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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고

아직도 사랑한다고

벽에 이마를 대고 말하고 싶다

- 박연준 <예감>

[방탄소년단/김태형] 망상의시작 09-김태형회상4 | 인스티즈

*BGM이랑 같이 읽으시면 몰입이 더 잘됩니다.


좋아하는 만큼 충격이 컸다.
전화기 너머로 비웃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자존심이고 마음이고 다 짓밟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비참해졌다.

"너 이름이 뭐야"

 한 번더 나를 엿 먹이려고 그러는지 너는 나의 이름을 물어왔다.
만난 지 며칠이나 됐는데 이름을 물어본다.
이젠 화가 나지도 혼란스럽지도 않다. 해탈했다.

"김태형"

"음, 그래 김태형 일단 미안해. 내가 다 설명해줄게"

너에게 불리는 내 이름은 좀 더 따뜻하고 부드럽기를 원했건만.. 딱딱했다.
뭘 설명해준다는 걸까? 말을 안 한 이유? 속인 이유? 뭐든 좋으니 해명해주길 원했다.

"말해봐"

"나는 기억에 문제가 많아. 그중에서도 특이한 유형이고, 밤에 한 모든 일을 까먹어버려."

"...?"

"장난처럼 들리고 믿지도 못하겠지 난 진실을 말해. 밤에 존재하는 나는 어느 정도 낮에 기억은 있거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해력이 딸려? 아침에 나는 밤에 하는 모든 일을 까먹어. 하지만 밤에 나는 낮에 기억을 어느 정도는 가진 채로 밤을 시작한다고"

누가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무슨 드라마야? 기억을 못한단다.
어이가 없어서 한참을 웃었다. 너는 내 웃음소리를 이해라도 하듯 듣고만 있었다.

"이게 무슨.. 그러면 왜 말을 안 한 건데"

"나는 저번 학교에서 잘 지냈어. 활발해서 친구도 많았고.. 근데 밤에 내가 나 올때마다 애들은 낯설어하더라.
아마 자기들이 생각하는 나와 다른 인간이 튀어나온다는 것에 무서웠겠지. 그 뒤로 나를 귀신 보듯이 보더라"

"...."

"학교에서는 주야장천 괴롭힘만 당했어. 나는 낮 동안의 기억을 소리로 기억하는데 뭐.. 끔찍했어.
그래서 마지막에는 밤에 애들을 불러내 내가 일을 저질렀어. 당하는 내가 답답했거든"

어안이 벙벙했다.
똑같은 너인데 마치 다른 사람이 너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솔직히 3자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괴롭히고 따돌리는 건 당연히 아이들 잘못이지만 많이 놀랐을거다. 지금의 나처럼

"그래서 말을 안 했을걸? 소리로 내가 친구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누가 괴롭히는지 아니깐,
혹시라도 따돌림당하게 되더라도 밤에는 아무것도 모르니깐"

".. 아"

"걱정 마 그래도 네 목소리가 제일 많이 기억에 남았어.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하나도 모르지만"

전화였지만 너의 표정이 상상이 갔다.
분명 특유의 보조개 웃음을 지었을거다. 평소의 웃음이 아닌 쓴웃음으로.

"너도 내가 무섭냐?"

아련한 듯 물어오는 너에게 나는 어떠한 대답도 해 줄 수 없었다.
무섭다기보단 너를 보고 싶었다.
이 말이 진짜인지 만나서 확인하고 싶었다.

"전혀 안 무서운데 좀 만나면 안 되냐? 현실성이 하나도 없어서 말이야"

"아까도 말해듯이 엄마가 안 내보내줘.. 밤에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깐 두려워하시지"

"상관 없어. 내가 갈게"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대답은 듣고 싶지 않았다.
바로 옷을 갈아입고 너희 집으로 뛰어갔다.
밤공기가 차가웠지만 전혀 시원하지 않았다.
매일 아침 등굣길에 나오는 너의 행로를 떠올리면서 집 앞으로 찾아갔다.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자 아줌마가 놀란 표정으로 나오셨다.

"태형아..? 무슨 일이니?"

"조연이 만나러 왔어요. 들어갈게요"

막무가내로 집 안으로 들어갈려는 나를 보고 아줌마는 많이 당황하셨다.
안된다며 나를 절대로 집 안으로 못 들어가게 막으셨다.
곤란한 아줌마 모습을 보자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다 알고 있어요. 제가 왜 밤에 찾아왔겠어요?"

내 말이 끝나자 아줌마는 아까보다 더 당황하신듯했다.
죄송하지만 지금은 너를 만나는 게 더 급했기에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저 멀리 방에서 나오는 네 모습을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방탄소년단/김태형] 망상의시작 09-김태형회상4 | 인스티즈


분명 너지만 달랐다.

똑같은 얼굴에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지만 너는 분위기가 달랐다.

너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웃어 보였다. 들어가는 보조개는 내 마음을 더 시리게 했다.


"네가 김태형이야? 얼굴은 처음 보네! 반가워"


뻔뻔하다고 해야 할지 당당하다고 해야 할지 너는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내밀었다.

손을 마주 잡았는데 그날따라 너의 손이 차가웠다.

너와의 첫 번째 밤이었다.


***


오늘은 유난히도 맑았다.

이제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려는 참인지 조금 덥기도 했다.

평소와 같이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일 때문에 조금 긴장되기도 했다. 어제 일을 알면 어떻게 말할까 생각하다 잠은 자지도 못 했다.

비록 실망은 했었지만 너도 나름에 사정이 있었고 나는 말하는 너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설렜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너는 보이지 않았다.

나올 시간이 20분이나 지났는데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라도 나를 피하나 싶어서 너의 집을 두드리며 괜찮으니 나오라고 소리도 질렀다.

들려오는 건 정적뿐이었다.

기다리다 지쳐서 발걸음을 학교로 돌려야만 했다. 학교에서 역시 너는 보일 생각조차 없었고 끝까지 오지 않았다.

차라리 어제 전화를 걸지 말걸 후회되기도 했다.

허락만 된다면 어제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기다림과 후회의 연속 중 문자 소리가 들렸다.


[속여서 미안해 태형아]


문자를 보자마자 울컥했다.

미안하면 학교를 나오던가 왜 피하고만 있는지 화도 내고 싶었고 어디 있는지 걱정도 되었다.


[왜 안 와. 나 피해?]


답장을 어렵게 쳤다.

예상했던 대로 답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나를 피하고 있었다.

이 문자 후에는 너는 아예 보이지도 않고 문자도 없었다.

기다림, 또 기다림이었다.




▷▶

시험 기간이어서 글 쓰기가 시간이 부족하네요ㅠㅠㅠ

조연이는 낮에는 밤기억을 잃어버려요. 밤에는 낮에 들리는 소리만 기억하고요.

어제 제 글을 정주행했는데 실력이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망상의 시작을 중단하고 다른 글로 스토리를 구상해서 올까 하다가 그래도 완결까지는 가고 싶어서..

이제 곧 완결이네요! 3~4편 안으로 완결입니다.

즐거운 화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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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0.137
카누
아.....연기는 아니었네요
속여서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낸걸 보면 밤의 기억이 남아있는거같은데...
태형이가 괜찮다는데도 왜 피하는건지ㅠㅠ

8년 전
독자1
현지
밤기억...우와..... 슬프기도 신기하기도하네요..ㅠㅠㅠ 태형이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유ㅠㅠㅠㅠㅠㅠㅠ 여주는 어디갔을까요ㅠㅠㅠㅠ

8년 전
독자2
아 병이 걸려있었떤 거에요???????? 산소호흡기는 뭔가요.......음.......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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