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 22 김여주 22 " 헤어지자 " 그 게 내가 기억하는 너와의 마지막 말이었다. 마치 오랜 시간이 지난 듯한 느낌을 받고 일어난 나는 주위를 둘러봤지만 온통 어둠 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몸을 움직여 보려 했지만 이미 강한 줄에 손목과 발목이 붙잡혀 있었기에 내 발버둥은 날 더 조여왔다. 그렇게 여기가 어딘지, 왜 기억이나지 않는 건지 곰곰히 생각하던 중 오래된 철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빛이 들어 왔고 그 빛은 나를 정신차리지 못 할정도로 밝았다. 빛이 이렇게 밝게 느껴질 정도면 대체 나는 얼마나 오랜 시간 이 어둠에 갖혀 있었던 걸까. 빛이 적응이 됐다 싶을 때 슬며시 눈을 떴다. 언제 들어 온 건지 사람의 실루엣으로 보이는 형체가 내 눈 앞에 앉아 있었다. " ..ㄴ..누구세요? " 그는 내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 여기가 어디에요? 내가 왜 여길... " " 내가 데려 왔으니까 여기 있는 거야 " 혼란스러웠다. 한참동안 말이 없던 남자의 입에서 들린 첫 마디는 나를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그 남자의 목소리는 내가 기억했던 마지막 시간 속에 함께 있던 사람이었기에 나는 소름이 돋을 수 밖에 없었다. " 민윤기, 지금 뭐하는 거야 " " ...... " " 너 지금 이런짓 하는 거 범죄야 알아?! " " 상관 없어 " 내가 널 납치한지 누가 알겠어 안그래? 민윤기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이 무서웠다. 사실 윤기는 나와 비밀 연애 중이다. 아니 였었다. 뭐, 원래 윤기는 비밀 연애를 원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윤기와 사귄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윤기에겐 돈이라는 것밖엔 좋은 것이 없었기에 나는 윤기와 사귀면서 오히려 연애 전보다 더 많이 클럽에 가고 술을 마셨다. 한마디로 윤기를 무시했고, 애인 취급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돈이 필요해 달라고 말할 땐 바로 돈을 주는 애인이었기에 헤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윤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내가 무엇을 하던 말 한마디도 못 하던 사람이 변했다. 전화를 하기 시작했고, 재촉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행동이 처음엔 신기했다. 그렇게 무관심 할 땐 언제고 관심을 가져주는 모습에 재미를 느끼고 그의 장단에 적당히 놀아주려 했다. 그러나 어느새 나는 적당히를 넘어섰고 윤기의 집착에 이리저리 휘둘리기 시작했다. " 어디야 " " 나 집 " " 시발 또 거짓말하지? 너 클럽인 거 다 알아 " 나는 분명 집에 있는데 윤기는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듣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 아니야 윤기야 나 집이야 " " 집에 누구랑 있어. 어떤 남자 새끼랑 있길래 뻔뻔하게 집에 있다는 소리를 하냐 "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윤기의 집착은 도를 넘어섰고 내가 조금이라도 전화를 늦게 받거나 문자 답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나를 미친듯이 찾아댔다. #맛보기 #맛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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