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단절된 고쓰리랑 연애하는 썰 01
W.뉴보
평범한 직딩(성이름, 27세)인 나에게는 되게 순진하고 어린 남자친구가 있다. 어찌나 순진한지 순정만화에서 볼 법한 도서관에서 음료수캔 쪽지로 나한테 연락처를 줬다.
근데 난 음란하고 피폐한 여성이라 전혀 통하지않았다. 그리고 그 애는 내가 계속 연락이 없자 30분 뒤에 나한테 찾아왔는데 회색교복에 동글한 안경을 끼고있는 모습을 보고 나한테 너는 너무 어리다고 거절을 했었다.
그런데도 우리 회사 앞까지 나를 계속 따라다니고 스케치북..프로포즈도 하고 무릎도 꿇길래 결국에는 사귀게 됐다.
근데 엄청나게 순진한건 둘째치고, 왜인지 엄친아라는 단어를 모른다. 같이 카페에 가서 와플을 시켜 먹으며 얘기(호구조사)를 하고있는데 과학고에 다니는데다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단다. 그래서 쭉쭉 들이키던 핑크레몬에이드를 경수의 동그란 안경에 뿜을 뻔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중학교 3학년 수업진도를 따라잡았다고 한다. 근데 아이큐는 115라고. 경수는 그냥 노력파라고 한다. 내가 조금만 더 빨리 경수를 만났더라면 지금 S대는 갔었을까..? 아니 나는 경수가 아니어서 안되겠지
"그럼 경수 너 되게 엄친아다"
"엄친아요..?"
"응 엄친아. 엄마친구아들. 몰라?"
"네 몰라요"
"공부만 열심히 해서 그런가? 넌센스퀴즈나 줄임말 되게 모른다"
"..줄임말같은 건, 교과서에 나오는데"
"그래 그렇구나.."
"....."
그리고 여의도공원에서 파릇파릇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웃통을 까고 농구를 하는 아름다운 남정네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옆에서 경수가 자기도 농구를 잘 한다고 했다. 어쩌라고..
근데 난 키 큰 사람이 좋아,라고 했더니 경수가 저도 깔창깔면 키커요 라고 했다.
반응이 되게 귀여워서 난 돈 많은 남자가 좋아라고 하니 경수가 저도 알바하면 돈 많아요라고 했다.
그리고 경수한테 너무 귀엽다고 안아줬더니 얼굴이 빨개졌다. 미안 경수야 많이 놀랐니
그리고 다음날에 경수가 오더니 뜬금없이
"누나"
"응?"
"왕이 궁에 들어가기 싫어하면?"
"엉?"
"궁시렁 궁시렁..."
"ㅎㅎㅎ..흐히..힠..그거 알아온거야?"
"..아뇨 그냥 학교에서 들은건데"
"크흫..크힣..히..하핳..."
"..왜요"
뽀뽀해주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