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박지민이야."
"우와, 예쁘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그냥 진짜 정말 예쁘다. 내 눈에만 담는 게 아까워. 이게 꿈이라는 게 너무 아깝다."
"나는 이게 꿈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너희는 꿈같지가 않아. 그래서 너무 힘들어. 꿈이야? 꿈이 아니야? 이것만 확실하게 말해주면 안 돼?"
"그렇구나. 나중에 또 봐요, 앨리스."
"저는 별로 관심 없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 꽤 마음에 들거든요. 저는 다 좋아요, 모두가."
"여기까지. 더는 안 돼요. 내가 넘어갈 것 같으니까. 그저 모든 걸 지켜보는 방관자가 되고 싶어요. 독자가 갑자기 등장인물이 될 수는 없잖아요?"
"다시 커지고 싶어? 이게 더 귀여운데."
"글쎄, 잘 모르겠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그냥 두는 거야, 흘러가는 대로."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근데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아. 이제는 흘러가는 대로만 두면 안 될 것 같다는 거. 흘러가는 바람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
"멍청해, 너무나 멍청해. 여기 이상한 나라에는 성별 따위는 상관이 없다고. 그건 그저 겉모습에 불과해. 마치 네가 나를 고양이로 보는 것처럼."
"상관없는데? 나는 재밌기만 하면 돼. 무료하고 시시한 건 딱 질색이야."
"재밌을 것 같아졌어. 너라면 재밌을 것 같아. 아, 기대된다."
"몇 살? 글쎄, 잘 모르겠는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거든.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마실래?"
"나는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저 자리에 내가 앉아서 모두가 행복하다면 내가 앉을 거야. 누군가 저 자리에 앉아서 행복해진다면 그 사람이 앉게 할 거야."
"아니, 그때랑은 달라. 지금은 내가 행복해지고 싶어졌어. 근데 나보다도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맹하게 생겼던데. 멍청해 보여. 민윤기한테 걸려서 미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무거운 자리는 좋아하지 않아. 나는 뭐든지 적당한 게 좋거든."
"이제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야. 언젠가부터 너무 과해졌어. 너무 무거워. 나를 짓누르고 있다고. 알아?"
"내 차는 꽤 맛있거든. 나랑 차를 마시는 건 되게 귀한 경험일 텐데. 어때?"
"귀찮아. 거기엔 맛있는 차를 자주 마실 수 없다고. 나는 여기서 차를 마시는 게 더 좋아."
"이제 차보다 더 좋은 게 생겼으니, 별수 없잖아? 여기에서 왜 차를 보기가 힘든지 알아? 다 내 거라서 그래. 내가 독점하고 있거든. 나는 좋아하는 건 가져야 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모티브를 따왔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