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디지. 지금 시각은 8시 반.
내가 이 시간에 교복을 입고! 학교에 와서! 빵을 살 줄이야!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교실에 들어서자 부담스러운 눈빛들이 모인다.
"...다들 눈 돌려."
쪽팔리게 사람을 그렇게 신기하게 보는거 아니라고.
그나저나 우지호는 언제오려나? 일찍오겠지? 화는풀렸나?
그렇게 기다린지 한참, 9시 종이 울리자마자 허겁지겁 땀범벅인 우지호가 들이닥쳤어.
"...여주야"
"뭘 아련하게 불러. 여기."
실없게 웃으며 비닐봉지를 뒤적거리던 우지호는 과한 리액션으로 우걱우걱 빵을 먹었어.
"우와- 여주야 진짜 맛있다! 나 이거 좋아하는거 어떻게 알았어?"
"그냥 샀어. 조용히 하고 먹어."
"ㅎㅎㅎ응응"
어휴 첨에는 뭔 남자새끼가 저렇게 벨도없고 실실대나싶었는데 이제는 마냥 귀엽기만 하네.
이게 우지호효과인가? 근데 가만보면 얘도 친구가 없단말이야.
"야, 넌 친구없냐?"
"응? 난 너 있잖아."
"...나말고."
"난 너만 있으면 돼!"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괜히 민망해져 우지호입게 빵을 쳐넣으니 또 좋다고 받아먹는다.
이씨 순간 두근댈뻔했어.
"..여주야. 화는 다풀렸어?"
다정한 목소리에 순간 몸에 힘이 탁 빠진다.
..솔직히 내가 잘못한건데, 누가봐도 내잘못인데.
바보같은 우지호는 나만 걱정하고 내 눈치만 보고있다.
"...너는?"
"내가 화가날게 뭐가있어 너한테~"
"빵이나 먹어. 내가 사왔잖아"
개떡같은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나에게도 먹어보라고 빵을 건네는 우지호를 한참 보다 화장실을 간다며 급히 빠져나왔어.
음...정말 쪽팔린데..
"...뭐야 이게..."
....나 지금 얼굴 빨개진거맞지?
"...김여주? 복도에서 쭈그려서 뭐해?"
"어디아프냐?"
타이밍 죽이네 너네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 쪼개"
.....쟤네들한테 말한 내가 잘못이지. 날죽여라 시발.'
"누가봐도 너가 우지호 좋아하는거네"
"뭐?!"
으..김유권 그런 엄청난 이야길 아무렇지않게 말하지말라고!
"암튼 너가 마냥 애새끼만은 아니었구나. 축하한다 사람이된걸."
"..제발 꺼져줄래?"
에이 설마 아닐꺼야. 아닐꺼야. 내가 누굴 좋아해? 우지호를? 그 찌질이를? 내 빵셔틀을? 말이되는 소릴하고있..
"어, 저기 우지호온다!"
"뭐?! 어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김여주 얼굴또빨개졌엌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개새들..."
....내 인생은 망했어.....
<여주는 모르는 이야기>
.....뭐지? 그니깐 여주가...변했어!
"여주야!"
"...어?...응?.."
"...? 밥안먹어?"
"...먹어야지...그치.."
하루종일 멍-하고 말만걸어도 흠칫흠칫. 얼굴이 빨개서 열있나보려는데 기겁을하더라고.
그걸보고 표지훈과 김유권은 뭐가좋다고 낄낄대고.
"상남자가 돼라 동무!"
이딴 이상한 소리만 짓껄이고 말이야.
물론 여주 이런모습도 귀엽긴한데... 이게문제야. 귀여워서 미치겠어ㅠㅠ 씹덕사란게 이럴걸까..?
"여주야, 왜그래 오늘ㅠㅠ 아직도 화난거야?"
"아니! 화안났어!"
"..나 좀 봐봐."
"...응?"
...흫 귀여워.
"오늘 집가서 푹쉬고, 찬물마시지말고. 잘때이불꼭덥고자고."
"..알았어."
"..있다가..전화할께."
당황스러워하는 여주를 얼른 가라며 보내버렸다.
....이러니깐 꼭 남자친구같잖아 흐헤헿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