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에도 shit를 메일링 글을 한번 올렸었는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다시 한번 올려요
그때 댓글 쓰셨던 분들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ㅠㅠ 대신 댓글 확인 할때마다 바로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해요ㅠㅠ
댓글에 이메일 적어주시면 확인 즉시 보내 드리겠습니다
찬백 미리보기 |
“야, 막말로 내가 외모가 딸려? 몸매가 딸려? 그렇다고 성격이 더러워? 더럽나? 어쨌든!!”
당연히 받아줄 줄 알았다. 찬열은 자신을 남들과는 다르게 대했으니까. 제 앞에서 더 많이 웃고, 얘기도 많이 하고, 농담도 많이 하고,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는 사이니까. 그것도 찬열과 백현. 단둘만! 누구랑 누가 사귀더라 하는 흔한 가십 속에도 백현과 찬열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한 적도 있었다. 뭐, 결과는 아니라더라, 로 끝나긴 했지만.
너 박찬열이랑 사겨? 그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찬열이랑 내가? 지금 소문 쫙 났어, 너랑 박찬열 사귄다고.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어떤 개새끼가 그런 소문을 퍼트렸나 싶었다. 찬열이는 그저 좋은 후배였고 다른 후배들보단 조금 더 정이 있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 사이였다. 사귄다고? 어이가 하늘을 뚫고 승천할 기세였다. 그래. 거기까진 괜찮았다.
이상하게 그 소문을 듣고 난 뒤, 찬열의 사소한 행동들은 백현에겐 크게 다가왔다. 그럴 때마다 백현은 얘가 날 좋아하나? 싶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찬열을 보면 설레게 되고, 좋아한단 걸 느꼈다. 고백 할 타임만 눈치 보고 있다가 고백을 빵! 하면 되는 줄 알았건만, 현실과 예상은 확연히 틀렸다. 부둥켜안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할 것 같던 예상과는 다르게, 현실은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열을 내고 있는 자신과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찬열이다. 이게 아니었는데.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상대방 헷갈리게나 하고. 이거 아주 못쓰겠구만.”
너무 정중히 말하는 탓에, 트집도 못 잡겠다. 치. 성가신 건 아예 뿌리 채 뽑는다 이거냐? 아랫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래서 대답은 거절이야?”
열 번? 이미 열 번 하고도 여섯 번 정도 찍은 것 같은데. 둔해서 몰랐으려나. 그나저나 저 말은 자기 계속 좋아하라는 말인가? 완전 놀부 심보 아니야, 이거?! 그래도 콩깍지가 씌어서인지 밉지 않았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 찬열은 자신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얼굴 쪽으로 열이 몰리는 것 같은 기분에 찬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얼른 고개를 떨궜다.
“참고로 전 귀여운 거 좋아해요.”
|
카디 미리보기 |
지하철은 점점 경수의 도착지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한 정거장, 두 정거장이 지날수록 땅이 꺼질만한 큰 한숨이 저절로 새어나왔다. 가기 싫다는 생각은 경수의 마음 속을 꽉 채우고도 남았다.
세 달 전부턴가? 과외를 시작했다. 나름 명문대를 다니고 있는 경수는 몸을 쓰는 아르바이트 보단, 그나마 좀 편하다는 과외를 선택했다. 선배들의 말을 빌려보자면 과외는 정말 최고의 아르바이트라는 거다. 힘들지도 않고 그냥 머리만 몇 번 굴리면 어느새 꽤 많은 돈이 들어온다는 말에 혹했다. 경수와 친분이 있었던 선배는 자신의 사촌 동생이라면서 학생 한 명을 추천했다. 지금 과외를 구하고 있다는 거였다. 머리도 좋고 성적도 꽤 나온다고 하면서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경수의 지옥의 문은 슬슬 열렸던 것 같다. 헤실 거리며 좋다고 선배에게 학부모의 번호를 덥석 받았다. 번호를 주는 순간에, 선배는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시급이 센 만큼 힘들긴 할거야, 애가 말을 잘 안 듣거든. 성격도 그리 좋진 못하고. 선배의 충고는 가볍게 흘려 들었다. 그땐 생각했다. 에이, 학생이 해 봤자 얼마나 하겠어, 돈만 주면 장땡! 이라고. ……정말 큰 오산이었다.
“책 펴.”
나는 지금 엄청난 골칫덩어리를 상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