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ON/김지원/김한빈] About You W.감귤뿌요
02
나를 바라보는 선배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멍해진 시선을 다시끔 돌리면
그런 나를 보며 푸스스 웃음을 터트리는 그였다.
"이야, 새내기?"
카톡
고개를 숙인 채, 차마 선배의 10년 전이나 어려진 모습을 보기 힘들어
아무 말 없이 휴데폰을 바라보면 그제야 일어난 건지 읽은 건지
김한빈에게서 온 메세지로 휴데폰의 불이 깜빡였다.
그런 폰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말을 붙히는 그는
저가 첫 눈에 반했을 때와 같은 웃음과 말들을 하고 있었다.
-야, 지금 봤다
-미안
-그렇다고 지금
-내 카톡
-안보냐?
-성이름
-미안해
-읽어봐
징징- 잘도 울리는 휴데폰의 진동에 멎쩍게 선배를 보면
뒷 머리를 긁적이더니 아, 친구가 기다리나보다. 하며 내게 잘가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참으로 선명한 그 날의 기억으로 인하면 그 날의 저는 인사만 한 채 뒤를 돌았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던 것은
그가 일찍이라도 나의 존재를 알아 줬으면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새내기, 친구 만나러 안가?"
"선배님 맞죠? 저 이름 새내기 아니예요."
그때와 다르게 좀 더 용길 내서 투덜이 듯 그에게 내밷은 말이였지만
후에 아 너무 막 나갔나 하는 생각에 그를 바라보면
자신의 귀 밑을 툭툭, 두어번 치며 나를 바라보았다.
예전부터 저와 말을 하다 생각에 잠길 때 종종 그러던 그만의 작은 습관인데,
나 역시 그의 툭툭이는 손짓을 눈으로 쫒아 가면
"성이름"
반대편에서 날 부르며 오는 김한빈이 보였다.
그런 한빈이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툭툭 치던 손짓을 멈춘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나중에 또 보자. 새내기"
아, 나를 향해 웃어보이던 그가 또 보자. 새내기라는 말을 내밷었고,
아직은 선배가 나를 알지 못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우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그를 아는 데, 좋아하는 데,
그는 나를 모른다는 생각에 울적해저 억지로 미소를 머금으면
저 멀리서 애타게 나를 찾는 김한빈이 나를 향해 소리쳤다.
"친구가 찾네. 잘가. 이름아."
발걸음을 돌려 김한빈에게 향하면
그런 내게 손을 흔들어 주며 이름을 불러주는 선배였다.
어찌 아는 것일까.
한편으로 의아하게 그를 보면 그는 다시끔 웃더니 자신의 손가락으로 자신의 목에 걸린 이름표를 가르켰다.
아, 이름표
어쨌든, 오늘의 그와의 첫만남은 10년 전 그 날과 같았지만도
달랐다.
-
"내가 톡 안봐서 씹은 거냐?"
"몰라"
선배의 행동에 기분이 좋아진 채 김한빈에게 걸어가면
늦게 온 내 행동에 짜증인지, 불만인지 뾰로퉁한 모습으로 내게 물었다.
그런 김한빈의 물음에 그저 짧게 몰라 대답하면
그런 나를 내려 보던 김한빈이 조그만하게 무엇이라 입을 열었지만,
그냥 못 들은 채 시간이 지났다.
"우리 새내기들 술 좀 마시나?"
예나 지금이나, 아 그 때가 지금인가
후배들 술 먹이길 좋아하는 한 선배의 말에 다들 동의를 표하는 것인지 쭉쭉 술잔을 들이키는 후배들이였다.
느낌상이 맞다면 이제 저기 멍멍이 같은 선배는 내게 술을 줄 것이다.
그리고 술을 못하는 저는 KO패 할 것이 뻔했고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갈까. 말까. 고민 중인데
"우리 여자 후배도 마셔야지."
내 눈앞에 놓여진 그 선배가 주는 맥주가 보였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돼었고 눈을 감고 마시자는 생각에 고개를 들면
언제 온 것인지 저의 앞에서 오징어를 잘근 십는 지원선배가 보였다.
젠장
나가긴 글렀다.
쭉쭉- 시원한 맥주의 향이 잘도 입안으로 들어가면 몽롱해진 정신에
잔을 바닥에 내려 놓았다.
벌써부터 한계인 듯 눈이 풀리고 정신이 아득해지며 살살한 한기가 돌면
옆에 있던 김한빈에 내게 자켓을 건내어 덮어 주었다.
춥다.
"야, 기하빈, 나 바람 좀"
뭉게지는 발음을 용캐도 알아 들었는지 맥주를 한모금 축이더니 고개를 까닥이는 한빈이였다.
지금도 추웠지만
더 추운 찬 바람이 필요했다.
"새내기, 완전 취했는데 괜찮나?"
밖에 서서 멍하니 별을 세며 추위를 타는 데 옆에서 그토록 듣고 싶던 선배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런 선배를 바라보며 고개를 들면 미친듯이 맑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그였다.
*
감귤뿌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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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8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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