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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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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여주야."

"…."

"여주야."

"…."

"김여주!"

"아… 나 잤어?"

"뭘 물어? 코까지 골았으면서."

"…."




미친…. 코까지 골았다고? 진심?! 김준면이 옆에서 패기롭다면서 박수를 짝짝짝 쳐댔고 민망함에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김준면, 박찬열과 같이 듣는 교양시간. 어제 잠을 늦게 잔 탓인가 나도 모르는 사이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박찬열의 굵은 목소리로 잠에 깨서 일어나보니 책은 침으로 흥건히 젖어있고 볼따구가 얼얼한게 자국이 남은 모양이다. 슥 닦으면서 일어나니 김준면이 경악을 하며 저리 박수를 쳐댄다. 김준면, 못됐어. 그럴 수도 있지….




아! 그럼





[EXO/박찬열]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05 | 인스티즈




아차싶어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면 턱을 괴고 흐뭇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는 박찬열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 나 추했지…"

"아니. 전혀."

"거짓말…."

"진짜야. 코도 안 골았어. 색색거리면서 자는게 귀여웠는데."

"…."

"야, 박찬열. 쟤 진짜로 믿잖아."




귀여웠는데 귀여웠는데… 귀여웠는데!!!!!!!!!!!!!!!


박찬열의 한마디에 순식간에 붉어진 얼굴. 김준면이 옆에서 이런건 솔직하게 말해줘야 한다면서 쓸데없는 브금을 깔아댔지만 내 귀에는 전혀 들려오지 않는다. 오직 박찬열의 귀여웠다는 그 목소리만 윙윙, 울려댔다. 미쳤다, 미쳤어. 저런 목소리로 나보고 귀엽대, 미친.

나도 한심하지. 어느새 박찬열에게 푹 빠져버린 난, 지금 몰래 짝사랑 중이다.


그것도 남자 좋아하는 남자를….




솔직히 박찬열이 이런 말을 해줄 때마다 엄청 설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었다. 

오세훈을 좋아하는 박찬열은 오세훈과 친한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박찬열은 나와 오세훈의 사이를 질투하는 것이 분명한데 왜 이리 나에게 다정히 대해주는지… 사실 1도 이해되지 않는다. 나는 질투할 대상도 아니라는거야? 그런데 또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렇게 웃어주다가도 내가 오세훈한테 붙기만 하면 인상을 잔뜩 구기고 질투하는 티를 팍팍 내니 어느 장단에 맞춰 놀아야할 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거다. 오세훈과는 같은 과라서 유독 둘이 붙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때가 많은데 그 때마다 불같이 타오르는 박찬열의 눈빛은 어찌나 강렬하던지, 오세훈도 한숨을 내쉴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 마음만 고생이다. 오세훈과 얘기할 때면 눈치가 보여 제대로 이야기도 나누지 못하고 나 혼자의 사랑때문에 매일같이 쿠크가 박살되어 박찬열에 대한 마음을 얼른 접어야겠다고 다짐은 하는데, 또 금세 다정하게 대해주는 박찬열을 보고 있으면 쿵쾅쿵쾅 떨리는 이 심장을…


어쩌면 좋겠냐고!!!





『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으아, 진짜 최악.

오늘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에 돌아가 폭풍수면을 취하려던 야심찬 계획은, 과대의 한마디로 말짱도로묵이 되버리고 말았다.




오늘 저녁 6시, 신입생환영회가 있다는 과대의 전보는 나를 절망으로 빠뜨렸다.

아니, 그런 걸 당일에 알려주는 게 어딨어? 다른 과는 보통 일주일 전부터 약속을 잡지 말라고 통보를 해준다면 우리 과는 이렇게 대뜸 과대를 통해 모여라, 한마디 대뜸 던져주고 끝이었다. 과 특성상 워낙 위계질서가 강했기 때문에 동기들은 선배들을 마주하고 술을 먹기 싫었는지 공지를 알리자마자 우르르 과대 앞에 모여 이런 저런 사정을 핑계로 과대를 괴롭혀댔다.

웬만해선 술자리 마다않는 오세훈 역시 이번 술자리는 그닥 반갑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한명도 빠짐없이 데려오라던 미션을 받았기에 난감해하던 과대를 모른 척 할 수 없었는지 오세훈은 먼저 나서서 아이들을 설득해 주기도 했다. 가만보면 오세훈, 의리는 죽여준다니까.




그렇게 후문에 있는 술집 하나를 통채로 빌려 시작된 신환회. 이건 뭐 군대도 아니고…. 각 잡고 앉아있던 새내기들 사이로 고학번들이 사이사이 껴들어와 앉았고, 내 양 옆에도 처음보는 선배들이 와서 앉았다. 그리고 잠시 각 테이블마다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1학년부터 패기있게 자신의 이름을 외쳐댔고, 고학번들은 비교적 얌전하게 자신들의 학년과 이름을 알렸다. 사람이 너무 많아 기억하지도 못할 자기소개를 짧게 끝낸 후 잔뜩 긴장해 있는 동기들에게 술을 따라주면서 빈말인듯 빈말아닌 빈말같은 말을 꺼낸다. 




"야! 얼른 안받고 뭐하냐?! 거기, 술잔 빈 사람 누구야?!"

"아…."

"가, 감사합니다!"

"1학년들. 불편해 하지말고 편하게 앉아도 돼~"

"…."




웃기시네. 막상 편하게 앉으면 그 때부터 존나 괴롭혀댈게 안봐도 비디오다. 그런데 꼭 있단 말이지. 저 낚시질에 아주 호기롭게도 미끼를 덥석 무는 금붕어같은 녀석이. 그것도 하필이면 우리 테이블에.




"형님! 제가 한 잔씩 돌리겠습니다~"

"…."

"뭐? 형님?"

"…."

"…."




쟤 미친거 아니야…? 아니나 다를까 순식간에 우리 테이블에 앉아있던 선배들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 동기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다들 본능적으로 우린 이제 좆됐구나 느낀 것 같았지만 정작 그 분위기를 조성한 놈은 눈치도 없이 여전히 입을 나불거리고 있었다. 누가 저새끼 입 좀 막아!!! 동기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소리없는 아우성을 질러보지만 누구도 선뜻 나설 수가 없었다. 선배들의 표정은 딱 그거였다. 저새끼 어디까지 하는지 한 번 보기나 하자. 그리고 선배들의 침묵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1학년들은 숨이 막혀 두 손을 허벅지 위에 동그랗게 말아쥐고 최대한 각을 유지하고 앉아있는 것만이 살 길이라 생각했다.





[EXO/박찬열]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05 | 인스티즈




"대성아."

"네!"

"너 왜 그렇게 말이 많아?"

"ㄴ,네?"

"누가 물어봤어?"

"…."

"그리고 우리가 조폭이야? 왜 자꾸 형님, 형님거려. 듣는 귀 거슬리게"




결국 대성이 앞에 앉아있던 한 선배가 입을 열고 나섰다. 조근조근 따져오는 목소리가 오히려 더 지리것소. 여기저기서 침을 꼴깍이는 소리가 들려오는게 다른 애들도 똑같은가 보다. 문득 지금 듣고 있는 목소리의 얼굴이 궁금해져 눈만 살짝 힐끔거리며 바라봤는데, 


… 잘생겼다.


오세훈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뿜어내는 냉미남의 존재에 눈이 번쩍 뜨여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고 예쁘장한 손가락을 깍지껸 채 1학년 대성이를 지그시, 하지만 꽤 사납게 노려보고 있는 선배의 얼굴을 넋을 잃은 채 입까지 헤- 벌리고 구경해버리고 말았다. 그 선배가 따라주는 술을 연달아 마시고 있는 안쓰로운 대성이는 사실 조금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 반짝반짝 빛나는 선배 얼굴만 크게 확대돼보여 어느새 고개까지 아예 돌려서 선배 얼굴이 뚫려라 쳐다보고 있었는데 잠깐 고개를 돌린 선배에 직빵으로 눈이 마주쳐버려서 화들짝 놀라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려 푹 숙여야 했다.

… 내가 쳐다볼 때 선배도 이런 느낌이었나…. 옆쪽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눈초리에 식은 땀이 주르륵 흐른다.




다행히 선배들은 이번 일로 1학년 전체를 괴롭힐 생각이 없었는지 대성이 혼자 소주 5잔을 연거푸 마신 것으로 끝내고 분위기를 풀어주려는 듯 했다. 대성이를 본보기로 1학년들은 알아서 조심하며 입을 열었고 이대로라면 크게 문제없이 끝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자 긴장은 자연스럽게 풀어졌고, 처음과는 달리 쥐 잡듯이 잡을 것만 같았던 대성이와 호형호제하는 선배들까지 생겨났다. 아무리 다들 취기가 돌아서 분위기가 훈훈하다고 하지만, 이럴꺼면 아까 술을 왜 먹인거야…? 아, 생각한 순간 아까 대성이에게 술을 맥인 선배를 쳐다봤는데 대성이에게는 눈길도 주지않고 여전히 과묵하게 앉아서 술만 마시고 있었다. 대성이 옆에 앉아 어깨동무를 하며 허물없이 대화하고 있는 다른 선배를 한심하게 쳐다보면서 말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저 선배랑은 친해지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쩝. 친해져볼까 하는 헛된 희망을 아주 살짝 품었던 난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다.


… 딱히 저 선배가 잘생겨서 친해지고 싶던 건 아니야… 그냥… 선배니까 친해지면 좋을 것 같아서 그냥 그렇다고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아랫배에 찌릿찌릿 신호가 오는게 마렵다. 오줌이. 젠장. 사실 한참 전부터 마려웠는데, 잔뜩 무르익은 분위기에서 벗어날 용기가 없었고, 더군다나 내 쪽 테이블 끝에 앉아있던게 아까 그 쟈가운 선배여서 내가 빠져나가려면 그 선배를 귀찮게 해야하는 상황이었기에 참았다. 그렇게 한 20분 정도 선배들의 눈치를 보며 꾹 참아봤지만, 오 마이 갓. 할렐루야지져스신이시여. 제발

더이상 못참겠다. 조금만 힘주면 지릴 것 같아서 얼굴까지 새하얗게 질려 앉아 있으니까 앞에 앉아있던 여선배가 내 표정을 보고 왜 그러냐고 물어온다. 어… 음… 그게….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주변에서 내가 혼나는 것처럼 보였는지 시선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런…! 모여드는 시선들에 털까지 쭈뼛쭈뼛 서는데 이러다가는 화장실에 가기도 전에 진짜 지려버릴 것 같아서 울먹거리면서 얼른 선배에게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다고 얘기하니까 선배가 멍하게 나를 바라보다가 풉, 웃음을 터뜨렸다.

테이블을 쾅쾅 쳐대면서 크게 웃더니 얼굴 그렇게 될 동안 왜 참고 있었냐면서 자지러지는 선배의 모습에 나는 억울했다. 선배들 때문이잖아요… 으잉. 순식간에 오줌보 참은 미련곰탱이 후배가 되어버린 나는 얼른 화장실에 다녀오라는 천사같은 선배의 말에 얼굴을 붉힌 채 감사합니다, 하고 꾸벅 고개를 숙이고서 후다닥 테이블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죄,죄송합니다…."




나는 왜 가운데에 앉아가지고… 테이블을 빠져나가기 위해 선배들 앞으로 지나갈 때마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꾸벅 숙이고 나온 나는 쟈가운 선배 앞에서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어서 들이대보시던가. 라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선배의 얼굴에 고개를 푹 숙이면서 죄송합니다… 작게 중얼거리며 지나가려던 그 때, 하늘도 무심하시지. 평생 멀쩡히 걸어다니던 발이 왜 하필 그 앞에 꼬여버려서는




으악!




"…."

"…."

"… 헐."

"… ㅋ…ㅋㅋㅋ…"




엉켜버린 스텝에 내 토실토실 엉덩이는 선배의 무릎에 안착하고야 말았다. 너무 놀래서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한순간에 파악이 되지 않아 눈을 크게 꿈뻑거리고 있으면 눈이 마주친, 분명 쟈가운 선배 앞에 앉아있었던 선배의 입에서 헐, 이라는 아주 짧고 명료한 감탄사가 흘러나왔고, 그 후로 주변에서도 대놓고는 아니지만 간간히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지금… 어… 이 푹신한 감촉이




"안 일어날거야?"

"히이이익!!!!!"

"…."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기겁하며 괴상한 비명을 내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결국 큰 웃음소리가 마구 들려왔고, 쟈가운 선배만이 입을 꾹 다문 채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주 쟈가운 표정으로….




"죄, 죄송합니다!!!!"




나는 90도로 허리를 굽혀 선배에게 사과를 하고선 냅다 화장실로 달렸다. 그 뒤의 선배 표정도, 대답도 확인하지 않고서. 그 때는 밀려오는 창피함에 우선 자리를 피하기에 급급했으니까. 그런데 그게 계기가 될 줄은 몰랐지. 선배랑 친해지게 되는 계기말이다.





[EXO/박찬열]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05 | 인스티즈




"미쳤어, 미쳤어 진짜!!!"




화장실에 냅다 달려와 세면대에 물을 틀어놓고 고개를 푹 숙였다. 진짜 술하고 웬수가 졌나. 마실 때마다 꼭 뭔가 사고 하나씩 터뜨리니 벌써부터 술을 끊어야하나… 하는 고민까지 든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쉬었다. 아깐 그렇게나 마렵더니 그 일로 오줌도 쏙 들어가버린 모양이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또 한 번 그 선배를 마주쳐야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초조해져간다. 분명 찍혔을텐데…. 이대로 확 도망가버릴까? 아니 그랬다가는 더욱 찍혀서 학과 생활 제대로 말아먹을 지도 모르겠다. 세면대 앞에 서서 몇분간 손톱까지 물어뜯으며 고민을 하던 나는 결국 머리를 잔뜩 헝클이다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화장실에서 빠져나왔다. 그래,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혹시 때리면… 몇대 맞지 뭐! 마음은 쿨하게 나섰지만 발걸음은 굉장히 무거웠다.




"으억,"

"김여주."

"누, 누구ㅇ… 오세훈?"




화장실에서 나와 몇걸음을 떼었을 때 갑자기 뒤에서 옷과 함께 몸이 쑥 들리더니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옷때문에 목이 막혀 기침이 나왔다.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잔뜩 긴장하고 있던 상태여서 누구인지 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고개를 획 돌려보니 나처럼 가슴팍에 큰 명찰을 달고 서있는 오세훈이 보였다. 여태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못 본 오세훈의 얼굴이 어찌나 반갑던지… 상황도 상황이었고 오세훈의 얼굴을 보자마자 긴장이 탁 풀리면서 가슴에 와락하고 안겼더니 오세훈은 당황하다가도 내 머리를 쓸어내리면서 고새 사고를 치셨냐고 짧게 혀를 찼다. 아무래도 오세훈은 아까 상황을 다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 실수라고…."

"솔직히 그 선배 잘생겼잖아. 일부러 그런거 아니야?"

"말도 안 돼! 물론 자,잘생겼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나 그, 그런 애 아니야!!!"




오세훈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다가 말도 안되는 소리에 발끈하며 고개를 쳐들면서 떨어져 소리쳤다. 오세훈은 그런 나를 보고 실실 쳐웃더니 알겠다면서 다시 내 머리를 슥슥 문질렀다. 그런 녀석이 얄미워서 잔뜩 심통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으면 오세훈은 제 손을 내 얼굴과 지 얼굴 사이에 밀어넣으며 시선을 차단했다. 결국 퍽 소리나게 오세훈의 팔뚝을 때린 나는 자리로 돌아가려고 몸을 획 돌려 걸으려고 하면 내 몸은 다시 오세훈의 손에 붙잡혀 멈춰졌다.




"아, 왜!!!"

"어딜가려고?"

"어디긴, 내 자리지."

"그럴 필요 없어."

"…?"

"여자애들은 이제 집에 가도 된다니까 너 그만 가."




오세훈의 말에 얼굴에 물음표를 잔뜩 달고 바라보자 하는 말이 내가 화장실에 있는 사이 학회장 선배가 여자들은 선택에 따라 남거나 집에 가도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술집에서의 1차가 차츰 정리되고 자리를 옮기려는 분위기에 오세훈은 나를 집에 보내려고 화장실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럼 넌? 하고 묻자 남자는 강제 2차, 라고 대답하며 손가락 2개를 펼쳐보이는 오세훈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거렸다. 주변에서는 이미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는 여자애들이 많이 보였다. 힘내라… 오세훈의 어깨를 두어번 토닥여주고는 나도 짐을 챙기러 자리에 돌아가려는데 오세훈이 또 그럴 필요 없다면서 나를 돌려세운다. 거 참, 또 뭔데?




"아래에 박찬열 와 있어."

"?"

"네 짐, 박찬열한테 다 넘겼고."

"?????"

"박찬열이 데려다 줄거라고, 집까지."

"???????????"

"그럼, 잘 가라. 내일 보자."




나니?????????????????


제 할 말만 해버리고 획 돌아서는 오세훈이었다. 그러다가 대뜸 다시 돌아보면서, 2차에 끼고 싶지 않으면 얼른 나가는게 좋을거다. 라면서 협박을 하더니 사라지는 오세훈의 뒷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순 남자들 뿐일텐데 굉장히 살벌할 것 같은 2차에는 절대 가기 싫다… 헤헤. 오세훈의 말을 새기며 나는 술집을 유유히 빠져나왔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생각해보니 오세훈이 정말 고맙다. 안그래도 그, 이름이… 김민석이었던가… -아까 얼굴 구경하면서 얼핏 스캔했던 명찰을 떠올렸다- 얼굴 보기 껄끄러웠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빠져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명찰에는 학번도 함께 써있었는데 나보다 4단계나 위였다. 4살 차라니… 이목구비가 동글동글해서 보여지는 얼굴과 달리 나이가 꽤 많은 편이었다. 제발 앞으로 많이 마주치지 않길 간절히 바라면서 계단을 내려가 건물에서 빠져나오자 익숙한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러왔다.





[EXO/박찬열]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05 | 인스티즈




"여주야."

"찬열아!"




오세훈의 말처럼 건물 밖에는 내 가방을 한 쪽 어깨에 두른 채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는 박찬열이 있었다. 나도 따라 활짝 웃으면서 쪼르르 달려가 그의 앞에 서자 박찬열은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내 머리 위에 손을 툭 올려놓고 물었다.




"괜찮아?"

"어?"

"많이 마신거 아니야? 볼이 빨간데."

"아…."




박찬열의 말에 손으로 볼을 감싸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괜찮아! 라고 말하며 베시시 웃어보이자 머리 위에 올려둔 손으로 머리카락을 헝클이더니 내가 으악, 소리를 내니까 다시 손수 정리까지 해준다. 아니, 병주고 약주는 것도 아니고 하나만 해…. 그런데 얘도 그렇고 오세훈도 그렇고 내 정수리를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야?

먼저 돌아서서 이제 그만 집에 가자고 말해오는 박찬열의 뒷모습을 멀뚱히 보다가 아차, 하고 따라붙으며 손을 내밀었다. 무작정 손부터 내밀었더니 뭘 뜻하는지 모르고 손은 왜? 라는 표정으로 조금 당황해서는 나를 바라보는 박찬열에게 어깨에 걸쳐진 가방을 달라고 하자,


"아…"

"?"

"들어줄게. 그냥 가."


하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박찬열이었다. 이번엔 내가 당황하며 짧은 다리로 열심히 쫓아가면서 계속 달라고 해봤지만 박찬열은 끝내 가방을 넘기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빈 손으로 박찬열과 함께 걷고 있다가 힐끔 그를 올려다봤다. 내 옆에서 조용히 걷던 박찬열의 얼굴을 가만히 감상하다가 그에게 물었다.




"근데 어떻게 온거야?"

"응?"

"세훈이가 불러서 온거야?"

"아, 응… 그렇지."

"그렇구나, 다행히 가까이 있었네?"

"어… 어."

"난 혼자가도 괜찮은데 미안, 나 때문에 오세훈이 괜히 귀찮게 했지?"

"아니, 그런거 아니야. 나도 이제 집에 가려고 했어."




아무튼 오세훈 덕분에 박찬열과 같이 집에 가고 있어서 좋긴한데, 한편으로는 오세훈의 단 한마디로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혀끝이 조금 쓰긴 하다.

오세훈이 그렇게 좋은가? 한마디에 달려와 줄 정도로… 뭐, 나도 박찬열의 친구니까 당연히 오세훈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온 거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되게 꽁기하네. 

내 라이벌이 오세훈이라니…! 그것도 남자라니…! 나도 참 기막힌 짝사랑 중이시다…ㅋㅋㅋ




"너희 집은 어딘데?"

"응? 우리 집…? 너랑 가,같은 방향이야."

"그래? 다행이다! 난 괜히 너 귀찮게 한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혹시라도 정반대 방향이었다면 고집을 부리며 난 괜찮다고, 박찬열을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사실 조금이라도 내 마음에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를 밀어내보려는 심산이었지만, 같은 방향이었다니… 그마저도 못하겠네.

자꾸 박찬열쪽으로 가고 있는 이 마음을 하루 빨리 딴 곳으로 돌려야 할텐데… 그래야 박찬열과 오세훈을 떳떳하게 응원해줄 수 있으니 말이다.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박찬열이 갑자기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면서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

"조심해야지."




갑자기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과 함께 옆으로 슥 지나치는 자동차. 이번에도 박찬열이 나를 구해주었다. 그에게 닿은 면적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에 첫번째 놀람과 당황으로 떨리던 심장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빠르게 심장이 뛴다. 그리고 자연스레 자리를 바꿔 차도 쪽으로 걷는 박찬열이 내 마음속으로 한발자국 더 깊게 들어왔다.


거기다 집 앞에 도착해서는 박찬열은 가방을 받아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려던 나를 잠깐 불러세우더니 이런 말을 했다.




"김여주!"

"?"

"내 별명이 1분대기조야."

"어?"

"다음엔 오세훈이 아니라, 네가 직접 불러줬으면 좋겠다."




씨익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열발자국이나 성큼성큼 걸어와 결국 거리를 왕창 좁히고 마는 박찬열이다.











+) 사담

   너무 왔다갔다 하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이라 글이 약간 정신이 없네요ㅜ

    괜히 컨셉을 이렇게 잡았나 싶기도 하고

    독자님들 부디 눈 똑띠 뜨고 제 타임워프 잘 따라와주세요!

    앞으로는 한동안 과거 시점일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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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3.25
헐 첫댓?!?!
8년 전
비회원153.25
저 작가님 글에 첫 댓 단거에요?! 우와..!!
보면 볼수록 옛날엔 저래 저래 달달했던 애가 요새들어 왜 저렇게 막 욕하고 그러는 애가 됐는지ㅠㅠㅠㅠㅠ 여주 너무 안타까뷰ㅠㅠㅠㅠㅠ 얼른 정신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과거 얘기도 현재 얘기도 다 너무 좋아요 ㅎㅎㅎㅎ

그런데 작가님 혹시 암호닉 안 받으시나요 암호닉?

8년 전
독자1
으어ㅜㅜ 신알신뜨자마자 바로 왔어요ㅜㅜ 여주의 실수에 대해 치얼스... 저런실수라면 평생...
8년 전
독자2
여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생이 스펙타클...☆ 다른사람 무릎에 앉다니 엄청 민망했을텐데 그래도 뭐... 좋은일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ㅅㅎ
8년 전
독자3
그래ㅠㅠㅠ당연하지 ㅠㅠㅠㅠㅠ지금불러도돼?......(쭈글) 대박 ㅠㅠㅠㅠㅠㅠ박찬여류ㅠㅠㅠ찬열아 ㅠㅠㅠㅠㅠㅠ겁나설레 ㅠㅠㅠㅠㅠㅠㅠ여주ㅋㅋㅋㅋㅋㅋ그래....뭐....남자무릅에앉고음.....쪽팔리겠지만좋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4
빨리 현재도 보고싶어요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
8년 전
비회원181.187
작가님 얼ㄹ른 다음편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좋아요
8년 전
독자5
완전오랜만이들어와서정주행!ㅁ가지했는데ㅠㅠㅠㅠㅠㅠ여주짠내나요ㅠㅠㅠ찬녀리도너무너무좋지만..과거에선짱짱설레지만현재에서너무못됐어...ㄸㄹㄹ 여주너무짠내나잖아ㅠㅠㅠㅠㅠ지금은막저러케!저러케 막일분대기조해주고!자다일어나도괜찮다고해주고!그러면서...엉엉 근디야주오해하는거카와이해요ㅋㅋㅋㅋㅋㅋㅋ세훈찬열ㅋㅋㅋㅋㅋㅋ핵귀!!! 아 그리구 저 기억못하시겠지만....예전에비회원으로왔눈뎅 이제는회원으로온답니다!!!꺄!!!!!!!신알신도했다구여!!!!!!! 그런데암호닉안받으십니까암호닉...?제가신청하고시뿐뎅..
8년 전
독자6
흐억....작가님 대박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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