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일화는 인터넷에서 본 남고딩들 일화로 만든 거
아침부터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프다.
지민아-. 죽이라도 먹고가.
하는 엄마의 말도 저편으로 넘겨버린채 고개만 젓고는 학교에 도착했다.
밥을 안먹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일찍 도착한 학교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칠판에 쓰여진 조퇴사유들(김태형 : 토토 밥주러, 전정국 : 김태형 집 토토 구경 뭐 이런것들)이 저들이 존재했었다, 라는 것만 알려줄 뿐 학교는 적막 그 자체였다.
***
"아, 쌤-. 오늘은 김태형이 늦게 나왔다니깐요?"
"야! 그럼 뭐 어떡하냐. 김남준이 지는 오늘 공강이라고 욕실에서 안나오는데"
아까완 다르게 시끌벅적하게 귓가를 때려대는 목소리들에 고개를 들자 텅 비었던 교실을 어느덧 가득 차있었고, 저 둘은, 그러니까 김태형 전정국 저 둘은 아침부터 선생님께 귀를 잡힌채로 소리를 내지르고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나도 모른채 30여분간 잠에 들었다는거다.
나 왕딴가.. 아무도 안깨워주네.
괜히 혼자 입술을 삐죽거리다가 다시 앞을 보니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어! 전정국의 외마디 비명과같은 소리에 김태형, 선생님 그리고 모든 반 아이들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박지민! 너 쪼끄매서 온지도 몰랐네. 쌤-. 박지민도 지각이요!"
아! 왜요!
출석부와 머리가 마찰되는소리, 그리고 다시 들려오는 전정국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아이들의 시선은 다시 앞으로 집중되었다.
지민이는 아침부터 와있었어 이새,끼들아. 지민이 좀 닮아봐라.
에이씨.. 전정국이 꽤 아팠던지 머리를 문지르며 자리에 와서 앉았다.
갑자기 머리가 핑 돌았다, 아프다. 나는 다시 책상에 엎드려 한참을 잤던 것 같다.
***
"야, 전정국. 박지민 열나는 것 같지않냐?"
"뭔 야, 아니, 그런가?"
내 주위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두개의 목소리에 살짝 눈을 떴다가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다시 감고있었다. 감고만있었다. 안잤다.
내 이마에 닿아오는 전정국의 손 때문은 아닌데 기침이 나와버렸다. 괜히 더 아픈걸 티내는 꼴이 됐다.
"야.. 미,친. 얘 열나잖아. 김태형 넌 뭐했어 짝이면서!"
"그게 왜 내탓이야 임마!"
김태형이 자리에서 급히 일어난 듯 책상이 흔들렸다. 뒤이어 쾅쾅 책상을 치는 소리가 들렸고 뇌도 같이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박지민 아프면 좀 일어나라고!
열차게 외쳐대는 전정국의 목소리에 머리를 감싸쥐고 일어났다.
"왜.."
"야이씨, 아프면 말을 해야지! 어디아파."
"별로 안아파.. 그냥 별거 아냐."
"아 전정국 비켜봐. 어디아파 지민아? 머리? 감기야?"
"신경쓰지 말라니까.."
니네때문에 더아파 새,끼들아. 라는 말을 삼킨채 계속 고개만 좌우로 저었다.
내 마음은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계속 책상을 쳐대다가 이번엔 바닥까지 발을 굴러댄다.
"아 왜 아프고 난리야 진짜!
걱정되게!"
"걱정되게!"
"내 말 따라하지마 임마."
"뭐라는거야 대체. 왜 아픈데 말을 안해주냐고! 아 진짜 답답해 박지민."
"이래서 내가 박지민 싫어하나봐."
김태형이 입술을 삐죽이며 마지막 말을 내뱉고는 발을 한번 크게 구른채 전정국을 데리고 나갔다. 조용하다. 좋다.
이제 잠이나 자볼까 하고 다시 눕자 복도에서부터 온갖 소리를 다 내며 다시 교실로 들어왔다.
"야, 잘거면 이거 먹고먹어!!
내가 박지민때문에 이런것도 다하고 진짜."
"니가 했냐? 보건선생님한테 내가물어봤어."
또 시작이다. 또 싸운다.
아마 내가 아픈건 얘네때문이 아닐까. 아아, 머리야. 대체 왜이러는지 1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