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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o Noir 

 

w.P 

 

업뎃은 늘 불규칙하고 언제 올라올지 모릅니더... 그래요. 원래 써 뒀던 걸 조금씩 수정하면서 차곡차곡 푸는 거라서, 아무래도... 

 

암호닉 신청 해 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해요 허허... 사랑해요. 뭘 드리면 될까? 

 

 

혹 글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으시담 물어봐 주세요. 스토리상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면 언제든지 답변해 드릴게요. 

 

 

이런 글에 구독료가 왜 있냐고 물어보시면 할 말이 없습니더... 

그냥 댓글이나 좀 달아주십사 하고. 얼마 안 되긴 하지만 그래두 달아 주신담 너무 감사드립니다. 하하. 

 

 

 

 

 

 

 

 

 

경수는 바에서 한가로이 체리를 집어 먹고 있었다. 저 체리가 먹고 싶어요. 백현에게 말하자 백현이 냉큼 한 주먹을 쥐어 가져다 준 것이었다. 물론 그걸 본 종인이 백현에게 면박을 주며 제가 먹던 체리 몇 알을 빼앗아 간 것은, 실로 당연한 일이었다. 하우스 안에는 손님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은 이루마의 Indigo. 조금 더 밝은 곡을 틀자는 내 제안을 깔끔하게 무시한 사장이 틀어 둔 곡이었다. 나는 가만히 바에 기대어 잔을 닦으며 시끌벅적한 하우스 안을 훑다가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찰나,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이라죠?" 

 

낮고 익숙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나는 튀어오르듯 고개를 들었다. 앞에는 찬열 씨가 웃으며 앉아 있었다. 잘 있었어요? 경수는 눈을 반짝 빛내며 바에 가까이 기대었다. 그럼요, 당연히 잘 있었지. 잘 다녀왔어요? 찬열이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당연하죠, 누가 잘 다녀오라고 그랬는데. 경수가 민망한 듯 고개를 돌렸다. 찬열이 돌아간 경수의 고개를 자신 쪽으로 재차 돌리며 말했다. 하늘 사진 많이 찍어 왔어요. 나 잘 했지? 칭찬을 바라는 아이같은 눈망울에 경수는 잘 했어요, 하며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그런데, 와인은 어땠어요?" 

"내가 그 질문 할 줄 알았다." 

 

찬열이 제 건치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그저 그랬어요. 특별히 더 맛있다거나 그런 건 없었지만, 확실히 자유롭긴 했노라고. 맥주 컵에 와인을 부어주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었어요? 내가 묻자 찬열이 엉뚱한 대답을 했다. 

 

"보고 싶었어요." 

 

경수가 못 들은 척 하며 다시 되물었다. 네? 하자 찬열이 푸흐, 웃으며 경수의 유니폼 카라를 살짝 잡아당겨 그의 귀에 대고 그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요. Mon garçon. 경수가 간지러운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찬열에게서 떨어져 나간 경수의 귀가 선홍색으로 물이 들어 있었다.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경수가 가만히 고개를 돌리자 찬열이 턱을 괴고 그런 경수를 보았다. 잠깐동안 말이 없다가, 경수가 입을 열었다. 

 

"저 같은 사람한테는… garçon이 아니라, homme가 맞는 말일 거예요…." 

 

조심스럽게 꺼내어진 그의 말에 찬열이 밝게 웃었다. 

 

너를 어떡하면 좋지, 정말? 

 

 

 

 

"일은 언제쯤 끝난댔죠?" 

"자정에 끝나요. 열 두시." 

 

그럼, 집에 데려다 줄테니까 같이 가요. 찬열이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 두 시간 정도 남았네요. 그쵸? 경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제 뒤에 있는 와인 셀러에서 와인을 한 병 꺼내 왔다. 오퍼스 원(Opus One). 얼마 전 종대가 사다 준 것이었다. 찬열이 감탄했다. 이거…. 가만히 와인 병을 훑는 찬열을 경수가 웃으며 보았다. 친구가 구해 줬어요. 내가 마시고 싶다고도 했고. 경수는 오프너로 능숙하게 와인을 딴 뒤에, 디캔팅*을 위해 디캔터에 와인을 소량 조심스레 따랐다.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자 경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작게 웃었다. 원래는 디캔팅을 잘 하지 않지만, 이건 꼭 해 주고 싶었어요. 향이 정말 좋거든요. 찬열이 가만히 웃으며 시선으로 경수의 손을 좇았다. 

 

(*디캔팅 : 와인의 보관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와인의 타닌 성분과 색소 성분이 결합하여 찌꺼기 같은 결정체가 생기는데, 미관상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잔에 따르기 전에 다른 용기로 옮김과 동시에 찌꺼기를 걸러내는 과정을 말한다.) 

 

"경수 씨는 손이 참 예뻐요. 늘 말하지만." 

"음…." 

 

디캔팅을 마친 경수가 조심스레 잔에 와인을 따라 찬열에게 한 잔을 건넸다. 찬열이 잔을 받아 들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있자 경수가 입을 열었다. 찬열 씨랑 마시고 싶었거든요. 찬열이 그제서야 웃었다. 

 

 

 

 

"이대로 나와도 돼요?" 

 

그럼요.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인 경수가 핸드폰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 열 한시 사십 분. 마감은 종인에게 맡기고 나왔다. 의외라는 듯 와이너리 열쇠를 받아 들던 종인이 들어가 보라며 손짓했다. 경수는 가벼운 걸음으로 하우스를 나왔다. 찬열이 앞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고 있었다. 저 뒤에 탈게요, 경수가 말하차 찬열이 뒤에는 뭐가 있어서 앞에 타라며 조수석 문을 열어 주었다. 경수가 실례 하겠습니다, 하며 차 안으로 들어서자 찬열이 자지러지게 웃었다. 경수가 들어간 조수석의 문을 닫아 주고 운전석에 오른 찬열이 경수에게 말했다. 실례는 무슨. 경수가 민망한 듯 하하 웃었다. 

 

"경수 씨 집은 어디 쪽이예요?" 

"이쪽 역 부근에 오피스텔 하나 있잖아요. 거기요." 

"거기 살아요?" 

 

차의 시동을 건 찬열이 놀란 듯 되물었다. 저 거기 바로 옆 살거든요. 왜 본 적이 없었을까? 하자 경수가 아, 그러시구나. 하며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찬열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허허거렸다. 경수 씨 반응은 늘 미지근해요. 경수가 앞으로 고정하고 있던 시선을 찬열에게로 돌리자 찬열이 한 마디 덧붙였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경수 씨는. 경수가 고개를 푹 수그렸다. 손가락을 꼼질대는 경수를 힐끗 본 찬열이 말 없이 웃으며 차를 출발시켰다. 

 

 

 

 

"경수 씨." 

"…으음." 

"그새 졸았구나." 

 

그러게요. 경수가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되게 빨리 왔네요, 하자 찬열이 원래 가까운 거리였는데요 뭐. 하곤 경수와 눈을 맞추었다. 자면서 식은땀을 흘렸는지 이마에 달라 붙은 잔머리를 본 찬열이 경수의 앞머리를 쓸어 올려 주곤 식은땀을 닦아 주었다. 경수 씨 악몽이라도 꾸셨나 봐요. 찬열이 슬그머니 웃었지만, 경수는 웃을 수 없었다. 잠깐 졸았는데, 눈 앞에 종대의 무대가 아른거렸다. 화려하고 다채롭게 빛나는 무대의 조명 아래 사람들의 주목을 한 눈에 받으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발산하는 종대…. 사람들의 함성을 받으며 무대를 누비는 김종대. 경수가 눈을 다시 감았다. 친구한테 이리도 열등감을 느끼는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했다. 종대는 종대고, 나는 나인데…. 나는 지금 내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거겠지…. 경수가 한숨을 쉬었다. 찬열이 그런 경수의 심란함을 꿰뚫어 보곤 한동안 같이 앉아서 조용히 있어 주었다. 경수는 찬열이 새삼 고마웠다. 너무나 잘 챙겨주는 탓에. 

 

"경수 씨. 집 안 들어가도 되겠어요?" 

"…아녜요, 들어가야죠." 

"우리 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까요?" 

"후우…. 그래 주실래요?" 

"…원한다면." 

 

경수가 이마에 얹었던 손을 떨어뜨렸다. 찬열이 그 손을 받아 쥐고 있었다. 

 

 

 

 

"집 들어가서 잘 쉬어요." 

"..그럼요. 고마워요." 

"고마워 할 필요 없어요." 

 

당연한 거였는데요, 뭐. 가볍게 말을 덧붙인 찬열이 제 손에 무언가를 건네 주었다. 경수는 쭈뼛거리며 받아 쥐었다. 꼭 와 줘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찬열이 경수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그의 손에 감싸지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 경수가 손을 꼼질댔다. 찬열이 푸후, 숨을 내뱉더니 경수의 손을 놓아 주고는 차에 오른다. 가 볼게요, 어차피 옆 동네지만. 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이 자신의 양 입가에 검지손가락을 대고 올리는 시늉을 했다. 웃어 보라는 소리였다. 경수는 맑게 웃었다. 찬열이 흡족하게 웃으며 차에 오르더니 시동을 걸고 저만치 멀어져 갔다. 경수는 찬열의 차가 골목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오도카니 서 있었다. 

 

찬열이 간밤에 제게 쥐어주고 간 봉투 안에는 찬열의 개인전의 입장 티켓, 그것도 VIP용 티켓이 들어 있었다. 아 맞다, 개인전 한댔지. 참. 경수가 오픈 준비를 하다 말고 자리에 앉아 무릎을 탁 쳤다. 백현이 부엌에서 빼꼼히 경수를 보다 다시 들어가자 종인이 무슨 일이야, 하며 물어왔다. 경수가 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찬열 씨 개인전에 초대를 받았어요. 하자 종인의 표정이 단박에 찌푸려졌다. 찬열? 박찬열? 무섭게 표정을 굳힌 그의 모습에 경수는 움츠러들었다. 왜요, 하자 종인이 그 놈 저번에 너 마감 안 하고 갈 때 너 태워서 간 놈 아니냐, 하고 묻자 경수가 흠칫했다. 그걸 다 본 모양이다. 경수가 당혹감에 아무런 말이 없자 한숨을 쉰 종인이 가려고? 하고 물어왔다. 

 

"가면 안 돼요?" 

"…안 되고 말고." 

 

경수가 눈썹을 팔자로 늘어뜨리며 되물었다. 왜요, 왜!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 경수의 생각으로 가장 쉽게 허락이 떨어질 거라 예상했었던 종인은 의외로 쉽게 허락해주지 않았다. 일을 해야 한다는 건 그저 표면상의 이유이리라 경수는 확신했다. 그저 자신을 잡아두고 싶어 하는 사장의 고약한 심보라는 것을 절절하게 알고 있는 경수는, 또 한번 더 반항을 하기로 결심했다. 안 되면 되게 하라. 누가 그랬더라. 경수는 주먹을 질끈 쥐고 주머니 속에 티켓을 넣었다. 뒤늦게 나온 백현이 뭐예요, 무슨 일인데. 하고 뒷북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종인은 한숨을 쉬곤 사장실에 들어가 제 자리에 앉아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도경수가 변하고 있나 보다…. 

 

요즘 들어 부쩍 제 곁을 겉도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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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롱이에요! 경수는 오늘도 귀옂네오ㅠㅠㅠㅠㅠㅠ찬열이 멋져어빠ㅠㅠㅠㅠㅠㅠㅠ피님 짱짱
10년 전
독자2
으앙 귀여웤ㅋㅋㅋ개인전 보러갈수잇는건가여...!ㅋㅋㅋㅋ
10년 전
독자3
텐더에요 담편보러갑니다ㅎ
10년 전
독자4
ㅠㅜㅠ경수혹시가수하고싶었나요왜계속열등감을느낄까요.. ㅜㅜㅜ경수도성공했는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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