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 그리고 김민석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꿈같던 시간이 지난 후 우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가게로 복귀했다. 김민석과 돌아오는 차안에서 우스갯 소리로 영화관에서 김종대 셰프님이 아닌 박찬열, 오세희 같은 다른 가게 직원들에게 걸렸더라면 끔찍했을꺼라고 얘기를 나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신의 한 수 였던 것 같다. 요새 박찬열이 이상하리만큼 나한테 틱틱대고 퉁명스러워졌는데 걸렸다고 생각하니 눈 앞이 캄캄해지고, 오세희한테 걸렸으면 그 자리에서 나와 둘이 머리채를 신나게 잡고 강강술래를 했을지도. 그리고 변백현에게 걸렸더라면? 말안해도 뻔하지뭐. 다음 날에 가게뿐만 아니라 김민석과 친한 셰프님들한테까지 다 퍼져있었을꺼다.
종대 셰프니까 가게 안에서 우릴 보고 입꼬리가 찢어져라 웃어주시는거 빼고는 일절 아무 말 안하는거지..
"오늘 수프 막내가 맡는걸로 하자"
"네...에?????"
"말 그대로 에피로 나가는 수프 너가 맡으라고"
"아."
"전달 사항 끝"
마지막 구호를 외치고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갈때 나는 김민석을 보면서 안면 근육을 구길 수 있는대로 구기고, 손짓으로 뭐하자는 거냐고 제스처를 취했다. 김민석은 나를 보고 어깨를 으쓱거린뒤, 나가면서 등 뒤 손으로 엄지를 척 올려준뒤 유유히 주방을 빠져나갔다. 그날 내 첫 요리가 처참하게 까인 이후로 솔직히 말하자면 내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김민석이 그때 그 일은 니 잘못이 절대 아니라면서 달래주기는 했지만, 자꾸 그 손님들이 한 얘기들이 귓가에 맴도는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나한테 한번도 안맡기다가 이렇게 갑자기 맞길껀 또 뭐냐고-
김민석이 나가고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는데 쫑쉪이랑 박찬열이 다가왔다.
"막내! 오늘 진짜 첫 요리 나가는거네? 축하해"
"못난아 한숨 쉬면 더 못생겨져- 에피 맞긴것 가지고 이러면 어떡해"
"저 오늘도 까이면 어떻게요...."
"아니야 나는 막내를 믿어!!!"
"너 요리 잘하니까 믿고 해봐"
쫑셰프는 김민석 쪽을 쳐다보면서 눈을 찡끗한채 제자리로 돌아가셨고, 박찬열도 큰 손으로 내 머리를 한번 턱 짚고는 '할수있어'라고 나지막히 말해주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우리 가게 사람들은 참 나를 잘 다루는 것 같다. 저렇게 응원해주면 내가 또 한번 해보지 뭐 라는 마음이 드는건 어떻게 알고서-
이번에는 오늘 예약 명단을 싹 다 살펴서 못먹는 음식도 다 체크한 뒤 만발의 준비를 해서 결정한 오늘 에피는. 바로 양송이 크림수프 너로 정했다-
양송이 수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양송이, 버터, 양파 등을 다 손질하고 닭육수도 잘 우렸는데 부드러움과 약간의 단맛을 표현해줄 생크림이 없었다. 어제 크림 스파게티하고 남은 줄 알았었는데 다 썼었나보다. 사러가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고민하고 있었는데, 오세희가 쓰고 있는 생크림이 눈에 들어왔다. 왜 하필 변백현도 아니고 오세희가 생크림을 쓰고 있을때 필요한 상황이 생기는 걸까, 요새도 계속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터라 말붙이는 것도 껄끄러웠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이기에 혼자 최면을 걸면서 오세희에게 다가갔다.
여기는 가게고 나는 요리사고 지금 나는 에피를 만들어야해 생크림만 빌리면되 생크림만-
"저기 오파티쉐님-"
"왜요"
사람이 불렀으면 쳐다를 보던가, 내가 불렀는데도 쳐다보지도 않고 시큰둥하게 대답하는 오세희때문에 욱하고 올라올뻔했지만 최대한 상냥하게 다시 말을 붙였다.
"에피로 양송이크림수프 나가야하는데, 생크림을 다 써서그러는데 세통만 가져갈께요"
"싫은데요?"
"네?"
오세희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싫다고 대답했다. 아 이게 진짜.
"디저트에 생크림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데요, 필요하면 직접 나가서 사오세요"
"사러나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그래요"
"여기서 버티고 있을시간에 벌써 갔다왔겠네"
관두자 관둬, 내가 오세희한테 뭘 빌릴려고 했다는 것부터가 미친짓이였다.
오세희랑 더 실랑이를 하다간 내 정신 건강에 안좋을것 같아서 오세희를 한번 째려봐주고는 자리를 피했다. 결국 생크림을 사러 내가 직접 가는 수 밖에- 나가면서 김민석한테 태워다 달라고 말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재료 제때제때 준비안해놓냐고 혼날것이 뻔했기 때문에 혼자 뛰어서 가게 주변에 있는 마트로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에서 생크림을 사고 속으로 오세희 네 이년을 외치면서 빠른 걸음으로 가게로 들어갔다.
주방으로 들어와서 낑낑대면서 생크림을 내려놓고서 조리대 앞으로 갔는데, 김민석이 화난 얼굴로 내 조리대 앞에 서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김민석 슬슬 눈치를 보면서 자리를 피하고 있었고, 김민석 뒤에 서있는 박찬열이 입모양으로 나보고 어디 갔다왔냐고 물어보면서 자기 머리 위에 손가락으로 뿔표시를 나에게 보여줬다.
아 저 표시는.... 나 X됬구나.
"ㅇㅇㅇ씨"
"네..?"
"지금 어디 다녀와?"
"아 저 에피 양송이크림수프 하는데 생크림이 다 떨어져서 사러.."
"그래요?"
김민석은 엄청 화났을때 존댓말을 쓴다. 그러므로 나에게 존댓말을 쓰는 지금, 김민석은 굉장히 화가 나있다는 것이다.
"재료는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했을텐데"
"어제 크림스파게티하고 남은줄 알았는데..안남아.."
"ㅇㅇㅇ씨는 정신을 어디다가 팔고다녀, 요리사가 조리대를 지켜야지"
"..."
"지금 이거 보여요? 다 타서 새까맣게 되가지고 탄내가 주방에 진동하잖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들을려고 그러는거 아니고, ㅇㅇㅇ씨는 기본이 없어요? 가게 다 태워먹을려고 작정했어? 그리고
생크림이면 오파티쉐 오늘 생크림 슈 만드는데 가서 빌리면 됬잖아."
"오파티쉐님이 다 쓰신다고 하셔가지고 사러 나갔다 온거예요..."
내가 잘못한 것은 분명한데 김민석이 뱉는 날카로운 말에 조금은 기분이 나빠져 나도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오파티쉐님이 다 쓰신다고 했어요라고 내가 대답하자 김민석은 옆에 서있던 오세희를 쳐다봤다.
"생크림이 저렇게 많이 쌓여있는데 저걸 오파티쉐가 다 쓴다고 했다고?"
"아~원래 오늘 생크림으로 이것저것 할 것 같아서 못빌려준다고 했는데, 변파티쉐님이 다른거 하자고해서 ㅇㅇ씨 자리에 가져다 놨는데?"
김민석은 오세희 말이 끝나자 나를 다시 쳐다봤다.
"굳이 안나가도 될 상황이었네"
"아니! 아까는 오파티쉐님이.."
"변명하는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
"런치 얼마 안남았으니까 다른걸로 다시하고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 없으면 좋겠네,
ㅇㅇㅇ 너가 요리 막 처음 배운애도 아니고, 계속 이러면 그건 자질에 문제 있는거야."
김민석은 그렇게 말을 마친 뒤,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실수 없도록 조심하라고 한 뒤에 홀로 나갔다. 나로 인해서 주방은 순식간에 물을 끼얹은듯 조용해 졌고 다들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런치 준비를 계속했다. 나는 마른 세수를 하면서 탄 냄비와 내 자리에 얄밉게 자리하고 있는 오세희가 가져다 놓은 생크림을 쳐다봤다. 내 마음처럼 새까맣게 타들어버린 양송이 수프를 보면서 핑도는 눈물을 애써 참으면서 다른 메뉴를 생각하고 있는데 오세희가 다가왔다.
"어머 ㅇㅇ씨 미안해서 어떻게 해요~ 아까는 내가 다 쓸줄 알고 그랬는데"
그냥 가만히 저기 지자리 가서 조용히 있어도 모자랄판에 불난집에 부채질하듯 옆에서 얄밉게 사과하는 오세희 때문에 참고있던 꼭지가 돌아버렸다.
"야, 너 나와봐"
*
나는 오세희와 함께 주방 뒤편에 창고 문 앞에 마주했다. 오늘같은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처음에는 찔끔찔끔 괴롭히더니 점점 못살게 구는 정도가 심해졌다. 옷에 커피를 쏟았을때 너무 화가나서 그때 조금 언성을 높혔었는데, 울먹거리는 바람에 셰프님들이 나보고 너무 예민하게 구는거 아니냐고해서 나만 나쁜년을 만들지 않나. 저번에는 박찬열이 오세희 들어온뒤로 너무 예민하게 구는거 아니냐고 말해서 박찬열과 대판 싸울뻔했다. 예민은 무슨 사고를 쳐놓고서 나한테 덮어씌운뒤 눈마주치면 씨익 웃는 그 미소를 박찬열이 본다면 뒤로 나자빠질꺼다. 김민석은 계속 내 편을 들었었다. 그런데 요새에는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거 아니냐고 잘지내보라해서 나름 노력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 사단이 나버렸다.
"진짜 너무 하다고 생각안해?"
"내가 뭐요?"
"유치하게 구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내가 뭘 했는데?"
"그건 니가 제일 잘 알잖아"
"난 무슨 소리하는 건지 진짜 모르겠는데?"
"니가 김민석 좋아하는건 잘 알겠는데-"
"니까짓게 뭘안다고"
"뭐?"
"그러니까 내가 꼬리 조심하라고 했잖아"
"이래야 오세희지"
"김민석이 너랑 사겨주니까 뭐라도 된 것 같지"
"너 알고 있었어?"
"김민석이 너랑 어울리는 여자라고 생각해? 어디서 굴러온게 여우짓이야"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민석오빠 어머님은 나랑 민석오빠 약혼식 생각하고 계시는데-"
"...."
"왜 이제 니 주제를 좀 알것같아? 그니까 알아서 떨어져 민석오빠 귀찮게 하지말고"
"참 불쌍하다 너"
"뭐라고?"
"너 불쌍하다고, 쪽팔리지도 않아?"
"하 얘가 뭐래는거야"
"나같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행복하라고 빌어주겠다. 너처럼 뒤에서 찌질하게 괴롭히고 이간질 시키는게 아니라-
니가 하는건 사랑이아니고 집착이야. 그런다고 김민석이 너 봐주기라도 하니?"
"역시 못 배운 애들은"
"불쌍하다고 봐주는 것도 여기까지야. 앞으로 오늘 같은일 없었으면 좋겠다"
"ㅇㅇ씨...진짜...너무해요...저도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방금까지 나한테 독기 가득 품은 눈으로 쳐다보면서 말하던 오세희가 갑자기 주저앉더니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뭔가 쎄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김민석이 팔짱을 끼고 뒤에 서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여기서 지금 뭐하는거야"
ㅈr고ㅅiㅍㅓOㅕ...☆ |
우왕....오늘은 지쨔지쨔 새벽에 왔네요...지금 시각...새벽...3:18분...아 딱 맞춰서 민석시에 올려야겠어욯ㅎㅎㅎㅎㅎㅎㅎㅎ뼛속까지 더쿠정신...제가 드디어 말로만 간다던 휴가를 오늘 다녀왔거든요 불과 4시간전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자마자 씻고 짐도 안풀고서 본요남 쓰러왔답니다...저 잘했다고 칭찬해주세요..(애정결핍) 아 그리고 제가 윈도우 업데이트를 하는데 노트북이 막 제말을 안들어요 미쳤나봐 ㅡㅡ 때찌때찌 좀 하고와야겠어여 노래도 안올라가고...지금 작가의 말 쓸때는 노래가 첨부가 안되는데 이따가 올릴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ㅎ잉힝힝힝 이제 곧 개강이랑 개학을 앞두셨을텐데 제 글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나 힘이 되길 바라며 저는 오늘 이만 물러가겠나이다 안녕!
*암호닉 신청 못하셨다는 분들 많이 계신데...20화 쯤에 한번더 받을테니까 걱정 마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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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아내되시는분/boice1004/쬬아/밍쏘쿠/나징너징/열매
케미스트리/컹컹/1600/띄어쓰기/애를도라도/백허그/1127
밤비/꿀/랑우/사랑현/데훈이데발염 〈sub>〈/sub>〈sup>〈/s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