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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선 

 

 

 

 

 

한없이 고요하고 어두운 곳.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듯이 다가오는 어둠에 번져가는 공포는 이내 피부로, 모든 감각으로 느껴져 온다. 

 

"...ㅈ......여..." 

 

 

입안에서 맴돌기만 할 뿐. 차마 소리 내어 꺼낼 수가 없다. 

너를 부를 수가 없다. 너를 잡을 수가 없다. 

그때도, 또 지금도...  

 

 

속으로만 너를 애타게 불러대면 이윽고 너는 어둠을 가르고 나타난다. 

나의 하나뿐인 빛, 너는 나의, 나의... 

 

속죄인지, 후회인지. 무엇으로 인한 것인지도 모를 눈물이 흐르면 너는 내 앞으로 다가와 선다. 

나는 그런 너를 보며 하염없이 눈물만을 흘려보내고, 그러면 너는 하얗고 가느다란 손으로 눈물이 번진 내 눈가를 쓸어낸다. 

 

너의 따뜻하고 자애로운 손길을 느끼며 눈을 감으면, 너는 짧게 웃더니 그 작고 붉은 입술을 열어 속삭인다. 

 

 

"빨리...죽어버렸으면." 

 

 

 

 

 

 

 

 

 

또 같은 꿈이다. 

땀으로 범벅이 된 앞머리를 한번 쓸어올리고선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ㅡ 빨리...죽어버렸으면. 

 

잔인한 말로 움직이던 빨간 입술이 눈앞에 선명한 잔상으로 남는다. 

항상 무어라 답하기도 전에 깨어나 버려 마음만 답답할 뿐이다. 

 

한참을 생각하다 문득 정신이 들어 창밖을 바라보니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선 지호가 잠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은 무슨 일로 늦으셨담?" 

 

동우가 뒤늦게 들어와 제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는 지호를 향해 비아냥거린다. 

 

[건들지 마십시오.] 

 

차갑게 돌아오는 일본어에 흠칫한 동우가 검지로 안경을 올리며 큼큼, 헛기침을 한다. 

 

 

[그리고,] 

"?" 

[천한 조선어는 쓰지 마십시오. 단둘이 있다고 해도.] 

 

 

쏘아붙이는 지호에 당황한 동우가 화를 내려다 이내 지호의 제복 가슴께에 달린 훈장을 보고서 말을 삼킨다. 

 

[알아들으셨으면 이만 나가주시죠. 신동우 순사님.] 

 

'자기도 아직까진 순사인 주제에 훈장 몇 개 달았다고 말하는 것 하고는...' 

언젠가 저 꼬맹이를 밟아버리겠단 생각을 하며 동우가 짧게 묵례를 하고 방을 나간다. 

 

 

 

 

고요한 방안에서 두꺼운 종이들을 보며 한참 생각에 빠져있던 지호도 시간이 되자 일어선다. 

그가 앉아있던 책상엔, 독립운동가들의 명단이 빼곡하게 쓰여있는 종이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혀엉-" 

 

까맣고 반질거리는 단정한 머리에 까맣고 깊은 눈. 거기에 까만 가쿠란을 입은 소년이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낡은 집안으로 들어선다. 

 

"왜 대답을 안 해요, 있으면서." 

 

"왜 벌써 와? 학교 끝날 때도 아닌듯한데..." 

 

"형 보고 싶어서 그냥 나왔어요. 히히." 

 

"너어, 그러다가 진짜 혼난다?" 

 

 

히죽 웃으며 어깨에 매달려오는 찬식을 밀어낸 진영이 부엌으로 들어서며 묻는다. 

 

"배고프지? 뭐 먹고 싶어?" 

 

"형이 해주는 건 다~좋아요!" 

 

 

진영이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잠시 얼굴이 굳어진다. 

그 표정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 찬식이 걱정하며 진영의 곁으로 다가간다. 

 

"형...또 머리 아파요?" 

 

"요즘 따라 더 자주 이러네...괜찮아지겠지." 

 

"그러지 말고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니면 제가 아는 유명한 의원이라도 어떻게..." 

 

"괜찮아. 그나저나 오늘 그 날 아니야? 여기 있어도 돼?" 

 

그 날...?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갸웃하던 찬식이 이내 뜻을 알아차리고선 깜짝 놀란다. 놀란 것도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짓자 진영이 괜찮다며 찬식의 등을 떠민다. 

 

"빨리 가보시죠~도련님~" 

 

"내일 또 올게요. 형...미안해요..." 

 

"뭐가 미안하다고. 조심히 가." 

 

마지못해 손을 흔들던 찬식이 멀어져 점이 될 때까지 바라보던 진영이 방으로 돌아가 어질러진 방을 치운다. 잠시 다녀갔을 뿐인데도 찬식의 흔적이 가득하다.  

 

어째서 자신처럼 천한 것과 가까이 하는 것일까. 더군다나 자신은... 

진영이 이젤에 덮인 천을 치우고 그리다가 만 그림을 바라본다. 

그림 속 찬식이 해맑게 웃으며 진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더는 가까이 하면 안 돼... 

마음을 다잡은 진영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의자에 앉아 연필을 들었다. 

 

 

그때 문앞에서 낯선 발소리가 들려왔고, 잔뜩 긴장한 진영이 연필을 쥔 손을 떨었다. 

지금 집에 찾아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까 다녀간 찬식 말고는... 

 

혹시 찬식이 다시 돌아온 것일까? 

 

진영이 의자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문이 열리고, 이윽고 익숙한 인영이 나타났다. 

 

 

 

"진영이 형~있으면 기척이나 내주시지. 문이 열려있길래 들어왔어요." 

 

"정환이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진영을 이상하단 듯 보던 정환이 찾아온 이유를 

떠올리고선 진영의 눈을 응시한다. 

 

 

"...좋지 않은 일이니." 

 

진영이 정환의 표정을 읽고선 먼저 입을 떼자 잠깐 당황한 표정을 짓던 정환이 다시 표정을 굳히고선 고개를 끄덕인다. 

 

 

"동수가... 잡혔어요." 

 

진영의 눈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를 잠시 바라보던 정환이 눈을 감고서 말을 이어간다. 

 

"며칠 전에 공개처형 장소에서, 인파에 휩쓸리다 놈들한테 잡힌 모양이에요. 게다가... 잡혀간 후 고문을 참다못해 3기지의 위치를 발설했나 봐요." 

 

충격적인 소식에 두 사람은 입을 다물었고, 잠시 정적이 맴돌았다. 

눈을 내리깐 진영이 정적을 깨고 동수는? 하고 묻는다. 

정환이 차마 답하지 못하고 침묵만이 방안을 가득 채운다. 

 

듣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었다.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놈들은 동수가 답을 하던, 하지 않든 간에 죽일 생각으로 엄청난 폭력과 고문을 했을 것이고, 거기에 참지 못해 정보를 발설한 동수는 놈들에게 놀아나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을 뿐이다. 

 

손톱이 손을 파고들만큼 주먹을 꽉 쥔 진영의 손이 부들거리는걸 본 정환이 그 손을 잡아오며 한숨을 내쉰다. 

 

 

"괜찮아요. 3기지는 잘 쓰지 않아 별것도 없었고... 다친 사람도 없으니..." 

 

정환의 힘없는 목소리에 진영이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만다.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나 나약하고 또 나약한 것일까... 

 

 

 

침묵으로 가득 찼던 방은 어느새 두 청년의 울음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아직 떠나지 않고 담벼락에 기대어 서 있던 찬식도 모든 것을 듣고는 발걸음을 옮긴다. 

진영이 아파하는 모습을 더는 보기 싫은데, 자신은 그런 진영을 돕긴커녕 위로조차 해줄 수가 없다. 

자신이 힘들 때면 진영은 곁에서 위로해주고 같이 아파해주었거늘... 먹먹한 마음에 눈물이 차오르는듯했다. 

 

앞을 보지도 않고 걷던 찬식은 이내 발걸음을 멈춰 서고, 오고 싶지 않은 장소에 당연하단 듯이 도착해버린 자신의 두 다리를 원망하며 고개를 숙인다. 

 

 

[들어가지 않고 뭐하느냐.] 

 

소름끼치게 차갑고 무거운 목소리. 

다신 듣기 싫었던 목소리가 등 바로 뒤에서 들려오자 찬식의 온몸에 소름이 돋는듯 했다. 

 

 

고개를 들고 뒤돌아선 곳엔, 어김없이 보기 싫었던 남자가 서 있다. 

 

 

"아버ㅈ..." 

 

찬식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짓기도 전, 남자의 한쪽 눈썹이 씰룩한다.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고개를 다시 숙이고선 찬식은 부르기 싫은 그 이름을 일본어로 내뱉는다. 

 

[안녕하셨어요. 아버지.] 

 

 

 

 

 

참고로 ""은 한국(조선)어, []은 일본어입니다! 

많이 연구 한다고 하긴했지만... 미숙한점은 자비롭게 넘어가주세요ㅠㅠ! 

커플링 이름도 지진 짘진 코진 코영 고민하다 지진으로...ㅋㅋㅋㅋㅋ 

오랫만에 쓰는게 재밌기도하고 계속 이어 쓸진 모르겠지만..아마 쓰겠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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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미쳤어 말도안돼..... 글잡에 지진 팬픽이라니... 그것도 시대물.... 일본순사 지코에 독립운동가 진영이라니!!!! 인물들 성격도 제 취향 직격이네요ㅠㅠㅠㅠ 요즘 글잡에 비포 팬픽이 거의 가뭄인데 연재글이라니 이거 꿈 아니겠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나결정 기간이라 비회원으로 댓글 남기지만 다음 편 기다릴게요! 금글 정말 감사드려요♥
10년 전
미트미트
제 최애 지진+좋아하는 장르인 시대물을 끼얹어봤는데 부족한 글에도 이렇게 덧글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곧 다음편 올릴예정이에요!독자 1님 사랑합니다♥
10년 전
독자2
지진 ㅜㅜㅜㅜ지진좋아하는데 글잡자체에 비포픽이 가뭄리라 타가수랑올라오는일은더 드물어서ㅜㅜㅜ감사해요ㅜ
10년 전
미트미트
지진..제가 참 좋아하는데요...그쵸..너무 가뭄이라ㅠㅜㅠ부족하지만 열심히 써보고싶네요ㅎㅎ곧 1편 올릴예정이니 시간있으시면 보러오세요^^!
10년 전
독자3
지금보러갑니다
10년 전
독자4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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