며 수군수군 댔다.
보나마나 어제 타쿠야 센빠이가 나를 찾아왔다는 소문이 돈거겠지.
하......정말 난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너무나도 싫어. 그래서 일부로 안경도 쓰고 다니건만!
나는 가십거리에만 관심이 있는 부잣집애들에게 콧방귀를 뀌면서 자리로 가 앉았다.
그리고 수업 전 예습을 하기위해 책을 펴는데 뒤에서 누군가 쿡쿡 찔렀다.
정말.....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나 : 무슨 일이지, 급우?
급우 : 너 치마 올라갔어.
나 : 나...나닛?
다급히 몸을 일으키자, 치마가 말려올라가 속이 훤히 드러나보였다.
내가 얼굴을 물들이고 치마를 내리자 학생들이 키득대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창피해 복도로 나갔다. 아니.......!!!!
타쿠야 : 안녕, 예쁜이?
나 : (짜증)(무시)
타쿠야 : 어딜 가. 봐주는데도 한계가 있어.
나 : 저한테 왜이러시죠?
타쿠야 : 너, 내 여자가 되라.
나 : 하...혼또니 어이가 아리마셍.....전 타쿠야 센빠이의 여자친구가 될 수 없어요!
타쿠야 : 왜!
나 : 시부야의 태양, 시부야의 O2, 시부야의 24시간 빛나는 별! 제가 어찌 시부야를 접수한 타쿠야 센빠이의 여자친구를 한단 말이죠?
타쿠야 : ...잘 알고 있군. 그래, 나 테라다 타쿠야. 눈빛하나로 시부야를 접수했지. 상대의 심장을 단번에 흔들 수 있는 이 눈빛 말이야! 이런 내가.....네게 흔들리고 있다고.
나는 점점 몰리는 학생들의 눈을 피해 다시 교실로 들어갔다.
나 : 대체 무슨 짓이에요! 여기까지 쫓아 들어오고!
타쿠야 : 내 눈빛으로 네 심장을 흔들려 하고 있다. 흔들려라, 심장. 쉐.킷.쉐.킷.
나 : (심장을 움켜쥐며)따흑-!
타쿠야 : 쉐.킷.쉐.킷.원.럽.원.헕.
나 : 그.....그만!
역시 타쿠야 센빠이였다. 시부야를 단숨에 접수해버린 타쿠야 센빠이의 눈빛 공격을 직접 받으니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의 눈을 피해 겨우 정신을 되찾은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타쿠야 : 거의 먹힌 것 같았는데.
나 : 난......당신과 어울리지 않아요.
타쿠야 : 알아.
나 : ...........?
타쿠야 : 나와 어울리지 마라. 그냥 넌 너답게 있어. 애써서 나한테 맞출 필요도 없고. 물론 나도 너한테 맞춰줄 생각 없어.
나 : ......그렇다면...
타쿠야 : 그냥, 거기에 있으면 돼. 이 시부야의 24시간 빛나는 별이 네 곁에서 비춰줄테니.
그 순간, 나는 타쿠야 센빠이의 두 눈속에서 반짝 하고 빛나는 별빛을 보았다.
그의 제법 진지한 얼굴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버렸다.
타쿠야 : (자리에서 일어서서)훗, 잘 들어라 닝겐들이여. 이제부터 이 꼬맹이는 테라다 타쿠야님의 여자다.
학생들 : 우와~(찰칵- 찰칵-)
나는 그렇게 타쿠야 센빠이의 여자가 되었고 바로 왕따가 돼버렸다.
학생들은 크로스진 센빠이들이 무서워서인지 대놓고 나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교묘한 방법으로 괴롭혔다.
타쿠야 센빠이의 여자친구가 되어서 좋은건가? 하지만 왕따가 돼버렸잖아......
하교 후, 카페에서 알바까지 마치고 늦은 밤 터덜터덜 집에 가고 있었다.
타쿠야 센빠이와 사귄지 2일째.........
집에 거의 다다랐는데 갑자기 어지러웠다. 그리고 쓰러져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쓰러졌다.
나 : (깰꼬닥)
꾸쥬워마이걸~
- 다음 이어서 -
여러분의 댓은 쓰니에게 호랑이 기운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