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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카디/찬백] 열애백과 .02 (부제 : 동거라고 쓰고 게이득이라고 읽는다) | 인스티즈

 

 

 

[카디찬백] 열애백과

부제 : 동거라고 쓰고 게이득이라고 읽는다


※병맛주의

w.현블리

 

 

 

 

“와 도경수 입술봐 이정도 하트모양은 진짜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희귀템인데... 그렇게 좋아쪄?”

 

 

옆에서 비아냥거리는 백현의 목소리조차 신경이 안쓰일정도의 경지에 오른 경수가 그대로 가슴을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드디어 종인이랑 다시....

 

 


“그니까 내가 진작에 나선다고 했잖아.”

“내가 널 어떻게 믿어”
“야, 너 날 못믿어? 내가 누구야”

 

 

 

병신. 그것도 희대의 병신. 경수가 입을 열기도 전에 대답을 스틸한 백현에 찬열이 백현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더니 이내 격하게 예뻐해주겠다며 헤드락을 걸었고 경수는 오늘만큼은 듣기 좋은 시종소리를 bgm삼아 스텝을 밟으며 교실로 향하려던 순간이었다.

 

 

 

“헐 미친 우리 다음시간 체육이다!!!!개이득!!”

“아 뭐야 그럼 그냥 바로 운동장 가!!!”

 


체육에 미친 것 같은 백현과 찬열이 체육복으로 갈아입지도 않고 운동장을 향하자. 경수도 발걸음을 돌려 운동장으로 향했다. 때마침 종인도 체육시간인지 반에 들어가지 않고 운동장에 남아있는 모습을 보고 이건 운명이라 제멋대로 판단하는 경수다.

 

 

“반장 출석체크 했냐?”

“네, 결석 아무도 없습니다.”

“아픈 사람은?”

“없ㄴ..”

 

 


선생님, 경수가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어쩜 우리 반장은 나에게 한번도 도움이 안되는거지, 급하게 가슴이 아파 예쁜 종인이 간호사를 불러줘 표정을 지은 경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아픈데요...

 

 

 


“어디가 아픈데”

“가슴이 아파요...”

 

 

방금전까지만해도 정상적이었던 경수의 모습을 알고있는 찬열과 백현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경수를 바라보았다. 미친놈, 작은 가슴 가슴 커지지도 않을건데 왜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고 지랄이야.

 

 

 

“...가슴이 왜 아픈데”

“사랑이 자라나고 있어서...성장통인가봐요...”

 

 

바로 옆에 서있는 찬열과 백현이 못봐주겠다는 표정으로 경수를 바라보았다. 저거 지금 가슴이 아픈게 아니라 그냥 제정신이 아니라니까.

 

 

 

“....쌤 쟤 그냥 쉬라고 해주세요... 많이 아픈 것 같아요..”

 

 

 

물론 몸이 아니라 정신이요. 백현이 더는 보기 싫은 경수의 추태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지원사격에 나서자 벤치를 가리키며 대신 점수판을 넘기라고 말하는 선생님이다.

 

 


“오늘은 피구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백현과 찬열 두 사람의 눈에 동시에 빛이 반짝였다.

 

 

 

“..오늘인가”

“드디어 온건가 결전의 날이.”

“언제든지 준비 되어있지, 덤벼.”

“세기의 대결이 펼쳐지겠군”

 

 

 

금세 선을 긋고 편을 나눠 가장 선두에 선 찬열과 백현이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주변 아이들은 이미 많이 익숙해져있는지 미리부터 멀찍이 떨어져 두 사람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야, 겁먹지 마. 처음엔 가볍게 갈거니까.”

 

 

 

공을 바닥으로 통통 튕기던 백현이 재빠르게 공을 잡더니 팔을 붕 휘둘러 찬열쪽으로 날렸다. 아슬아슬하게 찬열의 귀쪽으로 빗나간 공이었지만 그 위력은 대단했다. 무려 담장에 수직으로 꽂혀 다시 튕겨져 나온 공이 데구르르 굴러 찬열의 손안에 들어왔다.

 


“몸풀기할 기회는 한번이면 충분하지? 이제 진짜 시작한다.”

 


콜, 백현이 고개를 꺾으며 수비자세를 취했다. 오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서로의 침 삼키는 소리까지 들릴만큼 기나긴 정적이 흘렀다. 점수판을 놓고 턱을 괸 채 두 사람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경수가 곧있으면 펼쳐질 가관이 이미 신물난다는 듯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불꽃슛!!!!”
“일렉트로닉슛!!!”
“메가슛!!!!”
“울트라슛!!!”
“피닉스슛!!!”

 

 


만화를 너무 많이 봤어, 저 초딩들. 시발 무슨 초능력 피구냐고. 저 두사람이 제발 하루라도 정상인 날이 오길 바래보는 경수다. 한참을 날고 뛰다가 서로를 보고 제법이라고 말하는 두 사람에 마치 못본걸 본 듯 고개를 돌려버리는 경수다.

 

 

 


그리고 그때, 체육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종인이 경수가 있는 벤치쪽으로 다가왔다. 아마 축구경기중 잠깐 휴식을 취하는 모양이었다. 점수를 넘기던 경수가 종인이 점점 저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서는 갑자기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후다닥 물병을 챙겼다.

 


“..저기”

 

 


더운지 손으로 계속 바람을 부는 종인에게 쭈뻣쭈뻣 다가간 경수가 물병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허읅...저 예의바름. 타고났구나. 역시 종인아 너는 안좋아할래야 안좋아할 수가 없다니까ㅠㅠ 형이 너를 앓아...앓고있다고...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들을 입안에서나마 한껏 외치는 경수다.


어쩜 사람이 저럴수가 있는가 하는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종인을 바라보던 경수가 종인이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시발..

 

 

 

 

시발...미쳤어...섹시해. 섹시하다 못해 야해. 어떡해...미쳤나봐. 19년간 야동한번 안보고 지켜온 내 순수함에 금이 갈만큼 야하다..... 자신의 눈에 카메라 기능이 없어 그 순간을 저장하지 못하는게 아쉬울정도인 경수가 내적오열을 하며 곧있으면 눈물을 흘릴듯한 아련한 표정으로 종인을 바라보았다.

 

 

 

"도경수!!!!!!"

 

하지만 그건 머지않아 멀리서 저를 불러오는 방해왕 백현에 의해 중단되었다. 점수가 몇이냐고 묻는 백현에 종인에게 물병을 주기 위해 매정하게 내던진 점수판을 뒤늦게 바라보지만 이미 제멋대로 뒤집혀버린 점수판에 헤, 하고 웃어보이는 경수다.

 

 

 

"너 이색희...."

"미안 ㅎ"

"너 아무리 사랑에 눈이 멀ㅇ..."

 

 

이 미친놈이 종인이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 지금 뭐라고 또 헛소리를 씨부리려고, 누가 커플 아니랄까봐 방금 전 찬열이 하려던 것처럼 백현의 입을 틀어막은 채 유유히 자리를 떠나는 경수다.

 

 

 

그렇게 찬열과 백현에게만 레전드로 남을 체육시간이 끝나고, 무려 국어, 물리, 수학이라는 소름과 공포의 시간표를 확인한 경수가 그대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싫어싫어.. 공부하기 싫다.... 그저 시간이 빨리 가서 어서 학교가 끝나고 종인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눈을 감은 경수다.

 

 

 

 

 

*

 

 

"..ㅇ어나..야..도경ㅅ..일어.."

 

 

희미한 목소리에 경수가 천천히 눈을 떴다. 박찬열? 자꾸만 눈이 감겨오는데 뒷통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짜증지수가 올라가는 경수다.

 

 

"..아 뭐...어...어??"

 

 

할수없이 고개를 들고 한껏 인상을 찌푸린 경수가 실눈을 뜨자 갑자기 밝아진 시야에 눈을 깜빡였고, 눈이 밝은 빛에 적응한 후에 보이는건 의외로 자칭 잘생긴 찬열의 얼굴이 아닌 종인의 얼굴이었다.

 

 

"찬열이형이 일어나라는데요?"

"어? 어.. 어..."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뜬걸 확인한 후에야 종인이 눈앞에서 어디론가 사라졌고 무슨상황인가 하는 생각에 뒤를 돌아보자 삐딱하게 자신을 바라보고있는 찬열과 백현이다. 수업끝났어 멍충아.

 

나니, 어째서 아무도 안깨워준거지... 눈을 감았다 떠보니 이미 훌쩍 지난 시간에 아무도 자신을 깨워주지 않은것에 서운할 겨를도 없이 어서 나오라며 먼저 나가버리는 찬열이다. 그 뒤를 이어 백현이 나섰고, 그나마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종인이 경수가 가방을 싸는것을 확인한 후에야 발걸음을 옮겼다. 서둘러 짐을 싼 경수가 교실을 나서 먼저 가고있는 세 사람과 발걸음을 맞춰 학교 근처의 분식집에 도달했다.

 

 

 

"나 지금 별로 배 안고프니까 조금만 먹자"

"ㅇㅋ 그럼 참치김밥 세줄이랑 떡볶이 2인분, 우동이랑 라면 하나만 콜?"

"미쳤냐?"

"...."

"튀김을 빼먹었잖아"

 

 

아 맞다, 백현의 말에 튀김까지 추가시키는 찬열이다. 계산은 당연히 두 사람이 맡을거라고 생각한 경수가 자신의 옆에 앉은 종인을 슬쩍 훔쳐봤다. 워, 옆태도 존니스트 내스타일이야...ㅠㅠ

 

 

"종인아 옆에 인사좀 해줘라, 곧 너 뚫어질듯."

 

그 전에 내가 너부터 뚫어버릴듯, 찬열의 말에 경수가 시선을 돌려 찬열을 한껏 째려보았다. 종인이 앞에서 차마 그런 추한 모습은 보이지 말자는 생각에 겨우 살인충동을 참은 경수가 방금 전 인사를 했는데 왜 또 인사를 하냐며 찬열에게 핀잔을 주었다.

 

"이름은 알아?"

"네, 도경수..맞죠?"

"뭐야, 아네?"

 

 

종인이 너의 아내라고 드립을 치려다가 개같은 드립을 치면 정말 죽여버리겠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경수에 조용히 사리고 물을 마시는 찬열이다. 혹여나 또 찬열이 무슨 이상한 말을 하기 전에 경수가 먼저 나서서 적당한 화제거리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입을 열었다.

 

 

"찬열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

"형 친구에요"

 

 

미국 간 김종대, 걔 동생이 종인이야. 친하진 않았지만 기억속에 어렴풋이 찬열과 백현 못지않은 존재감의 비글미를 가진것으로 생각되는 종대에 경수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뒤이어 찬열이 궁금했던 듯이 종인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는 왜 혼자 한국에 온거야?"

"고등학교 다니려구요."

"집은?"

"전에 형이 살고있던 집에서 살고있어요."

"혼자서?"

"네"

 

 

와, 벌써 혼자사는구나. 그럼 종인이 집에 놀러가면 단둘ㅇ...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경수가 갑자기 드는 이상야릇한 생각들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헐 미쳤나봐, 내가 이런 박찬열 변백현 같은 생각을 하다니.

 

 

"뭐야, 쟤 왜저ㄹ..아!"

 

 

백현이 경수를 보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손뼉을 짝 쳤다. 그 소리에 세 사람이 동시에 백현에게 주목했고 백현은 역시 자신은 천재였다는 듯 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종인이 너 경수 집에 들어올래?"

"...네?'

"나도 경수랑 같이 사는데, 학교 바로 앞이고 방도 3개나 있어. 너 혼자 살면 심심하잖아 안그래 경수야?"

 

 

백현이 어서 자신을 찬양하라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경수를 바라보았다. 종인이랑 같이 살라고?? 동거?? 동거를 하라고? 미친...변백현 니가 나랑 종인이를 한지붕 아래 쳐 넣으면 내가 기뻐서 날뛴다거나 뭐 그런 생각을 한 너를 존경해주거나 그런걸 바랬나본데 그랬다면 존나 성공이야. 왠일로 쓸모있는 백현에 경수가 마음속으로는 이미 종인과의 해피한 동거라이프를 상상하며 겉으로는 침착하게 표정관리를 하려 애썼다. 아니, 뭐... 원한다면 나는 상관없는데..

 

 

"정말 그래도 돼요?"

 

자신과 눈을 마주치며 물어오는 종인에 경수가 놀란 듯 흡,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종인아, 벌써 위험하잖아...그렇게 순수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어보면 방금 전까지 이상한 상상을 했던 내가 뭐가되니.... 종인과 함께 살면 밥도 같이 먹고, 등교도 같이 하고, 잠도 같ㅇ...

 

 

당장이라도 종량제 쓰레기봉투속으로 들어가야할것만같은 생각들이 떠올라 고개를 미친듯이 휘저으며 생각을 떨쳐내려하는 경수다. 그런 경수의 속마음을 모르는 종인은 고개를 양 옆으로 세차게 휘젓는 경수에 혹시 불편한거냐고 물어왔고 종인의 목소리에 놀란듯 소리쳐버린 경수다.

 

 

"아니야 전혀!! 들어와!!"

 

 

드루와 드루와~~ 급하기 밀려오는 쪽팔림에 고개를 푹 숙인 경수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종인을 경수의 집에 들어오도록 영업하는 백현이다. 경수 집 되게 좋아, 부모님이 맞벌이 하시는데다가 자주 출장을 나가셔서 한 채 마련해주신건데, 엄청 넓고 도경수가 워낙 깔끔을 떨어서 나름 깨끗해. 아, 그리고 아침밥은 꼬박꼬박 챙겨먹을 수 있어.

 

 

"안그래도 부모님이 밥걱정을 엄청 많이 하시는데, 요리 잘해요?"

"말하기도 입 아프지, 완전 셰프잖아, 도셰프"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원치않게 계속해온 자취생활로 인해 터득한 스킬들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날이 또 올까, 말하지 않아도 술술 풀어주는 백현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종인이 넘어오기를 마음속으로 계속 외치는 경수다.

 

 

"그럼 연락해볼게요."

"그냥 지금 짐 옮기자!"

"너무 빠르지 않아요?"

"에이 옛말에 자고로 모든것은 빨라야한다고 했어, 고백도 빨리하고 진도도 빨리...가 아닌데..뭐지"

 

 

병신아 그거 내가 한말임. 그 이름도 찬란한 박찬열 어록. 옆에서 말하는 찬열에 백현이 그제서야 생각난 듯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어쩐지 말하면서도 어떤 미친분이 이런말을 하셨을까 했네.

 

 

"아 아무튼 그냥 지금 가자!"

"그럼 부모님께 전화 한통만 할게요."

 

 

그래 우리 종인이가 어머님 아버님께 전화 드린다잖아, 이런 동방예의지국의 바른 어린이를 유혹하지 말란말이야. 물론 나한테는 개이득이지만... 어서 나가서 전화하고 오라는 경수의 말에 종인이 밖으로 향했다.

 

 

"야 나 잘했지"

"변백현"

"어?"

"사랑해 씨발놈아ㅠㅠㅠㅠ"

"..미친 꺼져, 니 사랑따위 받고싶지 않아"

"그럼 박찬열 사랑 줄까ㅠㅠㅠ?"

 

 

됐어 꺼져, 단호한 백현의 말투에 찬열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 사랑이 우스워? 그렇게 한참을 두 사람이 투닥거릴때 쯤 빠르게 통화를 마친 종인이 자리에 앉았다.

 

 

"...오늘 바로 가도 돼요?"

 

미친ㅠㅠㅠㅠㅠ들어와, 평생 살아도 돼ㅠㅠㅠ 감격의 눈물을 애서 참느라 말을 못하는 경수 대신 당연하다고 말해주는 백현이다. 자리에 앉은 종인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경수를 향해 가볍게 웃어보였다. 아...심장에 무리가 온다...괜찮아 종인이야.

 

 

"그럼 이거 얼른 먹고 바로 짐 옮기자."

 

 

말을 마친 후 전투적으로 음식을 싹쓸이한 찬열덕분에 불과 30분도 안되서 꽤 많은 양의 음식은 전부 바닥을 보였고, 곧장 종인의 집으로 향하는 네 사람이다. 어느덧 8시에 가까워져가는 늦은 시간에 발걸음을 재촉해 종인의 집에 들어섰다. 문을 열자 훅 끼쳐오는 종인의 냄새가 좋기만 한 경수다.

 

 

 

"간단하게 입을 옷정도만 챙겨가도 될것 같은데, 필요하면 생필품 몇개랑.."

 

 

어디서 꺼내온건지 큰 상자들을 거실에 늘어놓은 종인에 집안을 돌아다니며 분주하게 이것저것 넣자 어느새 꽉 채워진 상자들이다. 대강 정리를 마친 후 상큼하게 출발을 외치는 백현을 뒤따라 각자 상자를 하나씩 들고 경수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 오늘 새로운 식구 생긴 기념으로 불금 한 번 불태워 봐?"

"2차는 역시 치킨이지"

 

 

 

경수와 종인의 의견은 듣지도 않은 채 상자를 넘겨주고선 치킨집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는 찬열과 백현이다. 졸지에 무거운 상자를 2개씩 들게 된 경수가 무거운 듯 휘청이자 종인이 재빠르게 손을 뻗어 경수를 잡아주었다. 힘들면 하나는 자신이 들어주겠다는 종인에 경수가 괜찮다며 고개를 저었다.

 

 

 

 

"여기에요? 와, 좋다."

"어어..비밀번호는 내 생일이야 0112"

"1월 12일이요? 저는 14일인데"

 

 

종인의 말에 이것 또한 운명이라는 생각을 하며 집에 들어서는 경수다.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무거운 상자를 쇼파위에 내려놓은 경수가 힘든 듯 하,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종인이 미안한 듯 경수의 어깨를 조심스레 토닥였다. 이러지마 종인아, 형은 이런 조그마한것에 심장이 도키도키해져버린단다...

 

경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집을 구경하려는듯 한 종인에 경수가 쫄쫄 종인의 뒤를 따랐다. 여기가 내 방이고, 여기는 화장실...

 

 

 

"얔ㅋㅋㅋ치킨왔엌ㅋㅋㅋㅋㅋ"

 

 

 

방구경 좀 시켜주려 했더니 시끌벅적하게 들어오는 백현에 경수가 고개를 빼꼼 내밀어 현관쪽을 바라보았다. 치킨이 그렇게 먹고싶었나 왜 저렇게 미친놈처럼 웃으면서 들어오는거지

 

 

"경수얔ㅋㅋ 오늘 새 식구 한명 더 생김 ㅋㅋㅋㅋㅋㅋ"

 

 

 

뭔 개소리냐는 표정으로 백현을 바라보다 곧이어 알수없는 오묘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찬열에 심상치않음을 느끼는 경수다. 찬열이 조용히 경수에게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나 집에서 쫓겨남....

 

 

 

 

"왜?"

"집에 이렇게 늦게 들어올거면 차라리 나가서 살라는데..."

"진짜?"

"그래서 그냥 나도 오늘 여기서 자고가려고"

 

 

 

 지금 쫓겨났는데 사태의 심각함은 모르고 저렇게 치킨이나 세팅을 하고있단 말이야..? 찬열이 이왕 이렇게 된거 함꼐 뜨거운 밤을 보내자고 말하며 백현에게 슬쩍 다가서자 단번에 손을 쳐내는 백현이다. 응큼한새끼.

 

 

 

"튕기기는... 아 몰라 나 오늘 여기서 자고 갈거다. 그런의미에서 씻고 옴 ㅎ"

"야 꺼져 내가 먼저 씻을거야"

"뭐래, 내가 먼저 말했거든"

"야 난 항상 집에 들어오면 바로 씻거든?"

"그럼 같이 씻던가"

 

 

 

 완전 속보이는 프로패셔널한 수작질이야. 화장실로 냉큼 들어간 백현을 놓칠세라 뒤따라 들어간 찬열에 한동안 화장실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잠잠해져서는 물소리만이 들려왔다. 아니 진짜 저것들은 종인이도 있는데 왜저럴까...

 

 

 

 

"야! 너네 씻고 바로 나와야된다??"

"...."

"이상한 짓 하면 안돼!!!"

 

 

 

 

우리 종인이는 애긩이랑 말이야...저런 나쁜거 보고 자라면 안돼. 간절하게 화장실 문앞에서 빌고있는 경수와 오히려 그런 경수가 더 귀여운 듯 키득거리는 종인이다.

 

 

 

 

"아 변백현 이새끼 진짜 미쳤나봐;; 난 존나 아무것도 안했는데 갑자기 나한테 찬물세례야 얼어죽겠네..."

"그게 아무것도 안한거냐, 넌 눈빛만으로도 성희롱을 할수있는 대단한 새끼야"

"아니 내가 내 눈으로 보겠다는데 문제 있어?"

"닥쳐. 성적 수치감을 느껴서 신고하려던거 간신히 참았으니까"

 

 

 

 

역시 우리 백현이는 ㅈr가운 매력이 있어. 추운 듯 온 몸을 수건으로 꽁꽁싸매고 나오는 찬열이다. 그리고 안봐도 그 상황이 눈에 뻔히 보여서 헛웃음만 지어보이는 경수다. 그리고 처음보는 이 상황이 마냥 재밌는 듯 웃기만 하는 어린양 종인을 보고서는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다. 종인아 이 아이들은 그냥 답이 없단다..하루빨리 적응하는게 더 빠를거야...

 

 

 

 

"저도 씻고 올게요"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샤워실로 들어간 종인에 경수가 또다시 망상에 빠지기 시작했다. 종인이가 샤워를 한대...미쳤다. 어디서 cctv를 공구해와야 하ㄴ.. 자신도 모르게 든 생각에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뺨을 찰싹 소리가 나게 내리쳤다. 아 진짜 미쳤나봐...엄마...아무래도 저는 태생부터 변태인가봐요... 아무것도 안입은 종인이가 보고싶어요 시바...

 

 

"도경수 좀 위험하다. 무슨상상을 하면 그렇게 바보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는거야"

"뭐 혹시 벗은 종인이를 생각한다던가, 알몸 종인이라던가, 아무것도 안입ㅇ..."

 

 

 

 

시끄러!  소리를 지르고는 혹시 그게 샤워실까지 들렸을까 재빠르게 손으로 입을 막는 경수다. 이놈의 입이 방정이지. 다행이도 물소리덕분에 들리지 않는 듯 했지만 여전히 자신을 보고 웃고있는 찬열과 백현에 기분 나쁜 듯 조용히 읊는 경수다.

 

 

 

 

"너희 자꾸 그러면 오늘 각방쓰게 만들거다"

 

 

 

경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비굴모드에 진입한 찬열이 그것만은 안된다는 듯 한 표정으로 경수를 향해 말했다. 아 경수야 제발 그것만은...그건 이 치킨을 눈앞에 두고 먹지 말라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운거란 말이야...넌 감히 느껴보지 못한 그런 느낌이랄까...

 

 

 

찬열이 경수에게 주저리주저리하고있을 때 쯤 샤워실의 문이 열리고 가운을 입은 종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경수의 두 볼이 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다. 하느님 부처님 조상님 시바신이시여, 저게 정녕 인간의 모습이란말입니까. 아무래도 나는 오늘을 위해 태어났나보다...

 

아... 어떡해.. 존나 섹시해...미친거 아니야.... 구릿빛 피부와 대조되는 새하얀 가운에 좋은 냄새를 풍기며 자신의 옆에 앉아 해맑게 치킨을 먹는 종인에 경수는 혹여나 코피가 터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그대로 몸을 굳혔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꾸만 딱딱해져오려고 하는 아랫도리에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오늘 잠은 다잤다.

 

 

 

--

오타있으면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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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엄훠...이렇게 빨리 다음화를 올려주시면....오예...전편 독자 1인데ㅠㅠㅠㅠ 경수가 저렇게 행동하는 카디는 진짜 드문뎈ㅋㅋㅋㅋㅋㅋ짱재밌어욬ㅋㅋㅋㅋㅋ 진짜 이런 분위기에 진짜 학생같은 이런 글이 저는 매우 좋아요...짱....찬백이들 같은방써서 뭐하려고...?(음흉) 아 작가님 분량도 짱짱맨!!
9년 전
현블리
와 또 1등으로 댓글 달아주셔서 진짜 감사해요ㅠㅠ
9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1편보고 신알신했는데 2편이 올라왔네요!! 재미있어요 ㅠㅠㅠ 찬백이들도 귀엽고 경수는 어쩔 줄 몰라하는것도 귀엽고 ㅠㅠㅠ 암것도 모르는 듯한 종인이도 귀엽고 ㅠㅠㅠ 잘 읽고 가용~
9년 전
현블리
재밌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9년 전
독자3
개이득 노노 게이득!!ㅋㅋㅋㅋㅋ잛ㅎ고가야
9년 전
현블리
당장 게이득으로 바꿀게요 ㅋㅋ
9년 전
독자4
아아앜ㅋㅋㅋㅋㅋㅋ
경수 엄청 귀엽..... 흡.......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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