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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이재환] 봄이피다01 | 인스티즈

 

 

  

 

  

  

  

  

01 

 

 

 강의실 뒤쪽으로 들어서서 자리를 훑는 척하며 자연스레 그 애를 찾았다. 평소처럼 앞쪽 자리에 앉아 친구들과 떠들며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조용히 대각선으로 세네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가방에서 책과 필통을 꺼내며 강의실을 둘러보는 척 또 한번 슬쩍 그 애를 보았다. 모자를 쓰고 온 건 처음 본 것 같은데 흰 스냅백을 쓴 모습이 해맑은 웃음과 꽤 잘 어울려 나도 몰래 슬그머니 입꼬리가 올라갔다. 같은 과도 아니고 말도 한번 섞어본 적 없는 그 애를 이렇게 슬쩍 슬쩍 쳐다보기 시작한건 약 한 달 정도 된것 같다.  

 

 

그날은 교양 수업의 첫 오티날이었다.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이 단순한 흥미로 신청한 수업이라 같이 듣는 친구 없이 혼자였다. 오티는 대부분 일찍 끝나기 때문에 편하게 강의실 오른쪽 맨 뒤쪽에 앉아있었다. 어느새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강의 계획서를 나눠 주시고 계셨지만 새학기 첫 주의 들뜸 때문인지 여전히 강의실은 살짝 산만한 분위기였던것 같다. 그리고 그때 강의실 뒷 문이 조용히 열리고 누군가 들어오더니 강의실 왼쪽 맨 뒤로가 앉았다. 자연스레 눈이 가 고개를 돌렸고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있던 그 애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당황스러워 얼른 고개를 돌렸고 그 애 역시 다시 고개를 돌리는게 느껴졌다. 교수님은 간단하게 강의 계획만 설명하시고 수업을 끝내주셨다. 주섬주섬 가방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재환! 하며 부르는 소리고 들렸고 난 또 다시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애의 친구들로 보이는 무리가 첫날부터 늦었냐며 그 애를 둘러싸고 이야기중이었다. 그 사이로 그 애의 해맑게 웃는 얼굴이 보였다. 다 큰 남자애가 눈이 휘어지게 소리내어 웃는 모습이 조금 색다르게 느껴졌던것 같다.  

 

 

 

#(재환 시점) 

 

 

 첫 오티날 출석체크는 점수에 반영이 안되는 걸 알고 있었어서 여유를 부렸더니 조금 늦었다. 수업이 시작된것 같아 조용히 뒷문을 열고 들어가 강의실 왼쪽 맨 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같이 수업을 듣기로 한 친구들이 어디있나 고개를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다 똑같이 맨 뒷줄에 앉아있던 저 끝의 여자애와 순간 눈이 마주쳤다. 얼른 다시 고개를 돌려버리는 그애를 보며 보통 남자들이 관심있어하는 분야라 여자는 별로 없을 줄 알았던 교양수업에 홀로 앉아 있는 모습을 아주 잠깐 신기하다고 느꼈던것 같다. 짧게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가방을 정리하다가 힐끔 오른쪽을 보니 아까 그 아인 이미 갔는지 자리가 깨끗했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교수님은 중간고사 전에 조별과제를 내주겠다며 학생들을 한번 훑어보시더니 아무래도 여학생들의 수가 적고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테니 남학생 몇명과 여학생 한 명씩 조를 짜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조를 짜줄테니 자리를 이동해서 조끼리 같이 앉으라며 출석부에 적힌 이름을 차례로 불러주셨다. “4조는 김원식, 이홍빈, 이재환 그리고 이여름학생. 손들어서 얼굴 확인하고 모여 앉아요” 생각지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워 들었던 손을 내렸다. 이재환과 같은 조라고? 조금 떨어진 곳에 이미 같이 앉아있었던 이재환과 그 친구들 중 한명이 날 불렀다. “여기! 이쪽으로 와요”  내가 왜 이 교양수업을 듣는다고 했을까. 하필 혼자 듣는 수업에 그것도 나 혼자 여자인 조별 모임이라니. 천천히 일어나 이재환과 친구들이 앉아있는 곳으로 갔다. 자리에 앉는데 이재환과 눈이 마주쳤고 순간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끼며 고개를 숙였다. “어, 우리 자기소개 할까요?” 자신을 이홍빈이라 소개하던 아이는 이재환과 김원식, 자기까지 같은 학과 동기에 동갑이라고 하였다. 나도 과를 알려주었고 나 역시 동갑이라고 말해주었다. "아, 그럼 우리 말 놓을까요?" 이홍빈은 먼저 말을 놓자고 제안했고 나는 그러자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까지 아무말이 없던 이재환은 눈을 맞추며 "이름이 뭐라고 했지?" 라며 물었고 나는 작은 목소리로 그 애 얼굴을 보며 "이여름" 이라고 대답했다. 그에 이재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처럼 "이여름...이름 이쁘다" 라며 제 친구들쪽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그 모습에 또 다시 얼굴이 달아오르는것 같아 작게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럼 우리 번호 교환하고 단체 카톡방 만들까? 여름이 네 번호만 알려주면 내가 단톡방 만들어서 초대할게" 라며 이홍빈은 자기 휴대폰을 내게 내밀었다. 번호를 찍어 돌려주자 나중에 단톡방을 만들어 초대하겠다고 하였다. 그 뒤로 교수님은 조별로 인사가 끝난 조는 가봐도 좋다며 수업을 끝내주셨다. 주섬주섬 일어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 가방을 정리하며 갈 준비를 하였다. "여름아! 우린 먼저 갈게. 다음에 보자!" 라며 이홍빈은 강의실 앞쪽에서 큰소리로 말했고 고개를 드니 눈이 마주친 이재환은 살짝 웃으며 강의실을 나갔다. 이재환이 강의실을 나가자마자 책상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지. 그동안 슬쩍슬쩍 이재환을 쳐다보긴 했지만 서로 아는 사이가 된다거나 그런건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갑자기 이렇게 같은 조가 되어 조별과제를 해야한다니. 오늘 대체 몇번을 눈이 마주친거지. 그때마다 얼굴이 빨개져서 어쩔 줄 몰라했던것 같은데 날 이상하게 생각했으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렇게 조별과제를 하면서 어쩌면 앞으로 이재환과 친해질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살짝 웃음이 났다. 이 수업이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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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뭐죠 작가님... 왜이리 아랫배가 간질간질한지ㅠㅠ 설레 죽을것같네요 이런 글 너무 좋아요 좋아
9년 전
아이스라떼
헛 첫댓!! 글이 너무 비루한거같아 더이상 안쓰고있었어요ㅜㅜ
9년 전
독자2
비루하긴요ㅠㅠ 너무 재밌어서 3화까지 다봤어요! 이런 설레는 글을 많은 사람들이 못본다는게 아쉬울 나름..ㅠㅅㅠ 좋은글 감사드려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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