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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EN

 

 

 


16.

 

 

 


앞으로 혼자 두지않겠다는 말을 지킬 심산인건지 침대에 걸터앉은 호원은 동우가 잠들때까지 기다렸다.
말똥말똥한 눈으로 저를 보고 있는 장동우는 잠을 잘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하긴 일주일을 내리 잠을 잤고, 이 집에 도착해서도 잠만 잤던 장동우였다.
아무리 잠만보라도 더 잠이 올리도 없을 것 같았다.

 

" 자. 빨리."

 

" 응."

 

빨리 자라는데 응답만 하고는 제 주변의 인형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 눈 감아. "

 

" 응."

 

" 왜 안감아."

 

" 으으으음.."

 

동우가 슬며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떠서 호원을 보았다. 말똥말똥하다는 표현은 이때쓰는것 같았다.
어린 애기들이 잠투정을 하듯 동우가 그랬다.

 

" 잠이 안와. "

 

" 너는 잠이 안와도 나는 잠이 와. "

 

호원이 한 손을 올려 피곤해져오는 눈을 가렸다.  장동우가 자는 사이 이호원은 잠을 자지못했다.
밀려버린 일을 쳐리하느라 그런것도 있고, 옆에 없는 장동우때문에 깊이 잠을 자지 못했다.
이렇게 눈앞에 장동우가 있으니 안도의 마음에 몸이 빨리 피곤해져왔다.

 

" 그럼 자. "

 

" 어디서? "

 

호원의 물음에 동우가 눈을 깜빡이고는 호원이 앉아있는 제 옆자리를 보았다.
이 옆의 원래 주인은 이호원이였다. 그러니까 여기에 이호원이 누워서 자는게 맞다.
28살의 장동우의 옆자리엔 이호원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 쇼파에서 잘테니까.. "

 

호원이 한숨을 내쉬고는 손을 들어 감지 않는 동우의 눈을 덮었다.

 

" 네가 눈떠있을 때는 혼자 안둘게.. 제발 자라. "

 

호원의 손이 제 눈을 덮자 캄캄한 어둠이 몰려왔다. 동우가 손을 들어 호원의 손을 내렸다.

 

" 불편하게 왜 쇼파에서 자.. 여기 폭신폭신하고 좋은데.."

 

" 내가 널 덥치면 어떡하려고 같이 자자고 해.."

 

호원의 말에 동우가 다시 호원의 손을 올려 제 눈을 가렸다. 다시 찾아온 캄캄한 어둠속에 동우가 눈을 감았다가 떴다.
호원의 손가락 틈새로 빛이 들어왔다. 그 빛사이로 호원이 보였다.

동우가 다시 호원의 손을 잡고 내렸다. 이제는 자려나 싶었는데 또 자신의 손을 내려 저를 보는 동우의 눈을 보았다.

 

" ...........뽀.....ㅃ......뽀뽀 해주께."

 

............넌 지금 그게 해결책이라고 내놓은거니?

 

호원이 고개를 절래절래 젓고는 손을 올려 다시 동우의 눈을 가렸다.

 

" 난 손끝하나 안건드릴 자신 없어."

 

제 손을 잡은 동우의 손이 움찔한다. 하지만 그 손을 놓지 않았다.

 

" 그..그..ㄱ...그럼 손만 잡아. "

 

호원이 동우의 눈을 가린 손을 치우자 갑자기 찾아온 밝은 빛에 동우의 눈이 동그랗게 되었다.
호원이 침대에 손을 짚고 동우에게 가까이가자 동우가 슬금 옆으로 몸을 비켰다.

 

"  그게 다야? "

 

" 또..또또 뭐어! "

 

손 끝하나 안건든다고 해놓고!! 그래도 내가 넓은 아량을 베풀어서 손도 잡게 해줬는데!!! 또 뭐뭐뭐뭐!!

 

" 뽀뽀는? "

 

...........
................자신이 방금 해결책이라고 내놓은 '뽀뽀해줄께'란 말을 기억해버린 동우였다.
10년치 기억이 깡그리 사라졌다고 해도, 방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금붕어는 아니였다.

굳어버린 동우를 보며 호원이 피식 웃었다.

손만잡는 건 또 뭐야? 장동우 사전에 손만잡고 잔 역사가 없었다.
자기가 하고싶을 때 하는게 장동우였다. 손을 잡고 끌어당기면 시작이였다. 불꽃에 달려드는 나방같이 그 불꽃에 휩쓸리고 마는게 호원이였다.
손을 잡는다는게 18살의 장동우는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

입술과 입술이 닿는 것만으로 끝난 적도 없었다. 입술과 입술이 닿으면 자연스레 혀가 닿았다. 뽀뽀 보단 키스가 익숙했다.

28살의 장동우와의 결혼생활은 그랬다.
다른 남자에게 안겼던 날에도 제게 안겼다. 장동우의 손이 제 손을 잡아 끌면 호원은 그 손을 거부할 수 있는 방법도 몰랐고, 거부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장동우가 원하는 걸 모두 들어주는게 이호원이 장동우를 가질 수있는 방법이였다.


18살의 장동우에게는 그런 28살의 장동우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뽀뽀란 단어에도 저만큼 얼굴이 붉어져버려서는 제 시선 하나 못맞추고는 데굴데굴 눈동자를 굴린다.
동일 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 오..오케이.."

 

동우의 검지와 엄지가 동그랗게 만나서는 또 오케이 표시를 해보였다. 그 동그란 손끝이 귀여워 호원이 풉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17.

 

 

 

호원의 옆에서 잔다는게 머리카락이 쭈삣쭈삣 서게 할 만큼 동우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지만 호원은 정말 피곤했던건지 잠만 잘잤다.

짖궂게 놀리며 뽀뽀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제게는 정말 손끝하나 안건들이고 바른자세로 바르게 자고 있었다.

잠에서 깨어난 동우가 그런 호원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며 감탄을 표했다.

동우가 엎드린채 고개를 돌려 잠을 자는 호원을 보았다.

어제 제가 혼자 일어나있었을 때처럼 조용하고 적막했다. 넓고 커다란 푸른빛이 도는 이 침대도 여전히 어색했고 넓고 낯선 방도 여전했다.
시간이 흘러가는 시계초침소리도 들렸다.

어제와 딱 하나 다른건 제 옆에서 잠이 들어있는 '이호원' 뿐이였다.

시계초침보다 작은 숨소리로 잠을 자고 있는 호원이 있는 침대는 따뜻했다. 동우가 손을 뻗어 호원의 잘뻗은 코 끝에 손끝을 가져다되었다.
손끝에 호원의 숨결이 살랑살랑 간지럽혔다.
동우가 푸흐흡 웃고는 그 손을 거두었다.

제 옆에 '이호원' 이 있다. 그게 이렇게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주는 이유를 모르겠다.

10년 후의 안내자이자 보호자이기 때문일까? 5년이나 제 곁에 있어주었다는 반려자이기 때문일까?

동우가 손을 짚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호원을 보았다.

만약에 28살인 내가 그대로고... 니가 18살로  돌아갔다면.. 그때 28살의 장동우는 너에게 어떻게 대해줄까? 너처럼 잘대해줄수 있을까?

너처럼......항상 곁에 있어줄 수 있을까?

동우가 손을 뻗어 따뜻한 호원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호원이 따뜻했다. 제가 춥게 느껴질 만큼..

 

 

 


18.

 

 

 


" 이호원..."

 

장동우가 이름을 불렀다. 정말 피곤했었던건지... 푹 잤다. 제 옆에 장동우가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그냥 그 체온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호원은 무거웠던 모든걸 내던지고 가볍게 동우의 옆에 누웠다.

제 이름을 부르는 동우의 목소리가 차갑다고 느끼며 무거운 눈꺼풀을 올리는 호원이였다.
네가 기억을 잃어서 18살때까지의 기억뿐이라고, 나와함께 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18살의 너는 미래로 여행을 왔다고 했고, 28살의 자신은 아마 과거에 있을 거라고 했다.
28살의 너는 이렇게 차갑게 나를 불렀다.
호원이 눈을 떠 자신을 보고있는 동우를 보았다.

동우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제가 알던 장동우다. 18살이 아닌..

 

" 나 사랑하니?"

 

너구나....
동우는 항상 뜨끔없이 자기를 사랑하냐고 물었다. 재차 확인을 받듯 그렇게 물었다.
사랑해. 라고 말해주면 비웃었으면 매번 물었다. 네가 비웃든 말든 베알도 없는 나는 매번 사랑한다고 대답했다.

 

" 내가 널 사랑하지 않아도?"

 

알고있다. 이렇게 매번 그런 말로 날 떼어놓으려는 너를 잘 알고있어.
호원이 울컥하는 심장을 주먹으로 꾹 눌렀다. 난 널 놓지않아..
동우가 손으로 입을 가리곤 키득키득 웃었다. 18살의 너는 큰 소리를 내며 해맑게 웃었었는데...

 

" 아... 불쌍해서 못봐주겠어. 잘있어. 이호원.. "

 

동우의 말에 호원이 눈을 크게 떴다. 누군가 제 목을 조르고 있는 듯 말이 나오지 않았다. 누군가 제게 수갑을 채워놓은 듯 뒤를 돌아서는 동우를 잡을 수가 없었다.
가위에라도 눌린 듯 온몸을 짓누르는 무게감에 호원이 악을 썼다. 소리를 질렀다.

장동우!!!! 장동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동우가 사라졌다.
아.....아......... 가지마...

호원이 터져나오는 분노에 제 몸을 짓누르는 것들을 보았다.


" 으..... "

 

제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제대로 된 목소리가 아니였다. 호원이 미간을 찡그렸다. 그리고 눈을 떴다.

 

눈을 떠???

눈을 뜨자 보이는건 동우를 감싸며 지키고 있는 인형들이였다. 곰이고 토끼고 호랑이고 동우가 수집한 동물형제인형들이 저를 둘러싸고 보고있었다. 
눈을 깜빡이자 흐릿한 인형들이 제대로 보였다. 그리고 제 몸위에 올려져 가위를 눌러댔던 것의 정체도 초록색 공룡인형이라는 것도 알았다.

꿈을 꾼거였다. 28살의 장동우가 제 꿈에 나왔다...

호원이 상체를 일으키고는 이마를 짚었다. 일어나자 제 몸에 붙어있던 카드병정들처럼 작은 인형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결국 이 인형들 때문에 내가 지금 장동우를 놓쳐버렸다고? 누가 이딴 장난을....

호원이 번쩍 하고 18살의 장동우가 떠올랐다. 호원이 옆을 보았다. 인형들이 없어져 텅 비어버린 동우의 자리엔 동우도 없었다.

 

' 잘있어. 이호원.'

 

장동우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심장이 멈추었다. 시계가 멈췄다. 세계가 멈췄다.

움직여야해.. 지금이라도 잡아야해.. 찾아야해. .다시 내 옆으로.... 돌려놔야해.

시계가 tok하고 소리를 내고, 호원이 침대에서 뛰쳐내려갔다.

불안함이 온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이 집안이 무너질것처럼 흔들렸다. 제가 설계한 집은 장동우가 없으며 무너지는 약한 집이였다.
시야기 흔들렸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널 찾아해. 찾아야해.. 빨리 찾아야 해..

호원의 손이 방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차가운 쇠의 느낌 손바닥에 느껴졌다.

찾아도.. 네가 없을까봐... 찾아도 네가 다시 내 옆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호원이 손잡이를 잡았던 손을 놓았다.

그게...더.. 무서워..

그 순간 문이 열렸다. 열린 문으로 동우가 서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호원이 고개를 들었다.

 

" 어? 깼어??"

 

동우가 호원을 보곤 환하게 웃었다.

 

" 야.. 장 좀 봐라. 어떻게 진짜 집에 먹..."

 

호원이 동우의 팔을 잡아 당겼다. 냉장고에 먹을 게 빵밖에 없다고 투덜대려했던 동우가 호원이 끌어당기자 그대로 끌려왔다.
제 품에 동우가 안겨왔다. 호원이 두 팔로 가득 동우를 안았다. 갑자기 자신을 숨이 막힐정도로 꽉 끌어안는 호원의 행동에 동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떨리고 있는 호원의 몸에 동우는 차마 그런 호원을 밀어 내지 못했다. 무슨 지독한 악몽을 꾸고 엄마를 찾는 아이같은 모습에 동우가 손을 올려 호원의 등을 토닥였다.

제게도 들려오는 호원의 빠른 심장소리가 점차 평온하게 제자리로 돌아가 들리지 않았다. 대신 호원의 심장소리가 아니라 쿵쿵쿵 소리가 점점 더 커지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렸다.

제 품에 오로이 들어차 가득 안긴 동우를 호원은 한참이나 안고있었다. 동우가 호원의 등을 토닥이다가 퍽퍽 때릴때까지.

 

" 악!! 좀 떨어져!!! 숨막혀!!!! "

 

 

 

 

19.

 

 

 


아침부터 저를 끌어안아 되는 호원덕에 정신을 놓을 것 같은 동우였다. 퍽퍽 때려서 겨우 벗어나서 주방으로 데려가려 했더니 또 제 팔을 잡고는 돌려세웠다.

이씨!! 하고 동우가 호원을 노려볼새도 없이 호원이 동우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 좋은 아침."

 

동우가 제 볼에서 떨여져나간 입술에 동그랗게 눈을 뜨고는 호원을 보았다. 호원이 웃었다.
동우가 손을 올려 붉어진 뺨을 가렸다.

 

" 으.. 이호원!!!! "

 

" 왜?. 뽀뽀는 오케이라메? "

 

물론 자신이 뽀..ㅃ...뽀...뽀뽀는 오케이 했지만!!! 그렇다고 아침부터 !!! 예고도 없이!!! 이러는게 어딨어!! 나도 마음의 준비라는 걸 해야할것 아니야!!!

 

" 예..예고는 해야할거 아니야! "

 

" 그럼 못하게 할거잖아. "

 

............천잰데?

동우가 정곡을 들킨듯 어깨를 움찔했다.
호원이 그럼 그렇지 하고 피식 웃었다.

 

" 나 변태할까? 아침부터? "

 

동우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제발요 님하..

하지만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뽀뽀를 해오면 동우는 곤란했다.

이호원이 해오는 뽀뽀는 익숙해지지도 않고, 온몸이 빨갛게 달아오르기만 했고, 특히나 푸른초원위를 뛰어다니는 망아지마냥 뛰어다니는 심장도 곤란했다.

동우가 호원의 손목을 잡았다.

 

" 이호원. 이대로는 안돼."

 

" ? "

 

" 가족회의를 시작하자. "

 

 

 

 

 

20.

 

 

 


호원이 아침부터 빵터져서 쇼파에 쓰러졌다. 거실로 끌고나올때 부터 정신없이 웃더니 쇼파에 앉아서는 쇼파를 때려가며 웃는 호원을 동우가 흘겨보았다.

아니 왜 이래 가족회의 처음해보는 사람처럼! 28살의 장동우와 28살의 이호원은 가족이니까!! 그..그리고.. 지금 28살의 장동우 자리에 앉아 있는 나도 어째든 가..가족이니까!
그리고... 28살의장동우와 18살의 장동우는 다르니까... 어느정도는 규칙이 필요해.

호원이 너무 웃어서 아픈 배를 문지르고는 찔금 맺힌 눈물로 닦아내었다. 아침부터 자신을 울리고 웃기고 하는 장동우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가족회의라니.. 그런건 없었다. 장동우는 나에게 통보만 했다. 같이 살아가야할 동안 내가 지켜야 할 장동우에대한 예의 .
그런 동우의 입에서 나온 가족회의란 말이 웃길 수 밖에 없었다.


첫번째 안건. 스킨쉽


 

" 뽀뽀는 하루에 세번이면 충분해."

 

" .....부족한데?? 하루에 다섯번이 기본이라고 했잖아. 안돼."

 

" 으으으... 그..그럼 다섯번. "

 

" 좋아 그럼 니가 나한테 다섯번 하는 걸로 합의 볼께. "

 

" 내..내가?!!!"

 

동우가 자리에서 뻘떡 일어나자, 호원이 심드렁하게 동우를 보았다.

 

" 그럼 내가 무제한하는 걸로..."

 

호원이 시선을 내려 종이에 쓰려하자 동우가 냉큼 호원의 손을 잡았다.

 

" 내가내가내가내가내가 하..하겠습니다!! "

 

호원이 씨익 웃었다.

 

" 니가 원한다면야.. 그렇게 하지. "

 

호원이 볼펜을 끄적여 종이에 합의된 내용을 적어내려갔다.

아... 이호원... 너 진짜 직업이 뭐야... 사기꾼이지?.. 협박과 사기의 달인같으니라고!!


점점 밀리고 있는 동우가 빨리 다음안건으로 넘어가자고 말했다.

 

" 그래. 다음 안건 넘어가기 전에 한번 해줘. "

 

" 으하!!! 뭐..뭘!! 해달래에!!! "

 

" 뽀뽀."

 

"........"

 

" 빨리. "

 

" 다..다...다끝나면..해주께. "

 

" 그래 넘어가자. "

 

가족회의가 끝나면 해준다는 소리에 호원이 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안건으로 넘어갔다.
동우는 어디로 도망가면 이호원에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하고 집을 둘러보았다.
저쪽방? 아님 저쪽? ..안방은 왠지 더 위험해 보며..끙..


두번째 안건. 집안일

 


" 니가 다했는데? "

 

" 헐.... 불쌍한 28세 장동우여.. 어쩐지 손에 주부습진이..."

 

" 뻥치네."

 

자신의 몸을 글어안고 토닥토닥 위로를 하던 동우가 호원의 말에 호원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예리한 자식... 어떻게 알았지?

 

" 누가 니 물건 건드리는 거 별로 안좋아해서.. 니가 다했어. "

 

호원이 턱을 괴곤 자신을 보고있는 동우를 보았다.동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 내가?? "

 

" 음.. 정확히 말하면 너는 아니고 28살의 장동우. "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결혼했잖아. "

 

동우가 고개를 갸웃하며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듯이 말을 했다. 호원은 그저 입술새로 자조적이 웃음을 지었다.
28살의 장동우에겐 나도 남이고, 타인이니까..

 

" 어째든 그럼 28살의 장동우가 돌아올동안 내가 허락할께. 집안일은 같이 하는 걸로해. "

 

동우가 인심쓴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 난 집안일 해본적이 없는데? "

 

" .......정말 너.. 아랍왕국의 왕자야? "

 

" 저번부터 그건 무슨 소리야.."

 

" 정말 생활력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 같네!. 내가 가르쳐줄테니까 나랑 같이 해. 밥도 그래. 그나이 되도록 밥도 할줄 모르냐? "

 

동우가 혀를 쯧쯧 차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 내가 생활력강한 바퀴벌레같은 이호원으로 만들어줄께."

 

".....징그럽네. "

 

" ...... 잘어울리는 구만. 뭐.."

 

" ............. 그럼 너랑나랑 바퀴벌레한쌍처럼 붙어먹어볼까? "

 

" 취소취소취소취소!!!!!!! "

 

볼펜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호원의 기세에 동우가 두 팔을 교차해 엑스표시를 만들었다.엑스자팔 표시 사이로 동우가 어색하게 웃었다.

 

" 같이 집안일 하는걸로 오케이? "

 

호원이 좋아하고는 다시 자리에 착석해 볼펜을 들고 하얀종이에 합의된 일을 적었다.

 

" 또? "

 

호원이 고개를 들어 동우를 보자 고개를 빼꼼 내밀어 안건 종이를 보던 동우도 고개를 들어 호원을 보았다.
코 끝이 닿을 만큼 가까이에 있는 호원의 모습에 동우가 상체를 뒤로 뺐고, 도망가려는 동우의 손목을 잡았다.

 

" 이...이제..어..없어! 나중에 싸움이 생기면 그때 다시 가족회의해. "

 

동우의 입에서 나오는 가족이란 말이 기분이 좋았다. 자신을 자신의 사람이라고 받아들여주는 듯한 그 말이 호원을 기쁘게 했다. 

 

" 그럼 가족회의 끝? "

 

동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응 끝!!!

 

" 그럼 뽀뽀."

 

.....................이 손 좀 놓아주실래요? 이호원씨? 너.. 너..너.. 일부러 내 손을 잡은거지??

동우가 울상을 짓자 호원이 동우를 잡지 않은 손으로 합의 사항이 적혀있는 종이를 들어 동우에게 보여주었다.

 

" 여기 있네. 장동우가 이호원에게 하루에 다섯번 뽀뽀를 한다."

 

하얀 종이에 검은글자로 또박또박 적혀있는 글에 동우가 기겁을 했다.
자세히도 적어놨네!!!!! 으아아앙

호원이 종이를 내리고는 톡톡 자신의 볼을 두드렸다.

그래 이것도 합의 사항이야! 이호원이 변태로 변신하는 걸 막는 방법이야! 

동우가 눈을 찔끔 감고는 입술을 쭉 내밀었다. 호원이 눈을 꼭 감고는 입술을 내민 동우를 보며 허..참.하고 헛웃음을 지었다.
이래갖고 볼에 잘도 닿겠다 싶었다.
다가오는 동우의 입술에 호원이 고개를 돌렸다. 쪽 내민 동우의 입술은 호원의 입술에 닿았다.

번쩍 눈을  뜬 동우가 큭큭큭 거리며 웃고있는 호원을 보았다. 

 

" 으아앙!! 너 !!! 볼이라며!! 볼!!! "

 

" 난 볼에 받을 생각이였는데.. 니가 입술에 했어. "

 

" 그짓마아알!!! "

 

" 니가 했잖아 니가. 내가 했나? 니가 했지. 니가 입에 했어. "

 

호원이 자신은 고개를 돌려 입술에 받은 적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흐아아앙!!!! 나 과거로 돌아갈래에에!!! 28세 장동우씨!!! 빨리 컴백!! 컴백히얼!!!!

 

 

 

21.

 

 

 

방금 있었던 일에서 금방 회복한 동우였다.

 

" 나 질문."

 

호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우의 곁에서 어제 하지 못했던 일을 하기 시작했다.

 

" 너 무슨일하고 있어?? "

 

호원이 마우스를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는 동우를 보았다.

 

" 음... 건축관련일. "

 

지금 살고있는 이 아파트도 호원이 다니고 있는 건설회사에 만들었다. 그리고 동우와 함께 살기위해 설계한 집이였다.
그걸 28살의 장동우는 전혀 모르겠지만, 말할 생각도 없는 호원이였다. 그런말을 한다고 해서 움직여줄 장동우가 아니였다.

우와우와 하고는 동우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호원을 보았다.

 

" 나 또 질문. "

 

" 응."

 

" 나 ...설마.. 백수야?..."

 

동우는 이 것이 지금와서 제일 궁금했다. 호원은 아무래도 아랍왕국의 왕자는 아닌것 같았지만 어째든 뛰어난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것 같았다.
모든 일을 제쳐두고 잠이 든 일주일동안 제곁에 있을 만큼 한가한 사람은 아니였다.
고등학교때의 호원을 보더라도 그런것쯤은 알수있었다. 애가 성공할 꺼라는 걸 말이다.
미래를 미리 알면 재미는 없지만 이왕 미래세계로 온거 조금 알면 어때하고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을 호원에게 물은 동우였다.

자신은 커서 뭐가 되어 있을까?? 이호원처럼 제대로 일은 하고 있는 사람일까??
 
호원이 동우를 보았다.

 

" ...백수는 아니고... "

 

" 아니고? 그럼 뭔데??"

 

말끝을 흐리는 호원덕에 동우가 호원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 전업주부."

 

..........

...............?????

 

...........................?????


전     업       주     부

 

그래서 28세의 장동우씨가 주부습진(은 없다)까지 걸려가며 집안일을 했던거야?
이호원님 지금 저한테 개그치시는 건가요??

호원의 팔을 잡았던 동우가 손을 들어 호원의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었다.
하지만 호원은 가만히 앉아서 모니터를 보고 있을 뿐이고 호원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있는 동우만 역시 또 흔들렸다.

 

" 그으으으읏짓말!!!! "

 

" 하.. 기억안나? "

 

호원이 한쪽 입꼬리만 올려 피식 웃으며 동우를 보았다. 기억이 안냐나는 호원의 말에 동우가 움찔했다.

 

" 너 나랑 결혼하기 전에 내게 했던 말이 있어. ' 나 먹여살릴거 아님 꺼져' 라고 .. 정말 기억안나? "

 

호원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동우를 보며 말했다.

 

.......기억이 날리가없지!!! 기억안나!!! 아니 그런일 조차 난 몰라!!!!!!!! 그건 누구야? 대체 누구냐고?!! 그..그건 내..내가 아니야 ..흡..

근데 이호원..그건 협박이잖아.. 그런 협박을 받고도 결혼을 한거야?

동우는 28살의 장동우에 대한 불신과 눈앞의 이호원에 대한 연민의 정이 들었지만 수많은 직업중에 전업주부 받아 들일 수 없었다.

 

" 그래서 내가 너 먹여살린다니까 그 자리에서 사표던졌잖아. "

 

물론.....알바하는데서.
항상 지니고 다니던 것처럼 사장한데 사표를 내놓고는 호원을 가르키며 제한테 책임을 추궁하세요 라고 말했다.
그래서 동우대신 새알바생이 올때까지 알바를 한건 호원이였다. 호원은 동우를 만나면서 하루에 두탕이고 세탕이고, 이세상의 모든 알바를 다 겪어볼만큼 알바를 했다.
태어나면서 고생이란 고생은 장동우를 만나면서 다 해봤다.
그런데도 저와 결혼 도장을 찍어준 장동우가 예뻐서.. 그게 너무도 좋아서 고생도 고생이란 생각이 안들었다.
집이 잘 살던 호원에게 집의 힘을 빌릴라 치면 장동우는 니가 벌어오는게 아니면 싫어라고 했다.

호원은 이제껏 모아왔던 돈도, 고생해서 벌은 돈도 다 장동우의 뒷바라지에 다 퍼부었다.
니가 떠날까봐 무서웠으니까.

 

"내가?!! 내..내가 그랬다고?!! 헐.. "

 

" 음..따지고보면 너는 아니고...23살쯔음.. 장동우네."

 

" 으아.. 결론은 나 전업주부야??"

 

실망이야 나란 남자 흡... 사기꾼 호기꾼같은 이호원말만 믿고 결혼한거야? 결혼하고 바로 전업주부로 들어가는거야? 흡...

 

" .....뻥이야. "

 

무릎에 얼굴을 묻고 흑흑 소릴 내며 절망하고 있는 동우가 고개를 들고 호원을 보았다.
호원이 푸슬 웃고는 손을 뻗어 동우의 앞머리를 넘겨 드러난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뻥'이라는 호원의 말도 놀라운데 제 이마에 닿는 감촉에 더 놀란 동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이..익!! 이호원!!! "

 

호원이 키득키득 웃었다. 동우가 다시 호원의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었다.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건 동우뿐이였다.

 

" 너 이씨!! 거짓말 안한다며!!! "

 

" 장난도 못쳐? "

 

" 우와 어이없네!!! 그리고!! 어?! 뽀뽀..뽀..뽀는!! 내가!! ..."

 

" 그래? 또 해주게? 거기 어디에도 내가 하면 안된다는 말은 없었는데?? "

 

이용약관의 정말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 있는 글로 사기를 당한것 같은 동우가 호원의 멱살을 잡았던 손을 떨구었다.

그랬다. 그 가족회의에서 결정된 안건의 어느한곳에도 이호원이 장동우에게 뽀뽀를 하면 안된다는 말은 없었다.

 

당 했 다...

 

이 사기꾼!!!

 

동우가 다시 호원의 멱살을 잡고는 제대로 흔들었다.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도 호원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확실히 자신이 알던 이호원과는 심히, 아주 상당히 거리가 있는 28세의 이호원이였다.

열심히 자신을 흔드느라 힘이 빠져 축 늘어진 동우의 머리를 양손을 잡은 호원이였다.
손바닥에 닿은 동우의 볼이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웠다. 18세로 돌아가더니 피부도 탱탱해지나..하고 호원이 손바닥으로 동우의 볼을 꾹 누르자 붕어마냥 동우의 튀어나왔다.
멱살잡이를 했다고 이러는 건지 갑작스런 호원의 공격에 동우가 눈을 땡글땡글하게 떴다.

 

" 너 선생님."

 

" ....."

 

" 수학 선생님."

 

" 쁘어이라고해바"

 

" 뭐? 뻥?  진짜데? .."

 

동우가 호원의 손을 떼어냈다.

 

" 나 또 놀리는거야? 나 진짜 화낸다??"

 

" 또 안믿네... "

 

" 증거. 증거를 내놔! "

 

형사에게 잡힌 범인처럼 동우가 호원에게 증거 타령을 해댔다. 호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동우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안방이 아닌 다른 방에는 아직 가본적이 없는 동우였다. 호원의 손에 이끌려 다른방앞에선 동우가 호원을 보았다.

 

" 여기.."

 

" 네 서재야. 평소에는 잠겨있지만... 지금은 열려있어."

 

....집안에서 잠겨진 문.

동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평소에 잠겨있다는 호원의 말도 동우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동우가 잠을 자기 전에.. 18살의 장동우가 오기전에 이 서재는 열려있었다. 돌아가는 문손잡이에 호원도 적잖이 놀랐지만 들어가지 않았다.

 

" 내가 말했잖아. 넌 누가 니 물건 만지는 거 싫어했다고..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야. 그래서 난 네 서재에 들어가본적이 없어. 그게 장동우와 한 약속이야. "

 

동우는 28세의 장동우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분명 자신의 미래가 맞는데.. 십년동안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걸까?
그것도 같이 결혼했다는 이호원에게조차도..

 

" 믿으께.."

 

동우의 말에 문을 열던 호원이 멈칫했다.

 

" 넌... 내 ... 안내자이자 보호자잖아.  "

 

십년 후의 세계에서.. 그렇게 모질게 대하고 있는 장동우 옆에서 꿋꿋하게 있었던 너니까.

호원이 동우를 보고 작게 웃었다.
문을 열었다. 자신이 만들어주고나서 한번도 들어가보지 못했던 장동우의 서재로 들어가는 문을...

 

 

  

22.

 

 

 

서재라는 말이 맞았던 건지 벽이 책으로 되어있었다. 그 중간에 책상이 있었다. 동우가 방안으로 들어가 책상에 섰다.
호원은 문밖에서 그런 동우를 지켜보기만 했다.
28세의 장동우가 호원에게 걸어놓은 주문은 여전히 효력을 발휘를 했다. 
책상에 가득 고등학생들의 수학문제집이 있었다. 펼쳐본 수학교과서에는 지금의 자신으로서는 상상도 할수 없게 꼼꼼하게 그날의 반마다 진도가 나간것을 표시하고 있었다.
이호원의 말대로 정말... 선생님이였나보다.

이런 길로 나가있을 꺼라고 생각도 하지않았다. 제게 많은 일이있어났었나 보다.
하긴 십년사이에 동성간 결혼이 법적으로 통과되고, 이호원과 결혼도 했는데.. 많은일이지 많을일.

그 옆에 있는 평소에 들고다닌 듯한 다이어리를 펼쳐보아도 제게 일어난 일은 없었다.
학교에서 지켜야할 규칙이라던가, 수업방법, 그 밖에 등등 일에 관한 것 뿐이였다.

 

" 호원아.."

 

동우가 고개를 들어 방안에 들어오진 않고 문에 기대어 있는 호원을 불렀다.

 

" 왜? "

 

" 내 일기장.. "

 

" 뭐?"

 

" 나 일기 썼을 텐데.... 그지? "

 

호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기장을 다 썼다고 해서 새로 사준 기억도 호원에게 남아있었다.

 

" 방 잘 찾아봐. "

 

동우가 책장을 여기저기 보아도 일기장이 없었다. 문제집 사이사이 들춰보아도 일기장은 없었다.
책상서랍을 하나하나 다 열어도 일기장은 없었다.

 

" 구경만 하지말고 도와줘어! "

 

" 나 못들어가."

 

" 들어와!! 냉큼 들어와!! 내가 허락함!! 절대 28살의 장동우에게 안 일러바칠테니까. 빨리 들어와!! "

 

동우가 도도도돗 달려가서 들어오지 않으려는 호원의 손을 잡고 끌었다.
호원이 발이 동우의 서재에 들어왔다. 자신의 몸이 동우의 공간으로 들어왔다.
집안과 동우의 서재는 공기부터 다른것 같았다. 생소해서.. 낯설어서...

 

" 자. 이호원! 내가 허락함. 빨리 일기장 찾아봐! 빨리! 28세의 장동우가 돌아올지도 몰라! "

 

호원이 감격할 새도 없이 동우가 호원의 등을 떠밀었다. 찡찡거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18세의 장동우덕에 호원이 한숨을 쉬고는 조심스럽게 동우의 서재를 뒤졌다.

자신이 만들어준 공간이 맞을 까 싶을정도로 낯설어서, 꼭 미로에서 길을 헤메이는 어린아이같았다.

둘이 힘을 합쳐 으싸으싸 서재를 뒤졌지만 일기장은 보이지도 않았다.

 

" 그만 포기해.. 어쩌면 학교에 있을지도 모르잖아. "

 

" 학교? "

 

" 그래.. 오늘 일요일이니까. 너 내일부터 출근해야해. "

 

.........?

..................???

..............................뭐어?!!!!!!

 

" 나 믿는다면서. 내일 너 학교로 출근해야해. 사표를 쓰고오든 말든 그건 니 맘인데.. 어째든 가야하긴 해. "

 

그래..사표.. 음..
하지만 자신은 백수도 싫고 전업주부도 싫었다. 그런데 사표를 쓰고오면 백수가 되고 전업주부가 될것 같았다.
그럼 혹시나 28세의 장동우가 돌아오면 자신과 같은 그런 멘붕을 느낄게 뻔했다.
28세의 장동우도 장동우라서 동우는 자기자신을 위해서도 그럴수는 없었다. 옆에서 만약 호원이 도와준다면 해낼 수 도 있을것 같았다.
어찌되었던 내 편인 이호원이 아니던가!

 

"........너..너도 같이?.."

 

" 무슨소리야. 나는 회사로 출근해야지. "

 

" 그럼 나혼자?.."

 

" 그래 너 혼자. "

 

호원이 단호히 말했다. 동우가 멍하니 호원을 보았다.

내일이면.. 처음으로 이호원이 없는 십년후의 세계의 입성이였다.

이호원이 없어.  이럴수가..

호원이 작게 한숨을 쉬고는 동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내가 책임질께. 지켜줄께. "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호원의 손이 따스하고 부드러웠다.

 

"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

 


" 우와 정말 다행이다! 나 1학년때 배우것 까지밖에 잘 모르는데.. 나 1학년 가르치나봐."

" 하긴 지금 너 2학년이지? "

서재바닥에 덜푸덕 주저앉아 있던 동우와 호원이였다. 같이 학교의 진도상황을 보던 동우가 그나마 다행이라며 웃었다.
너 참 긍정적이다. 하고 호원도 피식 웃었다.

" 1학년때 너 공부좀 했냐? "

" 물론!!!! 내가 ............근데 나 수학못해. "

동우가 그제서야 떠오른 자신의 상황에 아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그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호원을 보았다.
이호원은 자신의 기억에 의하면 수학 올림피아드대회까지 출전한 장본인이였다.
여기 나를 구원해줄 사람이 있네!!

동우가 호원의 팔을 덥썩 잡자 호원이 미간을 징그리며 동우를 보았다.

" 이호원! "

" 왜."

" 나 가르쳐줘! 수학 가르쳐줘! 나 수학선생님 잘 해나갈꺼야! "

" .....내가 왜? "

" 헐... "

" 아무 대가도 없이? "

" 헐.... 이호원 니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수가있어!!! "

호원은 동우대신 학교수업준비를 한적도 있었다. 동우대신 시험문제도 제출한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문제를 잊어먹을래 잊을수도 없게 만든게 끝까지 자신을 부려먹은 28세의 장동우덕분이였다.
그래서 나중에 치매는 안걸릴것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잠시해본 호원이였다.하지만 부려먹힌건 부려먹힌거였다.

그런 니가 나한테 할 말은 아니지..

" 혼자 잘해봐."

" 서..선생님.."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호원의 바지가랑이를 잡은 동우가 호원을 애쳐로운 눈으로 보았다.

선생님?
호원의 한쪽 눈썹이 꿈틀했다.

" 나 가르쳐주면.. 안되요?..."

자..잠깐.. 호원은 바지가랑이 붙어있는 동우의 손을 떼어내고싶었다. 호원에게는 왜 지금 장동우가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의 모습인지에 대해 설명이 필요했다

잠깐 나 위험해.존댓말은 반칙이야.. 

" 1부터.. 무한대까지... 다 가르쳐줘요.. 선생님..응?"

슬금슬금 손이 바지를 타고 올라오는 것 같았다. 내리깔은 동우의 손눈썹이 위에 있는 호원의 눈에 잘 보였다.
애쳐로운듯 떨려오는 목소리도 잘 들렸다.

1부터라고 그랬어? 지금?? 무한대까지??내가 가르쳐야되는게 뭐야?그런 수학적인거 말고....
아.. 이호원 니가 이런 플레이에 관심있는 변태였냐? 아윽... 장동우!!

호원이 손을 뻗어 동우의 머리를 밀어냈다. 두 손으로 제 머리를 밀어내는 호원덕에 동우가 우씨하고 미간을 찡그렸다.

차가운 도시 남자 이호원!!! 이씨 그래도 너의 반려자가 이렇게 애원하는데!!! 우와!! 너무하네!!
그래도 차도남은 자기사람한테 따뜻하다며!!! 우와씨!!

" 알았어 가르쳐줄테니까 좀 떨어져. "

장동우는 18살때부터 여우기질이 있었던가보다. 여우짓은 천성이고 본성이였나보다.

호원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 눌러오든 말든 가르쳐준다는 호원의 말에 동우가 활짝 웃으며 호원에게 떨어졌다.

만세!!! 만세!!!! 으하핳핳하하하하핳

근데 왜 떨어지래?

동우가 고개를 갸웃하자 조금 당황해보이는 생소한 호원의 모습에 동우가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슬금슬금 호원에게 다가오자 호원이 한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제게서 물러나는 호원의 모습에 동우의 마음속에 장난끼가 스믈스믈 피어올라왔다.

" 뭐..왜...가르쳐준대잖아."

" 나 왜 피해요 선생님? 응? "

호원이 고개를 뒤로 젖혀 시야에서 교복을 입고 제게다가오는 동우를 외면했다. 눈 앞에 아찔한 별이 반짝였다.
아 미치겠네. 진짜.
선생님은 무슨 선생님이야?!

" 장동우."

" 왜요? "

동우가 생글생글 웃으며 당황당황 열매를 먹은 호원을 즐겁게 쳐다보았다.

" 나 변태해도 되? "

호원이 뒤로 젖혔던 고개를 내렸다. ..웃고있던 동우의 눈이 호원과 마주치자 동그랗게 떠졌다.
호원이 한걸음 다가오자 동우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황당황 열매는 동우의 손에 넘어갔다.

" 안돼!!!!"

" 니가 나 유혹한거잖아."

" 내가 어언제!!! 이호원 변태야!!! 이런거 좋아해?!! "

" 그래. 나 변태할께. "

" 끼야아아악!!! 저리가 오지마!!! 변태하지마!! "

동우가 좁은 서재안을 뛰어다녔고, 호원이 그런 동우를 잡으러 그 뒤를 쫒아갔다.

 

-------
너네.. 참.. 잘노네...

네 다음편에서부터는 본격 갈등시작이야. 이제못놀아 너네 ㅋ날 염장지른 대가를 치르게할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동우의 옛남자와 ㅋㅋ 장동우가 꼬신남자와 ㅋㅋㅋ 장동우에게 홀린 남자가 대거 출현할꺼야 ㅋ그리고 흔들흔들흔들리는장동우도ㅋㅋㅋㅋㅋ.......는 뻥.

이 소설엔 뻥과 구라와 사기가 넘쳐납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 소설 므야... 비권장소설등극할기세 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정신이 없네여 ㅋㅋ네.. 제가 그렇죠. ㅋㅋㅋ

그럼 안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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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레더라에요, 아.....28살의 장동우는 이때껏 호원이한테 완전 나쁜사람이었네.....호원이가 막 너무 불쌍해질 정도로 되게 못된사람이었네......진짜 18살의 저런 해맑고 착한 장동우에서 저렇게 못된 장동우로 변할수 있징....? 이해가 앙돼네....사랑안한다면서 그럼 결혼은 왜 해준거야? 옆에서 너 사랑안하는 자기보고 속부터 썩어죽으라고...? 아아........28세 장동우로 돌아올게 무섭네요....
11년 전
독자2
너무귀여운동우ㅜㅜ 슬쩍슬쩍 과거가들어나네여 볼때마다놀랍고속상하지만...재밌는글잘읽고가요!
11년 전
독자3
미트볼이에요!! 그 애플파이에서 암호닉정햇어여!!야동이들달달하니 좋네여 핳 근데 살짝살짝씩보이는 28살 동우가 18살동우와는 많이다른 모습인거같아서.... 호원이가꾼 꿈도그렇고 자기물건못만지게햇다든지 작가님말에 장동우가꼬시고홀린 남자가많다든지....궁금하네요.... 근데 호원이가 28살동우랑 잇으면서 상처많이받은거같아서 안돌아왓으면하기도하구ㅜㅠㅠㅠㅠㅜㅜㅠㅠㅜㅜㅠㅠㅠ28세동우가 왜그렇게됫는지 궁금한데ㅜㅠㅠㅜㅠㅠㅠㅠㅠㅠㅜㅠ동우가 기억은나는데 지금 호원이한테 조금씩 설레고 그랫던 기분이남아잇어서 잘됫으면좋겟어요ㅜ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근데 그와중에 동우 수학선생님좋네요..선생님이 장동우라니.... 막 28살동우는 차가운성격이엿어서 지금성격으루 학교가서 애들이나 동료선생님들만나면 식겁하는거아닌가몰라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동우학교가는거보고시프다 힣 마지막의 야동이들은 달달달다ㄹ하네요ㅋㅋㅋ본의아니게 호원이 애태웟어ㅋㅋㅋㅋㅋㅋ그대 늘 길게올려주시는데 자주올려주셔서 매우 감사해요♥ 수고하셧어요그대!!
11년 전
독자4
열찌에요! 그대 폭풍연재!!!!!!!! 하핳 행복합니다^*^ 28동우 시르다 시러 오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호원이랑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11년 전
독자6
즈도 암호닉해도되영?! 되,되면 초로.....기억해주세영;
아니 28동우는 무슨짓을 어떻게 했길래 저런꿈을 꾸는거죠?!
으엉 언제알려주실꺼에영ㅜㅜㅜㅜㅜ 잘봤습니당!

11년 전
독자7
봄봄이에효ㅎㅎ 지금의동우가죠은데ㅠㅠ 28세의동우는호원이가넘힘들엇을것같아요ㅠㅠㅠ
참 변태할게라능말에 힘을보태소응원하고싶네요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8
감성이에요 그대 ㅠㅠ 와우 다음화부터갈등의시작이라니 ㅠㅠ 그럼지금까지는 전개에불과했다는말인가요 ㅠㅠ 그대의 작품은참말로문학적이군욪그대의 글을읽으며 전정말행복하답니다 그대의글은 정말훌륭해요 그대다음화도기다릴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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