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샤이니 온앤오프
콩조각 전체글ll조회 717l

[EXO/박찬열] 게이바의 그 놈 01 | 인스티즈

 

W.콩조각

 

 

 

"제가 이 프로젝트 맡을게요."

 

 

정말 내가 어쩌자고 이런 무책임한 말을 쏟은 건지 후회가 앞을 가렸다. 적어도 이 회사에서는 잘해보자고 다짐까지 해가며 겨우 입사했는데 이 놈의 선배 직원들이 좋은 먹잇감인 후배를 닦달하는 탓에 억지로 내 입은 벌어진 것이다. 쓰레기 같은 새끼들. 마음은 처참하게 무너지는데도 내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런 나를 엄마가 본다면 또 내 등짝을 때리겠지, 하는 웃기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말이다. 그만큼 이 상황은 익숙했고, 적응 됐다.

 

 

"오, 그래? 이번 신입은 아주 쓸모가 있구만. 한 번 잘해봐요. ##이름 씨?"

 

"네. 팀장님."

 

 

내 어깨를 찍어누르는 곰 같은 손을 충동적으로 내칠 뻔 했다. 짜증이 극도로 솟아있는 상태인 난 매우 위험하다. 연기 수업을 받을 때도 항상 그 역할에 너무 몰입해 상대역을 다치게 할 뻔한 적이 많았다. 참자, 참는 거야. 팀장 놈의 인기척이 사라지니 그때서야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 내 자리에 가서 앉으니 이상하게 허리가 뻐근했다. 어제 운동을 너무 열심히 했나. 한 달 간 헬스권을 끊어보니 일단 몸은 가벼워저서 좋지만 이런 피로감이 문제다. 파스라도 받아올까, 하는 생각에 의무실로 발을 옮겼다.

 

 

"어디보자, 파스, 파스..."

 

 

의무실에는 당연하게도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하긴 의무실에 사람이 많다는 게 더 이상한 거니까. 그런가 싶어 서랍을 뒤적거려 파스를 꺼냈다. 셔츠를 바지에서 빼고 허리쪽을 들춰 반사되는 전신 거울을 이용해 낑낑 대며 파스 입구 쪽을 허리로 향하게 하기 위해 힘을 주니 등에 금새 땀이 송글송글 맺혀갔다. 팔 운동을 너무 한 탓인지 어깨마저 뻐근해서 팔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덜컥, 그러던 순간 문이 열리고 정장 차림의 한 남자가 들어왔다. 물론 나는 바로 들췄던 옷자락을 바로 내려 고개를 홱 돌렸지만, 이미 그 사람과 시선을 마주친 뒤였다. 근데 잠깐만. 저 사람.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고개를 돌리니 아무렇지도 않게 내 옆으로 와서 아까 내가 했던 짓과 똑같이 서랍을 뒤적거리는 남자의 옆모습이 바로 보였다. 그리고 이 옆모습은 신입사원 인사 때 본 적 있는 대단한 얼굴이라는 것을 금새 깨닫고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아, 안녕하세요.. 박과장님."

 

"안녕."

 

 

역시. 박과장이었다. 뒤적거리는 손짓을 멈추지 않고 시선만 잠시 내 쪽을 향하더니 바로 서랍으로 시선을 옮기는 이 사람은 분명히 박찬열 과장이었다. 28세라는 어린 나이에 과장 직위까지 따낸 그의 명성은 우리 신입사원들에게서도 입소문이 나있다. 게다가 이 미모. 이 미모 덕분에 낙하산 아니냐는 말들이 많지만 실력은 이미 보증된 바 있다. 망해가는 계열사 하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일으켜 세웠다나 뭐라나. 덕분에 그 계열사가 박과장 온리 러브라는 소문도 자자하다. 역시, 사람은 잘생기고 봐야 돼.

 

이런 이상한 생각을 해가며 그 얼굴을 나도 모르게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적거리던 손짓을 멈추고 내 쪽을 쳐다보는 박과장에 나도 모르게 내 등 뒤로 숨긴 꼴이 되버린 파스통을 쌔게 쥐었다. 설마, 이 파스 찾나? 왠지 박과장의 시선이 내 등 뒤로 비치는 전신 거울에 향해 있는 것 같다.

 

 

"아, 미안한데."

 

"네?"

 

"파스, 다 썼으면 좀 써도 될까?"

 

 

역시. 옷자락을 급하게 내리느라 파스까지 숨겨버린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아무 말 없이 파스를 내밀었다. 파스를 건네 받은 박과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와이셔츠의 밑단추를 하나씩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아, 잠시만, 나 여기 있는데요. 그때부터 내 시선은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고 허둥대며 허공으로 억지로 돌렸다.

 

 

"##이름; 씨, 치료 다 안 한 거야?"

 

"네? 아, 네. 저도 파스가 필요해서 뿌리려다가 과장님께서 들어오시는 바람에... 폐가 된다면 나가서 기다리겠습니다."

 

 

내 이름이 그 입에서 나오는데 나답지 않게 심장이 뛰었다. 하지만 잠시 뒤 내 사원증을 보고 말한것이노라고 생각하니 이상하게 침착해졌다. 나도 꼴에 여자라고 심장이 뛰는건가. 경험상 이런 순간적인 감정은 잊는 게 낫다. 사랑으로 변해버리니까. 서둘러 나가려는 날 말리려는 듯 박과장이 느리게 손짓한다.

 

 

"금방 끝나. 불편하면 뒤돌아 있어."

 

"아... 알겠습니다."

 

 

이게 더 불편한데 말이죠.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그의 말대로 뒤돌았다. 그런데 바로 옆에서 들리는 옷자락 소리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런 청각적 자극은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더욱 불편하고, 긴장 됐다. 얼마 안 가서 파스 뿌리는 소리가 들리고 옷매무새를 다 정리했는지 박과장이 책상 위에 파스를 딱 올려 놓는 소리가 들렸다. 다 끝난건가.

 

 

"이제 돌아봐도 돼. 아, 맞아. 이거 써야 된다고 했지. 자, 여기."

 

"아, 감사합니다."

 

 

박과장은 말 없이 미소지으고 의무실을 그대로 나갔다. 그런데 뭘까. 이 심장 박동은. 대놓고 말하자면 난 얼굴에 약하다.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한테는 무조건적 호의를 주는 경향이 있는 난 옛날부터 사기를 많이 당해왔다. 앞으로 이러지 말자 다짐했는데 예상 외의 복병이 있을 줄이야, 전혀 몰랐다.

 

그건 그렇고 빨리 파스를 뿌려야 되는데. 옷자락을 잡아도 계속 어깨의 통증이 너무 아파서 어깨부터 뿌리자는 생각에 단추를 반개 정도 풀고 왼쪽 어깨 옷 부분만 살짝 내렸다. 살짝 내렸다고는 하지만 브라가 훤히 보일 정도로 내렸다. 뭐, 아무도 없으니까. 겉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속은 너무나도 아팠다. 파스를 뿌리기 위해 오른팔을 들어올렸다.

 

쾅!

 

 

"아으, 진짜 피가 철철 흐르."

 

"...!!"

 

"아악!!!"

 

 

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도 모르게 놀란 가슴에 내 손에 있을 터였던 파스통이 허공을 가로질러 의무실에 들어 온 이름 모를 남자의 얼굴에 가격했다. 뼈가 부러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오길래 멍한 정신이 아주 맑아졌다. 서둘러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자신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감싼 채 무릎을 꿇고 신음을 내뱉는 남자 쪽으로 서둘러 달려가 무릎을 굽혀 어깨를 두드렸다.

 

 

"괜찮아요?! 아, 어떡해. 많이 아파요? 여기 좀 봐보세요!"

 

"으으윽.."

 

"야, 변백현!! 내 말 귓등으로 듣, 뭐야, 야, 괜찮아?! 야, 변백현!"

 

 

박과장?! 이름이 변백현인 것 같은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던 손짓이 자연스럽게 멈췄다. 왜, 왜 이 분이 또다시..?! 가쁘게 숨을 내쉬며 변백현이라는 남자의 두 어깨를 두 손으로 쥐고 세차게 흔드는 박과장의 모습이 매우 신선해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 채 구경하는 꼴이 되버렸다. 허리를 숙이고 있던 백현 씨가 서서히 허리를 세워 날 쳐다보았다. 빨갛게 충혈 된 눈이 얼마나 아픈지를 실감하게 해줬다.

 

옆에서 박과장이 이런 백현 씨의 얼굴을 천천히 살펴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더니 백현 씨의 등을 강하게 손바닥으로 내려친다. 짝! 엄청 크게 들린 소리는 내 정신을 더욱 멍하게 했다.

 

 

"악! 뭐야, 아프잖아, 요!"

 

"내가 그러게 의무실 가지 말랬지. ##이름 씨가 파스 뿌리고 있을 테니까! 그렇게 칼에 베인 게 아팠어? 그래?"

 

"아, 네!!! 과장님은 고통도 없는 무감각 양반님이라서 잘 모르시겠지만 정말 아팠습니다. 됐어요?!"

 

"이, 이 새.. 하.. 됐다, 넌. 미안해. ##이름 씨. 많이 당황했지?"

 

"아니요... 괜찮아요, 전... 그것보다 백현 씨가..."

 

 

저거 새끼라고 말하려던 거 맞지. 과장님도 사람이니까 욕은 하는 구나. 뭔가 크게 부풀려진 소문만 듣다보니 자연스레 박과장이 대단한 사람처럼 느끼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이 사람도 다 똑같은 사람인데. 의외의 인간성에 감동하며 빨개진 코를 누르고 날 노려보는 마찬가지로 빨간 눈이 매우 웃기면서도 꾹 참고 사과부터 건넸다.

 

 

"죄송해요. 백현 씨. 많이 아프죠."

 

"하...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일단 피는 멈춘 것 같으니 전 밖에 나가 있을게요. 치료하고 계세요."

 

"제 부주의 때문에 정말 죄송합니다. 빨리 끝낼게요."

 

 

의외로 좋은 사람이구나. 내가 웃으면서 감사의 말을 전하니 백현 씨도 불만 투성이었던 얼굴을 치우고 살짝 웃어보였다. 뭔가 사건이 일단락 된 것 같아 무릎을 피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미친 허리통. 나도 모르게 욕설이 나올 뻔 했다. 박과장은 내가 많이 불편해하는 줄 아는지 휘청거리며 일어서는 백현 씨를 부축하면서 의무실을 나가줬다.

 

뭔가 닫힌 의무실 문 밖에서 엄청난 싸움이 벌어지는 것 같았지만 무시하고 서둘러 파스를 뿌린 뒤 의무실을 나오니 어째서인지, 아니, 당연하게도 박과장도 백현 씨와 함께였다. 손을 위로 들어 피가 안 흐르게 하는 듯 보이는 백현 씨와 그런 백현 씨를 한심하게 보는 시선으로 보는 박과장이 벽에 기대어 아무 말 안하고 있으니 이 상황을 모른다면 한 장의 화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런 내 몽롱한 정신을 깨워준 것은 박과장이었다. 박과장이 의무실에서 나온 날 보고는 백현 씨를 부른다.

 

 

"변백현, 들어가."

 

"과장님은 안 들어가세요?"

 

"뭔 소리야. 그냥 들어가."

 

"아니, 과장님. 지금 서있는 것도 고작이시면서 저한테 폼 잡는 거에요? 이러기야, 진짜?"

 

 

뭐? 백현 씨의 툴툴거리는 말투가 귀엽다는 생각보다 더 사고를 정지하게 만드는 것은 그 앞 문장이었다. 그렇게 많이 아프신건가? 그러면 그냥 침대에 누워 계시지.. 아, 급해 보이는 날 배려해주신 건가? 정말 짧은 순간에 스치는 생각들에 안절부절하며 박과장을 쳐다보았다. 많이 아프시구나. 박과장이 무안한지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백현 씨를 따라 의무실 문 쪽으로 걸어오길래 살짝 길을 비켜주었다.

 

백현 씨는 진작 그러지, 또 툴툴대며 의무실로 들어갔다. 나도 이제 가야하나 싶어 최대한 박과장과 시선을 안 마주치게 뒤를 돌았다.

 

 

"일 열심히 해."

 

"예?"

 

 

박과장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지만 보이는 것은 이미 닫힌 의무실 문이었다. 왜, 여사원들이 그렇게 과장님 타령을 하는지 알 것 같다. 꽤 여자 여럿 울린 나쁜 남자시군요. 과장님.

 

훨씬 무거워졌지만 다른 의미로 설레는 가슴을 끌어안고 아무도 없는 복도를 걸어갔다. 여전히 웃으면서. 그렇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왜 게이바일까요... 아직 안 나왔지만 두근거린다 (음흉) ㅋㅋㅋㅋㅋㅋ... 깹송... 8ㅅ8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김남길[김남길] 아저씨3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1 04.03 21:42
비정상회담 [일레어] 육아물3 04.03 20:55
엑소 [EXO/세훈] 첫사랑 남사친이랑 연애하는 썰 2219 후니후니훈 04.03 20:11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3 오징어와 여신.. 04.03 18:51
엑소 [EXO/김징어] 여고생 징어와 남(사)친의 평화로운 일상.kakao talk (특★편)17 오징어와 여신.. 04.03 18:42
엑소 [EXO/김종인박찬열김민석] 본격 새랑 연애썰- 너 왜 새장 속에 있니? -038 에헤라디야뭐어.. 04.03 18:35
틴탑 [틴탑/창릭] 봄, 벚꽃말고6 순수 04.03 18:35
엑소 [EXO/레이] 애증의 장예흥 012 애증의 키위 04.03 12:35
아이콘 [iKON/방탄/갓세븐/15&] 가요계 97라인들의 흔한 카톡 (부제: 늦어버린 만우절 카톡...)1 김냥 04.03 10:23
엑소 [EXO/준면.찬열] 시선둘 시선하나 (단편)1 1127 04.03 03:1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1 열인 04.03 01:21
비정상회담 [줄로] 현대판 신데렐라(알오주의) 64 아구몽 04.03 01:14
방탄소년단 앞집정국이닮은아가가사는썰8 앞집정국아가 04.03 00:46
비정상회담 [기요밀러] 썰톡 재활용 겸 정리 하려 올리는 뱀파이어물6 04.03 00:31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32 후니후니훈 04.03 00:18
엑소 [EXO/김종인박찬열김민석] 본격 새랑 연애썰- 너 왜 새장 속에 있니? -028 에헤라디야뭐어.. 04.02 22:51
엑소 [EXO] 야호! 혼성그룹 EXO 썰이다! 24154 세니 언니 04.02 22:0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여섯 번째 편지,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5 비밀편지 04.02 19:33
엑소 [EXO/변백현] 왜 사는건지 1도 몰으겠는 백현이와.kakao talk 323 오징어와 여신.. 04.02 18:33
엑소 [EXO/세훈] 첫사랑 남사친이랑 연애하는 썰 21 (세훈ver)31 후니후니훈 04.02 18:22
엑소 [EXO] 야호! 혼성그룹 EXO 썰이다! 23101 세니 언니 04.02 02:29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2 열인 04.02 01:58
비투비 [비투비] 10년동안 짱친들 비투비와 일상생활.Facebook 0536 삼십오 04.02 01:07
기타 [연제민] 반인반수썰 8 역삼동에테몬 04.02 01:04
엑소 [EXO/세훈] 오세훈과 한집에서 14년째 같이사는 썰07 (부제:일상이 달달 그냥 달달)111 쿠키몬스터 04.02 01:00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34 04.01 23:31
엑소 [EXO/징어]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존잘이시다 8837 콘초 04.01 22:55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