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걸 어떻게 전해주지. 검은 도트 무늬 우산. 그리고 상자 하나를 두 손에 꼭 쥔 채 웅성거리는 교실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중이었다.
아, 이걸 어떻게 전해주지. 검은 도트 무늬 우산. 그리고 상자 하나를 두 손에 꼭 쥔 채 웅성거리는 교실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중이었다.
아, 이걸 어떻게 전해주지. 검은 도트 무늬 우산. 그리고 상자 하나를 두 손에 꼭 쥔 채 웅성거리는 교실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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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오늘 마치고 나랑 영화 보러갈래요?” 갑작스레 성사된 그와의 데이트였다. *** 학원이나 학교에서 마주치거나 가끔 은상이 나를 데려다 줄 때 빼고는 둘이서 따로 이렇게 만난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그것도 그의 생일날. 이렇게 단 둘이 시간을 보내게 되다니 믿기지 않아 괜히 가슴이 떨려왔다. “누나, 보고싶은 영화 있어요?” “난 이거.” 최근에 나온 로맨스 영화를 가리키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티켓을 사는 그였다. 오랜 친구였던 남자와 여자가 연인으로 관계가 발전하는 그런 스토리. 사귀는 사이도, 그렇다고 단순한 선후배 사이도 아닌 은상과 내 모습이 영화 속에 괜히 겹쳐보여 애꿎은 콜라만 계속 마셔댔다.
옆에 앉은 은상을 힐끔 바라보니 집중하고 있는 지 삐죽 튀어나온 그의 부리가 너무 귀여웠다. 속눈썹은 또 얼마나 긴 지. 새삼 잘난 그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다 그에게 딱 걸려버렸다. 턱- 내 머리에 손을 얹고는 영화 봐요. 하는 입모양을 지어보이고는 씩 웃어보이는 그였다. *** 영화를 보고 집으로 가는 길. 오랜만에 데려다 주겠다며 내 옆에서 걸음을 함께하는 은상이었다. 으 추워.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나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자 눈치를 채고는 입고 있던 후드집업을 벗어 나에게 걸쳐주는 은상이었다. 은상이 냄새 나. 은은한 비누향이 나를 감싸돌았다. 따뜻했다. “감기 걸리면 안돼요.” “안 걸려-.” “감기 걸려서 아프기라도 하면 또 누구 걱정 시키려구요-.” “치-.” 그와 내내 이야기꽃이 끊이질 않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걷다보니 어느새 내 집앞까지 도착해 버렸다. 아쉬웠다. “데려다줘서 고마워. 아, 참! 이거.” 아까 전 그가 걸쳐줬던 후드집업을 벗어서 건네자 되려 되돌려주며 내일 줘요. 하는 그였다.
“그래야 내일 또 누나 우리반 올 거 아니야.” “...” “뭘 그렇게 빤히 봐요. 나 부끄러운데.” “... 아니거든?!”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그에 또 얼굴이 달아오르는듯 했다. “오늘 저한테 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누나.” “응? 아니야-. 나도 니 덕에 오랜만에 놀고 너무 좋았어!”
“진심으로 여태 보냈던 생일 중에 오늘이 제일 행복했어요.” “...” “누나랑 있으니까, 애들이 주는 갖고 싶었던 선물들 그거 비교도 안될 만큼. 너무 행복하더라.” “...” “.. 아무튼 오늘 너무 고마워요. 선물도 너무 고마운데, 다음에는 이런 거 안 챙겨줘도 돼요! 마음만으로 고마워요.” “.. 알겠어.” “추운데 얼른 들어가서 쉬어요!” “... 너두 얼른 들어 가!” 들어가라며 턱짓을 하곤 손을 흔들며 걸음을 돌리는 그였다. 진심이 느껴지는 그의 말들에 잠시 어벙벙해졌다. 내가 그에게 그만큼 소중하고 값진 존재라니. 내가 그에게 느끼는 이 마음과 나에 대한 그의 마음이 어쩌면 같을 것만 같다는, 그런 생각에 괜히 가슴이 두근두근 뛰어왔다. “은상아, 잠깐만!” “...” 내 부름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는 뒤로 돌아보이는 그였다. “.. 나도 너랑 생일날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래서 너무 좋았어.” 나도 니가 너무 소중하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생일 축하해, 은상아.”
계단 아래서 나를 올려다보는 그의 눈동자가 너무 초롱초롱하게 빛나서. 유난히 따뜻했던, 너의 생일날 밤이었다. ❤️ 이틀 전 생일이었던 우리 은상이 ! 행복한 은상이 모습이 보고싶어 짧은 글 하나 써들고 왔어요 😊 그냥 편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요 ~! 수능 끝나고 좋은 글로 찾아올게요 꼭 반겨주셔야 해요 !! 은상아, 늦었지만 생일축하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