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함께 울었고, 웃었다. 치고박고 싸워도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뒤돌아서면 다시 웃었다.
영원히 행복 할 것 같았던 우리는 시련을 겪었고 너는 이겨내지 못했다.
너는 이 전처럼 나와 함께 웃지도 싸우지도 않았고 나와 눈 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생기를 잃은 너의 눈과 푸석해진 피부가 나의 가슴을 아리게하고 멍들게했다.
점점 말라가는 너를 보면서 하늘이 무너질것만 같았다. 혹시 저러다가 쓰러지지는 않을까
너는 갑자기 연락이 되지않았고 나는 초조했다. 니가 나쁜 생각을 하고 있을까봐 혹시라도 내 곁에서 떠나게 될 까봐
이기적인 나는 너를 걱정하다가 혼자 남게 될 내 자신을 걱정했다. 너 마저 없으면 나는 어떡해야할까
나는 너의 집문을 부셔져라 두드렸고 수도 없이 초인종을 눌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 손잡이를 돌렸고 문이 열렸다.
신발도 벗지 못한채 집 안에서 너의 이름을 부르고 잠겨버린 방문을 두드렸지만 너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비상열쇠를 찾아 겨우 열었을때 너는 온통 빨간 빛이였다. 하얀 손목에 너의 고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있었고
얼마나 난도질한건지 살이 너덜너덜해져서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을 만큼 너는 자신을 학대했다.
아팠을텐데 지금 너의 얼굴은 왜 웃고 있는 것 같을까 좋은 꿈이라도 꾸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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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부는 바람에 쉽게 니가 날아갈줄알았으면 너를 꼭 붙잡고 있을 걸 그랬나봐
너를 따라가겠다고 약을 마셨어 속이 모두 불타버리는 것 같았어 니가 느낌 아픔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겠지
눈뜨고 보니까 병원이더라 의사선생님이 그랬는데 이제 말을 할 수가 없대 목이 다 타버려서
이제 니가 좋아하는 노래도 부를 수가 없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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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시 자살시도를 했어 목을 매달려고 했는데 지민이 형이 들어와서 나를 말렸어
형이 막 애처럼 울더라 그만하라고 나도 그만하고 싶은데 할 수가 없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서 견딜 수가 없네
너는 왜 나를 떠났어 이렇게 나만 남겨두고 가면 나는 어떡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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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에 너랑 김태형이 나왔어 김태형은 꿈속에서도 얄밉더라 거기서는 안 싸우고 잘 지내고 있지
너희 둘이 항상 치고받고 싸우면 항상 나한테 쪼르르 와서 안겼잖아 김태형은 씩씩 거리면서 너랑 나랑 떨어뜨렸고
너랑 김태형이 사귄다고 내 앞에서 말했던 날 나 집가서 엄청 울었어 너한테 차이고 친구마저 못할까 봐 병신마냥 혼자 참았는데
띨띨하다고 생각했던 김태형이 너한테 고백할 거라고 나한테 말해줬을 때 나는 속으로 니가 김태형을 거절하길 바랬거든
수줍게 웃는 니가 행복해 보여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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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생각 하기싫어서 잠에 들려고 수면제를 잔뜩 먹었는데 새벽에 일어나서 피를 토했어 죽을 것 같더라
힘이 들어서 병원 옥상에 올라왔는데 밤하늘이 예쁘다. 너는 자주 하늘을 봤잖아 그래서 니가 빨리 하늘에 갔나
내가 김태형이랑 니 인생까지 다 살다가 가고 싶은데 이제 더 이상 못하겠다.
이번생은 너랑 못이어졌으니까 다음생에는 너랑 나랑 만나자 김태형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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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나 만나면 웃어줘야해 따라갔다고 화내지마
혼자있기 싫어서 그런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