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혁명
written by. 노랭냄비
이 팬픽은 여기가 골반다이스에서 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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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폈다. 분홍색 벚꽃이 폈다. 나뭇가지에 올곧이 허리를 피고 자리잡은 분홍색 벚꽃이 피었다. 날아간다. 벚꽃이 날아간다, 분홍색 벚꽃이 날아간다.
너울너울 방패연이 날아가듯 그렇게...날아간다.
이제 갓 태어나 세상을 향해 날아갈 준비를 하는 햐안색 민들레 씨앗이 춤을 추며 날아간다. 그 뒤를 쫓아 새 세계로 나아가려는 분홍색 벚꽃도 같이 날아간다.
분홍색 꽃 무더기와 하얀색 무더기가 어지러이 섞여 날아간다. 바람이 보내주는 자연의 생명들은 그 뒤를 지켜보아 안녕이란 마중인사를 대신한다.
벚꽃이 우현의 어깨에 부스스 가라앉는다. 우현이 살몃 웃는다. 벚꽃같은 분홍색 웃음이었다. 우현이 제 어깨에 가라앉은 벚꽃을 손으로 조심스레 털어내었다.
벚꽃잎을 하나 가만히 그러쥐자, 파삭--하는 소리와 함께 벚꽃잎이 여러갈래로 바스라지고 그 속에서 하얀 가루가 나왔다. 솜사탕같은 향에 분필가루를 섞은 듯한 하얀가루가.
***
-타악!
무거운 공기가 가득히 들어찬 사랑방에서 우현의 가방소리는 참으로 독특하게 들리었다. 저를 지그시 노려보는 바늘귀 구멍같은 할아버지의 눈은 안중에도 없는지 할아버지에게 아이처럼 손을 흔들며 무릎을 꿇었다.
할아버지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손을 움직이며 갈색알이 빼곡히 들어선 주판을 굴려댄다. 그 덕분에 할아버지의 문항라 옷감이 사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옆에는 기묘한 양복을 입은 사내 한명이 우현과 똑같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뭉툭한 코, 툽툽하지만 과실처럼 새빨간 입술, 여우같은 눈매, 진한 검은색 머리카락에서는 한방 샴푸향이 풍겨져 나왔다. 우현이 오징어를 어금니 사이로 질겅질겅 씹으며 눈을 부라린 채로 사내를 응시하자, 사내도 우현을 한번 쳐다보더니 입가에 미소가 맺히었다.
할아버지가 드디어는 그 뚱뚱이 안경에 노란색 호피무늬가 그려진 생뚱맞은 안경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안경을 벗은 할아버지의 눈은 마치 이명박같았다.
우현은 계속해서 오징어를 잘근잘근 씹으며 그 오징어 특유의 푸른 바다의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민망하게 우현을 바라보다, 오징어를 뺏들었다.
"오징어좀 그만먹어라."
우현의 손에서 오징어가 사라지고, 벌어진 입술 틈 앞니에서는 오징어 껍데기가 지저분하게 붙어있었다. 우현 제 자신도 찝찝한지 혀를 놀려 그 추저분한 껍데기를 제거하려 안간힘을 썼다. 볼안쪽을 쓱 훑는데도, 이놈의 오징어는 끝까지 제 이빨에 기생할 모양이었다. 우현이 불굴의 집념으로 손가락을 들어 제 입속의 오징어를 제거하였다. 할아버지의 눈살이 찌푸려졌음은 물론이었다.
"꺼억----"
우현이 앞에 놓인 물을 마시며 꺼억--하고 시원하게 트름을 해주자, 할아버지는 이 놈 뭥미. 하는 표정으로 우현을 위아래로 바라보았다. 옆의 사내는 푸흣--하고 웃음을 지었다. 둔덕처럼 완만히 올라간 입가 사이로 웃음을 참으려는 큭큭--하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한참을 어깨가 좌우로 올라가는 현상을 반복하던 사내, 할아버지가 입을 떼자마자, 얼굴을 특유의 고고한 표정으로 돌려놓는다.
할아버지가 우현에게 오래된 책을 하나 내밀었다. 우현이 책 모서리를 요모조모 뜯어보다가 마침내는 아무군데나 책을 펼쳐보았다. 56페이지 갈라진 책장에 사이로 빼곡히 들어찬 글자들은 모두 벚꽃의 역사, 특징들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었다. 우현이 니미 개재미없네. 라는 표정으로 책을 탁--하고 덮어버린다.
연화이가 제 28대 차남 남우현.
연화이가는 한 때 다죽어가 거의 잔멸할 뻔하던 가문이었다. 죽도 못쓰고, 힘도 못쓰고, 그저 일본 경관들이 주먹 한번 휘두르면 금방이라도 부서질듯한 가문이었다. 그런 가문이 다시 일어서서 이제는 나라의 정치와 경제, 사회 분야에서 모든곳에 권력을 쏟아붓고 있음은 무엇인가.
딱히 대를 이을 세자가 없었던 왕은 연화이가의 장남을 군왕의 자리에 올려놓고, 갖가지 재물들을 속이 넘쳐날때까지 부어대어 부호의 자리로 올려버렸다. 그리고 나라를 설설기게 만든 근원지의 끝은 우현의 마당에 자리잡은 벚꽃나무에 있었다.
벚꽃이 만개하던 시절, 쇠잔했던 우현의 가문은 다시 기지개를 켜며 새로운 우물을 파내고 있었다.
그리하여 우현의 가문이 만세를 외치며 만들어진 것, 바로 조선민국이었다.
벚꽃나무에는 전설이 있었다. 그 누구도 검증하지 못한 신비로운 전설이.
벚꽃나무를 가지는 자는 새로운 나라를 열것이요, 그것을 빼앗기는 자는 패망할것이니라.
우현이 할아버지 입에서 흘러나오는 병신같은 전설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낸다. 다리가 저리다. 우현이 온통 허벅지끝에 쏠려있는 피들을 다시 정상적으로 정류시키기 위하여 발가락을 계속해서 꼼지락댄다. 이미 습기방울이 검게 눌러앉은 우현의 뽀로로 양말이 축축하여 몹시 불쾌하였다.
"벚꽃은 우리의 것이니라, 일본의 것이 아니라."
"언제나 그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하여야 한다."
"역사는 다시 씌어지지 않는단다."
그 때 우현은 그딴 명언 모르쇠로 일관한 것을 지금쯤 후회하고 있을까. 그 말과 구에서 느껴지는 할아버지의 경건함과 엄숙함을 한낱 노친네의 흘러가는 타령쯤으로 치부해 버린것을.
그 당시에도 벚꽃은 불에 타고 있었을까. 다 죽어가는 분홍색 빛이, 명멸하던 분홍색 빛이, 하늘 아래 바다를 건너, 대륙의 비열한 웃음을 잣는 물레였을까.
검은색 재가 되어버린 벚꽃나무는 이미 전쟁을 예고하고 있었다.
일단 prolog 입니다...
흡...이 팬픽 역시 공금이아요 ^ㅡ^ㅠㅠㅠㅠㅠㅠㅠ
연재는 열심히 할게요
그대들 스릉흡느드....!
암호닉 그대들? 내가 그대들을 스릉해!!!!!!!!!!!!!!!!
혹시 ABYSS 못받으신분들 멜 다시 적어주세요ㅠㅠㅠ
메인 커플링 뭘 더 추가할까요!!!!!!!!!!!!!!!!!!
1. 엘성
2. 수열
3. 우열
사라질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그리고 그대들, 이거 아주 고전물은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경이...일제 강점기 조금 지나서이니까...
현대물인데 종갓집 그런거 있잖아요, 그런물을 뭐라고 해야하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