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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신입 인턴들과 간호사까지 합해 열 댓명 조금 넘는 수의 신입들이 병원으로 들어왔다. 다들 첫 시작이 지방병원이여서 인지 표정들이 썩 좋진 못했다. 다들 그렇게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을 때에, 내 눈에 가장 띈 것은 뭐가 좋은 것인지 싱글벙글 웃고 있던 이태민이었다. 신입 인턴들의 환영회가 모두 끝나고 이태민에게 단지 호기심만으로 물었다. 이 지방병원에 와서 뭐가 그리 좋길래 그리 웃던 것이냐고. 이어서 꽤 황당한 이태민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니, 어쩌면 그게 올바른 의사의 태도였다.
'의사는 사람을 구하는 직업이잖아요. 시골이든 도시든 사람 구하는건 같은데 무슨 상관이에요? 전 명예가 아니라 사람을 구하고 싶어서 의사가 된 거에요.'
어벙한 듯하게 보였떤 첫인상과는 달리 이태민은 옳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꿈에 대한 열정이 깊은 청년이였다. 처음엔 그 생각도 오래 못 갈 것이라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태민을 알아갈 수록 처음 그 생각은 약해져만 갔다. 그리고 그런 옳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청년 이태민의 곁에 있으면서 이태민을 다시 보게 되고, 처음겪어 보는 류였기에 신기해하며 뒤늦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사실 이태민이 내 물음에 옳은 대답을 내놓았던 첫 만남이었던 그때부터, 난 이태민에게 반해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게 다 옳은 청년 이태민 때문이다.
한참 계속되는 나이트 (당직) 에 잠깐 시간이 나 의국에서 쪽잠을 청하고 있던 때였다. 하필이면 잠에 막 빠져 들려할 때에, 이 놈의 지독한 페이저는 지치지도 않는건지 하루종일 울리다 조용해졌나 싶더니만 또 울려댄다. '삑삑' 대며 울려대는 소리에 바로 윗 침대를 쓰는 김기범이 얼른 나가라며 난리도 아니다. 또 응급실이다. 내가 제일 기피하는 응급실. 방금 벗어뒀던 가운을 입고 급한 발검을으로 응급실을 향해 달렸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흉부외과 레지한테 콜을 해?"
"아니, in car TA (차안에서 일어난 사고) 래요."
"in car TA 데 왜 날 불러? 나 흉부외과야."
"이동되던 중에 어레스트 (심정지) 왔대요."
"아..아, 그럼 CPR (심폐소생술) 얼른 준비해."
인턴들과 간호사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한다. 오늘도 김종현, 이제 겨우 스물 여덟밖에 되지 않은 나에게 잠잘 시간은 주어지지 않을려나 보다.
"오늘 응급실 나이트 누구였냐?"
"이태민 인턴이요."
"마침 저기 오네."
바쁘게 달려오는 이태민이 저 멀리서 보였다. 자다 일어난 것인지 머리가 부스스한 게 꼭 푸들 같았다. 금과같은 내 잠시간을 빼앗아간 녀석이지만 짝사랑하는 내 입장에선 그마저도 귀여워 보일 수가 없다. 누군진 몰라도 내 단잠을 뺏어간 녀석이 나타나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까지 풀려 했으나, 이태민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런 생각은 싹 사라져버렸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너, 너 진짜. 뭐 하는 새끼야?"
"죄송해요."
"자다 왔나보네. 와, 난 잠도 못 잤는데 새끼가 진짜."
그래도 이 상황에서 화가 안 나면 사람이 아니였다. 내 바로 옆에 있던 간호사의 카르테를 들어 이태민의 머리를 한 대 때렸다. 아픈지 머리를 감싸 안는 모습에 미안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졸린건 졸린 것이었다. 더 이상 혼낼 힘도 없고, 이태민의 변명을 들어준 시간은 더더욱 없어 손에 들려있던 카르테를 다시 간호사에게 돌려주고 빠르게 다시 의국으로 발을 돌렸다. 피곤함에 눈도 제대로 뜰 수 조차 없었다. 의국에 들어설려던 찰나, 내 어깨를 잡아오는 손에 뒤를 돌아보자 헉헉 대며 숨을 고르고 있는 이태민이 보였다.
"서, 선배 죄송해요. 이거 사과의 의미…."
"내가 여자냐? 카라멜 마끼야또 마시게?"
"선배 단거 좋아한다면서요."
"너 이번 한 번만 봐준다. 가."
아마도 1층 매점까지 내려갔다가 커피를 사왔나 보다. 그 고생스러움에 용서해줄까 했지만, 그래도 졸린게 우선이였기에 의국 문을 열려던 때에 또 이태민이 나를 잡는다. 이번엔 어깨가 아니라 손목이다.
"아 왜 또. 응급 다 끝났잖아. 너 때문에 잠도 못 잤거든? 잘거야 놔."
"같이 먹을래요?"
"뭐."
"커피요."
"니거 사왔어?"
그럼요 하며 제 손에 들려있는 커피를 내게 보여낸다. 정말 너무너무 피곤했지만 일단 이태민을 따라가기로 했다.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으나 그냥 마음이 그렇게 하라고 소리쳤던 것 같다.
헐헐 독자님 이거 꼭 보고 가세요 진짜 급해요 큰 일 남 |
저희 집 불 좀 꺼주시고 가주실래여? 는 농담이고 골든타임 보다가 의사쌤이 너무 좋아서 쓰는 글..☆★ 아쉽게도 누나들이 생각하는 수술장면은 제가 그 쪽 분야 전문가가 아니기에 많이 나오질 않아요..저도 저거 다 컨트롤 씨 플러스 브이 한 거에요..다 지식인들한테 물어본겈ㅋㅋㅋ 아 눙물나네..아무튼 느릿느릿하게 흘러갑니다. 완결 생각은 안 하고 있고 그냥 탬쫑들이 의사인거 보고 싶어서 쓰는 글 맞습니다. 암호닉 받고 싶지만 탬쫑은 마이너니까..휴◇휴....아무튼 전 이 새벽에 골든타임 밀린거 다 보러 가요 골든타임 짱
(급하게 제목 바꾼건 안자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