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탄탄남자대학교 01(부제:소개와 돌솥비빔밥, 그리고 남겨진 목욕탕)
"야 김탄소!"
"......"
"김탄소!!!"
"어..!!! 어어!! 어 왜!!!!"
어떤 놈이 날 이렇게 애타게 찾아 시발!
급하게 대답을 하며 뒤를 돌자, 저번 과모임에서 제일 시끄럽고 주둥이꼬매버리고싶은사람1위를 차지했던 박지민이 보였다.
"어디가냐!"
"어디가긴 강의 들으러간다"
"오 나돈뎅"
"같ㅇ,"
" 나 먼저 간다!"
....
......?
같이가자고 할줄알고 거절할 준비하고있었는데..
저 미친놈이 그냥 날 지나쳐서 강의실로 존나 뛰어갔다. 존나 아무짓도 안했는데 농락 당한듯한 느낌적인 느낌에 기분이 나빠졌다.
솔직히 난 남자애들 성격같은거 좆도 몰라서 적응하는데 존나 힘들었다.
처음 입학했을때 그저 같은 강의 듣는놈이 있길래 처음이라 어색한데 잘됐다싶어 그냥 순수하게 같이 가자고했다가 뭔 존나 강의실도 혼자 못찾아가는 세계극강병신이되었고 화장실도 남자화장실밖에 없는 탓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몇번이나 놀래야했다. 칸있는 화장실이 딸려있어서 천만다행이였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웬 미친놈들이 지 똘똘이를 쳐내밀며 니것내것 비교하는걸 봤을땐 상상도 못할 충격이였다. 덕분에 난 화장실만 가면 잘익은 벼새끼마냥 고개를 존나 숙이는 대역죄인이 됐다.
멍하니 박지민을 쳐다보기도 잠시, 박지민이 의외로 걸음이고 달리기고 빠르기는 존나 빨라서 그런지 벌써 형태가 강의실 안으로 사라지는게 보였고 덩달아 나도 걸음을 재촉했다. 에이 씨벨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니, 박지민이 맨 뒷자리에 앉아 우렁차게 날 부르고있었다.
"야아!!!!! 김탄소!!!!!!!!!!"
그렇게 크게 안불러도 다 들리는데 굳이 저렇게 관종에 빙의해서 부르는 이유를 단 1도 모르겠다. 쟤 왜저래 대체 시발
애써 하하호호 웃으며 박지민 옆자리로 가 앉으니 아가리파이터 박지민이 내게 아가리를 털려 시동을 거는게 보여 잽싸게 내가 인터셉트했다.
"야 김,"
"김태형은?"
"김태형?"
"어"
"그새끼 오늘 학교 안올껄??"
"왜?"
"어제 야동보다가 늦잠잤대"
"......"
아...ㅋ...
야..동...ㅋㅋ..
난 그래도 처음보단 좀 덤덤하게 대응 할수있었다. 물론 전혀 안그래보이지만 처음엔 아예 잔뜩 얼어서 하루종일 피해다니기도 했다. 근데 솔직히 남자새끼들의 세상은 몇 달이 지나든 존나 어렵다.
김태형도 나랑 같은 과 병신 중 한명인데 그새끼는 존나 개구쟁이 코스프레 개쩔게하면서 여자 꼬시는데 아주 도가 텄다. 어디 산같은데 올라가서 도사님마냥 여자 꼬시는 비법해서 10만원에 과외해준다면 대박날 놈인데 진짜로 했다간 큰일나는걸 알기때문에 그냥 짜져있는 놈이다. 강의 듣기도 싫고 그렇다고 박지민이의 쓰잘데기없는 말들을 듣기도 존나 싫어서 그냥 가방을 내려놓고 냅다 엎드렸다.
박지민이 내 옆구리를 꾹꾹 찌르며 일어나라고 존나 찡찡댔지만 난 굳건히 잤다.
원래 인생은 자기 혼자 사는거다.
***
"야 김탄소"
"응 윤기형"
"목욕탕가자"
"....어?"
이 미친놈이 갑자기 뭔소리야 씨발
점심을 먹으려 박지민이랑 나왔다가 교문앞에서 대뜸 존나 무기력하게 서있는 민윤기랑 마주쳤다. 민윤기는 나보다 4살 형인데 일상이 무기력하다. 웬일로 민윤기와는 존나 대조되는 민윤기 공식 단짝친구이자 피스풀(peacefull)맨 정호석이랑 같이 안있고 혼자 있길래 왜 호석이 형이랑 같이 안먹냐고 묻자, 민윤기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내가 그 새끼랑 밥을 왜 같이 먹어."
그렇다. 사실 민윤기는 정호석과 친하지 않았다.
정호석 민윤기는 둘 다 작곡과인데 어쩌다 박지민이랑 김태형때문에 알게됐다. 정호석은 희망맨인 반면 민윤기는 세상이 마치 자기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고 세상의 모든게 뻔하다고 생각하는 무기력한 사람이라 그 둘이 같이 있으면 약간 이분법적사고를 생각하게만든다.
다시 말하자면 그냥 둘 다 미친놈이라는 말이다.
여튼 어찌저찌 그렇게 민윤기와 합쳐져 '이 앞에 돌솥비빔밥이나 조지고 오자.' 라고 합의를 보고서 돌솥비빔밥 집으로 순간이동해 유리창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갑자기 민윤기가 목욕탕에 가자고 말해왔다.
저 미친놈
".. 목욕탕?"
"어. 씻고싶어"
"집에서 씻어"
"지금 당장 씻어야해"
"헐 나도. 그럼 우리 밥먹고 그냥 목욕탕으로 가자. 나 어차피 공강이야. 김탄소도 공강임."
심지어 옆에 있던 박지민이 내 시간표를 강제 스포하며 민윤기의 말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존나 남자애들은 너무 즉흥적이라 당황스럽다. 뭐 지들이 환상즉흥곡인줄 안다. 애써 속옷도 안갖고 오고 바디로션도 없으며 이거저거 존나 그냥 다 없다고 말하자 민윤기랑 박지민이 그건 아무런 문제도 되지않는다는듯 가소롭게 말했다.
"목욕탕 가서 사면되지"
"심지어 목욕탕엔 바디로션부터 시작해서 왁스까지 있다."
"......."
"속옷은 그냥 입던거 입어 뭐어때"
"맞아."
그럼 뭐해 시발 나한테 꼬추가 없는데 이 미친놈들아 꼬추는 어디서 사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무언의 거절을 하자 민윤기와 박지민이 얼굴을 찌푸리며 내게 개소리인듯 개소리아닌 개소리를 해왔다.
"너 왜 우리랑 목욕탕 안가냐"
"맞아."
"....?"
"맨날 목욕탕 가자고 하면 싫다고 지만 쏙 빠지고"
"맞아!"
"......"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넌 1년동안 어떻게 단 한번도 같이 안가냐?"
민윤기는 자신이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라며 전혀 이런 사람이 아닌게 않은것같은 그런 뒷끝 쩌는듯한 말투로 말했다.
시발 난 찌찌도 있는데 그럼 너네랑 어깨동무하고 같이 남탕이라도 가야하니..?
난 하고싶은말을 꾹 눌러참으며 대꾸했다.
"목욕탕 싫어해서 그래. 답답해."
"목욕탕이 다 그렇지 뭐"
"그래서 싫어. 숨 못쉬겠어"
사실 숨 존나 잘쉰다.
원래 목욕탕가면 존나 바구니 두개로 포개서 냉탕에서 존나 스윔하는건데 시발...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고 어느새 나온 비빔밥은 존나 퍼먹었다.
맛있다.
그렇게 정신없이 밥을 퍼먹는데 민윤기가 대뜸 물어왔다.
"야 근데 전정국 어디갔냐"
"전정국 과제하느라 바빠뒤짐"
"남준이형도?"
"남준이형이랑 전정국이랑 석진이형 셋이서 과제 존나 찌듬."
과제에 묻혔다는 말에 남준이형도? 하고 묻자 박지민이 묻지도않은 김석진까지 말했다.
전정국은 나보다 한살 어린 갓 스물인데 존나 잘생겼다. 거기다 영어영문학과라 영어도 존나 잘한다. 아직도 사춘긴지 뭔지 가끔 히스토리 존나 부리는데 그냥 봐줄만하다. 솔직히 말하면 얼굴이 잘생겨서 뭐든 용서가 된다. 물론 그 전에 내가 못참는다는게 함정이지만
김남준은 민윤기랑 동갑이고 패디과다.
김남준은 그냥.. 뭔가 잠재적인 미친놈같다. 내색하지않지만 미친놈인게 보인다. 예술인중엔 또라이가 많다더니 진짠가보다. 학기 초, 박지민 김태형때문에 처음 만났었을때였다. 웬 갑자기 박지민 김태형이 소개시켜줄 간지스웩 쩌는 형이 있다길래 같이 캠퍼스 정중앙에 애매하게 우두커니 서서 누군지 모를 간지왕을 기다리는데, 웬 저 끝에서 걸어오는 파워시선강탈 핑크보이가 눈에 띄었고 설마 폭풍간지남이 저 미친놈은 아니겠지 했는데 저 미친놈이 그 미친놈이 맞았다.
1년이 지났는데도 잊혀지질않는다.
김석진은 뭐 가장 정상적이다. 24살로 우리 무더기의 맏형인데 춤을 존나 잘춘다. 건축학과라 그런지 춤을 존나 막 지어낸다.
처음 이 미친놈들이랑 술을 진탕 쳐마시고 노래방에 갔을때, 갑자기 존나 멀쩡하게 생긴놈이 클럽노래에 맞춰 교통정리댄스를 존나 열정적으로 췄고 그게 김석진이였다. 그땐 멋있어 보였다. 술에취해서 내 눈도 아마 술에 취해서 그랬나보다.
난 애써 상상만해도 힘겨워지는 생각을 지우곤 마저 밥을 퍼먹었다.
"오랜만에 전정국이나 불러라. 목욕탕가게"
"웅. 과제하느라 씻지도 않았을텐데"
그렇다면 나도 가보고싶은데.
나도 우리 쩌는 전정국이 몸 좀 보자.
"걍 김남준도 불러"
"웅 형"
"아.. 석진이형도 불러라"
"웅"
"그냥 김태형도 전화해."
"웅"
....
......?
염병.. 뭔 동네 반상회하는것도 아니고.. 목욕탕 하나 가려고 온 동네 애새끼들을 다 끌어모은다 민윤기 최소 골목대장.
이러다 교수님도 부를기세;
"김교수님은 뭐하신대?"
"김교수님은 강의행"
....
예상치못한 미친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