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누워 이불을 목까지 쭉 끌어 올렸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자꾸만 머리속에 조금 전의 일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나 금방 걔랑… 그… 키스 한 거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겨우 잠잠해진 얼굴에 열이 확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미쳤어, 미쳤어! 진짜…."
부끄러운 건지 아니면 창피한 건지, 알 수 없는 이 감정을 지우기 위하여 고개를 도리도리 젓던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거기서 도망치듯 집으로 오는 게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니 후회가 됐다.
물어볼걸. 왜, 왜 내게 키스했는지.
결국 술이 문제였다. 설렌다는 말은 대체 왜 해선…! 되감기 후 재생되는 비디오처럼 처음부터 다시 재생되는 장면에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애꿎은 이불만 몇 번 발로 차던 나는 이불을 쭉 끌어 올려 내 얼굴 위를 덮었다. 도무지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밤이었다.
결국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5분도 잠에 들지 못 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피곤하진 않았다. 지난 일을 곱씹으며 밤새 내린 결론은 이거였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자. 그 일은 분명 둘 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술을 마셨으니 그랬을 거야. 이거 봐. 이렇게 왔는데 김태형은 문자 한 통 없잖아. 그냥, 둘다 술이 취해서 그런 게 분명해. 아마 김태형도 우발적으로 저지른 걸테고. 둘 다, 말하자면 실수였으니까.
분명 내가 먼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 김태형 또한 아무렇지 않게 나를 받아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혼자, 나름대로 명쾌한 결론을 내리고선 회사 갈 준비를 마쳤다. 평소와 다름 없이 현관의 전신 거울 앞에서 옷 매무새를 다시 한 번 점검한 나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7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띵동,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거울 속에서 앞머리를 매만지던 나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얼른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또각, 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려던 그 때, 익숙한 얼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김태형.
복사를 마친 김태형은 필요한 서류를 챙겨 들어가려다 말고 날 바라보았다. 손을 들어 인사를 하려다가 회사라는 것을 인지한 김태형이 올리던 손을 거뒀다. 그리고 내게 가볍게 고개를 꾸벅, 숙여왔다.
그리고 그 때, 나는 바보 같게도 바로 옆에 있는 벽 뒤로 몸을 숨겼다. 나도 모르게 저지른 일이었다. 김태형의 인사를 못 본 척, 못 받은 척 벽 뒤에 몸을 숨긴 나는 이상할 만큼 빠르게 뛰는 가슴을 잠재우며 중얼거렸다.
이게 무슨…. 나 뭐 하는 거야, 지금?
Oh my boss 5
부제 : 이렇게 귀여우면 반칙인데
김태형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나는 꼭, 김태형에게 큰 죄를 짓기라도 한 사람처럼 김태형을 피했다. 멀리서 보이는 김태형의 그림자에도 움찔할 정도였다. 대체 이유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미쳤어. 미친 거야. 나 제대로 미친 건가봐…. 문득 문득 스치는, 부끄러워서 그러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본부장실이 따로 있는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불편했던 건지, 나는 김태형이 본부장실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아, 화장실."하는 되지도 않는 거짓말을 하며 화장실로 피했다. 피하느라 바빴던 오전이 다 지나고 이제 곧 점심시간이 될 참이었다. 점심은 어떡하지…. 혹시나, 아주 혹시나 점심 시간에 김태형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생각만 해도 앞이 깜깜했다. 마주보고 밥을 먹는다는 건, 지금 내 상황에서는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한참 생각에 빠진 내 모니터 위로 작은 알림창이 하나 떠올랐다. 마우스를 움직여 창을 누르자, 소은이가 보낸 메세지가 보였다.
[언니, 점심 뭐 먹을래요?]
소은이의 메세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조심스럽게 자판 위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다른 사람들이랑 점심 같이 먹어. 나 오늘 속이 좀 안 좋아서 아무래도 점심 못 먹을 거 같아.]
[헐, 진짜요? 왜요? 많이 아파요? 그 날?]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소화가 잘 안 되나봐.]
[알았어요. 올 때 약 사다줄까요, 언니?]
[괜찮아. 앉아서 좀 쉬다보면 금방 괜찮아져.]
[네. 그럼 이따 봐요.]
소은이의 메세지가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차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점심 먹으러 가야지? 하는 목소리에 네에, 하고 대답한 사람들이 저마다 외투와 지갑을 챙겼다. 그런 사람들을 둘러보던 나는 하아, 하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의자를 뒤로 슬그머니 밀며 책상 위로 엎드렸다.
먹는 걸 좋아하는 내가 밥을 거른다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이었다. 한 끼만 안 먹어도 비실비실, 티가 나는 덕분에 세 끼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챙겨먹으려 애썼는데. 김태형이 얼마나 불편하면 이래…. 김태형, 그리고 그 일까지 기억이 거슬러 올라가자 다시 귀가 빨개지는 기분이 들었다. 얼른 고개를 저은 나는 슬그머니 눈을 감았다. 나는 배고프지 않다. 배가 안 고프다. 그렇게 내 자신을 세뇌시켰다.
그러다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조용하던 사무실에 소란스러운 소리가 조금씩 섞여드는 걸 느낀 나는 살짝 인상을 썼다. 다들 돌아오는 건지 이런저런 말소리와 함께 조금씩 시끄러워지고 있었다. 슬그머니 감은 눈을 뜨는 그 때, 갑자기 내 얼굴 앞으로 뭔가 처음 보는 하얀 봉투가 놓아졌다. 영문을 모르는 내가 "…어?" 하는 바보 같은 소리와 함께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약 봉지를 놓아둔 손길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하필 보이는 건, 하얀 셔츠를 입은 채로 날 바라보고 있는 김태형이었다. 순간적으로 얼굴에 열이 확 올랐다. 조금 붉어진 내 볼을 바라보던 김태형이 굳은 얼굴로 날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말했다.
"아프다면서요."
"…어, 어, 네?"
"괜찮아요?"
"아…."
아무래도 소은이에게서 내가 아프다는 얘기를 들은 모양이었다. 아무런 대답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니 "약 먹어요." 하는 말과 함께 김태형이 뒤를 돌아 본부장실로 걸어갔다. 어, 그…. 고맙다는 말도 못 하고 김태형이 내려놓고 간 약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고개를 돌려 김태형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프다니까 약 사다 준 거야?
참 웃긴 일이었다. 김태형 얼굴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 하는 이 상황에서도 나는 김태형이 약을 사다줬다는 그 사실 만으로 가슴이 설렜다. 안 아프다고 말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보다 설렌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괜히 김태형이 두고 간 하얀색 약봉지를 손으로 만지작거리던 나는 혼잣말처럼 웅얼거렸다.
"나 진짜 단단히 미친 게 맞나봐…."
Oh my boss 5
부제 : 이렇게 귀여우면 반칙인데
꾸역꾸역 하루를 다 버텨냈다. 밥을 먹지 못 해서 온몸에 힘이 나질 않았다. 내가 축 처진 것이 아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 소은이가 내 등을 아프지 않게 토닥였다. "커피라도 한 잔 줘요, 언니?" 하는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몸을 일으켰다. "내가 타 마실게."
물을 끓이며 커피 믹스 하나를 똑 따서 컵 안으로 털어넣었다. 아침을 먹었으니 빈 속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점심을 못 먹었으니 빈 속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몰랐다. 빈 속에 커피는 안 좋은데. 물이 끓는 걸 기다리는 내 머리속에는 배고프다는 생각 뿐이었다. 퇴근하면서 뭘 사가지. 왕창 사가서, 배가 터질 정도로 다 먹어야겠다. 돈가스? 아냐, 초밥을 사갈까?
물이 끓는 걸 확인한 뒤 포트를 잡았다. 돈가스와 초밥 사이에서 뭘 먹을까 고민을 하며 잔에 물을 부으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탄소 씨."
아무렇지 않게 뒤를 돌아보던 나는 눈 앞에 보이는 김태형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화들짝 놀랐다. 덕분에 붓던 물이 잔이 아닌 테이블에 부어지고, 테이블 위에 올려둔 왼손에 뜨거운 물이 닿았다. 잽싸게 포트를 내려놓고 왼손을 테이블에서 뗐지만 이미 왼손은 빨갛게 부어 올라 있었다.
아, 하는 짧은 비명이 새어나왔다. 갑작스럽게 뜨거운 물이 닿아 놀란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더 놀란 건 김태형의 모습이었다.
짧은 비명이 들리기가 무섭게 김태형은 내게 달려왔다. "누나!" 하고 나를 부르며 달려온 태형이는 주저하지 않고 내 왼쪽 손목을 잡은 채로 내 손을 이리저리 살폈다. "괜찮아요? 어? 아, 조심 좀 하지!!" 신경질적인 김태형의 목소리에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혀 멍하니 김태형을 바라보았다.
"안 아파요? 아프지? 아씨, 진짜…."
인상을 쓴 채로 물어오는 김태형의 물음에 우물쭈물 대답을 미루던 나는, 느껴지는 따가운 느낌에 아, 하며 살짝 인상을 썼다. 내 표정을 살핀 김태형의 얼굴이 더 구겨졌다. "많이 아파요?" 하고 다정하게 물어오던 김태형은 내게 타이르듯 말했다.
"여자가 그렇게 칠칠맞아서 어쩔래요, 좀."
꼭 제 손을 다친 것처럼 속상한 목소리였다. 저기, 괜찮으니까, 하는 내 말은 들은 척도 안 한 김태형이 바로 옆 세면대에서 찬 물을 틀었다. 그리고 그 물 속으로 내 손을 집어넣었다. 시원한 물이 데인 부위에 닿자 따끔거리는 게 조금은 진정이 되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찡그린 얼굴이 조금 전보다는 풀리고 있었다.
"아, 괜찮으니까 이제 이 손…."
슬그머니 손을 빼려는데 김태형이 내가 손을 빼지 못하도록 힘을 줬다.
"그냥 있어요."
낮게 들려오는 김태형의 목소리, 그리고 나를 꽉 잡은 김태형의 손길. 생각보다 김태형은 힘이 셌다. 그리고… 내 손과 김태형의 손이 닿아있다. 어처구니 없게도 나는 이런 생각에 또 혼자 설레고 있었다.
가까이 선 김태형과 나 사이에는 물이 흐르는 소리만 들려왔다. 이제 놔줘도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김태형은 내 손을 잡고 떨어질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내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태형이 한참 이어지던 정적을 깨고 말했다.
"…흉터 남겠다. 조심했어야죠. 대체 잔이 아니라 왜 테이블에 물을 붓고 그래요? 바보예요, 누나?"
잔소리처럼 들려오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웅얼거리며 답했다.
"네가 갑자기 불러서 그런 거잖아."
"이름 부르는 게 그렇게 놀랄 일이에요?"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우물쭈물 말을 이어가던 나는 문득 김태형과 눈이 마주쳤다. 놀란 내가 닿자마자 먼저 눈을 획 피했다. 짧은 순간 닿았는데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시선을 피하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태형은 조금 누그러든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누나."
"…어?"
"오늘 왜 저 피해요."
"뭐?"
"왜 봐도 못 본 척, 안 보이는 척 그러냐고요."
"…내가 언제."
"종일 그랬잖아요."
"…."
"어제 일 때문에 그래요?"
정곡을 찌르는 김태형의 질문에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했다. 내 반응을 긍정으로 읽은 김태형이 짧게 한숨을 쉬며 물었다.
"불쾌해요, 어제 일?"
"어?"
예상치 못 한 질문이었다. 놀라서 김태형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럼 왜 피해요."
"어제 그건, 어, 말하자면 실수였으니까. 너도 실수였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고, 나도 술을 많이 마셨었고, 우리 둘 다…."
횡설수설.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변명을 하듯 줄줄 나오는 내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김태형의 얼굴이 조금 더 굳었다. 살짝 인상을 쓴 김태형이 날 바라보며 물었다.
"실수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려던 나는 고개 끄덕이면 크게 한 소리 할 것만 같은 김태형의 모습에 입을 꾹 다물었다. 눈치를 보며 저를 바라만 보는 내 행동에 김태형이 하, 하며 바람 빠진 소리를 냈다. 왼손 위로 흘려보내던 물 끈 김태형이 옆에 놓인 휴지를 몇 장 뽑아냈다. 그리곤 내 손 위를 아프지 않게, 조심스레 닦으며 말했다.
"실수 아니예요."
"…어?"
"실수로 그런 거 아니라고요."
그럼 뭔데? 반사적으로 묻고 싶은 물음이었지만 차마 묻지 못 했다. 입 밖으로 내지도 못 한 채로 입을 꾹 다물었던 나는 괜히 다른 말만 뱉었다. 괜찮으니까 내가 할게. 내 말에도 김태형은 들은 척도 안 하고 축축한 내 손 위를 닦았다. 이러지도 못 하고, 저러지도 못 하고. 괜히 길을 잃은 내 손만 우물쭈물 거렸다.
'꼬르륵.'
그리고 그 때, 때 마침 눈치 없게 울리는 배꼽 시계 소리가 정적을 깨고 들려왔다. 설마, 이 소리, 내 배에서 나온 소리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창피한 내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 올랐다. 의외의 소리에 김태형도 놀란 건지 어? 하는 소리를 뱉으며 나를 바라보았다가, 달아오른 내 얼굴을 보고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누나."
"…."
"배고파요?"
한층 누그러든 목소리로 묻는 김태형의 물음에 차마 김태형을 바라보지 못 하고 창피함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김태형은, 뭐가 그렇게 웃긴 건지 웃으며 내게 더 물어왔다.
"속 안 좋다면서요, 괜찮아졌어요?"
뭔가를 다 알고 묻는 말투. 장난기 가득한 그 말투에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쟤, 다 알고 놀리는구나, 하는 느낌. 내가 자기 피하려고 안 먹은 거 눈치 챘구나, 하는 느낌. 나는 씨이, 하고 혼자 웅얼거리다가 말했다.
"알면서 왜 묻고 그래."
"제가 뭘 알아요."
"…속 안 좋았던 적 없어. 그게 다 너 피하려고 그랬던 거야. 사실은 나, 배고파 죽겠어."
내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김태형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웃음을 참지 못 하고 피식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 몰라. 될 대로 되라지. 한숨을 푹 쉬는 내 행동에 김태형이 웃으며 말했다.
"어쩐지 누나가 밥을 거를 사람이 아닌데. 많이 아픈줄 알고 놀랐잖아요, 저."
김태형의 목소리에 못 들은 척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눈치 없는 내 배는 다시 한 번 우렁찬 소리를 뱉어냈다. 꼬르륵, 하는 소리가 다시 한 번 우리 사이에 울리고 나는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김태형은 웃음이 터졌고, 나는 창피해서 그 시선을 피하고.
한참을 피실 피실 웃다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태형이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뭐예요. 완전 귀엽게."
"…뭐?"
"아, 진짜. 김탄소."
"…."
"이렇게 귀여우면 반칙인데."
김태형의 말에, 지금 내 얼굴을 굳이 보지 않더라도 빨갛게 달아올랐을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이 화끈거렸고 귀에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설마…. 불안한 예감이 온 몸을 스쳤고, 나는 손이 아픈 것도 잊은 채로 김태형을 향해 말했다.
"…다시 해봐."
"네?"
"방금 했던 말, 다시 한 번만 더 해봐."
내 부탁이 의외였던 건지 김태형이 의아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그리곤 조금 전처럼, 피실 웃으며 이번에는 내 머리가 아닌 내 볼을 향해 손을 옮겨왔다. 볼에 김태형의 손이 닿자 나는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닿은 곳이 뜨거워서, 손이 아니라 그 곳이 따끔거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조금 전 내 머리를 쓰다듬던 것처럼 김태형의 손이 이번에는 내 볼을 쓰다듬었다.
"귀여워요."
"…."
"귀엽다, 김탄소."
"…."
"뭐 이런 거요?"
웃으며 말해오는 김태형을 바라보던 내 시선이 울렁였다. 재빨리 눈을 피한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망했어. 정말 망했다. 나 미친 게 맞구나, 했더니 정말 단단히 미친 거였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었지만 김태형의 손길이 닿은 볼에 피가 몰리는 이 이상한 기분, 그리고 미친 듯이 쿵쾅대는 심장, 달아오른 얼굴, 김태형을 제외한 모든 사고의 정지. 모든 것이 한 가지 사실을 의미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래도 김태형을 좋아하고 있다.
*
와, 드디어 보스 5편!!! 8일만에 왔어요 (울컥) 데일리 연재가 목표는데 데일리는 무슨, 위클리 연재가 되버린 느낌..
아지트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좋아요! ♡ ㅋㅋㅋㅋㅋㅋㅋㅋ정국이 댓글로 겁나 혼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팬티 본 거 얘기해서 혼난 우리 애기 꾸기
그래도 귀엽지 않아요? 전 귀여운데..♡
이번 편에 제 사심 때려 부었어요 저 귀엽다는 말 미치게 좋아하거든요 ㅠ.ㅠ
태태가 저런 다정한 눈길로 눈 마주치고 쳐다보면서 볼 쓰다듬으며 귀엽다고 하면 저 거기서 사망.. 저번 편에 같이 관 짜기로 한 독자님들 어디 계시죠? 이리 와요 (주섬주섬)
내일도 한가해요! 모레도 한가함!
내일도 모레도 보스 들고 올게요 약속!!!
아이시테루 태태 방탄 그리고 독자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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