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issimo,
엄마는 그 날 밤 하늘나라로 떠나버렸다.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곳으로.
나는 평범하게 살아야 했다, 평생을 나를 위해 바친 어머니라는 여인을 위해서라도.
- ##여주
00. decrescendo
오늘은 엄마의 3주년 기일이다.
박찬열이 사준 꽃을 놓고 돌아서는데 언뜻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박찬열 뭐 숨기는 거 있지."
"뭐래 앞이나 똑바로 봐. 눈 탱탱 부어가지고 붕어야."
"거짓말하지마라했지 너 거짓말하면 손가락 까딱까딱하는 거 습관이잖아"
검지손가락을 까딱이는 주제에 거짓말을 잘도 해댄다.
"왜. 알아서 뭐할라고? 질질 짜기밖에 더하냐"
엄마의 부탁 뒤로 영 해보질 않아서 그런가.
잘 못하겠다.
"....그렇지.. 알아봤자 뭐하냐 질질 짤거."
갑자기 다운되어버린 나를 띄워주느라 옆에서 쫑알거리는
박찬열을 무시하면서 3년전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을 떠올렸다.
갑자기 엄마의 병실을 찾아온 아버지.
한순간의 실수로 나를 가졌다며 다달이 생활비만 보내올 뿐
엄마가 아픈걸 알면서도 한번도 들러보지 않은 아버지라
내심 기대를 하고 있는 엄마를 알고 있었다.
밖에서 듣기에 큰소리가 몇마디 오가고 아버지는 성을 내며 나왔다.
"항상 너라는 존재에 치가 떨렸지만 요즘같던 적은 없었는데...쯧.
네 어미가 죽더라도 나를 찾아오지 마라. 네 어미에게 내가 한 말을 궁금해 할 생각도 말고."
아버지에게 비밀을 알게 된 뒤부터 엄마는 점점 약해져 갔다.
내가 아무리 애원하고 울고 화를 내어도 그 비밀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나에게 절대로 들키면 안된다고 시위하는 것 처럼 엄마는 입을 다물었다.
지켜야 하는 비밀을 떠 안은 채 그 비밀이 절대로 하나뿐인 딸에게는 들켜서는 안된다는 강박감속에
엄마는 서서히 메말라갔다.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더 이상 엄마라는 품에 기댈 수 없다는 생각에 펑펑 울어야만 했다.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내 주변에 소중한 이들을 생각하지 못하던 한달,
그 뒤 부터였다. 남우현이 내 눈앞에 보이지 않게 된 날이.
안녕하세요:D |
d흫 반갑습니다 잘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