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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정국] 나의 10대는 오로지 너의 것이다 : 제 1장, 또 다시 | 인스티즈




나의 10대는 오로지 너의 것이다 : 1, 신은 존재한다






 여중에서의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서 고등학교를 배정 받았을 때, 밀려오는 기쁨에 쑥쑥 올라가는 광대를 주체할 수 없었다. 내가 그토록 원하고 원하던 남녀공학에 배정 받았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남자 구경을 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입학식 날,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 입고 거울 앞에서 10분은 넘게 서성였던 것 같다. 괜히 치마도 조금 올려보고 틴트도 조금 발라보고. 혹여나 선크림이 떴을까봐 얼굴을 꾹꾹 눌러주는 것도 잊지 않고.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내가 그 아이와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1학년 6반이었다. 다들 반대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기에 나도 6반 줄을 찾아 섰다.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든 안면이 있는 아이를 찾으려 애썼지만, 그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하는 수 없이 홀로 멀뚱멀뚱 있었고 간신히 앞에 여자아이와 조금 친해졌다. 어느 학교에서 왔니, 이름이 뭐니, 오늘 몇 시에 일어 났니 등의 사소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교장선생님께서 걸어 나오셨고 길고 긴 훈화말씀이 시작 되었다. 말씀 중 계속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는 나의 의식과 시선을 억지로 옭아매어 교장선생님께로 향하게 하였고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다른 생각들을 억지로 잠재웠다. 게다가 어제 설레는 마음에 늦게 잠든 탓에 점점 감겨가는 나의 눈을 올리느라 꽤나 애썼다.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들으리라 다짐했건만, 결국 내 귀에 들어온 것은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라는 당부 밖에 없었다.



 훈화말씀이 끝이 나고 인사를 드리고서는 우리 반으로 올라갔다. 1층은 교무실, 2층은 3학년, 3층은 2학년, 4층은 1학년이었다. 5층에는 도서실이나 과학실 뭐 그런 교실들이 있다고 했고. , 이 모든 건 아까 강당에서 친해진 정수정이라는 아이가 알려준 것이다. 수정이네 언니가 이 학교에 다녀서 물어봤다고 했다. 튼 소란스런 복도를 지나(수정이와 나의 목소리도 한 몫 했다.) 1학년 6반 앞에 다다랐을 땐 어찌나 설렜는지 모르겠다. 손을 덜덜 떠는 모습을 본 수정이가 내 손을 덥썩 잡더니 촌년도 아니고 왜 이렇게 떨고 있냐 하더라. 나도 왜 이렇게 떠는지 알면 참 좋을 텐데, 이유 모를 떨림이었다. 교실에 들어와서는 수정이와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교실의 맨 뒷줄이다 보니 굳이 아이들 눈치를 보지 않고서 둘러보기에 적절했다. 눈을 굴리며 아이들을 스캔하던 나는 익숙한 뒤통수를 보았다. 얼굴은 보지 못해 누군지는 몰랐지만 그냥 어딘가 익숙했다.



 담임 선생님의 성함은 김석진이라고 하셨다. 학교에 온지 2년 밖에 안 되신 분이라고 하셨다. 과목은 문학이시고. 훈훈한 외모에 훤칠한 키, 게다가 태평양마냥 넓은 어깨를 소유하셔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으실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친구도 있으시고 곧 결혼도 할 것 같다고 하셨다. 수줍은 표정으로 여자친구 이야기를 하시는 선생님이 귀여웠다. 여자친구분은 참 복 받으셨네, 저런 분을 남자친구로 두고. 선생님의 소개가 끝이 나고 교실을 쭈욱 돌아보시더니 왜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앉았냐고 물으셨다. 아이들이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자 씨익웃으시더니




그렇다면 자리를 바꿔야겠지?”




언제 또 준비하신건지 모를 종이들을 꺼내셨다. 이럴 줄 알고 어제 하나하나 손수 다 만드신 제비라고 하셨다. 이 선생님 어딘가 모르게 엉뚱한데 귀엽다. 선생님이 직접 돌아다니시면서 1분단 앞에 애들부터 마지막인 나까지 쭈욱 제비를 뽑았다. 돌아다니시면서도 쉬지 않고 여자친구 자랑을 하셨는데 그게 또 귀여우셔 미소가 지어졌다. 튼 나까지 다 뽑고서는 1번부터 35번까지 앞에 나가 자기 자리에 이름을 적었다. 나는 10번을 뽑아 두 번째 분단 맨 앞에 앉게 되었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자리라 꽤나 만족했다. 여유롭게 내 짝은 누가 될지 기대하며 이름이 적히길 기다리고 있는데 익숙한 뒤통수를 가진 아이가 내 이름 옆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고 그 이름은 바로 전정국이었다. 반듯한 내 이름 옆에 약간 삐뚤빼뚤한 전정국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사고회로가 정지한 것만 같았다.



 칠판을 둘러보시더니 곧 자리를 옮기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천천히 일어나 자리를 옮겼다. 나는 왼쪽에 전정국은 오른쪽에. 옆으로 나란히 앉은 전정국과 나는 눈도 못 마주쳤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내 오른쪽에 앉은 전정국을 힐끔힐끔 쳐다보다가도 전정국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려버렸다. 마치 8살 때 전정국과의 첫 만남과 비슷한 광경이었다. 그래도 한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으니 아는 척도 하고 싶고, 인사라도 해야 할 듯해서 내가 먼저 입을 뗐다.




전정국 안녕.”




 내가 먼저 인사를 하자 전정국은 놀랐는지 눈을 댕그랗게 뜨고서 나를 바라봤다. 그냥, 반가웠다. 반가울 뿐이었다. 한참 아무말도 않고 나를 바라보던 전정국은 조용하게 안녕.’ 한 마디를 끝으로 시선을 내리고 고개를 돌렸다. 전정국과 나의 3년만의 재회는 어색함이 맴돌았다.




-



 

 다음 날도 마찬가지로 전정국과 나 사이에는 어색함이 떠날 줄을 몰랐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일부러 쉬는 시간만 되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수정이와 이야기를 하거나 다른 친구들을 사귀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무래도 여자아이들과는 서로 공통적인 대화주제를 찾아 수다를 떨다보니 금세 친해졌다. 친해진 몇몇 아이들과 점심도 같이 먹고, 점심시간 내내 이야기를 하느라 바빴다. 전정국은 수업시간에만 신경 쓰였다. 사실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도 전정국이 문뜩 생각나기도 했지만, 애써 떨쳐내려 노력했다.



 조금씩 졸음이 몰려오는 5교시는 문학시간이었다.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오늘 하루에 대해 물으시고 짝이랑은 좀 친해졌냐는 질문을 하셨을 때에는 그저 어색한 웃음만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전정국이랑 한 대화는 아침 인사가 끝이었으니까. 대충 하루일과에 대한 질문이 마무리가 되고 선생님은 수업을 시작하셨다. 뭐 수업이라고 해봤자 앞으로 뭘 어떻게 배울 건지에 대해 설명하시는 게 다였지만.



 슥슥, 선생님의 설명을 받아 적는 소리들만이 들려왔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선생님의 설명을 받아 적고 있었는데, 옆에서는 여간 산만한 게 아니었다. 뭐가 불안한 건지 다리를 흔들어 책상마저 덜덜 흔들렸다. 도대체 왜 그러나 싶어서 옆을 봤는데 종이에 계속 뭘 적었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계속 신경 쓰였지만 그건 쉬는 시간에 물어보기로 하고 다시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려 했다. 분명 그랬는데. ‘전정국이 내 어깨를 툭하고 치는 바람에 내 다짐은 1분도 되지 않아 물거품이 되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휙 돌려 전정국을 바라보았다. 내가 생각보다 빠르게 반응해서인지 전정국이 화들짝 놀라면서 종이 쪼가리를 교과서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고개를 돌렸다. 왠지 모르게 쿵쾅대는 가슴을 다독이며 쪽지를 조심스레 열어보니.




연락 자주 못해서 미안.’

앞으로는 연락 자주 하자.’




 웃음이 나왔다. 광대가 하늘을 뚫을 듯이 올라가는 듯 했고 광대를 따라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을 수가 없었다. 고작 두 문장을 쓰기 위해 다리를 떨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는 사실에 더욱 웃음이 나왔다. 거기에 꾹꾹 눌러쓴 삐뚤빼뚤한 글씨도 한 몫 했다. 크게 터져나올 듯한 웃음을 꾸욱 참고서 다시 선생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전정국의 쪽지는 조심스레 접어 필통에 넣어둔 채로.



 5교시가 끝나는 종이 치자마자 몸을 전정국 방향으로 돌렸다. 아까 마음대로 표출되지 못한 웃음들이 이제야 표출되려는지 피실피실 웃음이 나왔다. 웃지 않으려 했지만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웃음들을 막을 수가 없었다. 내 시선과 웃음 소리에 점점 붉어지는 전정국의 귀를 보고 있자니 더 웃음이 나왔다. 한참을 혼자 피실거리다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전정국.“




 ‘.’ 이름 한 번 불렀다고 화들짝 놀라더니 곧 아닌 척 왜 불렀냐는 전정국이 귀여웠다. 귀는 여전히 붉으면서 안 부끄러운 척 하기는. 또 다시 웃음이 나오려는 걸 막고서 말을 이었다.




연락 자주 하자구.”




 내가 이렇게까지 직구로 말할 줄은 몰랐는지 눈이 동그래져서는 나를 바라봤다. 그 모습이 또 초등학생 때의 전정국 같아서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한참 아무 말도 못하고 입만 헤 벌린 채 있더니 .’이라는 짤막한 말을 내뱉고 고개를 돌렸다. 전정국은 아직도 자기 귀가 붉게 달아오른 걸 눈치 채지 못하였나보다. 숨기려면 제대로 숨기던가. , 이러다 텐덕사 당해 숨을 멎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 날 저녁을 먹고선 엄마와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수정이라는 아이와 친해졌고, 오늘은 어떤 친구를 만들었고, 그 아이는 착한 것 같고, 뭐 이러한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 중에 전정국의 이야기는 당연 빠질 수가 없었다. 전정국과 같은 반이 되었고,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굉장히 어색하다고, 그런데 곧 다시 친해질 것 같다고 말하니 엄마가 더 반가워하셨다. 나중에 꼭 집에 데리고 오라며, 전정국의 어머니와도 다시 연락해봐야겠다고 하셨다. 신나서 말을 하다 전정국의 이야기를 하니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또 문학 시간 때에 전정국이 생각 나면서 급히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내 방에 들어왔다.



 필통을 뒤적거려 전정국이 남긴 쪽지를 찾아 펼쳐놓고서는 카톡을 해볼까, 말까 고민했다. 전정국 성격으로는 전혀 나에게, 그것도 자기가 먼저 카톡을 보낼 것 같지가 않았기에. 한참이나 고민 아닌 고민을 하다 쪽지를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 수학 문제집을 폈다. 오늘 안에 오지도 않을 듯한 연락을 기다릴 시간에 공부나 하자는 생각이었다. 풀리지 않는 마지막 문제를 가까스로 풀고 채점까지 끝내니 벌써 두 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11시를 넘기려는 시계초침에 놀라 허겁지겁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 기분 좋게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다 생각난 전정국에 휴대폰을 들어 카톡을 들어가자... 세상에나, 전정국에게 카톡이 왔다.




'오랜만이다'

'너랑 짝 되서 다행'

'나 낯가림 심하잖아ㅋㅋ'




 이 카톡을 보내려고 얼마나 고민했을까. 문학 시간의 전정국이 생각 났다. 침대 위에 엎어져서 고민했을까, 아니면 책상 위에 앉아서 고민했을까. 끙끙거렸을 전정국을 생각하니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나도 오랜만에 너 봐서 반가웠어ㅋㅋ' 나도 반가웠다고 답했다. 당황스러웠지만 반가웠으니까. 전정국의 카톡을 보며 헤실헤실 웃고 있었는데 곧 1이 사라졌다. 갑자기 사라진 1에 당황해 별 이상한 소리를 내며 채팅장을 나왔다. 후우, 하마터면 카톡을 바로 읽어버릴 뻔 했어. 벌렁대는 가슴을 토닥이며 전정국의 카톡을 기다렸는데 3분이 지나고, 5분이 지나도 카톡이 오지를 않았다. 김이 새어나간 기분에 투덜대며 말리다 만 머리를 탈탈 털고 드라이기를 꺼냈다. 하여튼 재미 없다, 전정국.



 머리를 다 말리고서 로션을 대충 바르고 침대에 발라당 누웠다. 형광등에 부신 눈을 감고 오늘의 전정국을 다시 생각했다. 다시 생각해도 귀여웠다, 전정국은. 두 마디 쓰려고 그 난리를 피웠다니. 눈을 감고 있으니 전정국의 잔상이 뚜렷하게 떠올랐다. 다리를 흔들던 모습, 귀가 빨개져서는 고개를 돌리는 모습까지. 계속 떠오르는 전정국을 애써 지우고는 더듬더듬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이쯤이면 답이 와있겠지 싶어 오른쪽 눈만 슬쩍 떠서 카톡을 들어가보니 답이 와있다.




'그런 의미로 잘 부탁해'

'내일 학교도 같이 가면 더 좋고'




 전정국이 나한테 잘 부탁한다고 했다, 학교도 같이 가자고 했다. 왠지 모르게 떨림이 느껴졌다. 그냥 반가워서 그런 거다, 단지 반가워서.




-




 전정국과 나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4년이라는 긴 공백은 마치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이. 매일 아침,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전정국과 매일 밤, 집에서 샤워를 하고 나와 전화를 하는 전정국이 편했다. 이제 하루라도 혼자 등교하거나 전화를 하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였다. 늘 덤벙대서 아침마다 학생증을 빼먹는 나에게 학생증 가지고 나왔냐고 묻는 것은 전정국의 일상이었고, 가끔은 버스카드를 충전 하지 않아 잔액이 부족할 때, 대신 버스카드를 찍어주는 것도, 야자가 끝나고서 나를 바래다 주고 집에가는 것도 전정국의 일상이 되어갔다.



 농구를 좋아하는 나와 전정국이었기에 농구 시합을 보러 간 적도 있었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한강에 가서 농구를 하기도 했다. 늘 지는 나를 배려한답시고 살살 봐주는 전정국이 눈에 보여 더 얄밉기도 했고, 농구 하기도 힘든 날에는 그저 벤치에 앉아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내가 말을 하고 전정국은 들어주는 일방적인 이야기였지만, 전정국에게 털어놓으면 마음이 편했다. 그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었다. 부모님에게도 하기 힘든 이야기를 전정국에게 털어놓기도 했으니까. 



 4월 초에는 기말고사를 앞뒀음에도 불구하고 벚꽃 구경도 갔었다. 방방 뛰어대는 나를 전정국은 옆에서 지켜보거나 몰래몰래 사진을 찍었다. 언제 한 번은 내 엽사를 몰래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길래 차단을 한 적도 있었다. 튼 벚꽃 구경을 하다 길거리에서 파는 솜사탕이 먹고 싶다 떼를 쓰는 나에게 정색을 하고 치과 가서 잇몸 들어올리고 싶으면 사먹으라는 전정국 말에 토라진 적도 있었다. 결국 토라진 나를 달래주기 위해 솜사탕을 사준 전정국이었고.



 전정국과의 벚꽃 구경을 마지막으로 나는 시험공부에 몰두했다. 쉬는 시간에는 자리에서 꼼짝 않고 수학문제를 풀거나 영어단어를 외우고, 야자시간에는 그 날 배운 것들을 복습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전정국은 친구들과 게임 얘기를 하거나 내가 공부하는 걸 구경하기에 바빴고, 나는 이따금씩 전정국에게 공부나 하라며 잔소리했다. 그러면 공부하는 척을 하다 휴대폰을 꺼내들어 게임이나 하고. 저러다 뭐가 되려는지 의문이 들었다. 결국에는 공부 좀 하라는 나의 닥달에 못 이겨 주말에는 함께 도서실에 다녔다. 아침부터 가서 공부 하다가 조금 힘들다 싶으면 잠깐 나와 음료수라도 마시고. 점심은 대충 빵으로 때우고, 저녁은 우리 집에서 먹거나 전정국네 집에서 먹었다. 덕분에 아주머니에게 예쁨 받게 됐다. 둘째 딸이라는 애칭까지 생겼으니, 말 다했지 뭐.



 매일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으려 노력한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엄마께 칭찬을 들은 것은 물론이요, 담임 선생님께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하지만 성적이 상위권에 드는 아이들만 모아 야자를 따로 하는데 너도 하는 건 어떻겠냐는 선생님의 말씀에 죄송하다고 했다. 갑자기 전정국이 생각 나서. 아니,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혼자 있을 전정국이 불쌍해서였다. 



-




 5교시 문학 시간, 심지어 담임 선생님의 시간이었다. 그 날따라 몸이 더 나른하면서 잠이 미친듯이 쏟아져왔다. 계속해서 감기는 눈을 억지로 떠보고, 점점 책상과 가까워져가는 고개를 힘들게 올리고, 조금씩 희미해져가는 나의 정신을 멀쩡히 하기 위해 고개도 흔들어보고. 별 짓을 다했지만 잠을 이길 수 없었다. 햇빛이 어쩜 그리도 따스하던지 안 그래도 나른한 몸이 더욱 다른해졌다. 내 이마가 책상에 닿을락 말락 할 때, 누군가 내 팔을 콕 찔렀다. 순간 화들짝 놀라 고개가 훅 들렸다. 그렇게나 무겁던 눈이 번쩍 떠졌고, 희미해져가던 정신이 멀쩡하게 돌아왔다. 잠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 내가 원망스러워 뺨 두어대를 치고 다시 수업에 집중하려 했다. 칠판을 한 번 보고, 이미 훌쩍 뛰어넘은 듯한 진도에 또 놀라 교과서를 넘기려하자 위에 고상하게 올려진 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졸지 마'



 삐뚤빼뚤하지만 꾹꾹 눌러쓴 글씨는 전정국의 것임이 틀림 없었다. 나를 찌른 손가락도 전정국의 것이겠지. 입술 사이로 작은 웃음들이 새어나왔다. 웃음들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을 꾹 닫고 고개를 돌려 전정국을 바라보는 순간,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았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리는 전정국이, 눈꼬리를 접는 전정국이, 너무나도 해사해서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여자의 직감은 99%로 매우 정확하다는데, 나는 아마도, 전정국을 다시 좋아하게 될 것 같았다.






-



 안녕하십니까, 죄인은 할 말이 없습니다. 2주만에 온 저를 매우 치세요. 굳이 변명을 해보자면 제가 쓰차가 걸려서...! 죄송해요, 정말루... 대신 빵빵한 분량(?)으로 찾아왔습니다! 사실 이건 두 편의 분량이었는데 막상 써보니까 생각보다 짧더라구요. 그래서 두 편을 그냥 이어버렸어요. 하하, 저는 생각도 없고 대책도 없는 사람입니다ㅜㅜ 죄송해요ㅜㅜ 

 이번 장을 끝으로 정국이와 여주의 과거편은 끝이어요. 뭐 나중에 과거편이 다시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장부터는 현재로 돌아가서 정국이와 여주의 모습들을 이야기 할 겁니당. 다음 편은 꼭 빨리 데리구 올게요...


그리구 프롤로그에서 댓글 달아주신 여덟분 정말 감사드려요! 제 사랑을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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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하...정국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워터폴
교복입은 학생 정국이는 사랑입니다...♡
8년 전
독자2
아이구 꾸기랑 고등학교 생활이라니ㅠㅠㅠㅠㅜ 게다가 짝지... 정말 말 그대로 공백기를 깨고 둘이 더 친해진 것 같아서 좋아요! 정국이가 쪽지 적으면서 안절부절 못 했을 거 생각하면 너무 귀엽고ㅠㅠㅠㅠㅠ 작가님 필체 너무 좋아요! 혹시 암호닉 받으시면 [8ㅅ8]로 신청할게요❤️
8년 전
워터폴
어흑, 첫 암호닉이네요! 8ㅅ8 님 앞으로 쭉쭉 달려요♡
8년 전
독자3
꾸꾸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예쁘게 웃는 정국이 모습이 생각나서 그만 몰입도가 너무 높아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뿌엥!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구깅 보고싶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흙흙
잘 보고 갑니당

8년 전
워터폴
잘 보고 가신다니 다행입니당! 마지막 장면은 제가 쓰면서도 막 심장이...!
8년 전
비회원44.21
교복입은 정국이가 웃는다니ㅜㅠ상상만으로도 설렘사 당할뻔했어요ㅜㅠ 암호닉 [고망맨]으로 신청해두될까요?
8년 전
워터폴
네네 그럼요! 고망맨 님 앞으로도 쭉쭉 달려요♡
8년 전
독자4
암호닉 신청 받으시면 [삐약이]로 신청할게요! 정국이 너무 설렌다ㅠㅠ 정국이 같은 짝이 옆에 앉아있으면 떨려서 수업에 집중도 못할텐데ㅠㅠ 신알신하고 가요~♡
8년 전
워터폴
허우 암호닉 정말 감사하죠ㅜㅜ 삐약이 님 앞으로도 쭉쭉 달려요♡
8년 전
독자5
헐 이렇게 설레는 학교물이라니ㅜㅜㅜㅜ빨리 학교 가고싶어지네요 물론 정국이같은 애는 없지만..후...
프롤로그도 안보고 읽었는데 이렇게 설렐수가 하앋앟가악학ㄹ...신알하고 전 프롤로그 읽으러 가야겠네요ㅇㅇ암호닉 받으세요? 받으시면 [다우니랑꾸기]신청해요♡

8년 전
워터폴
허얼 신알신에 암호닉까지...! 고마워요 다우니랑꾸기 님! 앞으로도 쭉쭉 달려요❤️
8년 전
비회원83.57
방금 프롤로그 보고 바로 1편 읽었어요ㅠㅠ 프롤로그를 빨리 읽고 오느라 댓글도 못달았네요... 고등학생이 된 정국이지만 여전히 귀엽네요 고딩 전정국은 사랑이죠...♡ 또 정국이가 탄소에게 쪽지를 주고 바라보는 게 핵설렘! 취향저격! 작가님 사랑해요!!! 아 그리고 암호닉 받으시면 [1013]으로 신청하고 가겠습니다 현재 정국이와 여주 모습 기대하고 있을게요 사랑합니다'♡'
8년 전
워터폴
기대해주신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옵니다ㅜㅜ 앞으로도 고딩 정국이를 많이 보실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시와요! 1013 님 앞으로도 쭉쭉 달려요❤️
8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진짜 최고예요ㅠㅠㅠㅠㅠ갑자기 제 10년지기 남사친이 생각나네옄ㅋㅋㅋㅋㅋㅋㅋ저희 둘은 사랑따윈없고 브로맨스가 아주 넘쳐나죸ㅋㅋㅋ전 여잔데 여자로 안보고ㅋㅋㅋㅋㅋㅋ군대같이가자곸ㅋㅋㅋㅋㅋ하.....ㅋㅋㅋㅋ여튼 신알신신청하구가요!!
8년 전
독자7
암호닉은 [10년지기] 할께여!!
8년 전
워터폴
허윽 사실 이거슨 저의 실화를 약간 첨가한 글입니다...! 현실의 아이는 10년지기 님과 마찬가지로 사랑따위는 없습니다ㅋㅋ 신알신도 감사하구 암호닉 신청도 감사드려요! 10년지기 님 우리 앞으로 쭉쭉 달려요❤️
8년 전
독자8
허류ㅠㅠㅠㅠㅠㅠ 역시 인연은 인연이군요..! 초등학생땨부터의 친구라니ㅜㅠㅜ 신알신하고가요 !!!ㅎㅎ
8년 전
워터폴
으흑 신알신 감사드려요!
8년 전
독자9
자까님기다렸습니다!!!!이제라도와주셨다니너무감사해여ㅜㅜㅠㅠㅠ간질간질한게기분좋아지는작품이에요!!!
8년 전
워터폴
어흑 기다려주셨다니 감사해요ㅜㅜㅜ 일찍 왔어야했는데... 다음편은 독자9 님을 위해서라도 빨리 써와야겠어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8년 전
독자10
정국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레잖어ㅠㅠㅠㅠ
8년 전
워터폴
저도 쓰면서 막 심장이 도키도키 했어요...!
8년 전
비회원210.189
알라 로신청할게요 !!!! ㅠㅠㅠㅠㅠㅠ쩐다진짜 저런친구가 옆에앉으면 통장번호부터 부르라할거같아요...는 여중여고라 그럴일이...슬프다 오늘도 썸과연애를 글로배웁니다 8ㅅ8 좋은글 감사해요 ♡♡!
8년 전
워터폴
괜찮아요 아직 대학교가 남아있잖아요~? 알라 님은 아리따우시니 인기가 많을 것이어요 암호닉 신청 감사하구 칭찬도 정말정말 감사드려요ㅠㅜ 알라 님 우리 앞으로 쭉쭉 달려요❤️
8년 전
독자11
킁킁 어디선가 대작의 스멜이.. 신알신 하고 가요!
8년 전
워터폴
허윽 대작의 스멜이라뇨ㅜㅜ 과찬이세요ㅜㅜ 신알신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12
헐 저도 1학년 6반인데.....와 저 깜짝 놀랐네여....어휴....근데 왜 제 주위에는 전정국 같은 남자가 없...(오열) 진짜 안절부절 못하는 정국이 너무 귀엽잖아요ㅠㅠㅠㅠㅠㅠ이런 애를 누가 안 좋아하고 배겨요ㅠㅠㅠㅠ세상에나ㅠㅠㅠㅠㅠㅠ와나 자까님 사랑합니다....금손....♡
8년 전
워터폴
정국이가 낯가림도 심하고 사람 대하는 게 조금 서툰 아이랍니당 그래서 더 귀엽죠ㅜㅜ 눈 번쩍 뜨고 찾아보면 정국이같은 남자가... 없... ㅋㅋㅋㅋ 금손이라는 칭찬두 감사드려요ㅜㅜ 다음편도 곧 오겠습니당!
8년 전
독자13
분량도 대박이고 ㅠㅜ글도 재미나요.. 무엇보다 대작 냄새가 나네요ㅠㅜ 신알신 등록합니다!
8년 전
워터폴
재밌다뇨ㅜㅜ 대작 냄새라뇨ㅜㅜ 완전 과찬이셔요ㅜㅜ 신알신도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14
아ㅠㅠㅠ꾸가ㅠㅠㅠㅠㅠ사랑해ㅠㅠㅠㅠㅠㅠ어휴ㅠㅠㅠㅠ
8년 전
워터폴
앓다쥬글 정국입니다ㅜㅜ 글 봐주셔서 감사해요!
8년 전
비회원174.16
교복입은 정국이는 더럽.....(ㅎ트)
앞으로 이야기진행도 고등학생으로진행되는건가요 ? ㅎㅎ 암호닉신청이용 ㅎㅎ (인사이드아웃)입니다 ㅎㅎㅎ

8년 전
워터폴
고등학생인 정국이와 여주의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사이드아웃 님 우리 앞으로 쭉쭉 달려요❤️
8년 전
독자15
좋아할수밖에없죠 정국이는♥ 정국이는 사랑이니까요><♥♥ 잘보고 갑니다.!!
8년 전
독자16
헐 세상에 어머나 봐ㅠㅠㅠㅠ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흐헝ㅠㅠㅠ둘다 너무 귀엽고 전정국 너무 설레ㅠㅠㅠ
8년 전
독자17
아ㅠㅠㅠㅠㅠ둘이 꽁냥꽁냥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설레요ㅠㅠㅠㅠㅠㅠ잘읽고가요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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