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excuse me (글과 함께 들어 주세요!)
여느 때와 같아보이지만 하교시간 치곤 조금 이른 시간.
쨍쨍한 햇볕에 빨갛게 익었을 얼굴을 위해 하나 마나인 손 부채질을 하며 버스 정류장을 그늘 삼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옹기종기 모여 방학의 첫 날을 기념이라도 하듯, 다른 제 또래의 아이들은 이미 시내로 모습들을 감춘지 오래였다.
이 더운 날 뭣하러 고생들을 하는지 참.
하교를 하기 전, 놀자는 변백현과 박찬열을 뿌리치고 나온 유진이였다.
그나저나 더워 죽겠는데 버스는 왜이리 오질 않는건지. 한숨을 쉬며 기다리기를 10분.
저 멀리 버스 정류장으로 다가오는 버스가 보여 반가운 마음에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온 버스에 고개를 갸웃 거리며 쳐다보았다. 2번이네..처음 보는 버스인데? 새로 생긴 번호인가.
급한 마음에 더위라도 피하려 멈춘 버스에 올라타 '아저씨, ㅇㅇ가나요?'라고 물어보자, 고개를 끄덕이는 아저씨였다.
아싸! 속으로 환호를 내지르며 텅텅 빈 자리 중 눈에 띄는 뒷자리에 풀썩- 앉았다.
앉은지 얼마 되지 않아 몰려오는 졸음에 아직 많이 남은 정거장을 학인한 뒤,
조금만 자자. 라고 다짐하며 서늘하게 불어오는 에어컨 바람을 만끽하며 스르륵 눈을 감았다.
그렇게 나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청춘학개론 01 (부제:버스 종점, 그리고 도경수)
w.엑소대리인
번쩍-
누군가 날 '학생, 여기 종점이야!'이라 부르며 깨우는 손길에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날 깨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버스기사 아저씨였다.
뭐야, 나 종점까지 온거야?
눈을 비비적 대며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아저씨께 '여기..정말 종점이에요?'
라고 물어보자 아저씨께선 종점이라며 빨리 내리라 재촉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내리고 말았다.
아씨, 여기 어딘지도 모르는데.
처음보는 낯선 풍경에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뭐야, 여기 왜이렇게 텅텅 비었어? 왠지모르게 시골 분위기를 풍겨 불안감이 몰려왔다.
처음보는 버스를 덥석 타버린 나를 원망하며 머리를 사정없이 헤집었다.
으아아- 망했어. 멍청한 이유진.
자괴감에 빠져 헤집었던 머리를 또 한 번 헤집으며 괴성을 질렀다.
그 순간 동시에'비켜!!!!!!!!!!!!!!!!!!!!!'라고 외치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갑자기 달려오는 남자에 놀라 몸을 피하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 있는데 '아씨.'라며 말을 뱉은 그가 어깨를 퍽- 소리나게 치고 달려갔다.
부딪힌 어깨의 아픔을 느끼기도 전,
갑자기 머리의 아픔과 동시에 끌려가는 몸에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지만 중심을 잡고 자신이 끌려가는 이유를 바라보았다.
아 미친,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달려가는 그의 가방 지퍼 끝 자락을 바라보았다.
가방 지퍼 끝 자락에 걸린 머리카락.
아마 방금 부딪힐 때 걸린 모양이였다.
'야,야!!!!!'하며 남자를 불렀지만 뛰느라 정신이 없는 것 인지 뒤도 돌아 보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머리카락을 뜯기는 아픔을 느낀 채, 달리는 그의 발걸음에 맞춰 뛰었다.
툭- 갑자기 멈춘 그의 등에 얼굴이 가볍게 부딪혔다. 그와 동시에 돌려지는 그의 얼굴.
뭐야 저 표정은. 왜 날 한심하고 안쓰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건데.
"ㅁ,뭐."
"나 왜 따라온건데?"
하- 어이가 없어 실소를 내뱉으며 가방에 걸린 내 머리카락을 가르켰다.
"이거 안보여? 니가 나 치고 가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걸려서 질질 끌려 다닌거잖아."
나의 대답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원래부터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민망했던 건지 연신 헛기침을 한다.
"...큼- 몰랐네."
몰라? 몰랐으면 단가. 무작정 달려와서 부딪혀 놓고 게다가 재수없게 머리카락까지 걸리고.
안그래도 여기 길도 몰라서 어떻게 되돌아가는지도 모르는데, 사과 한마디 안하는 모습에 울컥- 짜증이 치밀어 올라왔다.
"몰랐으면 다야? 난 지금 너때문에 길잃.."
말하는 도중 갑자기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는 남자의 힘에 억- 소리를 내며 안겨버렸다.
지,지금 무슨 상황인 거지.
상황파악을 하기도 전 뒷통수에서 들려오는 차가 지나가는 소리에 아, 차가 오길래 그냥 당긴 것 뿐이구나.
그런데 나 왜이러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왔다.
그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에 은은하게 코 끝에 다가오는 향. 남자애가 향수라도 쓰나?
괜한 궁금증에 처음보는 남자애라는 걸 잊은 채, 더욱 깊숙히 코를 박으려는 찰나였다.
"차 지나간거 알았으면 이제 좀 떨어지는게 어때."
들려오는 말과 함께 숨이 정수리에 따뜻하게 닿아온다.
따뜻한 숨과 달리 차가운 남자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떨어져 한발짝 물러섰다.
아까도 얘가 이렇게 잘생겨보였나? 물끄러미 남자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뭘 그렇게 봐. 머리카락 걸린거랑 방금 너 도와준거랑 쌤쌤치는 걸로 하고 난 이만."
자기 할 말만 하고 급하게 뒷모습을 보이며 가는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다 무슨 정신인지 달려가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잡힌 손목에 눈을 크게 뜨며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에 미쳤구나, 이유진? 할 말도 없으면서 무작정 붙잡다니.
손목을 잡은 채, 빠르게 머리를 굴리다 아무 말이나 뱉었다.
"저...그게 나 여기 길을 모르는데 좀 알려주면 안될까?"
아무렇게나 뱉은 말 치곤 다행이였다. 어차피 길을 모르는 건 맞으니까.
그렇게 뱉어진 말에 잠시 황당하다는 눈으로 날 본다.
그래, 황당하겠지...방금까지 짜증내다 붙잡곤 불쌍한 척 하니까.
근데 어떡해, 정말 길을 모르는데..
"그러고 보니까 교복이 다르네. 어디 학굔데?"
ㅇㅇ고등학교-라며 대답을 하니 아까와 같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ㅇㅇ고등학교?'라고 물어온다.
"응. 왜 놀래?"
"거기 여기서 두시간 거린데?"
아..두시간 거리구나..가 아니라 뭐..? 두시간?
나 도대체 얼마나 잔거야?
"..두 시간? 나 버스타고 잠깐 졸았는데 종점이래서 내린건데.."
"그 버스 하루에 두 번 밖에 안다니는데."
두 시간 거리라는 말에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하루에 두 번이라니, 시발. 번호도 2번 이더만 두 시간 거리에 두 번 밖에 안다녀?
앞으론 숫자 2가 들어가는 건 피해 다녀야겠다.
속으로 궁시렁 대다 퍼뜩- 떠오르는 생각에 자신을 쳐다보는 남자에게 물었다.
"저..설마 아까 그 버스가 오늘 마지막 버스는 아니지?"
나의 말에 남자애는 뭐가 웃긴지 입가를 슬쩍 올린다.
그리고 슬쩍 올라가는 입가에 넋이 나간 채 바라보았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의 입가가 슬로우모션을 취하듯 느리게 보인다.
"마지막이면 어떡할래?"
클릭!!!! |
신들의 대리인이 아니라 많이 당황하셨나요...?...(안절부절)
2편을 써놨었는데 쓰차가 걸려서 잠시 기다리다 연휴까지 겹쳐 독자님들 생각을 못하고 띵가띵가 놀아버렸네요ㅠㅠ
설상가상 임시저장도 되있질 않아서 지금 너무 당황스럽답니다...(땀삐질)
금방 써서 2편 올리겠습니다! 죄송해요ㅠㅠ 욕해도 할말 음슴..
이 작품은 예전에 써논 것인데 이거라도 보면서 기다려주시와요..
분위기가 완전 정반대라 적응 못하실지도..ㅎ
청춘학개론은 시간 날 때 천천히 써서 올릴 테니 심심풀이로 가끔 올리겠습니다!
심심풀이인 만큼 글솜씨가 부족하더라도 재밌게 봐주시길..!
[암호닉] 받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