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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망했다. 망했어. 퉁퉁, 부은 눈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어제 집에 돌아와 윗집에 항의를 받을 때까지 엉엉 운 뒤에야 잠이 든 탓이었을까. 발갛게 부은 두 눈덩이를 보며 머리를 쿵쿵 쥐어박았다. 오늘이 공강 날이라 다행이지.. 공강날이라 다행이지.....? 어어?! 소개팅?!  

 

총알처럼 침대에서 튀어나가 핸드폰을 붙잡아 슬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슬기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버럭 ! 하고 와다다 물었다. 야! 나 오늘 소개팅인데! 눈 부었어! 완전 팅팅부었어 장난아냐! 나 오늘은 못만나는데 어떡해? 어떡하냐고! 라며 발을 동동 구르자 슬기가, 뭐? 눈이 부어? 왜?라며 반문한다.  

 

 

"왜기는, 어제 손나은 얘기 했다가 도경수한테 진짜 완전 혼났어, 그래서 집에 가서 질질 짰더니 , 눈이 붕어눈이... 여보세요?" 

 

 

"집에 가서 울었더니, 눈 부었어?" 

 

 

"어어...? 도경수?!" 

 

 

 

이쯤에서 에에?! 하면서 리액션을 해줘야 할 수화기 넘어의 슬기가 어쩐지 잠잠해서 전화가 끊겼나 싶어 여보세요? 라고 묻자 중저음의 경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슬기 전화번혼데 왜 경수 목소리..아, 둘 다 지금 학교겠구나.  

 

 

 

"너 또 소개팅 하냐." 

 

"...응" 

 

"하지마" 

 

"..어? 왜?" 

 

"안하면 내가 선물 사줄게." 

 

"...화풀렸어?" 

 

"아니." 

 

 

에이. 확 누그러진 경수의 목소린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다는 대답에 어리둥절 했다.  

 

 

"...?" 

 

"소개팅 안하면, " 

 

"어?" 

 

"화 풀게" 

 

 

 

180 경영학과는 아깝지만, 도경수가, 변백현이. 나한테는 훨씬 소중하니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응, 알았어 하고 보이지 않는 경수에게 고개까지 힘차게 끄덕이며 대답하자 수화기 넘어 경수의 웃음소리가 옅게 퍼졌다. 근데 도경수가 소개팅을 싫어하던가? 백현이는 원래 나보고 소개팅만 주구장창 보지 말라고 한다지만, 경수는 왜? 그렇게 의문을 가진채. 전화를 끊었을까, 다시 슬기의 번호로 전화가 왔다.  

 

 

"뭐야 너? 소개팅 안할거야?" 

 

"경수가 하지말라는데 뭐, 그냥 안 하지 뭐. " 

 

"...야," 

 

"왜?" 

 

"너 나랑 당장 좀 만나자. 할 얘기 있어" 

 

"에? 나 붕어 눈이야!" 

 

"모자쓰고 나와, 나만 볼건데 뭐. 그냥 얼른 튀어나..아니다, 내가 너네 집으로 갈게." 

 

 

 

그렇게 어리둥절 한채로 전화를 끊은 지 10분만에 슬기가 우리 집 초인종을 눌렀다. 학교에서 우리집까지.. 30분인데 

 

 

슬기는 우리집 문을 다소 박력있게 열더니 의외로 차분하게 제 클러치를 우리 집 소파에 내려놓고, 거실 한가운데에 다소곳이 앉아 제 앞자리를 툭툭, 쳤다.  

 

"어여 앉아" 

 

"...?" 

 

"무슨 사이야. 뭔 사이야 니네" 

 

"?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 변백현, 너랑 무슨 사이야" 

 

"백현이?" 

 

 

슬기가 어디 아픈가. 대뜸 우리 집에 찾아오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백현이랑 무슨 사인지 묻는다. 뭔 사이긴 뭔 사이야. 친구지. 친구사이.  

 

 

"친구지. 너, 어디 아ㅍ..?" 

 

" 걘 너 친구 아냐."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는 슬기였다. 친구 아니라고? 슬기가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한 모양이다. 백현이가 장난을 많이 쳐서 그렇지. 우리 둘을 엄청 아끼는데.뒷통수라도 칠 거라고 생각한건가. 별일 아닌거 같아 헛웃음을 지며 대답하려는데, 슬기의 말에 말문이 탁 막혔다. 

 

 

"걘 너 여자로 봐. " 

 

"..뭐?" 

 

 

생전 처음 듣는 소리였다. 눈치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 편은 아닌 나였다. 누가 나를 좋아한다면 귀신같이 알아채 피하는 거에는 도가 텄다. 그래서 애들이 나보고 짝사랑 탐지기라고도 했었다. 절대 아니다. 한번도 백현이가 날? 그런 오해도,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대학에 들어와 가장 처음으로 친해진 친구고, 그 이후로도 걔가 나를, 이라던지 내가 걔를, 뭐 그런 감정은 한번도 느끼질 못했다. 그래서인지 와닿지가 않았다. 뻥, 슬기가 오버하는구나.  

 

 

 

 

"뻥치지마, 내가 몰랐을리가 없…" 

 

"젤 친한 친구로서의 우정으로 인식했으니까 모르지. " 

 

"어…?" 

 

"처음부터 여자였으니까, 쭉 여자로 대한건데. " 

 

"…" 

 

"넌 그게 친구로 대한거라고 안거지. 한번도 태도가 변한 적이 없으니깐 안 좋아한다고 안거지. " 

 

 

나를? 처음부터? 여자로? 아니, 아니야. 아닌데. 그럴리가 없다. 지나치게 신빙성이 없는 말이라 꼭 넌 용왕의 딸이야! 라는 듯한 말을 들은 거 같이 통 믿기지가 않았다. 아니야. 조금이라도 날 여자로 대하는게 느껴졌으면 진작에 내가 도망쳤지. 난 눈치채지 못한 적이 없는데. 

 

 

 

"뻥치지마, 내가 어떻게 몰라" 

 

"…없었어? 아닌데" 

 

 

 

슬기가 확신을 했는데 , 슬기 만큼이나 눈치가 있는 내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자 슬기도 헷갈리는 모양인지 . 없었어? 아냐? 라며 묻는다.  

 

 

 

"...그럼 도경수?" 

 

"그건 더더욱 아니야, 너 입조심 좀 해! " 

 

"하긴, 지은이… 그래" 

 

 

 

 

그럼 도경수? 하고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이어가던 슬기가 내 말에 하긴, 아니겠다. 라며 백현이보다 훨씬 빨리 수긍했다. 그나저나 슬기는 왜 백현이가, 날 좋아한다고 느꼈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슬기가 우리 집에 오는 길에 사온 복숭아 주스를 마셨다. 잘근잘근, 빨대를 씹으며.  

 

 

 

 

 

 

복숭아 

 

 

 

토요일인 내일을 기념해 술이나 마시자며 슬기와 나는 집에서 뒹굴대다가 근처 호프집을 향했다. 불금을 공강 날로 잡겠다고 기를 바득바득 쓰고 슬기와, 백현이와 수강신청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아 물론 백현이는 집 컴퓨터를 바이러스 먹인 백현이네 형 때문에 망했다며 공강날이 날아갔지만, 수업도 맨 이상한 것만 걸리고.  

 

 

"500cc 두잔이랑 치킨이요-!"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불타는 고구마가 되는 나지만 슬기만 믿자! 라는 심산으로 술을 들이켰다.  

 

 

 

 

 

"망할…놈의 친구새끼들 때문에-! 180! J대!…를 놓치잖아 내가아-!" 

 

 

 

세상이 핑핑, 핑핑 돌아간다. 어지러워라. 디스코 팡팡 마냥 뱅글뱅글 돌아가는 술집 테이블을 보며 와아- 소리를 지르고 있었을까 . 바닥이 45도로 기울어지는 거 같아 테이블을 꼭 붙잡고, 지진났어, 슬기야! 를 외치자 . 슬기가 내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그거 내 핸드폰이야 강슬기! 넌 니 폰으로 전화해야지! 

 

 

테이블에 엎어져 한참을 아픈 머릴 부여잡았을까, 익숙한 향기가 느껴졌다. 도경수 냄새다. 위를 올려보자 좀 굳은 얼굴의 경수가 보였다. 경수야! 

 

 

"하이헬로? 내 소개팅 말아먹은 됴굥수!" 

 

"됴자 쓰지말… 업혀. 완전 취했구만" 

 

 

 

 

 

경수의 등에 올라타자 빙글빙글 돌던 세상이 일순간 제자리로 돌아왔다. 술때문인지 두근두근 뛰어대던 심장이 제대로 돌아왔다. 근데 그 순간에 느릿하게 눈꺼풀이 내려왔다. 아, 졸려. 도경수가 알아서 집에 잘 데려다주겠지. 

 

 

 

복숭아 

 

 

또 술이군, 변백현이랑 내가 김여주 술 마실 때마다 달려가는건 이제 놀랍지도 않은 일이었다. 어짜피 소개팅도 못나가 속상하다고 잔뜩 마셨을 김여주니까. 데리러 나가줘야지. 변백현과 전공수업을 듣고 집에 와 티비나 보고 있었을까 김여주에게 전화가 걸려와 무슨 일이지 했는데, 역시 강슬기랑 술을 마신 모양이었다 . 잘 마시지도 못하는 애가 뭘 그렇게 자주 마시는지.  

 

 

 

여름이라지만 밤에는 꽤 선선한 날씨에 가디건을 챙겨 밖을 나왔다. 습하면서도 시원한 여름의 밤 공기를 느끼며 술집에 도착했을까. 이미 정신이 반 나간 듯한 김여주가 테이블에 엎어져 있었다. 팔을 잡아 일으켜 세우자 어, 됴굥수! 하며 날 반긴다. 됴 자좀 쓰지 말라며 나무랄려했지만 많이 취한건지 헤헤 거리는 모습에 그냥 잠자코 업어들었다.  

 

 

 

등에 김여주가 올라타자 평소에도 김여주한테서 자주 나던 복숭아 냄새가 더 진하게 풍겼다. 복숭아, 짙은 한숨을 뱉곤 김여주네 집까지 도착했다. 잠에 든건지 잠잠한 여주를 문을 열고 방에 내려다 주자, 온통 복숭아 냄새로 집안에 가득했다. 이래서 내가 김여주네 집 잘 안오는건데. 나한테까지 복숭아 냄새가 베일 거 같아 서둘러 여주네 집을 나서는데 식탁 위에 김여주가 자주 마시는 복숭아 주스가 올려져 있었다. 아직도 못 고친 버릇인지 잘근잘근 씹힌 빨대도 함께였다. 내 앞에서는 입에 달고 다니던 복숭아 주스도, 빨대를 씹어대는 저 버릇도 안하는지라 아직도 저렇게 좋아하는 지 몰랐는데. 새삼스레 미안하면서도 안쓰러워 잠들어 있는 방을 한번 뒤돌아 보았다.  

 

 

"…"  

 

 

 

 

잠에 든 두 눈이 곱게 감겨 있었다. 다시 볼 때는 복숭아 주스 한잔 사다줘야겠다. 생각하며 집을 나섰다. 벌써 베였는지 가디건 소매에서 복숭아 냄새가 났다.  

 

 

 

 

 

복숭아  

 

 

 

 

 

"으아아-" 

 

 

찌뿌드한 몸에서 뚜둑 거리는 소리가 났다. 눈을 비비며 시간을 확인하자 10시였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다행이네, 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혼자 사는 집에서 신기하게도 콩나물국 끓이는 소리가 났다. 경순가? 경수가 이럴 애가 아닌데. 하며 방을 나가자 부엌에서 백현이가 서있었다. 백현이였구만. 

 

 

"뭐해?" 

 

"일어났냐?" 

 

"응" 

 

" 거기, 식탁에 술깨는 약 있으니까 마셔" 

 

 

 

식탁에 올려진 숙취해소 음료를 마시려 다가가다 그 옆에 놓여진 복숭아 주스를 보았다. 어제 경수가 나 집에 데려다 주지 않았나? 봤으면 어떡하지. 복숭아 주스. 아이씨, 이럴까봐 백현이 부르는건데! 왜 깡슬기가 도경수를 불러서는... 아 몰라 , 못봤겠지. 하며 남은 복숭아 주스를 싱크대에 버리며 잔뜩 씹힌 빨대를 쓰레기통에 던졌다.  

 

 

"야, 이거 다 끓였어. 먹어" 

 

 

백현이가 냄비째로 맑은 콩나물 국을 식탁에 내려놓으며 앉았다.  

아으, 그러고보니 속이 좀 쓰리네. 자리에 앉아 백현이가 끓인 콩나물 국을 숟가락으로 한입 떴다. 아, 살겠네. 

 

"넌 밥 안먹고 사냐?"  

 

"에? 왜?"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어서 아침부터 내가 저거 다 사왔잖아 임마. 만 오천원 내놔. " 

 

백현이가 턱짓으로 거실에 올려진 장바구니를 가리키며 말했다.장보기 귀찮아서 맨날 시켜먹었는데. 그마저도 어제는 강슬기랑 나가서 먹고.  

 

 

"기부했다고 생각해, 불우이웃 돕기" 

 

"하긴, 니 몰골이 불우이웃이긴 하다. " 

 

"뒤지고 싶냐." 

 

"소개팅, 못해서 아쉽냐?" 

 

 

 

내앞에 마주앉아 같이 콩나물 국을 먹으며 실없는 소리를 주고 받던 백현이가 대뜸 내게 물었다. 소개팅? 뭐, 니네가 하지말라면 마는거지 뭐. 안 그래도 넌 맨날 싫어하잖아.  

 

 

"소개팅 해봤자, 남자 안생기는거 같아" 

 

"…그걸 스물둘이나 먹고 이제야 알았냐." 

 

"그래서 앞으로 안한다잖아-! " 

 

" 잘 생각했어 임마" 

 

 

 

장난스럽게 대답한 백현이가 내 머리 위로 제 커다란 손을 올리더니 잔뜩 헝클였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순간에 슬기가 어제했던 말이 생각났다. 걘 너 친구로 안봐. 날 친구로 안 봐?  

 

"백현아" 

 

"? 왜," 

 

백현이의 눈을 마주보며 말하자 백현이가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피하지 않는다. 아니다, 백현이가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우물거리며 말하는 걸 보아, 어제 슬기의 말은 정말 헛소리가 틀림 없었다.  

 

"아니다. "  

 

"싱겁기는" 

 

다시 묵묵히 국을 먹기 시작했다.슬기야, 아니야. 얘는 나 친구로 보고있어. 친구로 보고있어 슬기야.  

 

 

 

 

 

복숭아 

 

 

 

밥을 다 먹고, 백현이가 폐인이 된 나를 이끌고 도경수랑 모여서 과제하자며 나를 질질 끌었다. 왜?! 나는 조사 다 했는데. 게다가 셋 다 같은 조 아니잖아! 그렇지만 일명 백현이 꼬봉인 나는 질질 끌려왔다.  

 

 

"도경수!" 

 

"왔어?"  

 

 

집에 쳐들어가자마자 도경수는 이미 거실에 반듯이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었다. 오늘도 반듯하게 정리된 도경수의 집안을 보자 안심이 되었다. 자리에 앉자, 경수가 넌 속 안쓰리냐며 나에게 핀잔을 주었다.  

 

 

"백현이가 콩나물국 끓여줘서 먹고 왔어" 

 

"그래도 너 위 약하잖아. "  

 

"...간은 튼튼해" 

 

 

 

 

백현이는 나와 이야기 중인 경수를 뒤로 하고 제 배낭에서 유에스비를 꺼내 꽂았다. 뭘 조사해 오기는 했어?  

 

 

"쪼끔은 해 놨거든, 임마" 

 

"왠일이래. 맨날 아무것도 안하는 줄 알았는데" 

 

" 술 덜깼냐?" 

 

 

장난스레 이야기를 주고 받다 보니 경수가 백현이 과제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목 말라,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냉장고 쪽으로 다가갔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복숭아 주스였다. 내가 자주 마시는 복숭아주스, 지은이도 자주 마시는 복숭아 주스 . 물끄러미 주스를 바라보았다. 이게 왜 경수네 냉장고에 있지. 멍하니 있다보니 냉장고에서 문을 너무 오래 열어두었다며 삑삑 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경수랑 백현이가 내 쪽을 돌아보았다.  

 

 

"아..마실거 없냐?" 

 

 

 

멋쩍게 냉장고 문을 닫으며 말하자 경수가 무심하게 노트북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 냉장고에 복숭아 주스 있어. ' 백현이도, 나도 의아한 듯 경수를 쳐다봤다. 경수는 집중해서 백현이가 조사한 자료를 정리하고 검토해 주고 있었다. 냉장고를 열어 복숭아 주스를 꺼내들었다. 차가운 김이 서린 병을 손으로 꼭 쥐고 있었을까 , 경수의 목소리가 한 번 더 들렸다.  

 

 

"오른 쪽 서랍에 빨대 있는 거 알지"  

 

 

-  

 

 

 

"아아- 다 끝났다. " 

 

백현이가 테이블로 팍, 하고 엎어지자 경수가 노트북과 자료들을 네모 반듯이 정리해 백현이 배낭에 집어 넣었다. 백현이는 몸을 일으키더니 도경수 짱짱맨-! 하면서 윙크를 하고, 애교를 부리고 난리를 쳤다. 하여간, 방정은.  

 

 

"야, 근데 나 배고프다. 밥 먹으면 안되?" 

 

"..거의 저녁시간 다 되긴 했어" 

 

 

 

 

백현이의 배고프단 말에 경수가 제 손목에 채워진 검은 손목시계를 한번 보더니 대답했다. 저번에 못먹은 볶음밥이 생각나 요리나 해줄까, 싶어 애들한테 떡볶이 해줄까? 하고 묻자. 오오- 콜! 하며 밝게 대답하는 백현이다.  

 

 

커다란 냄비에 물을 받으려 번쩍 들었는데,어쩐지 손목이 시큰해서 다시 쿵- 하고 내려놓았다. 아씨, 시큰거리는 손목을 붙잡고 한참을 흔들흔들 거리고 있었을까, 물을 마시러 온건지 부엌 쪽으로 오던 백현이가 내 모습을 보더니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러게 운동 좀 하라니깐? 냄비도 못들어요 애가" 

 

 

쯧쯧, 가볍게 혀를 차며 정수기 쪽으로 가 물을 받아온 백현이가 가스레인지 위에 냄비를 턱 내려놓으며, 빨리 만들어, 나 배고파하며 식탁으로 가 앉았다.  

 

 

떡볶이를 마무리 할 때 즘 다가온 경수가 간을 보더니 잘 끓였네. 하면서 백현일 불렀다. 하여간, 무표정이라 맛없는 줄 알고 쫄았잖아. 투덜거리며 뒤를 돌다, 식탁에 붙어 앉아 이러쿵 저러쿵 떠들고 있는 동그란 뒷통수와 엷은 갈색의 머리칼을 돌아보자 괜시리 웃음이 났다. 

 

 

"잘먹겠습니다-" 

"잘먹겠습니다" 

 

 

백현이, 경수 , 나. 우리 셋이라도 나는 평생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제든, 10년이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함께 모여 이렇게 함께 밥먹을 수만 있으면 됬다. 누구하나 더 이상 틀어지지 않고, 서로를 피하지 않고. 기대면서 , 의지하면서.  

 

 

"김여주 안먹냐? " 

 

"..아니? 먹을 건데." 

 

"…너 여기다 독같은 거 탄거 아니지? 야, 도경수, 김여주가 우리만 맥이는 걸봐서 여기다 독을 탄게 분명해." 

 

"지랄하지말고 얼른 먹어" 

 

 

숟가락으로 탁, 백현이의 이마를 때리며 경수가 씨익 웃었다. 그래. 이렇게만 있으면 된다. 10년이든 20년이든. 평생토록 우리 셋이 이랗게 영원하면 된다.내 소중한 친구들, 무엇이랑도 바꿀 수 없는 . 내 친구들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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