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을 겁나 배경음악처럼 들리게 소리를 줄여주세영
짝사랑의 요구사항
W.지나가던 콘 (탄소...가 되어가요 점점)
꿈을 꾸면서 겁나 여기저기 헤엄치면서 뒤척이던 나를 깨우는건 한살 어린 나의 남동생인 전정국이었다. 꼴에 깨워주겠답시고 깨운 모양인데 깨우는 폼이 누나를 깨우는게 아니라 지 동생을 깨우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발가락으로 허리를 콕콕 찌르다가 안 되니까 아예 발로 밀어서 침대에서 떨어트리는 전정국을 향해서 베개를 집어 던졌다.
일어났어, 일어났다고 개 새끼야.
그래, 일어난 것 까지는 정말 좋았다. 시계를 확인하고 놀라서 늦었다만 연신 외치면서 토스트를 입에물고 집 문을 열기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근데 나가자 마자 느껴지는 더위에 열이 확 뻗쳤다. 그놈의 전공수업 빼먹고 싶어도 대리출석을 해줄 친구조차 냉정하기 끝이없는 친구였기에 죽어라 달리다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이라고 하기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거리를 지나다녔다. 딱 보기에도 어려보이는, 중딩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도 사복차림으로 걸어다니는걸 보고 핸드폰을 들어서 날짜를 확인 해 보았다.
뻐킹. 금요일은 개뿔 토요일이었다.
맞아, 그러고보니 어제 저녁에 내일은 공강이라고 행복해하며 슬픈 영화만 주구장창 다운받아서 보다가 꺽꺽거리며 잠에들었었다. 한 마디로 나는 그 생 난리를 피웠으면서도 날짜를 기억하지 못했고, 나의 눈이 띵띵 부어있다는 사실마저 망각해 버렸다. 급한대로 건물 구석으로 뛰어가서 마구잡이로 보이는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에어컨 바람이 쌀쌀하기 보단 시원했고, 사람도 2~3명이 전부였다. 빨리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가방에 있던 노트북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모니터에 비치는 내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서 가방에서 파우치를 꺼냈다.
...그래도 들고다니길 잘했네.
대충 사람 형상만 갖추면 사람같이 보이겠지. 하는 마음에 비비만 바르고 틴트로 대충 끝냈다. 아무것도 안 사고 자리를 차지하는 것 보다는 아메리카노라도 한 잔 사야지 싶어서 계산대로 걸어갔다. 메뉴판을 찬찬히 쳐다보다가 아무도 없음을 자각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카운터에 위치한 종이 보였고, 그 종의 위에는 사람이 없을 때 눌러주세요. 리는 말이 있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종을 쳤고, 생각 외로 넓게 울려퍼지는 종 소리를 듣고 민망해서 고개를 숙였다.
"메뉴, 정하셨어요?"
갑자기 들리는 말 소리에 놀라서 고개를 들었을 때는 나와 눈을 맞추기 위해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살짝 미소를 짓고있는 남자가 있었다. 갑자기 밀려오는 설레임에 더 당황한 나는 말까지 더듬어가며 딸기 프라프치노를 시키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3,000원 입니다. 현금 영수증 드릴까요?"
"아..아뇨! 그, 영수증 버려주세요.."
"네, 진동벨 드릴테니 가서 앉아계세요."
"느에..."
자리로 돌아와서 다이어리를 펼치고는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짝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단 1초만으로 충분하고, 또 그 짝사랑의 요구사항은 무척이나 까다롭다. 첫째, 슬픈 영화를 보면서 질질짜지 않는다. 둘째, 화장은 무슨일이 있어도 사람보다 사람같게. 셋째, 팅팅 부은 눈으로 돌아다니지 말자. 오늘 얻은 요구사항만 해도 벌써 세개째이니, 이제 나를 어찌할까나...
ㅎㅎㅎㅎㅎㅎㅎ욜 오랜만이에여 독자언니들...ㅎㅎㅎ
저 여기 이렇게 꿇으면 대여? 대여? 뭘 대여해 내 무릎?
가져가 무료야!!!! 가서 꿇게 만들고 한 시간동안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