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자 전하 납시오 '
여러 신하를 뒤에 거닐고 세자가 빈의 처소로 향한다.
" 빈, 어찌하여 또 이런 일을 벌이셨단 말입니까? 대체 무엇이 부족해서요......"
숙의에서 빈의 자리까지 올라온 그녀는 궁 내부에서도 악명이 자자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모질지는 않았다, 저자에서이 빈을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옥색의 저고리가 참 잘 어울리는 순박한 소녀였다.
이름 없는 가문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궁 어디서든 환영을 받지 못하였고 찬밥 신세였다.
그렇지만 네가 이 가혹한 궁 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아마 그의 사랑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중전과 다른 후궁들의 처소보다는 네 처소에 담소를 나누기 일수였다.
합방도 너와 제일 먼저 했을 정도로 왕의 총애를 받았던 너였다.
이제 그녀에게도 봄날이 찾아온듯 세자의 아이를 잉태하였고 넌 아들을 낳았다.
대왕대비마마의 성화에 못 이겨 중전은 너를 빈으로 승격 시켰다.
그 후로 중전을 비롯한 그의 사람들이 너를 모함하고 질책하기 일수였다.
그런 너는 이런 궁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았는지 어느새 자신의 세력을 키워 중전과 대적할 수 있게 되었다.
" 전하, 제게 무엇이 부족하다고 하셨습니까? 저는 이미 다 가졌습니다. 물론 한 가지 빼고요. 권력이지요.
전 중전마미의 자리가 탐 납니다. 전하께서 저를 총애하시니 제게 중전 자리를 주실 수 있으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