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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밤의노래 전체글ll조회 2382l 1

 

 

 

 

 

그를 상담하고, 관찰하고, 설득하는 날수는 벌써 한달을 넘어가고 있었다.

 

[iKON/바비준회] LSD 20g | 인스티즈[iKON/바비준회] LSD 20g | 인스티즈

 

[바비준회]

 

LSD

20g

 

 

김지원. 그의 이름은 김지원이었다. 이곳에서는 그 이름보다 바비라는 이름이 더 유명했지만 나에게 그는 줄곧 김지원이었다. 그리고 그는 마약쟁이다. 마약에 모든 재산을 쏟아부어버린 바람에 지금은 무료치료병원에, 재활센터에 갇혀버린. ...나는 구준회이다. 마약중독 관련 심리 상담가. 그리고 김지원을 관찰하고 있다. 그는 다른 마약쟁이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 입에 게거품을 물고 약을 달라 소리치는 멍청이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소리다. 바비, 하고 불러 세우는 환자들에게 여유롭게 웃어보이는 그 모습을 볼 때면 그것은 더욱 확실하게 느껴진다. 마치 약을 무기로 든 채 모든 군중들을 협박하는 왕이라도 되는 것 같다. 모든 환자들 머리 끝에 서있는 왕.  그가 마약을 파는 쪽에 있었기 때문일까. 나는 가끔 엘에스디 이십그램, 하고 덤덤히 말과 약을 건넨 후 씩 웃어보이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그를 관찰한 날수는 한달을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점점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껴가고 있었다. 마치... 환자들 위에 있는, 그가 앉곤 했던 그 왕좌가 내 머리 위로 옮겨오는 듯한 느낌. 그니까, 맹수의 눈빛을 숨기고 있는 듯한 그의 눈빛, 발톱을 숨기고 앉아서 제 앞에 있는 먹이의 춤사위를 여유롭게 구경하는 듯한 그의 태도, 그 앞에서 내가 엘에스디 이십그램, 하고 말 할 것만 같은 느낌이 자꾸만 든다는 것이다. 풀린 눈으로 그의 이름을 부를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것도 김지원이 아닌, 바비, 로.

 

 

 

"약은?"

 

 

 

아침 식사를 가져다 줄 때면 그는 인사도, 내 이름도 부르지 않는다. 그저 약은, 하고 간단히 물어 볼 뿐이다.  나는 대답대신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손에 들린 서류를 훑어 보는 시늉을 한다. 그러면 종이 위로 넘어오는 바람 빠진 웃음소리. 다시 그를 쳐다보면 그는 소리 없이 큭큭거리며 웃고 있다. 휘어진 눈꼬리, 개구쟁이처럼 벌어진 이. 이미 약을 한 주사 맞은 듯한 사람의 모습이다. 나는 왠지 모를 소름이 돋아 식사를 놓고 그의 방을 나온다. 야, 구준회! 하는 그의 목소리도 나를 따라 나온다. 그가 내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며칠 전이었다. 평소처럼 그의 하는 꼴을 관찰하고선 보고서에 '아직 제정신이 아님' 을 익숙하게 적어 넣고 있었을 때였다. 준회 씨, 구준회 씨, 여기 좀 와봐요. 저 멀리서 불려오는 소리엔 내 이름이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내가 네, 가요, 하고 대답하자 김지원이 나에게 물었던 것이다. 네 이름이 구준회야? 하고. 나는 내 이름을 소리치는 저 짐승같은 목소리에서 한참을 벗어난 후 보고서에 이렇게 적었다. '아직 치료가 더 필요해보임.'

 

-

 

 

 

"준회 씨! 아악, 이거 놔요! 준회 씨!"

 

 

 

오늘 아침의 일이었다. 회진을 돌고 있는데 (나는 의사는 아니지만 환자들의 상태를 살피는 것을 '회진'이라고 불렀다.) 저 멀리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복도 제일 끝에서 였다. 빛이 가장 안 통하는 그 방에서였다. ... 그 방은  김지원이 있는 곳이었다. 가까이 가보니 쇠창살 사이로 삐져나온 손이 여자 상담사의 머리칼을 휘어 잡아 당기고 있었다. ?. 이상하게 그의 손 같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이 센터에 들어와서는 한번도 사고를 친 적이 없었던 그였기 때문에. 나는 순간 방이 바뀌었나하는 착각도 일었다.  하지만 쇠창살 사이로 보이는 그의 눈빛. 차갑고도 가라앉은 맹수의 눈빛을 보고선 아, 김지원이구나, 나는 새삼 깨달았다. 손에서 머리카락이 빠져나간 후로도 그는 무언가 부족한 사람처럼 손을 계속 휘저었다. 여상담사는 머리가 아파 죽겠다고 엉엉 울어댔다. 나는 대충 그 여상담사에게 월차를 내주어 보냈다. 그리고 오늘 상담은 힘들겠구나, 본능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풀어."

 

"김지원 환자."

 

"bitch."

 

"...김지원 씨."

 

"asshole, screwball, prick, what..."

 

 

 

그는 중얼거리며 욕을 뱉더니 머리가 아픈 듯 얼굴을 찡그렸다. what...the fuck. 정적. 유난히 오늘 그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왜일까. 좁은 상담실 안에 쇠사슬소리만 날카롭게 울렸다. 아침에 왜 그랬어요? 겨우 정적을 깨고 내가 묻자 그는 고개를 확 들어 나를 마주했다. ...와, 그 심연. 발끝부터 전율이 일었다. 확실히 그는 평소와 달랐다. 나사하나 빠진 사람처럼 웃던 그의 모습은 이제까지 다른사람의 흉내를 냈던 것일까. 지금 마주하는 그의 모습이 진짜 그의 얼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은? 하고 묻던 아침의 가벼운 인사처럼 그가 말했다. 준회야, 약 없냐? 하지만 그의 얼굴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앞에서 평소처럼 서류를 둘러보는 척, 할 수가 없었다. 왠지 긴장을 풀면 목덜미를 잡아 뜯길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오늘 왜 그랬어요, 내가 다시금 묻자 그는 눈을 형형히 뜨고선 대답했다. 아니, 대답이라기 보다는...

 

 

 

"뒤지기 싫으면 약이나 내놔 개새끼야."

 

 

 

그리고 계속 이런 식이었다. 상담 중 그는 모든 묻는 말에 대답은 해줬지만 말끝에 계속 욕이 붙었고 특정한 약 이름을 중얼거리며 계속 나열했다. 확실히 그는 모든게 나빠져있었다. 그가 이곳에 처음 온 날과 다르지 않았다. ...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손끝을 살펴보았다. 그가 처음 온 날, 저 손에는 작은 칼날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같은 저 형형한 눈빛을 띄고 제 팔목을 붙잡는 모든 것들에게 칼을 휘둘렀었다. 치명상이던 찰과상이던 신경쓰지 않았다. 오로지 광기, 뿐이었다. 김지원은 제 손에 내 시선이 닿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듯 씩 웃어보였다. 열 손가락을 모두 장난스럽게 움직여 보였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는 기분. 상담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준, 회."

 

"...."

 

"기분 탓인가?"

 

 

 

너 약 필요하지 않아? 나처럼.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나를 붙잡았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에 이 공간이 얼마나 좁은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 방에는 그와 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한달 전부터. 하지만 이제야 이 방이 이렇게 좁아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 좁은 방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마치 사자나 호랑이 발톱에 발목을 찢긴 초식 동물이 된 기분이었다. '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던가 상담자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그 날 상담은 끝내지 마세요. 그게 실마리입니다.' ...젠장. 김지원은 이 규칙을 알고 있을까? 나는 어쩔 수 없이 그의 키득거림 사이에 다시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그와 마주친 눈빛에는 꽤 흥미롭다는 감정이 담겨있었다.

 

 

 

"니가 내 손을 보니까 생각났잖아."

 

 

 

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식간이었다. 쇠사슬, 의자와 책상, 천장이 차례로 보이더니 마지막으로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바로 그의 웃는 얼굴이었다. 상황 파악이 되기도 전에 그는 말했다. ...여기 처음 온 날. 등허리가 둔탁하게 아파오고 차갑게 숨이 막혀왔다. 더듬거리는 손으로 목을 짚어보자 쇠사슬의 한기가 느껴졌다. 그제서야 되는 상황파악. 김지원이 내 위에 있었고, 제 손에 걸린 사슬로 내 목을 조이고 있었다. 내 머리 양 옆에는 그의 손바닥이 바닥에 닿아있었다. ...숨이 막힌다. 그 때, 나도 널 봤거든. 그는 재미난 이야기를 하듯이 떠들어댔다. 애 같으면서도 어른인척 하는게, 귀엽더라. 사실 그 때 생각한게 있는데 넌 모르는게 재밌을 거 같기도 하고. 사실 어제 약이 다 떨어졌어. 내가 놀란 눈을 떠보이자 그는 킥킥 웃었다. 아, 몰랐어? 한달동안 몰래 가져온 걸로 버틴건데. 어딨었냐고? it was in my peacock. maybe you think how it could be. but...such a bitch, it is so easy! 몽롱해지는 정신사이로 그의 웃음소리가 흘러들었다.

 

 

 

"놔, ...아윽."

 

 

 

숨이 하도 막히는 탓에 그를 밀어냈지만 오히려 그건은 그의 흥미를 끄는 행동이 되는 것만 같았다.

 

 

 

"그거 알아?"

 

"..."

 

"마약중독자들이 약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숨이, 계속 막힌다. 이러다 죽는건 아닐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처음에 김지원은 보통사람에 가까웠다. 성격 좋았고, 소리지르지도 욕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심 그의 상담자가 되고 싶었고, 실제로 그렇게 되자 조금 안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야 알았다. 내가 보통같다고 느꼈던 김지원은 사실 마약을 몸안에 집어 넣고 난 뒤의 모습이었던 것을. " 그 서류에 완전한 정상으로 치유됨, 이라고 써." 그리고 그는 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더 영리하게도 알고있었다. 준회야, 구준회. 여기서 나가면 나도 니가 원하는 거 줄게. 엘에스디 이십그램. 귓가에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가 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뇌로 들어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제는 무엇이 옳은것인지 그른 것인지도 구분하지 못할만큼.

 

 

 

"음. 섹스에 중독되는 건 싫은데, 왠지 괜찮을 거 같기도 하고."

 

"...으, 으으..."

 

"너는?"

 

"...놔, 아..."

 

"너는 어쨌든 여기서 날 빼주던가 감당하던가 해야 할거야."

 

 

 

잘 알아들었지? ...아, 힘조절 잘못 했다, 하는 그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내 정신은 끊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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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거 뒷얘기 없는거임??? 설정 진심 생선발리듯이 발린다ㅠㅠㅠㅠㅠ 진짜 취저ㅠㅠ 밥준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밥준은 진짜 이런분위기임ㅠㅠㅠㅠㅠ 뭔가 퇴폐적이면서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뒤에 더 이으실 생각 없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밤의노래
! 뒤에 이으고 싶지만 제가 워낙 곰손이라..8ㅁ8 노력해볼게요!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
헐 대박......진짜 대박...신알신 했는데요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86.235
헐 세상에 분위기 대박.....지원아..ㅠㅠㅠㅠㅠㅠ(무릎털썩)....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작가님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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