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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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깜박하고 암호닉을 못 넣었을 수고 있어요ㅠㅠ 혹시라도 그럴땐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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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이상해
개강을 하고 정수정을 처음 만났을 때 했던 말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리 어물쩡거리냐는 정수정의 물음에 김민석을 다시 만났다고 솔직하게 말했더니, 역시나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다. 오세훈의 욕을 시작으로 김민석의 욕까지 성을 내며 하더니 왜 그리 어물쩡하게 행동했냐는 내 욕으로 끝을 맺었다. 그 말을 묵묵히 들으면서 한 귀로 흘리는 척, 아무렇지 않게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려 했지만 김민석에 대한 생각은 끝이 없었다. 아, 진짜 짜증나. 마음 복잡하게 만드네, 김민석.
3월은 일년 중 가장 바쁘다.
개강 총회니 새터니 뭐니 해서 가장 술자리도 많고, 그러다 보니 덩달아 집에 들어오는 시간도 항상 늦어지기 마련이고. 그덕인지는 몰라도 요새는 김민석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 오세훈도 개학을 해 야자를 하고 오니, 주중에 있던 과외 시간도 수요일 하루로 확 줄었고 그렇다 보니 내가 김민석과 마주할 일은 점점 줄어들었다.
"와, 머리 진짜 아프다"
"그러게 뭘 그렇게 많이 마셔서, 미련하게"
"야 비싼 거니까 많이 마시지~ 내 돈 내는 것도 아닌데"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재수 생활 끝에 드디어 대학에 붙은 친구의 통 큰 인심으로 정수정과 정말 제대로 뜯어먹었다. 비싼 술에 눈이 멀어 제대로 들이켰더니, 결국에는 변백현에게 신세지는 꼴이 되었다.
택시까지 같이 타고 집까지 나를 손수 바래다 주는 변백현에 한껏 신이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난리를 쳤더니 이놈의 변백현이 나를 수습하려 애쓰는 게 제법 웃기다. 전봇대를 잡고 토하는 시늉을 했더니 내 등을 치면서 '괜찮아? 그러게 그만 마시랬지' 이러며 걱정하는 게 뿌듯하기도 하고, 역시 내가 친구 하나는 잘 뒀지.
"다 왔다~ 여기가 우리집이야 백현아"
"알아 멍청아, 고등학교 때 맨날 왔잖아"
"아, 맞다. 너랑 정수정이랑 맨날 같이 학교다녔지"
술기운에 정신이 몽롱해져 시덥잖은 헛소리만 짓걸이며 걸었더니 어느새 집에 가까워졌나 보다. 여튼, 잘 들어가. 내 등을 가볍게 툭 치며 짧은 인사를 하는 변백현에 집으로 들어가려다 잠시 걸음을 멈췄다.
아, 우리 백현이 오늘 힘들게 나 데려다 줬는데, 그냥 보내기는 아쉽지.
술을 진탕 마셔 기분이 한껏 업된 머릿속에서는 장난기가 평소에 비해 배로 많아진 것 같았다. 이대로 그냥 들어가면 잘 때 후회할 것 같아. 술 때문인지, 병신같은 생각만 하는 머릿속에서 무슨 장난을 쳐야 기분 좋게 집에 들어갈까, 짧게 고민하다 머리를 탁 쳤다. 그래, 오늘 술자리에서부터 내 뒷바라지를 해 준 우리 백현이에게 진한 우정의 허그를 시전해야 겠다, 싶어 막 등을 돌리는 변백현을 큰 소리로 불렀다.
"배켜나!"
"왜 부ㄹ.."
코끝으로 확 풍기는 변백현의 냄새와 볼에 와닿는 차가운 옷깃이 익숙하다. 변백현의 허리를 확 잡아 안았더니 제법 남자답게 탄탄한 어깨가 느껴져 괜스레 뿌듯해진다. 와, 어깨 넓네 우리 백현이- 하며 얼굴을 등에 부비며 눈을 감는데 순간 변백현이 내 얼굴을 확 밀친다. 세게 밀린 볼을 부여잡고 눈을 가늘게 떠 변백현을 쳐다보는데, 이 새끼 얼굴이 새빨개진 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왜 그러지, 추운가.
"야 갑자기 밀치면 어떡해! 싫으면 말로 하지"
"아니, 아.. 넌 여자애가!"
"뭐 뭐 여자애가 뭐! 하여간 딱딱하긴.."
많이 추운지 얼굴이 잔뜩 빨개져 고개조차 못 들고 있는 변백현에 팔을 툭툭 털고 등을 돌렸다. 하여튼 새끼, 딱딱해. 저래서 여자친구를 못 사귀는 거지.. 고등학교 때부터 여자 만나는 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내가.
그나저나 나 술 많이 마시면 또 엄마한테 잔소리 들을텐데..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며 손바닥으로 볼을 툭툭 쳤다. 그렇게 풀린 눈으로 터벅터벅 걸으며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우리집 대문 앞에서 나를 쳐다보는 누군가가 보인다. 이 시간에 남의 집 문 앞에서 누가 저렇게 서있지. 아빠가 마중 나오신건가, 아니면 설마 오세훈이 마중 나왔나.
아.. 미쳤다
도대체 왜 나는 항상 이런 꼴일 때만 김민석을 마주치는지 모르겠다.
저번에는 완전 맨얼굴에 추한 꼴로 마주하고, 오늘은 또 제정신이 아니네
순간 한숨이 확 나와 얼굴을 찌푸리는데, 내 얼굴을 본 건지 김민석의 미간 또한 찌푸려진다.
한동안 그렇게 나를 바라보던 김민석이 걸음을 옮겨 다가온다. 아, 왜 또 오는거지. 반대쪽으로 가는 게 더 빠를텐데..
김민석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머리가 새하얘져 술이 확 깨는 느낌이다. 결국 내 앞에 바로 다가온 김민석이 두려워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혹시나 말을 걸면, 어떻게 답 해야 돼나. 지금 화장이 괜찮은가 이런 생각도 하면서.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김민석은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되려 아예 못 본 척 그냥 나를 지나치는데, 그게 다행이고 마음이 편해졌으면서도 내심 서운해 입술만 꾹 깨물고 있었다. 그래, 이제 완전히 끝난 사이지.
뭘 기대한거야 바보같이.
"변백현 오랜만에 보네"
아쉬운 기운에 한숨을 폭 쉬고 다시 걸음을 옮기려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가까이 들렸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천천히 뒤를 돌아보니 아까의 장난 후 집에 간 줄로만 알았던 변백현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는, 여전히 내게 뒷모습만 보이는 김민석도 있다.
"..형이 왜 OO가 집에서 나와요"
"너는 어째 말투가 더 사나워진 느낌이다?"
"왜 저기서 나오는데요, 묻잖아요"
날카롭게 말을 뱉어내기 무섭게 받아치는 변백현에 불안한 기운이 스친다. 쟤는 왜 저렇게 말을 뒤틀리게 해, 저러다 싸움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심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변백현의 옆에 슬쩍 서 바라본 김민석의 표정에는 분노가 서려있는 게, 지금 변백현이 한 대 얻어맞아도 아무 말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괜히 내가 더 걱정이 돼 입술만 지그시 깨물며 발을 동동 구르는데 이놈의 변백현은 눈치없이 또 핀잔을 준다.
"입술 깨물지 마, 상해"
상황에 안 맞게 잔소리를 하는 변백현에 한숨을 쉬며 무의식적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또다시 마주한 김민석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져 있었다. 아까 변백현의 말을 들었을 때보다 더 화가 나 보이는 표정에 영문을 몰라 고개만 푹 숙이고 땅바닥만 바라보았다. 이놈의 변백현은 왜 그렇게 말을 사납게 해서는,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질 않아 머릿속이 복잡하다. 고개를 들면 김민석과 눈이 마주칠 것 같아 계속 바닥만 쳐다보는데, 그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저절로 앞을 바라보았다.
"내가 왜 저기서 나왔는지는, 니가 직접 들어 변백현"
"...."
"그리고 OOO 너는..술 그만 마시고 집에 일찍일찍 다녀"
스치듯이 마주한 눈동자에 거짓말같은 말이 귓가에 울린다. 잠시 멍을 때리다 이게 정말 김민석이 내게 한 말인가 싶어 다시 고개를 들면, 어느새 김민석은 앞에 없고 어두운 표정의 변백현만 있다. 뭐가 그리 화가 난 건지 머리를 거칠게 쓸어올리는 변백현이 낯설어 눈치를 보고 싶어도, 지금 내 머릿속에는 방금 전 김민석이 한 말만이 맴돌아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다.
"OOO 빨리 말해. 저 새끼가 왜 저기서 나오는거야"
"아 그냥.. 오세훈 과외 선생이야"
"넌 도대체가..! 후, 됐고 언제부터야"
여전히 뭐라뭐라 캐묻는 변백현에게 대답을 해주고는 싶지만, 도저히 김민석밖에 생각이 나질 않아 멀쩡하게 대답할 여유가 없다. 처음 마주쳤을 때 왜 아무 말이 없었을까, 변백현한테는 왜 그렇게 날카롭게 말을 했을까, 또 내게는 왜 걱정이 된다는 말투로 말을 했을까.
생각할수록 머릿속이 멍해져 계속 앞에서 물어보는 변백현에게 대충대충 대답을 했더니 내가 지금 집중을 안 하는 걸 눈치챘나 보다. 내 어깨를 확 잡아끌어 눈을 억지로 마주치게 하는 변백현에 드디어 정신이 꺴다. 내 두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답답한지 한숨을 쉬던 변백현이 손을 놓고 작게 욕을 내뱉는다.
"마음에 안들어"
"저 새끼, 앞으로 만나지 마"
왜 변백현이 화가 났는지
왜 이렇게 반응하는지 지금 이렇게 화가 난 변백현이 아무리 낯설더라도
지금은, 그냥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김민석이 내 마음을 어지간히도 흔들어 놨나 보다.
너무너무 오랜만이죠..
일단 머리부터 박고 시작하겠습니다
무려 두 달동안 잠수..를 타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동안 바쁜 일이 많이 겹치고 신경 쓸 일도 생기고 해서 글 연재에 집중을 못 했습니다
혹시라도 제 글을 기다리신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저를 때려주세요..ㅠㅠ
앞으로는 연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이틀에 한 번, 이렇게 자주 오지는 못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오도록 하겠습니다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항상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