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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세훈] 나의 소년이여 -2 | 인스티즈


나의 소년이여

: 꺾어진 꽃 (2)








무려 한 달전 이야기였다. 그렇게 찝찝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고 한동안 계속 그 소년이 생각났었다. 왜 소년은 비를 혼자 맞고 있었고 하얀 옷에 붉은색이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며 

 괜찮다고한것은 나에게 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내뱉은 말인지. 


이런식의 생각이 나를 지배하다 이제 그것도 끝났다. 어쩌다가 소년의 또래로 보이는 남학생들이 보면 가끔 생각나는 정도.


아니면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이거나.








"많이도 내리네."








이제 진료시간이 끝나 정리를 하고 나갈참이었다. 블라인드 너머로 보이는 비가 괜히 못마땅했다.

그 소년은 저번처럼 비 맞으면 안되는데.









"저, 선생님..."


"왜요?"


"선생님을 뵙고싶다는 분들이 계셔서요..."









의사가운을 옷걸이에 걸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시에 신참간호사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뭐지, 싶어 간호사를 쳐다보니 꽤나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나싶었다.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조심스레 말을 하는데 나를 보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누군지 알아요?"


"그,그게 뭔가 형사님들 같았어요..."


"알겠어요."









도대체 형사들이 왜 날 보려하는걸까.









나의 소년이여











[EXO/세훈] 나의 소년이여 -2 | 인스티즈


"늦은 시간에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로비 옆에 있는 휴게실에서 남자를 만났다.

내가 생각했던 형사의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어서 당황스러웠다. 혹시 형사가 아닌걸까.

그러고보니 분명 사람들이라 했는데 왜 이 한명만 있는건지 의문스러웠다. 그냥 전달을 잘못한걸려나.


테이블 위에 놓여진 녹차를 한 입 마시면서 남자를 쳐다보니 멀끔하게 생긴게 정말 형사가 아닐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용인소속 강력계 형사 변백현이라고 합니다."









내 생각을 읽었는지 자신을 형사라 말하는 남자때문에 살짝 흠칫했다. 아직도 손에 들려있는 녹차컵을 만지면서 잠시 정적이 나와 남자를 감쌌다.









"근데 형사님께서 저를 왜 보자고 하신건지."


"아, 잠시만요. 지금쯤이면 왔을텐데..."








남자는 내 질문에 손목시계를 한번보더니 입구쪽을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남자는 초조하게 누군갈 기다리는 듯 고개를 쭉 빼며 로비만을 쳐다보았다.







"어 왔다."


"자, 여기...아, 죽는 줄 알았네."









그때였다. 로비 문을 무식하게 열어재낀 키 큰 남자가 갈색 서류 봉투를 변백현이란 남자에게 건네는것이. 키 큰 남자는 우산도 없이 밖에 있었는 듯 몸 곳곳이 물방울 투성이었다. 게다가 서류봉투도 여기저기 물이 튀어 진하게 변한 부분이 있었다.


변백현은 키 큰 남자에게 고맙다면서 서류를 받고 그것을 내게 건네었다.









"이게 뭔가요?"


"우선 내용 먼저 읽어주세요. 차차 말씀드릴테니깐."









변백현의 재촉에 조심스럽게 서류봉투 안을 보았다. 봉투안에는 분량이 있는 종이가 있었고 세장 정도에 사진이 나왔다.




[오세훈]

나이 : 18살

마약밀수, 살인미수로 곧 수감조취가 내려질 예정.

현재 조사 받고있는 중.










"저한테 이걸 보여주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보시다시피 세훈이 아직 어린 학생입니다. 근데 어린 나이에 무거운 죄를 지었죠. 게다가 나라 법이 바뀌어서 중범죄에 해당하면 학생이라도 감옥에 가게됩니다."


"... ..."


"세훈이의 경우는 중범죄를 넘어섰죠. 어쩌면 영원히 감옥에 있을수도 있습니다."


"... ..."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기분이다.

보이지않아도 목소리로 충분히 변백현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느낄수있었다. 

하지만 굳이 이 아이를 내가 맡아야되는 이유가 있나? 

이미 조사를 받고 있는데 정신과 의사에 불과한 내가 무얼 할 수 있다고 이러는건지 당최 감이 잡히지않는다. 혼란스러운 머리를 애써 정리하고 봉투안에 있던 세 장의 사진을 조심스레 보았다.


두 장의 사진은 조사를 받고있을 때의 모습이고 나머지 한 장은 증명사진인듯 싶었다. 교복을 입고 단정히 찍은 걸 보니.


어렴풋하게 기억나지만 아마 한 달 전 그 소년과 같은 교복인것 같다.









"왜 제 도움이 필요한건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이미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면 끝난거 아닌가요."


"재판이 끝난게 아니니까요."


"... ..."


"아직 재판은 시작하지않았고,"


"... ..."


"그 재판에 그나마 오세훈 징역을 줄여줄만한게 선생님과의 상담 내용뿐입니다."








남자는 내 말에 단호하게 대답하였다.

그렇다면 하고많은 정신과 의사 중에 왜 하필 나인걸까. 아니지, 상담사가 따로 있는데 왜 나인걸까.


도대체 이 남자는 나에대해 뭘 믿고 찾아온것일까.








"아무래도 좀 무리일듯 싶어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아마, 정신과 의사보단 상담사를 찾아가는 편이 더 빠를거에요."


"꼭 선생님이셨으면 합니다."


"죄송해요, 다른 사람을 찾는 편이 더 좋을것같네요. 그 학생한테도요."






[EXO/세훈] 나의 소년이여 -2 | 인스티즈


"거, 답답한 사람이네."




오세훈 그 놈이 부탁한거야. 그러니깐 좀 들어주시죠.









내 앞을 막아선 아까 비를 맞고 왔던 키 큰 남자가 내게 의문투성이의 말을 건넸다.










나의 소년이여








한동안 형사님들의 말을 듣고 멍했었다. 로비를 나올때도 운전석에 앉았을 때도 내게 했던 말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나와 그 아이가 무슨 인연이었을까.


하루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생각이 나를 더 괴롭게 했다.

그 아일 원망해보기도 했다.

왜 하필 나였는지.









-'변백현입니다.'


"하겠습니다."


-'... ...'


"그 학생 상담 제가 할게요."


-'감사합니다.'









아마 직업병일것이다.

그렇게 단정지을것이다.










나의 소년이여








이틀연속 내내 비가 내렸다.

정말 꾸준히도 비가 내렸다. 아직 여름도 아니고 장마철도 아닌데 이렇게나 내리다니.

오고가던 간호사들은 날씨가 지랄맞아졌다고 불쾌한 내색을 원없이 들어냈다.


비가 올때면 늘 그 소년이 생각났다.

지금쯤 그 소년은 무얼 하고있을까.

피해다니고있을까.

이미 잡혀서 소년원이나 감옥을 갔을까.









"안녕하세요."








무던히도 블라인드 너머를 보고 있었을까.

조심히 열리는 문 사이로 아이 한명이 들어왔다.








[EXO/세훈] 나의 소년이여 -2 | 인스티즈


"오랜만이네요."









알수없는 말을 하는 아이에게 우선 웃어주며 내 건너편 의자에 앉게 했다. 내 반응이 맘에 들지않았나본지 아인 잠시동안 나를 내려다보더니 의자에 털썩 앉았다. 








"간식이라도 줄까요?"


"저 기억 안나요?"


"글쎄요."


"글쎄요?"


"기억력이 안좋아서, 우리 어디서 본 적 있나요?"









내 말에 아인 기가찬듯 웃기시작했다.


'나보다 기억이 안좋으면 어떡해.'


하면서 웃으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도대체 이 아일 언제 봤다고 이러는걸까. 

내가 안면인식장애가 있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EXO/세훈] 나의 소년이여 -2 | 인스티즈


"너무하네, 난 나름 깊은 인연일거라 생각했는데."


"... ..."


"이거 꽤 씁쓸하네요."









아인 의자 등받이에 자신의 몸을 기대고 내게 한숨섞인 소리를 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정도 또래의 남자아인 본적이 없었다. 있어봤자 한달전 그 소년뿐인데.


잠시 눈이 흔들렸다.

아인 내게 계속해서 눈을 마추었고 어디선가 익숙한 냄새가 났다.

이걸 냄새라 해야할지 향기라 해야할지.










"아, 이러면 기억 날려나?"


"... ..."




[EXO/세훈] 나의 소년이여 -2 | 인스티즈


"예쁜 누나, 우산 좀 같이 써요."









하얀와이셔츠를 입고있는 아이에게서 자국은 없지만 희미한 소년의 피 비랜내가 났다.







나의 소년이여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 학생이 부탁을 했다뇨.'


'한 달 전인가, 그때 학생 한 명이 버스에 치였어요. 자살을 하려고 했던 모양이에요. 그때 급하게 신고 받고 갔는데,'


'... ...'


'오세훈이었더라고요. 사고 휴우증으로 얘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졌어요. 근데 거기서 사건까지 밝혀지면서 큰일이났죠. 유력한 용의자는 기억이 사라졌고, 게다가 그 용의자가 아직 학생이니깐.'


'... ...'


'오세훈이 깨어나고 바로 정신 치료를 받게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어지간히도 거부를 했었어야죠. 어떡하지 하는데, 오세훈이 깨어나고 처음으로 한 말이.'


'... ...'


'선생님이었어요. 00병원 정신과의사 선생님, 여자 의사선생님.'






[EXO/세훈] 나의 소년이여 -2 | 인스티즈


'선생님 아니면 오세훈 죽은 목숨이에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밖에선 지랄맞게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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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해안가시는 독자님!

대충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세훈이는 독자님을 만난 후 바로 자살시도를 했죠! 그러다가 우연찮게도 살아남게된거고.

근데 휴우증로 몇몇의 기억만 남게됩니다.

그 기억에 독자님과의 만남이 남은거에요.


근데 제가 그때 밖이 어두웠다하죠?

눈이 살짝 나쁜 독자님은 세훈이의 얼굴을 모릅니다. 그래서 세훈이가 자신이 맡게 될 환자 였는지 모른거구요. 일부로 표현을 아이와 소년으로 좀 구분지었습니다.


그래서 여치저차해서 독자님은 세훈이가 그날의 소년인걸 알게되구요! 하하.


똥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댓글 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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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헐...그래서 세훈이랑 뭐로 상담해요?막막 상담하면서 둘이 달달해지기에는 아직 시간이 걸리려나여?(설레바ㄹ)하...작가님 이런 아련한 글 올려주시면 진짜 제가 애정하는 줄 알고 올리시는 거져?진짜 미치겠네,작가님 제 품으로 와여!빨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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