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 현아!!! 문 좀 열어다오. 현아!!!!”
형색을 보오하니, 꽤나 이름있는 집안의 자제였다.
젊은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셔 높은 자리에 빨리도 올랐다던 양반집 사람이었다.
찬열은 미간을 좁혀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임가네.. 임가네.. 누구였드라,, 임가네 첫째아들 이던가..’
“날,날좀 봐다오!! 내 너를 위해 그 많던 재물도 돈도 명예도 다 모든걸.. 내려놓고 왔다..!!
내, 어린나이에 혼사를 치뤘지만 결코 원치않은 결혼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이렇게!!! 부인도 버리고 왔지 않느냐..!!! 내 너 하나를 위해!!!!“
하늘에 머리닿을 듯 높은척 해대던 그 양반이 저리도 추태를 부리는 꼴이
여간 우습지 아니했다. 혀를 끌끌차며 보고있던 중에
열리지 않을 듯 싶던 화려한 문양이 박한 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그러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아니면 저 문 너머 내가 밟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건지, 꽃잎들이 살랑거리며 문을 통해 꽃처럼 예쁜 무언가가 나올것이라는
암시라도 하는것인지 미동없던 하이얀 벚꽃나무들이 흔들렸다.
이윽고 누군가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도련님, 왜이러시는 지요. 대체, 제가 무엇을 했단 말입니까.”
찬열은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그 사람, 아니 그 무엇이라고 해야할까.
사람이라고 하면 그토록 아름다울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고 아니라고 한들 무엇일까.
임가네 도령조차 이미 구면일 얼굴일텐데, 그 얼굴을 넋나간 듯 보고 있다.
“..현아! 그 무슨 말인게냐. 분명, 분명 내 얘기도 들어주고! 나에게 미소를 흘렸지 않느냐?”
“....그건 그냥 웃은거고, 도련님이 얘기하시니, 들은거 뿐이지 않습니까. 여기서 이러지말고
빨리 댁으로 돌아가시지요.“
‘아 알겠다. 그래 그랬다. 저 멍청한 양반 지 혼자서 오해를 산거네..!’
왠지모를 안심을 느낀 찬열은 현이라는 사람에게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조곤조곤 얘기하던 현도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는지 말투가 곤두서기 시작했다.
“그, 안된다! 그럴순 없지 않느냐! 이제와서 그 무슨,”
“장난하십니까? 아니라고 했잖습니까, 아 진짜 성질 돋게 하네. 아니라고 니 혼자 오해한거라고. 멍청아.”
찬열은 벙쪘다. 그 이쁜입에서 저리도 모난 말이 나올줄이야,
그래도 이쁘다고 생각한 찬열이었다.
갑자기 찾아온 도령의 행패에 당황한 백현. 그는 사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속에 처갓집을 구해 친구들과 같이 지내고 있던 여우였다.
여우라고 해봤자 전설속의 구미호랑은 다른 별개의 것이었다.
주식은 사람의 간이 아닌 곡식과 채소, 육고기 등 사람이 먹는 것과 똑같았고,
자는 것 먹는 것 살아가는 것까지 똑같았다. 그저 다름이 있다면,
백현이 입고있는 두루마기 안의 꼬리. 그 뿐이다.
평소에도 성깔있는 백현은 자신의 앞에서 쩔쩔매고 있는 도령이 너무나 귀찮았다.
말도 안되는 오해를 한 도령이 짜증나 욕한바가지를 퍼부어 줄 참이었다.
“거 참, 아니라잖소. 임도령 집안일로 꽤나 바쁠터인데, 돌아가시오."
큰 키에 고운 옷을 두른 사내는 찬열이었다.
보다못한 찬열이 나선 것이다.
호남형의 얼굴에 묵직하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사내를 보고
쫌 멋잇네.. 라고 생각한 백현은 인상을 써 주름잡힌 미간에
표정을 풀고 이쁜척을 한다. 천생 여우란게 틀림었음 이라.
임도령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갤 들어 얼굴을 확인하더니, 사색을 하고는
헐레벌떡 뛰어갔드랬다. 그 점에 의아한 백현이지만, 자신은
앞에 선 미남이 궁금했다.
“...누구신지. 일단 감사합니다. 가라고 해도 가질 않으니 원.”
“다 들었다. 그리 말투가 고운 편은 아닌듯한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
백현은 그제서야 도령에게 내뱉은 말이 후회됬다.
‘아 조금만 너그럽게 말할껄. 고상하게 말할걸..’
“아 그러세요? 댁은 누구신데 참견이신지. 차림새는 여행자는 아니온데, 저희 집엔
먹을 것도 묵을 곳도 없으니 돌아가시지요."
“내가 도령도 쫓아줬는데 이런 푸대접이라니, 너무 하지 않소?”
“누가 살려달라고 빌기라도 했다는 듯이 말하네. 그 쪽이야말로 오지랖이 넓은건 아니신지요?”
이미 자신의 성깔을 알아버린 미남에게 더 이상의 내숭은 떨지 않기로 결정한 백현이다.
“현이라 했나..? 이름은 좀 알아야하지 않겠나. 그대같은 미인은 내 본적이 없어서 말이지.”
백현의 날이 선 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능글맞은 찬열은 이대로 가기는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이름이라도 알려달라 졸랐다.
“백. 현.입니다. 백현. 아셨으면 가시지요. 계속 이렇게 있으시면 아까 그 임도령과 다를 바 없는거 아세요?”
“백현. 이름까지 이쁘네. 내 나중에 이 은혜에 대한 보답 받으러 오겠네. 또 보지.”
"아, 뭐래."
궁시렁대며 문을 닫은 백현에 그제서야 흔들던 손을 내리고 심장을 움켜쥐었다.
‘아.. 심장아.. 진짜 이쁘네. 뭐 저리 이쁘냐. 사내새끼가 저리 이뻐도 되는거냐고.'
자기도 모르게 나섰던 찬열은 자책하면서도 얘기라도 나눠본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찬열은 멋있어 보이려 궁 안에서 쓰던 말투로 얘기했고, 위엄있는 척, 능글맞은 척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멋있는 척은 다 했다.
속은 어쩔수 없는 팔푼이 도련님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그냥.. 쓰다보니 병맛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진지물보다는 그냥 이런게 좋아섷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