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40 - 별헤는밤
될 수 있으면 노래 들으면서 봐 :-)
2018년 8월 14일, 나른한 여름의 정오.
어제였었지, 나는 무리인걸 알지만 바쁜 널 보고싶다는 핑계로 불러냈다. 너는 거절할법 한데 여태껏 거절한번 한적없었다. 어제 너와 그 밤을 보내고 넌 여전히 일들을 미룬채 날 감싸 안고 여름날 정오의 햇살을 즐기고있었다. 네 무릎에 누워 네 모습을 바라볼때면 이게 설마 꿈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만큼 행복하다고. 네가 머리 긴 사람이 좋다기에 기르기 시작한머리는 벌써 자르기를 몇번했지만 여전히 허리께에 닿아있었다, 너는 늘 그 머리칼을 손마디 사이에 넣어 쓸어내리는것을 좋아했고 그 머리칼에 베어있는 향을 좋아했다.
"계속 여기 있고싶다."
"일도 많잖아요. 지금까지 있어준것만해도 고마운데? 얼른 가봐요."
내가 네 무릎에서 일어나려하자 너는 가만히 내 어깨를 잡아 눌렀다. 내가 미소짓자 너도 나를 따라 작게 웃고는 내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이러고있어요. 너의 그 말과 동시에 얇게 쳐둔 흰 커튼이 시원한 바람와 함께 펄럭였다. 나에게 가만히 입을 맞춰오는 너에 얼굴이 그만 달아올라버렸다. 너와 내 사이에 부는 바람에도 난 더운 기운을 감출 수 없었다. 괜히 어젯밤 일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하고.
너는 아까와는 달리 내 어깨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보자 너는 쇼파 반대편으로 나를 눕혔다. 네 팔에 갇혀 너를 올려다보자 네 표정은 어젯밤의 그 표정으로 바뀌어있었다. 남준씨, 우리 어제도.. 넌 내 말을 가로막아 내 입 안을 파고 들었다. 밀어낼 틈도 없이 넌 내 손목을 잡아 눌렀고 눈을 떠 입을 뗀 너를 바라보자 너는 손목을 잡아 눌렀던 손을 놓고 가만히 내 손을 맞잡았다.
그러고 있기를 몇분, 너는 자리에서 일어나 네 겉옷가지들을 챙겨 현관 쪽으로 걸어나갔다. 가야할건 알고있었지만 괜히 서운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 내 마음이 얼굴표정에 드러났는지 너는 신발을 신다 말고 뒤돌아 나를 꼭 안았다. 내 허리를 감싸 안은 너는 작게 속삭였다. 미안하다고, 곧 다시 오겠다고. 나는 울컥하는 마음을 부여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현관문을 열고 빠져나갔고 닫히는 문틈 사이로 보이는 너의 뒷모습은 널 처음만났을때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좋아해요, 많이. 내 혼잣말이 채 문틈을 빠져나가기도 전에 문은 굳게 닫혀버렸다. 띵동, 경쾌하게 울리는 핸드폰의 알림소리에 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좋아하는사람] 이라고 네가 저장해 놓은 이름으로 온 문자는 너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리는 듯 생생했다.
[나도 좋아해요]
[많이]
[벌써 보고싶네]
* 다음에 나온 앨범에 너의 솔로 랩 파트에는 그날밤의 맑은 달빛과 여름날 정오의 햇살같은 가사가 예쁘게 담겨있었다. 너는 아름답다, 남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