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텐 진짜 친한 남사친이 있어 실명거론할게 그냥 정국이야 전정국 초중고 합해서 같은 학교 된적은 한번도 없지만 내 ㅂㄹ친구라고 하면 다 전정국이라고 할 정도로 정말 친해 암튼 고등학교 때 걔가 나랑 같은 학교다니는 친구한테 생일선물 준다고 우리학교에 온다는거야 아참 우리학교는 남녀공학이고 정국이는 남고야 난 정국이가 우리학교에 오니깐 신나서 야자뺐어 같이 도서관이나 가려고 아무튼 우리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 갈라고 같이 버스를 탔는데 버스 탄지 얼마 안되서 글쎄 창문에 비가 한방울씩 툭 툭 떨어지는거야 내가 막 정국이한테 야 비온다고 너 우산있냐고 물어보니깐 없다는거야 물론 나도 없었어 비온다는 말은 못들었거든 버스에서 내릴라면 아직 한참 남았길래 우린 소나긴줄 알고 가만히 기다렸는데 소나기가 아닌 것 처럼 정말 많이 쏟아지는거야 버스에서 내릴라면 두정거장 밖에 안남았는데 어느새 우리가 내려야하는 정거장에 도착해서 내리긴 내렸어 그때가 10월 말 정도였을꺼야 둘다 마이입고 있었는데도 비오니깐 춥긴 춥더라 문제는 도서관까지 가는 거리가 걸으면 10분? 뛰면 5분되는 거리였어 설령 도서관을 안가고 우리집 집간다해도 그정도 되는거리였고 (정국이네 집 가려면 내린 정류장에서 내리기전에 벌써 내렸어야됬어) 그래도 어쩌겠어 그냥 도서관가자는 식으로 말이 나왔고 같이 하나둘셋 하면 뛰자고 했는데 정국이가 멈춰보래 내가 왜냐고 물어봤는데 정국이가 자기 마이를 벗어서 내 머리위에 올려주는거야 확실히 정국이가 나보다 훨씬 크다고 느껴지더라 뭔가 큰 우산을 쓴 느낌이였어 솔직히 설렜다 그렇게 자기 가방도 나한테 주더니 그제야 뛰자는거야 걘 자기 문제집이랑 책 끔찍하게 아꼈어 솔직히 공부잘해서 인정해 아끼는거 막 뛰다가 그 왜 가게들 문위쪽에 비 안맞게 해주는 천막? 같은거 있잖아 그거 나와서 좀 쉬고있었어 근데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편의점이 있거든? 갑자기 정국이가 나보고 여기서 기다려보래 우산 사오겠다고 하더라 난 어짜피 여기서 기다리면 비 안맞으니깐 마이 걔한테 주고 이거 쓰고 갔다오라고 했어 그랬더니 너 감기걸린다고 그냥 입고 있으래 자긴 이미 비 맞았다고 그말 듣고 폭풍 감동 정국이가 뛰어서 우산 사가지고 오는데 진짜 미안했어 정국이가 3000원짜리 투명 우산 사왔는데 두명이서 쓰기는 작잖아 나 혼자 써도 비 다 안막아지는데 정국이가 자기도 느꼈나봐 나한테 또 가방 주더니 나 앞에두고 자기가 뒤에서 가는 한마디로 약간 백허그같은 자세로갔어 난 또 덕분에 비 안맞았고 미안해서 정국이 가방 잘 지켜줬어 그렇게 도서관 왔는데 솔직히 공부할기분 아니였어 또 비 적게 맞은 나도 찝찝한데 정국인 얼마나 찝찝하겠어 그래서 도서관 완전 바로 옆인 우리집 와서 엄마한테 여차저차 설명하고 엄마가 정국한테 계속 고맙다고 하면서 치킨시켜주셨어 기승전치킨 ! 나도 막 미안해서 정국이 마이 드라이기로 말려주고 정국인 우리집에서 짧게 샤워하고 치킨 맛있게 먹고 집 잘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