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이 절로 나왔다. 정말 나는 열심히 일했다 생각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잘릴수있는가 말인가.
그래 내가 좀 심하긴 심했다. 보고서를 써오기만하면 팅겨내고 다시 써오라고 소리지르는 부장에게 키보드로 대갈통 후려쳤을 뿐이다.
그게 그렇게 짤릴...일이지 그래....
갈색종이박스에 얼마없던 짐들을 내려놓고 쭈그려앉아 골똘히 생각했다. 이제...뭐하지....?
*
그렇게 열심히일했던 회사에서 잘리고 한없이 백수같이 지내고있을때 친형에게세 전화가왔다.
"뭐냐"
"새끼야 오랜만에 전화를 했으면 좀 싹싹하게 못받냐?"
"우리가 뭐 싹싹 그런거 찾는 사이였어?"
"됐고 얀마 너 짤렸다며?"
"이씨 그건 또 언제들었어?"
바닥에 퍼질러놨던 몸을 발딱 일으켜 화를 내자 건너편에서 남부현의 비웃는소리가 들려왔다. 엄마는 그걸 또 말했어?
속으로 온갖 불만을 궁시렁 거리고 있을때즈음 남부현의 비웃음소리가 끊기더니 다시 입을열었다.
"일자리 하나 있는데...할래?"
콜 형 사랑해 알지?
형이 대충 설명해준일은 그거다 자신이 일하던 매니저자리만 내가 대신 해주면 된다는거였다. 자신이 담당하는 배우가 워낙 까칠하고 예민해서
저랑 비슷한사람이 아니면 안되다는거였고 저랑 가장비슷한사람은 누구겠는가 당연히 한핏줄인 나지.
남부현은 초반에는 고생 좀 할거라며 힘내라는 카톡을 세개나 보내더니 그리고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일단 첫날이고 나름 연예인을 보는거니까 최대한 내나름의 성의있는 캐쥬얼을 차려입고 기획사로 발을들였다.
뭔가 낙하산으로 들어온느낌이지만 군대도다녀왔고 경호자격증도 따놨으니 꿇리진 않는다는 생각에 사무실문에 노크를 했다.
노크를 한뒤 문을열자 보이는건 기획사사장님과 대각선에 놓인 가죽쇼파에 불만스럽게 앉아있는 많이 본 사람 하나.
"안녕하세요 오늘 일하게된.."
"남우현씨 맞죠? 성규 잘 부탁드립니다."
대뜸 내 말을 가로채고는 사장이 사람좋은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에 나는 다가가 사장과 악수를 하고는 여전히 입이 댓발로 튀어나와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반갑스니다 김성규씨 오늘부터 성규씨 매니저 남우...."
"알아 안다고 남부현동생 부현이형동생!!"
소리를 빽 질러버리는 김성규덕분에 고막이 나갈뻔했지만 그래도 억지웃음을 지으며 꿋꿋이 인사를 걸었다.
"하하 네 부현이형 만큼은 아니지만 열심히 노력해볼겠습니다."
"사장님 내가 부현이형 데려오랬지 남동생데려오랬냐?"
내말은 곱게 씹어버리고 대뜸 사장에게 반말까지하며 따박따박 대드는 성규를 보니 눈앞이 깜깜해져왔다.
저새끼를...어떻게 감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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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싶지만 감당이안되서 그냥 조각조각 으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