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오세훈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온몸이 마비가 된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왜이렇게 떨고 있는거야?"
알수없는 위압감과 내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는 손짓에 힘이 풀렸다
"알겠다 내가 너무 잘생겨서?"
오세훈은 내 턱을 한껏 움켜잡고
내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쓰읍- 넌 잘 버티네"
오세훈은 엄지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쓱 닦아주더니
만족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표정 지으면
내가 너무 꼴리잖아 아가씨"
조소를 흘리던 오세훈과 나 사이에
살랑이는 듯하지만 날카로운 바람이 불어왔다
여긴 실내인데 무슨 바람이지?라고 생각할때
오세훈이 한 쪽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시선은
내 뒤로 둔채 말했다
"여전히 예의가 없네?"
왜 허공에다가 대고 말을 하지
진짜 미친놈인건 분명한가보다
"장난 그만치고 나와"
아까보다 더 거센 바람이 불어
잘 정리되어있던 내 머리카락이 흩날려 시야를 가렸다
시야를 가린 머리를 정리하고 앞을 바라봤을땐
오세훈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있었다
"또 보네요 우리?"
아..어디서 봤더라 굉장히 낯이 익는데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장난끼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굽히고 인사했다
"제피로스, 바람의 신"
기억났다.
어제 첸이랑 엘레베이터를 올라갈때 봤던 신
"박..찬열?"
"오 내 이름도 아네요?"
"야"
박찬열은 오세훈을 싸그리 무시한채
나한테만 집중하며 계속 말을 걸어왔다
그런 박찬열을 보며
오세훈은 얼굴을 점점 굳히고 다가왔다
"뭔데 너 이제 여기까지와서 시비냐"
"난 너한테는 볼 일없어 오세훈아"
"얘 내가 먹을 애라고"
"그래서?"
오세훈과 박찬열은 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기운을 뿜어내며 말싸움을 벌였다
"아가씨, 우리 다른데서 얘기할까?"
박찬열이 내 손을 붙잡고 나갈려고하자
이번엔 오세훈이 반대쪽 손을 붙잡고
나가는 것을 막았다
"경고했다 얘 나한테 온애라고 박찬열"
"아 따른 아가씨들 많잖아"
"니가 꺼져"
"오 무서워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하데스시여"
오세훈 주변의 검은 오로라가 점점 짙어지고
검었던 머리색이 금색으로 물들어갔고
흰 피부는 하얗다 못해 창백해졌다
"워워 너무 화내지말자 여기서 우리 한번더 싸우면
다신 연화에 발도 못들인다고"
박찬열 역시 주변 물건들을 다 휩쓸만큼의
바람을 일으키며 그런 오세훈을 조롱했다
내가 이 두 신 사이에 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첸이 말한 것과 다른 의미로 죽을 위기에
처해 진것 같다
"인간"
"헛소리까지 하네"
"저 아가씨 인간인데?"
"여기에 인간이 있을리가"
"세훈아 세상엔 말이야 항상 변수라는게 존재해"
"씨발"
"너 인간 싫어하잖아 데려간다?"
박찬열이 내가 인간이란 것을 밝히면서
내 손을 잡고 오세훈이 있는 방을 빠져나왔다
오세훈의 외마디 비명과 방이 부셔지는 생생한 소리가
내 뒤에서 들려왔다
"어디가는거예요?"
"재밌는거 보러"
박찬열이 나를 이끈 곳은 연화의 지붕이였다
나를 앉힌 박찬열은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박찬열의 손가락이 닿은 곳엔
수십 명의 각 종 요괴들이 고문을 받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요괴들이 초록색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운 표정과
기괴한 비명소리를 내고있었다
"웁"
"미안미안 근데 조금만 더 기다려봐"
박찬열은 내 등을 토닥여주며 시선을
한 곳으로 고정했다
"왔다"
박찬열의 말에 다시 그곳을 쳐다보자
한마리의 큰 용이 고문장을 향해 날아왔다
타들어 가는 불꽃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비늘과
노을이 지는 해를 떠올리게하는 주황색 비늘이 어우러진 용이였다
용은 사뿐히 내려 앉아 요괴들을 바라보더니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요괴들을
하나씩 하나씩 커다랗고 날카로운 이빨로
갈기갈기 찢기 시작했다
요괴들의 머리와 몸통이 분리되어 따로따로 굴려다니거나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겨졌다
"도대체 이런걸 왜 나한테 보여줘요!!!!"
"쉿 저기 봐바"
그렇게 고문장의 요괴들을 처참하게
만들어놓은 용이 사람의 형태로 변했다
붉은 머리칼의 날카로운 눈
"시..우..민...?"
"딩동댕"
박찬열은 뭐가 웃긴지 옆에서 키득키득 대며 웃었고
난 내가 본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말도..안돼.."
시우민은 입가에 묻은 초록색 피를 더럽다는 듯이
앞에 죽어있는 요괴의 옷을 찢어 입가를 닦았고
날카로운 눈매로 고문장을 둘러봤다
"시우민..."
시우민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자 여기까지"
박찬열은 내 허리를 감싸고 지붕에서
밑으로 뛰어 내렸다
나는 나와 눈이 마주친 뒤의 시우민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
제가 조금 늦었죠...?
사랑합니다..ㅠㅠㅠㅠ포인트 받아서 미안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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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그녀(?)들]
하쿠/가오나시/행방불명/린/센/치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