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세훈이 번호를 받으려고 받은게 아니였어.
그리고 누가봐도 장난으로 체크한거라 점수 신뢰도도 없고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선배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연락해보라고 번호를 준거야ㅠㅠ
다음 행사 때 나 빼준다고 꼬드긴 것도 있음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번호를 받았지.
전편에도 말했듯이 난 권력의 노예니까 엉엉ㅠㅠ
처음에 어떻게 연락해야할지 몰라서 고민하다가 3일이 지났어
그렇게 연락 한번 못해보고 주말을 보냈지
월요일에 학교를 갔는데 친구가 묻는거야.
"니 아직 세훈이한테 연락 안해봤나?"
"ㅇㅇ. 수줍어서 아직 못하겠음"
얘가 그걸 어떻게 아냐면 종인이 있잖아. 세훈이 친구
얘가 오세훈이랑 검사지에 똑같이 해서 내가지고 내 친구한테 번호가 넘어갔거든.
얘는 번호 받자마자 연락을 했나봐.
활발하게 카톡하다가 오세훈 이야기가 나와서 이러쿵 저러쿵 걔는 아직 연락안왔쿵 된거임
근데 난 이때 얘가 알고 모르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연락해야하는가가 제일 중요했음ㅠㅠㅠ
중간고사 끝난지 얼마됐다고
흐엉ㅇ유ㅠㅠㅠ
"ㅠㅠ미치겠다. 연락 어떻게 하냐ㅠㅠㅠㅠ 아 진짜 모쏠 티냄"
"야. 그냥 카톡해ㅋㅋㅋㅋㅋ뭐 작업하려고 번호 딴것도 아니고
상담인데ㅋㅋㅋㅋ 목적에 충실하셈"
???????
ㅋ..작업...ㅋㅋㅋㅋ
ㅋㅋ..상담...ㅋㅋㅋㅋ
ㅋㅋㅋ..목적...ㅋㅋㅋㅋ
맞네. 존나 맞는 말이잖아??????????????????????
쳐맞는말!!!!!!!!
자기는 카톡으로 김종인한테 꼬리쳐놓고ㅠㅠㅠㅠ
나한테 저따구로 말하는거임
나중에 일어난 일이지만
난 저 친구와 엄청나게 큰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여튼 그날 드디어 마음을 먹고 세훈이에게 카톡을 해봤어.
일교시 수업이였는데 수업 시작하기 한 10분전에 보냈었어.
[안녕, 세훈아.
나는 그때 오징어대학 심리학과
징징동아리에서 심리검사해준 나징어 누나야.
그날 너가 한 검사 결과 때문에 카톡했어.
이야기를 좀 해야할거 같은데
카톡 할수 있니?]
라고..
세명의 친구들을 동원해서 보냈어
그리고 그때 세훈이의 카톡 프사는....
..
멋짐이...
....
....
폭팔하긴 개뿔
ㅠㅠ
없었어 프사
ㅠㅠ
지금도 없음
그렇게 카톡을 보내고!
수업이 시작됐지.
그리고 끝났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폰을 들어 확인했어.
[아 안녕하세요ㅋㅋㅋㅋ]
[근데 그때 저 장난으로 한거 아시잖아요]
[이렇게 연락할 필요 없을거 같은데]
응?
뭐지..
카톡에서부터 느껴지는
이 거대한 장벽은..?
사실 이때 많이 당황했고 상처 받았어ㅠㅠ
진짜 사람 무안하게 만드는게 딱 밥맛이였음.
그래도 참고 다시 답장을 보냈지.
[내가 그때 말했잖아.
검사 그렇게 대충하면 나중에 연락 갈거라고.
그러게 왜 대충했니ㅠㅠ]
저 뒤에 붙은 ㅠㅠ는
왜 대충해서 날 이렇게 힘들게 하냐는 ㅠㅠ였음.
그리고 이건 나중에 훈이한테 들은 저때 상황이야.
그때 그 시각 세훈이는..
"야. 김깜."
"엉?"
"넌 그때 그 검사해준 누나한테 연락 왔다 했지?"
"ㅇㅇ 카톡함. 고딩이랑 느낌 완전 다르다ㅋㅋㅋㅋ"
아니 분명 김종인은 이틀전부터 연락와서 재미나게 카톡하는데
왜 나는 아직도 연락이 없지.
첫눈에 반했다거나 관심있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김깜이랑 나랑 똑같이 했는데 나만 연락 안오니까 기분이 이상하잖아ㅋㅋㅋㅋㅋ
"난 아직도 안옴. 뭐지. 내 무시하는 건가"
"헐 아직도? 내가 누나한테 물어볼까ㅋㅋㅋ
이 누나랑 친한거 같던데."
"됐다. 볼일 없음. 니처럼 안귀찮고 좋네"
"미친놈. 괜히 나한테 지랄임. 이 엉아는 모범생이라 교과서 빌리러감. ㅃㅃ"
"ㅇㅇ"
김종인 책 빌린다고 옆교실가고
난 수업 얼마 안남아서 그냥 한숨 자려고 엎드렸음
그렇게 꿀잠을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징-'
누가 또 쿠키런 하트 보냈나 싶어서 확인했는데
그때 그 누나였어
프사보고 알아챘지
날 무시한게 아니라는 생각에 잠깐 기분이 좋았는데
갑자기
나도 모르게 막 심사가 뒤틀리는거야
그리고 그날 검사 대충하지 말라면서 면박(면박이 아니라 그냥 말한건데 얘가 이딴식으로 표현함)주던 것도 생각나고 그래서
[아 안녕하세요ㅋㅋㅋㅋ]
[근데 그때 저 장난으로 한거 아시잖아요]
[이렇게 연락할 필요 없을거 같은데]
이렇게 보냄.
사실 이렇게 보내놓고 엄청 후회함.
그리고 김종인이 왔길래 보내주니까
"ㅋㅋㅋㅋㅋ모쏠 티냄??ㅋㅋㅋㅋ
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세훈이 드디어 여자랑 카톡하나했는데
이렇게 철벽을 치는구나"
그렇다.
우리 세훈이는 모쏠이였던 것이였다!
그렇게 우린 5개월 후 모쏠 커플이 되었습니다.
끗.
이 아니라
이미 보낸 카톡을 주워 담을 수도 없는 터라
수업 시간 내내 답장을 기다리며 불안에 떨었다고 본인이 말함.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그래도 답장이 오지않는 핸드폰을 보고
만약 답장이 온다면
조금더 정성들여 답해주리라 마음 먹었어.
이 이야기 들을 때가
작년이였는데
그때 이거 듣고 얘가 그렇게 못된 애는 아니구나ㅇㅇ라고 생각했었음
2교시가 문학이였는데
수업 시작하자마자 바로 잠이 쏟아져서 꾸벅꾸벅 졸고있을 때 였어.
'징-'
졸던 세훈이는 진동 한번에 바로 눈을 떴지.
제발제발하는 마음으로 카톡 창을 여니
[내가 그때 말했잖아.
검사 그렇게 대충하면 나중에 연락 갈거라고.
그러게 왜 대충했니ㅠㅠ]
라고 다정한 말투(얘는 아직 저 ㅠㅠ의 의미를 모름)로 답장이 와있었어.
솔직히 좀 웃기긴 한데ㅋㅋㅋㅋㅋ
저 때부터 좀..
마음이 생긴거 같기도 하고
다정하게 답장 해줘야겠다고 생각하긴 했음.
그리고 다시.....
내 상황으로 턴ㄴㄴㄴㄴ백ㄱㄱㄱㄱㄱ
얘가 분명 내 카톡을 읽었어.
왜냐면 1이 사라졌거든.
한 20분의 텀을 두고 답장이 옴.
[아 아깐 너무 막 보내서 죄송해요.
저 지금은 수업이구요. 좀있다 점심시간에
전화 연락 해도 될까요?]
올ㅋ
정중하게 온 톡을 보고 열심히
음. 점심시간이 언ㅈ
라고 치고 있었는데
톡이 하나 더왔어
[아 근데 딱딱하게 존댓말 하지말고
말 놓자, 누나]
-
저 같은 찌랭이도 암호닉이라는 것이 생겼어요!
[헤헤햏][피씨와이]
세훈이가 초반에 자기도 모르게 철벽을 좀 칠거에요 사실 징어도 좀 칩니다
하지만 그런건 웬만하면 다 뛰어넘고 얼른 전개 시키겠습니다.
왜냐면 그 동안의 일들이 다 기억나는 것도 아니고ㅠㅠ 계속 그런 것만 쓰면 지루하니까요ㅠㅠ
어여 러부러부로 돌아설테니 잘 봐주세요!
그럼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양은 어떤가요?ㅜㅜ너무 적나요? 의견 좀 주세요ㅠㅠ 처음 쓰는거라 양조절이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