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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R u l e r : M O N S T E R. 00 | 인스티즈

 

 

 

2015년 3월 14일

 

세훈아. 세훈아?

… 늦은 저녁,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여자가 자신의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제법 지친 표정으로 세훈의 방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내 동생을 부르는 여자의 말은 물음으로 이어진다. 이 시간이면 방안에 있을 세훈이가 없다. 여자는 피곤함에 지친 제 몸을 이끌며 곱게 정리되어 있는 이불을 들어보였다. 책상도 옷장도 침대도 어느하나 널브러진 구석 없이 깔끔했다. 평소의 세훈이와 어울리지 않은 방이었다. 아직 고등학생 신분인 세훈이는 야자를 제외하면 항상 정해진 시각에 집에 있곤 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고등학생 동생이랑만 살던 여자는 그런 동생에게 엄마고 아빠고 보호자였다. 여자는 힘없이 털썩 침대에 주저앉으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이윽고 그녀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창문은 비스듬히 열려 있었고, 그래서인지 쎄한 공기가 주변에 일렁거린 듯 했다. 여자는 그 기이한 물체를 향해 점점 더 다가갔다. 작은 쪽지였다. 마구잡이로 구겨진 쪽지를 바르게 편 여자는 쪽지 안에 적힌 말뜻을 보곤 의아함에 홀로 중얼거렸다. 이건 또 뭐야.. 뭐야 도대체. 당황함이 가득 일렁이는 표정 속에는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곧 깨닫는다. 구겨진 작은 쪽지 그 안에 적혀 있는 삐뚤한 글씨의 단어. 애석하게도 그녀는 이때만해도 그 단어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2015년 3월 15일

 

"아저씨, 제 동생이 사라졌어요. 아니 형사님 제발요. 도와주세요-!"

세훈이 단순히 집에 늦게 들어온 것이 아니라, 실종이라는 것을 깨달았을때 그녀는 너무 늦게 경찰서로 향한 제 자신을 원망했다.  경찰서로 곧장 향한 여자는 형사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남자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실종이 아닌 가출이라며 단정지었다. 모든 상황이 그녀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세훈이가, 제 동생이 가출을 할리가 없어요! 여자가 퉁명스럽게 말하는 형사를 향해 원망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럼 한가지 질문 좀 할게요. 아가씨, 평소에 동생분이 게임이나 그런 자극적인 취미에 빠진 적이 있어요?  자극 적인 취미요? 아니요. 세훈이는 - 여자가 말을 하다말고 이내 입을 다물었다. 무언가 마음속에 걸리는 듯 했다. 그녀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형사가 뒤이어 말했다. 요즘 애들이 그런 거 많이 한다고 피시방에  가 있을 수도 있어요. 좀 알아보고 연락하세요 하루도 안 지났구만. 아니요. 세훈이는 그런 애가 아니에요. 딱 하나 걸리는 게 있다면 말이예요, 형사님.

 

 

"초능력."

 

 

2015년 3월 17일

 

 

다른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세훈은 게임에 대한 관심도 그렇다고 여자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딱 하나, 세훈은 초능력에 대한 관심이 방대했다. 전날은 부엌에서 저녁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이 오전에 보고 온 초능력에 대한 영화의 줄거리를 늘어놓기도 하고 그 것도 모자라 초능력에 관한 다큐등을 보며 밤을 꼬박새기도 했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세훈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경찰에 실종신고를 일단 해놓았지만 그렇다할 수사 결과를 보이지 않아 답답할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초능력이라는 것이 걸리는 건 왜 일까. 세훈은 종종 악몽을 꾸곤 했다. 그때마다 그는 무어라 중얼거린 적이 많았다.

 

 

돌아갈거야 돌아갈거야

 

세훈의 중얼거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을 하며 끙끙 앓기를 일쑤, 여자는 그럴때마다 세훈에게 티를 내지 않고 있었지만 내심 동생이 걱정되곤 했다. 세훈과 달리 여자는 초능력에 대한 생각이 없는 편이었다. 그저 말그대로 초능력. 인간에게 나타나지 않는 능력 없는 허구의 능력인줄만 생각하고 있을 뿐. 하지만 세상은 다양하게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ufo 라는 것이 종종 하늘에 나타나기도 하며, 외계 생명체의 실제화 까지. 하지만 그것만으로 세훈이 초능력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세훈이 사라질 이유가 없으니까. 혹시 누군가 세훈을 납치한게 아닐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더욱 불행한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또 한가지. 걸리는 건, 의문의 쪽지. 그 쪽지의 적혀 있는 건 단조로웠다.그 문장은 너무나 단조로워 퍽 의심의 여지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상황은 모든 게 의심으로 바뀌어버린다.

 

 

MONSTER

:괴 물

 

 

 

2015년 3월 20일

 

여자의 동생 세훈이 실종된지 6일째, 여자는 경찰이 더이상 협조 해 주려 하지 않자 홀로 거리로 향했다. 자신의 동생 좀 찾아달라며 전다지를 거리 곳곳에 뿌려대는 여자의 모습은 초췌하기 그지없었다. 실종되지 6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아무런 정보도 도움도 주지 않았다. 학교에 찾아도 가봤지만, 세훈에 대한 일언반구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학교는 쉬쉬했다, 그럴수록 여자의 마음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세훈이, 이렇게 보신 분 있으시면 꼭 좀 저한테 연락해주세요! 여자는 필사적으로 제 동생을 찾기위해 노력했다. 혹시라도 차가운 바닥에서 쓰러져 울고 있지는 않을는지 아니면 나쁜 무리들에게 나쁜 짓이라도 당하는 건 아닐런지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져가고 있던 찰나에 뉴스는 떠들썩한 또 다른 사건으로 뒤덮여졌다. 산 화재 사망자 속출 "가출 청소년 신원확인 中" 의심의 불꽃 역시 그녀의 마음속에 가득 피어오르고 있었다. 가출 청소년.

 

"세훈아! 세훈아! 오세훈!"

누나는 초능력이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해?

"오세훈!!"

 

산에 커다란 화재가 일어났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때마침 청소년이 화재현장에 아주 가까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화재의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는 가운데 첫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뉴스는 전했다. 여자는 서둘러 전단지를 돌리다말고 화재가 일어난 산 으로 향했다. 아주 가까운 자신도 잘 알고 있었던 산이었다. 살아생전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들여있는 곳이었기에 더욱이 생생했다. 산은 처참했다. 사체를 처리하기 위해 경찰들은 분주한 듯 했다. 그녀가 울부짖으며 세훈을 부르짖었다. 자신의 소리가 메아리되어 돌아온다. 하지만 세훈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경찰들은 낯선 여자의 등장이 껄끄러웠다. 미친 듯 울부짖는 그녀를 막기에 분주했다. 그런 그때였다. 여자의 눈에 낯선 무언가가 지나가버린다. 여자는 굳은 표정으로 멍하니 그 곳을 응시했다. 분명한건 사람이었다. 낯선 물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세훈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누나.

 

나도 초능력이 있으면 우리 가족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세훈아, 초능력 이야기 그만 좀 하면 안돼?

그래도 누나. 재밌잖아, 꼭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고.

세훈ㅇ

누나 나 학교 갔다올게!

 

넌 무언가 많이 이상했어. 의미모를 말들만 읊조린 채 그렇게 내가 하지말라고 했던 모든 말들을 종종 나를 놀리는 듯 하곤 했지.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의한 트라우마가 아닐까라고도 생각했지만, 그건 꽤나 심각했고 그 이상이었다. 여자는 결국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린다. 하얀천이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자애에게 덮여진다. 울부짖을 힘도 이제는 남지 않았다. 난, 난 어떻게 해야돼 세훈아. 만일 저 천 밑에 있는 사람이 너라면. 너밖에 안보고 너만 바라보고 산 네 누나는? 결국엔 참고 있었던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투툭. 정수리 부분에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져 이내 후두둑 쏟아져내렸다. 비였다. 쎄한 공기를 제압하려는 듯 비가 내렸다. 그때 챙 - 하는 소리와 함께 또 다시 허공을 가르는 무언가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홀린 듯 그 자리에서 일어나 물체가 사라진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더니 이내 내달렸다. 이봐요, 아가씨!위험해요!

 

세훈아. 나는 네가 아니였음 좋겠어.

자기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죽었다는 생각 안했으면 했어.

 

사정없이 여자는 수풀을 헤쳤다. 검은 물체는 점점 더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눈 앞에 아른 거리는 검은 물체에 홀린 듯 손을 뻗으며 그녀는 자신의 몸에 생채기를 내는 줄도 모른채 그렇게 걸음을 옮겼다. 아닐거라고 아니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결국에는 한 여자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비로 인해 한껏 젖은 몸은 축축하기 짝이 없었으나, 그런 거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세훈아. 세훈아. 세훈아 아니야. 너 아니야 여자가 홀로 걸음을 옮기며 비틀비틀 걸음으로 중얼거렸다. 아니지, 그치?  검은 물체는 더더욱 가까워졌다.

 

 

"세훈아."

 

그녀는 세훈일지도 모르는 검은 물체에 가까이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씨익 미소를 지은 그녀의 모습은 한껏 야위어져 있었고 초췌하기 짝이없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처럼 그렇게 안쓰러웠다. 그녀는 세훈아라고 부르며 천천히 검은 물체에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치직 하는 소리와 함께 시야가 곧 불투명해졌다. 뭐지, 뭐야. 비가 그쳤다.

 

 

세훈아.

누나, 초능력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해?

세훈아.

난 그렇게 생각해.

세훈아

 

돌아갈거야 돌아갈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 복잡하게 자신을 감싸는 수많은 기억들. 그리고 자신을 언제가부터인가 기다리고 있었던 검은 물체 아니 그림자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 그림자를 잡기 위해 손을 뻗은 그녀는 홀린 듯 그렇게 앞으로 점점 걸음을 옮겼다. 그 끝은 절벽인지도 꿈에도 모른채, 의미없는 허상을 바라본 채 그녀가 미소를 지었다. 세훈아. 세훈일거라고 굳게 믿고 있던 그녀는 눈을 감았다. 이제 나도 엄마랑 아빠 있는 곳으로 가는 거야? 그녀가 되물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공허한 하늘이 소리쳤다.

 

 

아니.

 

 

 

그 대답을 들은 그 순간 정신을 차린 모양인지 그녀가 눈을 떴을땐, 이미 절벽에 제 몸을 맡긴 뒤였다. 소리를 지를 힘 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여자가 절벽 속으로 사라졌다. 여자가 사라진 절벽의 끝에는 여자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단조로운 한 글자만이 남아 있었다. 삐뚤삐뚤한 글씨로 쓰여져 있는 글자, 그 글자의 의미는 단순했다.

 

 

 

 

MONSTER

: 괴 물

 

 

그것을 믿어?

 

.

.

.

.

.

 

 

 

사브작 사브작 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누군가가 옆에서 무언가를 하는 지 일정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후로는 살랑이는 바람이 불어와 내 머릿결을 가득 괴롭힌다. 묘한 숲의 냄새가 이번에는 코끝을 살살, 그리고 얼마안가 정신을 차려 눈을 뜨자 뿌옇게 시야가 물들여진다. 숲의 가운데 햇살이 나를 여실히 비추고 있었다. 갖은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떴을땐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불이 나 잔뜩 망가진 숲속도 비에 젖은 찝찝한 몸도 절벽도 아닌 평지의 숲이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이게 대체-

 

 

 

 

"이제 가자."

"........"

"뭐야, 너. 그새 잠들었던 거야? 대단한 잠보납셨다니까. 진짜."

"........."

 

 

빨리 안가면, 포트 선생님이 또 우리 학점 깎으려 들거야.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뒤이어 들려와 내 머릿속을 사정없이 헤집었다. 그러니까 대체 이게 뭐지? 상황은 내 머릿속으로는 감히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꼬여있었다. 일전에도 나를 알고 있었던 사람마냥 나를 부르며 친숙하게 대하는 내 앞에 있는 키 큰 남자와 남자에게서 나오는 낯선 단어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나무에 기댄 채 남자를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뭐하고 있어? 왜 그래? 악몽이라도 꾼 거야? ... 악몽? 그럼 세훈이가 죽은 것도, 절벽에서 떨어진 것도, 비가 내린 것도 그 모든 일들이 악몽이었단 거야? 그때 지끈 거리며 두통이 일렁이자 나는 옅은 신음을 내뱉으며 이마를 짚었다. 남자가 다가와 물었다.

 

 

"괜찮아?"

"...당신 누구야."

"....뭐? 왜 그래, 너."

".........."

"추워? 감기걸렸냐, 또 -"

 

 

가만 있어봐. 남자는 내 물음에도 전혀 당황한 기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만히 있어보라며 한껏 씩씩 거리고 있는 나를 진정시키더니 이내 - 남자의 행동에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온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는 나를 향해 남자가 행한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제 손을 내 앞으로 뻗더니 눈을 감은 채 무어라 홀로 중얼거렸고, 화륵 불길이 일렁거렸다. 나는 꺄악 하며 소리를 치며 필사적으로 그곳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쳐댔다. 손에서 불이, 불이 일렁거렸다. 그것도 순식간에. 그것은 마술이 아니었다.

 

 

 

 

"야, 왜그래? 너 어디 아파?"

".....아니야."

 

 

곧 그의 눈이 자신의 손에 있던 불 마냥 반짝 붉게 물들여졌다. 낯선 남자는 나를 향해 당황스럽다는 듯한 눈빛을 보내왔다. 이곳을 벗어나야만 했다. 아니야. 이 곳은 아니야.

 

 

 

"야, 어디가! 그쪽으로 가는 거 아니야!"

"........."

 

 

누나, 초능력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해?

 

 

 

나는 손을 이리저리 살폈다. 나무들로 인한 상처도 어느하나 난곳이 없었다. 뒷걸음질을 치는 발도 멀쩡했다. 하지만 여전히 모든 건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딱 하나.

 

 

 

 

 

[EXO] R u l e r : M O N S T E R. 00 | 인스티즈

 

 

 

 

나는, 이곳에서 괴물을 보았다.

 

 

 

 

 

 

.

.

.

.

.

 

 

 

 

Ruler 지배자라는 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스토리를 정리하자면, 하루아침의 여주의 동생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절벽에 떨어진 여주가 눈을 떠보니 보인 것은 괴물(=찬열). 세훈이가 남긴 쪽지에 적혀 있었던 그 말입니다.

조금 유치한 감이 있어도 너그러이 봐주시기를 바라며,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아 모쪼록 잘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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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8.167
헐 진짜 재밌어요!! 초능력물 사랑하는데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1
오오!! 초능력 판타지 좋아여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하고 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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