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약사 맞아요? 09
[완결]
"저 진짜 어떻게 생각해요?"
그 일순간 난 민윤기의 표정을 살폈다. 정말 정신놓고 말했다. 저 진짜 어떻게 생각해요, 저 진짜 어떻게 생각해요, 저 진짜 어떻게 생각해요…. 민망하긴 해도 그 말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하고 가장 가감없는 질문이었다. 좋아하냐고 묻기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게 쉬워보였다. 적어도 나에게는. 민윤기와 나 사이에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정적이 흘렀다. 나는 가만히 재촉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했다. 민윤기는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잔잔한 밤바다가 있는 정면을 바라봤다. 아무도 몰랐겠지만, 내 마음은 적어도 저 잔잔한 바다가 되지는 못 했다. 정말.
"좋게? 좋게 생각해요, 좋게."
"에?"
"아니 뭐… 네, 좋게. 좋아하게."
"…뭔 소리에요, 그게. 아, 진짜 괜히 물어봤다. 그냥 닥칠걸."
"말 좀 예쁘게 해요, 그리고 좋아한다 생각해요. 한 번에 알아들어줬음 했는데, 어후. 챙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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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표정은 평온하게, 내 표정은 당황 그 자체. 좋아한다 생각해요, 란다. 무슨 소리야 이게. 세상에, 나 지금 고백 받은거야? 정말로? 믿을 수가 없네. 저런 대답을 딱히 원했던 건 아닌데.
"잠시만, 아, 어. 나 좋아한다고요? 뻥 치지 말고. 진짜?"
"아, 진짜 뻥 같애요?"
"…아니, 그건 아닌데 좀 놀라…"
"아 그럼 됐어요, 이리 와."
이상하게 떨리는 마음을 다 가라앉히지도 못 했는데, 민윤기는 손을 뻗어서 내 머리를 헝클어뜨리곤 갑자기 내 옆에 더 가까이 오더니 이내 나를 자기 품에다가 가뒀다. 난 너무 놀라서, 너무 당황스러워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만난지 2주도 안 된 남자에게 고백 받은 기분을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싶다. 아마 아무도 없을걸? 나 진짜 연애고잔데. 연애 안 해본지 너무 오래돼서 언제 마지막으로 입 맞췄는지 가늠할 수도 없네, 젠장. 내가 민윤기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민윤기는 나를 꽉 더 안았다. 아 뭐냐고, 답답한데. 물론 싫진 않지만... 급전개잖아!
"김여주, 우리 확 사귈까?"
"아까 고작 그 맥주 한 캔 먹었다고 행동이나 말이나 막 던지네, 이 양반이."
"나 진지하거든? 아 근데 우리도 이제 이 밤 지나면 서울 가야 돼, 헐 진짜 싫다. 약 냄새 싫고 약 짓기 싫은데."
"…저기요."
"응?"
"…진짜 약사 맞아요?"
우리는 그렇게 밍숭맹숭한 대화를 마치고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아, 달라진 게 있다면 손 정도 잡은 거? 반말도 하고. 새벽까지 그렇고 그런 잡다한 얘기를 하다가 뒤늦게 들어온 김태형에게 등짝 한 번 살살 때려주고 이제 각자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잠을 청해도 잠은 오지 않겠지만. 김태형은 우리가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 피실피실 웃자 둘이 뭐냐며 자꾸 고래고래 소리 치고 계속 둘이 사귀냐며 묻는데, 그건 아마 비밀. 내가 아직 확답을 안 줬거든. 애매한 사이에서 나도 정리 좀 하고 싶었다. 우리는 눈이 떠지는 대로 서로의 집이 있는 곳으로 출발했다. 민윤기는 먼저 운전석에 내려서 나름 날 에스코트 해준답시고 문도 열어줬다. 뭐 하는 거냐고 내가 한 대 퍽 치면 엄살이란 엄살은 또 잘만 피워댔다. 민윤기는 잠깐 집에 들렸다가 약국으로 출근한다 했고, 김태형은 집에서 그냥 더 잔다고 했다. 난 뭐 하지, 생각했다. 나는 일단 집에 가서 결정하기로 하고 민윤기와 조만간 또 만나자며 아쉬운 인사를 했다. 어차피 옆 집이면서 싱겁게 굴긴.
"안녕하세요."
"예~ 뭐 필요… 오, 김여주?"
"그렇게 하니까 진짜 약사 같긴 하네요."
"그렇냐. 우리 이따 저녁 먹을까?"
"내가 살게요, 퇴근하면 전화 해."
사귀기 전이에요, 저희. 아직 썸일걸? 아마도.
♥ 들레 똘똘이 론 말랑카우 민구 민군주 민설탕약사민윤기 보솜이 비티S 뿝뿌 사귀자 슈가슈가 슈팅가드 윤기야 융기융기 준회 짱구 춘심이 Gellemdal 0324 1600 ♥
죄송합니다 내용이 부실하고 분량도 짧아서 포인트도 확 줄였어요 ㅜㅜ 민약사 글은 오늘 부로 끝입니다! 끝 끝!
여주랑 윤기가 사귀는지 안 사귀는지는 안 정해뒀어요 에헷 독자님들이 판단해주시길!
민약사는 제가 실험적으로 써 본 첫 글인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ㅠㅠㅠㅠㅠㅠ
그런데 결말이 이리 부실해서... ㅎ... 제가 시간을 못 낸 탓도 있구요 8ㅅ8 너무 내용이 뭉텅이로 잘린 부분이 많았죠 너무 죄송합니다 (대역죄인)
후에 제가 뒤늦게라도 뭉텅뭉텅 잘린 부분에 대해 글을 또 쪄오는 걸 고민해보도록 할게요 ㅠㅠ
제가 이렇게 급하게 완결을 짓는 이유가 ㅅㅐ로운 작품에 대한 욕심이 큰 점이라는 걸 배제할 수가 없었어요 죄송합니다 한없이 못난 화빈... ;ㅅ;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뻐해주신 독자님들을 향한 감사한 마음을 제가 보답해드려야하는데
그 보답하는 방법은 더 좋은 글로 찾아뵈는 것 밖엔 답을 낼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이번주 토요일, 8월 22일에 신작 프롤로그를 올리려합니다. 이번 신작은 이보다 더 탄탄 스토리로 돌아오려고 해요!
예고해드렸다시피 방탄소년단 전체 멤버와 여주를 주인공으로 다룰 생각이에요!
민약사 글 예뻐해주셔서 감사하구 앞으로 나올 신작도 기대 많이 ㅎㅐ주세요 ♥♡ 신작 힌트는 없습니당 8월 22일에 확인해주세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