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이 나이 먹고,쯪내 나이 올해 25살이다. 아니 빠른년생이라 치고 24살이라고 할까?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준비 기간을 거치고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뎠다.
한때 열렬하게 좋아했던 가수가 있었다.
그들은 5명의 별, 동방신기라고 불린.. 나에게는 엄청난 레전드 그룹이었는데, 하 무엇을 탓하리오.
고3때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는 이제 더 이상 그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다 주지 않겠다 다짐하고 25살까지 살아왔다.
그 사이 나의 오빠들은 모두 나만큼이나 나이가 들어가고 있었고, 내 나이 또한 더 이상 新문물을 접하기엔 세대차이라는 괴리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나보다 어린 고등학생인 내 동생은 샤이니를 정신적인 지주로 삼아 살아오던 중, 어느날 뭐라더라, 초능력을 가진 엑소플ㄹ...래닛?의 엑ㅅ...쏘?에게 자신의 세컨드를 허락했다고 한다. 무슨 말도 안되는,처음에는 콧방귀를 뀌며 '네가 그래서 어린거다. 어려서 좋아해라.' 라는 어른같은 말들만 늘여놓던 내가, 그랬던 내가!!!!!! 지금 그 팬싸인회에 와있다.그래 이건, 순전히 내 동생의 꼬임에 의해서다. 나는 아직 나의 동방신기님들을 버릴 수 없다!!!!! 나의 마지막 자존심이어야 해!!!!!!!!!!!!!!!!!!!!!!!!!!!!
"꺄!!!!!!!!!!!!!!!!!!!!!!!!!!!!!!!!!!!!!!!!!!!!!!!!!!!!!!""오빠!!!!!!!!!!!!!!!!!!!!!!!!!!!!!!!!!!!!!!!!!!!!!!!!!!!!!!!!!!!!!!!!!"
어익후, ... 지방에만 살아왔던 나로써는 그 동안 좋아했던 가수들을 보러 서울까지 와본적도 없고 그럴만한 용기도 없었다.
그래서 나의 님들도 그렇게 보냈는데,이럴수가. 골이 울린다.얼핏봐도 나보다 어려보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위안이 된다.
나를 데려온 내 동생은 어느새 다른 팬들과 쿵짝쿵짝,나는 하이에나들이 득실거리는 가운데 놓은 한마리의 사슴이다.
" 야!!!! 이 기지배야!!!!!!!!!!!!!!!!!!!!!!!!!!"목청껏 불러보지만 대답없는 그대여, 내 동생이란 녀석은 어디로 가버렸는지.나 혼자 어쩌란 말야 ..팬싸인회의 열기는 정말, TV로만 보던 .. 아주 몇배, 아니 100배는 되는 듯 싶었다.
"하나 둘 셋! 위 아 원! 안녕하세요 엑소입니다" 네네, 안녕하세요.
저들이 엑소구나, 역시 실물은,, 역시 甲이로군사실 제대로 입덕(?)을 안했을 뿐이지 엑소에 아예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었기에, 그리고 사람인지라 계속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안타까운게 있다면 이제, 난... 이제 내 나이는....... 오빠라 부를 기회가 없다는 거.순조롭게 시작되었다.
싸인회는. 어쨌든 태어나 처음오는 싸인회였기에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모든 여인들의 얼굴에는 홍조가 가득했고, 동공확장과 호흡곤란이 한번씩은 나타났다.
그런 팬들을 보고 있자니 혼잣말이 툭 튀어나왔다."아이고, 엑소가 다 왔으면 어쩔뻔했어,..쯪쯪 좋을때다."
"....예?" 난 미리 알았어야 했다.
내 앞에 있는, 날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는, 저 동그란 눈으로, 누구에게나 호감이 되는 목소리로 나에게 되묻는, 도경수다.
"헉..............아...안녕하십니까!!!!!!!! 수험벊.....ㅎ...'
얼마전 본 면접 휴우증인가,이게 무슨...................................저 뒤의 수많은 카메라를 어쩌려고, 허리를 숙인 바람에 카메라와 정면으로 인사 중인 나의 엉덩이가 저 언니들의 대포에 의도치않게 담겨지겠지.?
아니, 그리고 내가 지금 뭐라고.."풉........하하하하핳"웃었다, 웃는 소리가 들렸다.
예상이 되기때문에 더욱 고개를 들 수 없었지만 내가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너희들의 싸인을 꼭 받고야말겠어. 오늘보고 또 언제보겠어 내가?매니저들도, 부채질을 해주던 코디들도, 팬들을 통제하는 강친들도. 그래요 웃어요
"아, 아 저...그렇게 인사를 하시면 제가..ㅍ..."
"그,그냥 빨리 싸인해주시면 안될까요..?" 어서 해달란말이다!!!!!!!
"하하하하하, 아. 네 네! 성함이?""이..이여주요, "
"네, 여주. 혹시 또 뭐 써드릴까요?"
"네? ................................................................음....................그,그냥 싸인만해주셔도.." 그래요, 생각했던것들이 있었지만 아까의 사건으로 다 까먹었어요.
그리고 난 앞으로 당신 멤버들의 싸인을 받아야하고, 어서 이 공간을 나가버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풉, 기억할게요. 여주씨. 또 봐요"저, 저 동그란 눈으로 개구지게 웃으며, 그,그런 멋진 목소리로 말하면.. 떨리잖아...... 이 상황에도 떨리는 나라니, 어쩔 수 없구나, 나도 여자였어.그 옆에는 일명 비글 무리 중 한명인 변백현군이다.
"파하하하하하핳 수험번호는 몇번이에요?
이런 비글,
"아 진짜 너무 웃곀ㅋㅋㅋ우리 팬들 왜이렇게 웃기지? 성함이?"
예,비글1호님. 저도 제가 웃겨요. 그러니 어서 싸인을.
"이여주요,...." "이.여.주.씨 면접준비하시나봐요~ "내 이름을 소리내어 한글자씩 적으며 저런 멘트를 날린다. 앞으로 변비라고 해주지.
"하하핳하,예...뭐.....하핳"
변비글 다음에는 비글마왕 박찬열이다.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역시나, 비글마왕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먼저 선수치기로.“이여주에요”
“풉…네..네……앞으로 포부는 어떻게되시나요?”이런 젠장, 역시 내가 인터넷으로 접한 엑소의 방송은 거짓이 아니었어………..
“아…..진짜 민망한데 빨,,빨리 해주시면 안될까요…?” 비굴모드로 하자, 견딜수있어. 이여주.
“아 정말 이거 혹시 나중에 에피소드로 말해도돼요? 방송에서?”
“뭐야 박찬열~ 이거 내가 말할 건데!!!”
하…이런 비글들, 내가 너희보다 나이가 많단다?(그래봤자 1살차이)마지막으로 날 기다리는건, 나의 최애 나이들수록 막내가 좋아 흐흐흐흫
“안녕하세요”그래, 바로 이 눈웃음,
내가 이 웃음에 너를 최애로 여겼어,세훈아
“이,이여주..에요”
“혹시 누,누나에요?”
“네, 누나에요. 누나처럼 보이는구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하핳 네…”마지막 나의 희망이었던 세훈이가, 내 얼굴만보고도 내가 누나임을 ….맞췄어…..하……..그래, 취업준비하느라 많이 가꾸지 못한 내 잘못이 제일 크다.
“헐~ 야 변백현, 이 분 봐봐. 우리한테는 틱틱대더니 세훈이한테 완전 말더듬고오~”
“이야, 우리 세훈이 팬인가본데? 부러운데 이거?”
“이얄 오세훈 좋겠다?”팬싸인회 할 때는 원래 이렇게 다닥다닥 무슨 나무의 매미들마냥 붙어있는건가요…. 그런건가요?
“시끄럽습니다, 형들”
너의 까칠함에 난 반한거야, 세훈아. 그래 이 누나가 넓은 마음으로 너의 그 까칠함까지 기꺼이 포용할게.드디어 다 끝났다, 기쁜마음으로 나의 사랑 세훈이를 누나마음 가득한 눈빛으로 인사한 뒤에 내려가려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맨 끝에 않아있던 도경수와 눈이 마주쳤다.저 커다란 눈망울과 예쁜 하트입술로 날 보며 웃고있었다.이게 내가 기억하는 우리들의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