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배 안 고파요?"
"응."
"나는 배 무지 고픈데."
나 배고프다니까요-. 지민이 눈을 돌려 윤기를 쳐다봤지만 바닥에 돗자리를 깐 그래로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괜히 심술이 나 볼을 부풀려 봤지만 눈을 감고 있는 윤기한테 보일리 없었다.
시체도 아니건만 시체같은 모습에 서운한 감정이 올라왔다.
“형 저 혼자 밥 먹으러 가요?”
“그러든지”
“버젓이 애인 있는데 혼자 밥이라니.사람들이 알면 불쌍하다고 하겠네요”
“애인 있어도 혼자 먹는 사람 많다”
“이이- 형 그냥 딱! 하고 일어나서 딱! 하고 밥 먹으러 가면 안돼요?”
지민이 잉잉 되며 윤기에 옷을 잡아 흔들었다. 서운한 가운데도 윤기에 대한 무서움은 있는지 윤기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 정도에 힘이었다.
그래서 인지 윤기도 지민이 흔들면 흔드는 데로 흔들릴뿐 별다른 모션은 취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더욱 심술이 난 지민이 됐어요. 하고 잡던 손을 놓고 굽으렸던 몸을 일으켰다.
플 죽은 지민에 목소리에 윤기가 그제서야 한쪽눈 만 살짝 떠 지민에 얼굴을 올려다봤다.
얼굴 가득 서운함 과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이 재미 졌다.
“서러워서 원. 됐네요 저 혼자, 아니 홉이 형 밥 안 먹었다는데 홉이 형이랑 먹으러 갈래요”
“진심?”
지민이 그제서야 심드렁한 윤기의 눈을 쳐다봤다. 윤기에 입장에서는 그져 쳐다보는 것인데도 여태까지 경험상, 지레 겁먹은 지민이 당,당연하죠 하고 말을 더듬었다.
“나 두고 홉이랑 먹을거냐?”
“형 안 먹는다면 서요! 내가 누구땜에 홉이형이랑 먹는 다는 건데!”
“남친 두고 다른 남자랑 밥 먹을 거야?”
어느새 두 눈을 다 뜬 윤기가 눈 꼬리를 살짝 내리며 물어봤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윤기를 보고 있자니 지민은 화를 내는 것도 잊고 멍하니 입을 살짝 벌렸다. 내가 저 표정에 약한거 알면서.
지민은 윤기와 사귀고 나서 알게 된 점이 있다면 저 형이 생각보다 여우 같은 면모가 있다는 점이었다.
“응? 나 두고 갈 거야?”
봐봐 지금도 끼부리 잖아. 지 때문에 그런 건데 괜히 죄책감 들게 하고.
지민은 왜 드는지 조차 모르는 죄책감에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고 끙끙 거릴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윤기는 피식 웃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옆에서 조용히 1시간만 있으면 밥 먹으러 가줄게”
“저 지금 엄청 배고프다니까요!”
지민에 외침은 윤기에 손에 막혀버리고 말았다.
너도 누워.
윤기가 지민에 손을 잡아다가 자신에 옆에 눕혔다. 갑작스런 상황에 어버버거리니 윤기가 지민에 머리를 토닥였다.
“애기야 내가 많이 피곤해서 그래요. 1시간만 이러고 자자”
윤기에 말에 지민에 얼굴이 빨개진 체 연신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조용해진 지민에 만족한 윤기는 더 편한 자세를 위해 지민에 손을 끌어 자신에 머리 뒤에 넣어 팔베개를 만들었다.
더욱 안정감 있어진 자세에 기분이 좋아진 윤기는 다시 잠을 쫒았다.
졸지에 윤기에게 팔을 뺏겨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된 지민은 하는 수 없이 1시간을 멍하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