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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라무네 전체글ll조회 1562l 2






내가 너에게 반했던 때의 너의 나이가 되었어.

넌 여전히 아름답구나

난 어쩌면 변한것 같은데







[방탄소년단/전정국] 연상의 미학 上(부제: 열일곱과 열아홉의 온도차) | 인스티즈


[방탄소년단/전정국] 연상의 미학 上(부제: 열일곱과 열아홉의 온도차) | 인스티즈



열일곱과 열아홉의 온도차





w. 진저라무네






연락 좀 하고 살면 안되냐? 어떻게 나보다 더 바빠. 수화기 너머로 울리는 목소리에는 잔뜩 투정이 들어가 있었지만 실상은 어린아이의 애교와 가까웠다.





" 미안해 너도 바쁘고 나도 바쁘고 시간 안맞았잖아 "

- 니가 내 스케줄을 못봤구나. 이 너무한 여자야

" 누가 들으면 한 몇년 연락 안한줄 알겠다. 고작 한달이거든? "

- 너 말고 김지훈새끼도 연락 안받았거든? 둘이 짜고 나 왕따시키는 줄 알았다니까?

" 야 니가 우리 돈줄인데 왕따시키면 되나 "

- 아 뒤질래? 이것들이






큭큭거리며 이어지는 통화는 꽤나 오랫동안 이어졌다. 종강파티에서 겨우 겨우 살아남았을 때 걸려온 남준이의 전화가 그리도 반가울 수가 없었다. 여름이지만 비가 온 뒤라 서늘한 공기가 얇은 원피스 안을 파고 들었다. 아스팔트 바닥위에 부딫혀 또각또각 울려퍼지는 구두 소리와 남준이의 칭얼거리는 목소리가 유난히도 기분 좋다고 느꼈었다. 그리고 지친 몸을 뉘이고 싶은 집 앞에 도착 했을 때, 





" 늦네요 "

" ..... "

" 오랜만이예요 "





난 어렸던 나의 추억 앞에 다달았다.

어렸던 내가

난도질 했던 소년의 앞에 다달았다.






-





남준이랑은 같은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준이의 적극성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지금쯤 티비로 남준이를 보며 같은 학교 동창생 쯤으로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중학교 때 부터 글쓰는걸 좋아했었다. 짧은 시나 긴 소설도 상관 없이 글 쓰는걸 좋아했고 재능도 있었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식을 하는 날 단상앞에 나가서 받은 글짓기 상장을 들고 집으로 갈 때. 큰 키에 웃는게 시원시원한 남자애는 말을 걸었다. 





' 나 김남준인데 사실 내가 랩을 하거든 근데 니 시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

' ..그래서? '

' 내 비트에 가사 써줄래? '





그게 첫 인연이었다. 그 이후로 남준이와 남준이의 친구였던 김지훈,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은 유난히도 많이 붙어다녔던 것 같았다. 남준이가 연습생일 때도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이 우리 셋의 사이였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를 만났을 때 처음으로 남준이가 나의 친구라는 것에 후회했다. 19살의 겨울. 남준이는 가사를 써줄 수 있냐며 물었고 난 종종 오던 작업실에 자연스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채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전정국을 보았다. 동그란 눈을 뜨고 날 쳐다보던 전정국은 어렸고, 순수했으며, 아이 같았다.





' 남준이 형 여자친구예요? '

' ..아니 친군데 '

' 전 전정국이예요 '

' 응 들었어. 남준이가 칭찬 많이 하더라. '





어리다는 것은 때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지만 때로는 자신의 약점을 한없이 드러내기도 하는 것이었다. 몇시간에 걸쳐 내 옆에서 함께 가사를 쓰던 전정국은 내가 자리를 털고 일어날 때 까지 내 옆을 벗어나지 않았다. 갈게. 연습 열심히 하고. 형식적인 인사를 늘어놓고 미련없이 몸을 돌렸다. 다음에 또보자는 얘기따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 어린 눈에 이미 담겨버린 기대가 무엇인지 나는 알고 있었으니까. 나는 그 당시에 이미 졸업했던 같은 학교 선배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열병처럼 아프게도 짝사랑했었다. 그리고, 짝사랑을 하는 사람은 저 스스로가 어떤 눈빛을 가지고 상대방을 바라보는지 잘 알고 있다. 16살의 전정국은, 나와 똑같은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




난 또래에 비해 조숙한 아이였다. 엄마는 워킹맘이었고 아버지는 여행을 너무 좋아하신 나머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꼭 눈으로 보고 말거라며 탄 노르웨이행 비행기에서 돌아가셨다. 그게 모두 내가 중학생이 되기 전에 겪은 일들이었다. 그래서 난 다정함을 참을 수 없으면서도 다정함에 고파했다. 냉정하게 벽을 세워도 어쩌면 금방 무너지는 것이 또 나였다. 그 선배는 그런 날 잘 알던 사람이었다. 날 잘 알아서, 그 다정함을 파고들었던 사람이었다. '희망고문' 남준이는 그 때 내가 당한게 희망고문이라고 줄곧 말했다. 맞는것 같아. 그래도 희망이라도 있었던게 어디야. 난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0살의 나에게 닥친 그 사람의 희망고문은 나 스스로를 몇번이고 더 벼랑에 내몰았었고 날 너무도 비참하게 만들었던 지옥 속이었다. 하지만 난, 겁쟁이였으니까. 이기적이었으니까. 그런 날 사랑했던 어린 소년의 마음을 수도 없이 짓이겨버렸다.

그 날은 유난히 비가 많이 왔었다. 2년간의 지독한 나의 짝사랑 끝에 한 고백에 선배는 내게 말했었다. 미안해, 나 여자친구 있어. 독일로 유학갔었는데 곧 돌아올거야. 넌 분명 좋은 사람 만날거야. 몇번이고 반문했다. 선배 왜 그 날 나에게 그렇게 잘해줬어요? 왜 내 외로움 다 안아줄 것 처럼 말했어요? 


난 널 한번도 동생 이상으로 여겨본 적이 없었어.


미안하다는 말의 무게는 날 심해로 끌어당겼다. 잠수함도 찾지 못할 정도의 깊은 바다로 날 끌어당겨 허우적거리지도 못한채 난 이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선배가 떠나간 카페가 문을 닫을 때 까지 멍하니 있다가 나온 거리는 비가 잔뜩 내리고 있었다. 나는 우산이 없었고, 그대로 빗속으로 발을 내딛었다. 익숙하게 울리는 전화에 나는 발신자를 확인하지도 않은채 휴대폰을 가져다 대고 무작정 말을 했다.






" 남준아. 나 선배한테 고백했는데..응..응. 선배가 사실은 내가 사랑이 아니었대. 그렇대. 내 외로움도 사실은 안아준게 아니었대. 그게 안아주는 척 하는거였는데 내가 나 혼자 착각했나봐. 내가 멍청했나봐. 그랬나봐 "






대답은 필요 없었다.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휴대폰을 내린채 집까지 하염없이 걷기만 했다. 비에 젖어 눈 앞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난 그렇게 하염없이 걸었다. 몇번이고 더 울리는 전화를 무시한채 도착한 집 앞에는 날 잡아채는 익숙한 인형이 있었다. 우산하나 들지 않은채 나와 같은 비에 젖은 모습을 하고 있는 어린 전정국이 있었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이 뒤덮은 앳된 얼굴에는 그래도 잔뜩 화라는 것이 묻어있었다. 나를 잡아챈 손은 차가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것을 신경써 줄 여유가 되지 않았다.






" 바보예요? 멍청이예요? "

" 이거 놔 "

" 그 사람이 뭐가 그렇게 대단한데요! 뭐가 그렇게 대단해서 당신이 되도않게 혼자 자책을 해요 그새끼가 뭔데! "

" 언제 봤다고 그새끼야. 호칭 똑바로해 "

" 그 와중에도 감싸고 싶어요? 그러고 싶냐고요! "

" 전정국 "

" ..... "

" 너 주제 넘는다고 생각 안해? "







소년의 숨은 일순 멎었다. 난 나의 마음을 추스리는 것에 급급해 소년의 마음은 하나도 생각하지 못했다. 보상심리라도 되는 양 그에게 가시가 되는 말을 쉼없이 쏟아내었다. 넌 나랑 남같은 사이야. 남준이가 아니었으면 마주칠 일도 없었을 사이라고. 네가 이러는거 질릴 거라고 생각은 안해? 어리면 다 용서가 되는게 아니야. 너 이러는거 나 안그래도 지치고 피곤한데 더 힘들게 하는거야. 정제되지 않은 칼날들이 내 입을 통해 그에게 박혔다. 비에 젖어 덜덜 떠는 몸은 나의 몸인지 그의 손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조용한 다그침으로 시작했던 말은 결국에 잔뜩 젖은 울부짓음으로 끝이 났다. 이런거 정말 지긋지긋하다고!

숨이 가파왔다. 100미터 달리기를 전속력으로 뛴 것 같이 숨이 가파 왔다. 내 앞에는 상처받은 소년이 있었고 그 소년의 눈에는 상처받은 내가 있었다.






" 좋아해요. "

" ..... "

" 좋아해서 그랬어요. 좋아해요 "







말문이 막혔다. 내가 2년동안 무거워 삼켜왔던 말을, 겁쟁이처럼 숨어서 되뇌였던 말을 이 아이는 너무도 순수하게 말해왔다. 






" 착각하는거야 "

" 그런거 착각할만큼 어리지 않아요 "

" 아니야. 너 어려 정국아. 착각하는 거야 이거 "

" 왜 내 마음을 멋대로 정의해요? 착각 아니라잖아요. 내가 정말 좋아한다고 하는건데 왜 내 마음을 멋대로..! "






네가 성인이 되고, 데뷔를 하고 그 수많으 일들을 겪었을 때. 그 때 이게 착각이라는걸 알면 정국아. 너 정말 후회해. 혹여나 착각이 아니더라도 넌 아직 네 눈앞에 있는 가능성을 모르잖아. 그렇지? 네가 그걸 봤을 때 이 건 걸림돌일거야.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어. 어른스러운 말이었다. 정말, 답답하고 어른스러운 말이었다. 나는 내 입을 거쳐 나오는 말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해하는 척 해야했다. 애써 그런 척 해야했다.






" 너랑 난 달라,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평범한 학생과 곧 티비에 보여질 너. 20살과 17살. 현실적으로 모든게 달라. 우리 사이에 공통점이 있어? "

" 그건 그저 보여지는 것일 뿐이잖아요 "

"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네가 현실을 보면 알거야 "

" ... 지금 내가 이 마음 포기하고싶다고 해서 포기가 돼요? 당신도 결국은 포기하지 못해서 이렇게 있는거잖아요 "






나는 내 손을 잡은 정국이의 손을 놓았다. 힘 없이 떨어지는 손 끝에는 어느새 그친 비에 그의 옷에서 떨어진 물들로 작은 웅덩이를 이뤘다. 어쩌면 그의 눈물일지도 몰랐다. 나는 그의 옆을 지나쳐 집으로 들어가는 걸음을 옮겼다. 내가 남긴 마지막 말에, 닫히는 현관문 사이에. 잔뜩 웅크린채 울음을 토해내는 열 일곱 소년의 어린 등이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져.

다 잊어져.


...나도 아마 그러겠지.













---------------------------------



왜 계속 상편만 가져오냐고 하시면..

하편을 쓰다가 막히면 다른 상편을 쓰고 아니면 단편을 써요. 이해해주세요..

댓글 남겨주신거 다 보고있어요! 매번 답글 남겨야지 하면서 결국 못남기고 있네요 ㅠㅠ 다음주 주말에 몰아서라도 남길게요

정성스레 남겨주시는 글에 너무 감동받고 있어요 ㅠㅠ

글 쓸 맛이 납니다!!


+ 제 개인적인 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빙의글에는 거의 이름이 안들어가요 (000이나 ooo등등)

쓰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도 있지만 의식적으로 안넣는 부분도 어느정도 있습니다

몰입에 방해..라고 해야할까요 물론 계속 쓰다보면 들어가기는 하겠지만 최대한 최소화시키려고 하는 중이에요!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암호닉]

[카누 님/ 공감 님]


감사하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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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저암호닉해주세요!!! 민빠답없으로요! 독방에서추천받고왔는데 재밌어서 신알신하고가요!
8년 전
독자2
이름 안 넣는 게 더 좋아요ㅠㅠㅠ 이름 넣는 게 오히려 읽을 때 방해되는 것 같아요!! 글도 너무 좋고ㅠ 문체도 제스타일ㅠㅠㅠㅠㅠㅠㅠㅠ기ㅏ리겠슴니다!!
8년 전
비회원170.92
작가님 왜 이렇게 잘 쓰시는지.. 사람 감정선을 잘 파고드시네요 ㅠ.ㅠ 다른 것도 다 좋지만 맨 처음에 시작한 문구가 아른아른한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 )
8년 전
독자4
와 대박...작가님 진짜 글 잘쓰시는거 같아요 잘보고가요
8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6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국아...
8년 전
독자8
이름이 없는게 좋은것 같아요 글이 아련하네요 다음에는 이어질지..
8년 전
독자9
마음이 막 달달해지구 그런ㅔ여 ..ㅜ ㅠㅠㅠㅜ작가님 글 또 기다리고 이쓰께여ㅕ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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