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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다각] 그대는 포르노 스타 07 (+잘못된 문장 수정. 죄송합니다.) | 인스티즈


올림픽 때문에 정신줄 놓고 있다가 돌아온 말똥말똥입ㄴㅣ다.

반기실 분 없겠지만, 독자분들 시원하시라고 시원한 표지를 들고왔어요~♥









*


 콘센트에 꽂혀있는 충전기 앞에 얌전히 쪼그려 앉아 핸드폰을 꽂으니 '충전 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충전 중임을 알리는 아이콘이 액정에 떴다. 몇 %부터 충전 중인지 간단한 확인을 마친 후 잠금 버튼을 눌러 화면을 끈 성규는 수녀님처럼 머리 위에 얹어놓은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탈탈탈 털어내며 침대 위로 올라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가만히 앉아있자니 문득 오늘 연습을 끝내고 나오는 길에 스쳐가듯 했었던 추리가 생각나서 차근차근 하나하나 되짚어 나가기 시작했다. 요즘 성열의 얼굴이 자주 붉어지는데, 그 때마다 말수가 줄어든다. 이상하게도 엘레베이터에만 타면 그런다. 거울 속 입술 자국에 대해 한마디 할 때마다 그런 반응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면, 결국에는 거울 속 입술 자국의 주인공이 이성열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쉽게 도달해버린 결론에 별다른 만족스러움을 느끼지 못한 성규는 양반다리를 하고 있는 한 쪽 다리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괴었다. 덕분에 허리가 구부정해졌다. 그나저나 매번 주의깊게 볼 때마다 김명수는 왜 특정 인물을 보며 미소 짓고 있는걸까. 정말로 성열이한테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건가? 이런 생각이 들자 머릿속에 있는 잡다한 생각들을 비워내고자, 잠시 멍한 상태로 돌입하는 성규였다. 그러다가 눈썹이 꿈틀. 무언가 뇌리를 스치자, 턱을 괴고 있던 자세를 황급히 풀고는 양손바닥으로 허벅지를 탁 내리쳤다.


"김성규, 미쳤어!!!!!"


 저도 모르게 이상한 괴성을 질러대더니, 두 눈을 꾹 감고는 스스로에게 벌을 주듯이 양쪽 뺨을 번갈아가며 찰싹찰싹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머리에 얹어 놓았던 수건을 바닥에 거칠게 내팽개치고는, 엉덩이를 달싹달싹 거려가며 머리를 마구 헝클어댔다.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지만, 대체 지금까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한거지? 김명수가 이성열에게 관심이 있다니.. 그게 말이 돼? 이성열이 여자도 아닌데, 미쳤다고 김명수가 같은 물건 달고 있는 남자한테 끌리겠어?

 스스로에게 질문 공세를 하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바보같이 나는 왜 이런 생각을 그동안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나.'라며 멘탈이 붕괴됨을 느꼈다. 나 미쳤나봐!!! 침대에 큰 대자로 아무렇게나 벌러덩 드러누워 허공에 대고 빠른 속도로 수없이 발차기를 해대는 성규였다. 푸덕푸덕 거리며 미친듯이 발차기하는 소리가 들린건지, 아까 좀 전에 질러댔던 성규의 괴성이 들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열받은 누나의 목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왔다.


"시끄럽다, 김성규!!! 곱게 잠이나 자라!!!!!"


 네.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얌전해진 성규는 침대에서 조심히 내려와 바닥에 내팽개쳤던 수건을 주워들고는 의자 등받이에 곱게 걸었다. 혹시나 누나가 기습적으로 방문을 열고 들어올까해서 이러는 건 절대 아니었다. 절대로!










*


 딸랑딸랑~

 기분 좋은 종소리가 매장 내에 은은하게 울려퍼지며 유리로 된 출입문이 활짝 열렸다. 완전히 들어올 생각은 없는지 오전 햇살을 등지고 유리문에 매달려 얼굴만 빼꼼히 내민 채 두리번 거리던 손님은 머쓱한지 헛기침을 하며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말똥말똥한 눈빛으로 다시 한 번 매장을 둘러보며, 이런 상황이 익숙치 않은 듯 어색한 발걸음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호원의 시야에 들어왔다. 손님은 황토색 반코트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고, 목에는 추위를 막기 위해 검은 목도리를 칭칭 두른 편안한 차림이었다.

 어서오세요.

 주문하기 위해 카운터로 온 손님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지만, 어영부영하면서 답례를 생략한 손님은 살짝 고개를 들고 실눈을 뜬 채 호원 뒷편에 위치한 메뉴판들을 쳐다봤다. 눈이 좋지 않다는 걸 으레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어디 보자,라고 호원의 귀에까지 다 들리게 중얼거리더니 카운터 앞을 서성거리며 메뉴판들을 보는데, 굳이 거창한 단어로 표현할 필요없이 한 눈에 딱 봐도 정신없는 손님이었다.


"주문은 무엇으로 하시겠어요?"


 호원이 다시 한 번 예의바른 미소를 지었다. 손님은 아직 메뉴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건지 겸연쩍게 뒷통수를 긁적이며 제일 싼 걸로 달라고 말하고는 자리를 찾아 휭 가버렸다. 선불인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잘 기억해뒀다가 이따가 후불로 계산하면 되는거니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다만 매장에서 제일 싼 메뉴는 에스프레소인데.. 감당해낼 수 있으려나 싶다. 갑자기 손님의 혓바닥 걱정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혀를 내두르며 잔뜩 인상을 쓰는 모습이 머릿속에 빤히 그려졌다.










 (재생 버튼을 눌러주세요)
*


 이 매장은 다른 카페들과는 달리 굉장히 아늑하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매장 중앙에는 묽은 커피색과 베이지색 벽돌들로 이루어진 네모난 기둥이 위치하고 있었다. 기둥에 일정한 위치로 단단하게 고정시켜 놓은 선반에는 여러 분야들의 책들이 올려져 있었다. 아마도 이 곳을 들리는 손님들을 위해 작게나마 마련해 놓은 것 같았다. 수많은 책들 사이에는 가끔가다 작은 화분들이 놓여있는 것이 보였다. 카페 사장님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제법 꾸며놨네?

 한 쪽 눈썹이 올라가며, 감탄의 의미로 아랫 입술이 삐쭉 튀어나오는 손님이었다.

 손끝으로 책등을 훑어가며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선반 한 칸을 쭉 살펴보니 「도가니」, 「FBI 행동의 심리학」, 「사회를 보는 논리」,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있었다. 그러다가 「정자에서 온 남자, 난자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발견하자 책등을 훑으며 지나가던 손끝이 멈췄다. 어째 제목이 야시꾸리하다. 호기심이 들어 책을 펼쳐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보는 눈들이 있어서 그만두었다.

 나는 남자니까 정자에서 왔구나. 음.. 어.. 그래, 당연히 정자에서 왔겠지.

 한낱 책 이름 따위가 사람을 이상한 감정 속으로 휘몰아가고 있었다.

 한숨을 쉬고난 뒤 다시 한 번 둘러본 매장의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방금 전 위에서 말한 벽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매장 내에서 가장 넓은 듯한 벽에는 아메리카노 색상과 비슷한 고동색 나무판자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 판자 위에는 은색으로 무광코팅된 알파벳으로 카페 이름이 떡하니 붙어있었다. CAFFE HOYA..

[인피니트/다각] 그대는 포르노 스타 07 (+잘못된 문장 수정. 죄송합니다.) | 인스티즈


 쩝.. 할말을 잃은 손님은 아무 말 없이 카페 이름을 읽고 또 읽었다. CAFFE HOYA..


"주문하신 '제일 싼 거' 나왔습니다."


 갈색 빨대가 꽂혀있는 '제일 싼 거'와 휴지를 올려놓은 쟁반을 든 채 기둥 뒤에서 불쑥 나타나는 호원이었다. CAFFE HOYA라고 붙어있는 나무판자를 넋놓고 바라보다가 갑작스러운 알바생의 기습에 깜짝 놀라 심장을 부여잡는 손님이었다. 이 손님도 유리심장인 듯하다.

 깜짝 놀랬잖아..

 꽤나 놀랬는지 손님이 인상을 썼다. 그러나 반대로 알바생은 꽤나 재밌었는지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에 쟁반을 내려놓았다. 쟁반과 나무테이블이 부딪히며 투박한 소리가 났다.

 근데 여기는 원래 알바생이 커피를 직접 갖다주는거야?

 아무 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천진난만하게 물어본 뒤, 테이블에서 와인빛 쿠션이 붙어있는 나무 의자를 빼내어 앉는 손님이었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매우 푹신푹신한 쿠션이었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져서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본다.

 손님께서 진동벨을 받아가지 않으셨답니다.

 미소를 지어보이며 이를 악 물고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호원이었다.

 내가 그랬나?

 무안해진 손님은 눈알을 한 바퀴 데굴데굴 굴리며 할 말이 뭐가 있을지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땅히 할 말을 찾지 못했는지 방실방실 해맑게 웃으며 맞은편에 있는 호원에게 앉으라고 손짓한다. 호원은 손에 물기가 묻어 있었는지, 목에 걸친 와인빛 앞치마에다가 대충 쓱쓱 닦고는 맞은편에 앉기 위해 묵직한 의자를 빼냈다. 호원이 앉는 동작을 취하고 있는데 그의 머리칼에 그윽하게 베어있는 짙은 커피향이 손님의 코끝으로 훅 풍겨왔다. 시중에 파는 커피향 샴푸가 있다면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은 호원이 앉는 것을 확인한 뒤, 쟁반으로 팔을 쭉 뻗어 그 위에 놓여있는 커피를 집었다. 그리고 한 모금 쭉 마셨다. 앗, 뜨거! 뜨겁지만 커피가 달달하니 꽤나 맛이 좋았다. 비록 혀가 조금 데인 것 같지만 말이다.


"근데 이거 무슨 커피야?"


 빨대로 커피를 휘저으며 아무 생각없이 손님이 묻자, 호원의 얼굴에 잠시 당황스러워하는 빛이 서렸다가 이내 사라졌다. 주문하신 '제일 싼 거'라고 떳떳하게 대답하자 커피를 계속 휘휘 저으며 음흉하고도 앙큼한 눈빛으로 호원을 바라보는 손님이었다. 으흥흥..

 그런 손님의 눈빛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호원은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일곱 글자가 눈동자에 쓰여있을 법한 근엄한 눈빛을 한 방 쏴주었다. 빵야!

 그 눈빛을 받은 손님은 고개를 숙여 커피잔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대체 이건 뭘로 만든 것일까? 궁금했다. 이내 다시 고개를 들고는 호원에게 물었다.


"이렇게 맛있는 커피가 이 가게에서 제일 싼거야? 비싼 커피들은 얼마나 더 맛있다는거야? 이게 대체 얼마야?"


 손님 귀에 들리지 않을 게 뻔하지만, 하나씩 천천히 물어봐달라고 속으로 부탁하는 호원이었다.










*


 이렇게 맛있는 커피가 이 가게에서 제일 싼거야?에 대한 대답은 'YES', 비싼 커피들은 얼마나 더 맛있다는거야?에 대한 대답은 '아주 어마어마하지', 이게 대체 얼마야?에 대한 대답은 '3000냥'이었다.

 으하하하~

 맛과 가격이 마음에 들었는지 동우 특유의 쾌활한 웃음소리로 한바탕 신나게 왁자지껄 웃었다. 자주 와야겠다고 하자 그 말을 놓칠세라, 취소하기 없다면서 테이블 위로 팔을 뻗어 새끼 손가락을 재빨리 내미는 호원이었다. 동우는 잠시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시선을 거두더니,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는 듯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걸고서 자주 오겠다고 약속하였다. 두 남자의 포개어진 새끼 손가락에 알맞은 힘이 들어갔다.

 근데 달달한 게 딱 내 입맛에 맞.. 크하하하~

 본인 입으로 말하다가 갑자기 웃긴건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계속 깔깔댄다. 참으로 뜬금없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호원의 머릿속에는 순식간에 수많은 물음표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건 뭘까 싶다. 대체 어디서부터 자연스럽게 같이 웃어줘야 하는지, 뭐가 그리도 웃긴건지.. 호원에게 동우라는 미지의 세계는 도저히 탐사가 불가능한 공간이었다.










*

 해가 중천에 떠서야 힘겹게 눈을 떴다가 감았다.

 지금이 몇 시지?

 두 눈을 감고 있어도 눈이 부실정도로 얼굴 위로 쏟아지는 햇볕을 이겨내며 간신히 실눈을 떴다. 시계를 찾기 위해 데굴데굴 눈알을 굴려 방안을 이리저리 살폈다. 액자 따위는 걸어놓지 않아 유난히 더 심심해 보이는 흰벽에 덩그러니 걸려있는 시계가 보였다. 시침은 정확히 1을, 분침 또한 정확히 11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금이 12시 55분이라는 건지, 1시 55분이라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비몽사몽한 탓인가? 렉이 걸려서 버벅거리는 듯한 머릿속으로는 시간을 계산하는 게 쉬울 리 없었다.

 이게 대체 몇시야..

 시계를 바라보며 뭐 하나가 모자른 사람마냥 멍하니 두 눈만 꿈뻑이던 우현은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에라, 모르겠다!와 같은 맥락이었다. 그 상태 그대로 잠을 청하려는데, 갑자기 이상하게도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았다. 계속 뒤척이며 잠자는 자세를 이리저리 바꿔보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발악할수록 정신이 점차 또렷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걸 원한 게 아닌데 말이다. 정신은 멀쩡한데 눈만 감고 있는 허무한 상황이 계속되자 눈을 떠버리는 우현이었다.

 차라리 깰거면 아까 시계 볼 때 깨던가. 기분 나쁘게도 그 때는 쓸데없이 졸리다가, 자려고 하니까 잠이 확 깨버렸다. 시계를 보니 2시 10분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었다. 잠을 청하기 위해 대략 15분 동안 뒤척인 셈이었다. 은근히 신경질이 났다. 그러다 문득 스트레스는 노안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들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언젠간 연예계에 화려하게 데뷔할 몸인데, 감히 스트레스 네 놈 따위가!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침대에 그대로 누운 채 몸을 쭉 펴고 있는 힘껏 팔다리를 쭉쭉 뻗어 기지개를 켰다. 근육이 찌릿하면서도 어째 시원한 게, 뼈마디 또한 쫙쫙 늘어나서 팔다리가 길쭉길쭉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맨날 하루종일 누워서 이것만 하면, 180까지 크는 건 식은 죽 먹기겠지?

 소소한 생각에 베시시 웃으면서 늘어져있는데 열심히 달리고 있는 초침 소리가 귓가로 들려왔다. 째깍째깍째깍째깍. 지금 이 순간 이 집에서 유일하게 제일 바쁜 듯 하다. 조금은 쉬어도 될텐데 뭐가 그리도 바쁜걸까 싶다. 물론, 시계가 쉬면 번거롭게도 건전지를 갈아줘야지만 말이다.

 이 때 우웅,하고 잔잔한 진동이 느껴졌다. 머리 맡으로 손을 올려 여기저기 헤집다가 이윽고 손끝에 핸드폰이 닿았다. 덥석 잡아서 액정을 보니, '춰딩'이라는 이름이 떠있다. 초록색 통화 버튼을 밀고, 여보세요?라고 말하자 귀가 터질 듯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일어나!!!!!!!!!!!! 놀자!!!!!!!"


 으악!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귀가 터질 것만 같아 한 쪽 눈을 찡그리며 핸드폰을 귀에서 뗐다. 목소리 하나는 정말 기똥차다. 근데 문득 '춰딩'이 왜 이렇게 시끄럽게 구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냅다 소리를 질러댔다.


"싫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도 당해봐라하는 심보로 싫다고 소리 꽥 질러놓고는 실실 웃고 있는, 그런 우현을 잘 표현해주는 채팅용어였다.










*


 배를 부여잡고 몸을 뒤로 젖힌 채 웃고 있는 동우 앞에 놓여진 커피잔이 깨끗히 빈 것은 이미 오래전이었다. 어찌나 거칠게 와작와작 씹어댔는지 선명한 이빨 자국을 남긴 채 처참하게 씹혀져 있는 갈색 빨대가 눈에 들어왔다. 저런 짐승 같은.. 마음속으로 말을 하다 말고는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조용히 삭히는 호원이었다.


"그나저나 여기는 왜 카페 이름이 '카페호야'야?"


 간신히 웃음을 멈춘 동우가 카페의 전면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한적한 거리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궁금증을 던졌다. 주문을 하고나서 카페 안을 훑어볼 때부터 궁금했던 점이었다.

 엄마가 나를 부르는 애칭이야. 이호원의 '호'. 늘 호야~ 호야~하고 나를 부르지. 그래서 CAFFE HOYA야.

 호원이 호야의 '호'를 말할 때마다 유난히 입모양이 예뻐 보이는 착각에 빠진 듯한 동우였다. 원래 좀 호원이 자기 나름대로 또박또박 말하려고 하는 언어습관이 있긴 하다만, 어쨌든 '호'를 말할 때 오므린 입술이 이상하게도 자신에게는 예뻐보였다. 이러니까 내가 변태 같네.. 결코 입술이 예쁘다는 게 아니라, 또박또박 발음을 표현해내는 그 모습이 순수하게 예뻐보인다는 거다. 그나저나 방금 전 자신의 물음에 호원이 별거 아니라는 듯이 너무 태연하게 대답했다는 생각이 들자 동우는 맥이 다 빠져버렸다. 내심 거창한 이유가 있기를 바라고 있었던 걸지도 모를 일이었다. 동우는 아랫입술을 삐쭉 내밀며 카페 이름 비호감이다,라고 심통을 부렸다. 어깨를 들썩여보이며 제대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호원이었다. 그런 호원을 바라보던 동우의 머릿속에서 문득 어떤 생각이 빠르게 쓱, 스쳐지나갔다. 대박!!!!!


"이 카페 니꺼야?!"


 그 말에 호원은 허탈하게 웃으며, 못말린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


 핸드폰 화면을 응시하며 히죽히죽 웃고 있던 동우를 가만히 바라보다, 관심을 끌기 위해 호원이 테이블을 두들겼다.

 똑똑. 나무 테이블과 호원의 손마디뼈가 부딪히면서 경쾌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려 호원과 시선을 마주하는 동우였다. 두 사람은 잠시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지그시 바라봤다. 그러다 동우가 '왜?'라는 입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뻐끔거렸다. 근데 잔뜩 걱정이 서려 있는 표정이다. 그 모습에 호원이 슬쩍 웃었다. 별거 아닌데..


"뭐해~ 나도 같이 웃자."


 호원이 웃어보이며 말하자, 순간 안심했는지 동우가 숨을 휴, 내뱉었다. 그 때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동우 옆자리로 자리를 옮기는 호원이었다. 동우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빤히 쳐다보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동우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긴장했는지 움찔거리는 게 느껴졌다. 카톡하고 있었냐며 물어보자 그제야 긴장을 푸는 기세다. 그리고는 우현이랑 카톡하고 있지요~,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또 혼자 신이 났는지 핸드폰 화면을 호원의 눈 앞에다가 가까이 들이밀고 마구 흔들었다.

 윽, 안보여.

 너무 가까이 들이미는 바람에 호원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뺐다. 그러고는 정신없이 핸드폰을 흔들고 있는 동우의 손을 덥석 잡아서 더 이상 흔들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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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밤야입니다ㅎㅎ
앜ㅋㅋ규찡자꾸명수를ㅋㅋㅋㅋㅋ뭐나중엔그게맞겟다만ㅋㅋㅋㅋ 규는남나무나신경쓰실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짱똥ㅋㅋㅋㅋ제일싼거ㅋㅋㅋㅋㅋㅋ에스프레소가 달다닠ㅋㅋㅋㅋㅋㅋ니님이제정신은아니군하요ㅋㅋㅋㅋㅋㅋ호원아아메리카노로합의보지그랫어ㅋㅋㅋㅋㅋ아진찌귀욥귀염호호
그대ㅜㅜ올만이죠ㅠㅠㅠㅠㅠ보고팟으요ㅠㅠ

11년 전
말똥말똥
밤야찡.. [그대는 포르노 스타]에서 오랜만에 뵙네여ㅠㅠㅠ 사실 저의 다른 소설에도 댓글을 다셨더라구욬ㅋㅋㅋㅋㅋ 씐기방기 동방신기하면서도 반가웠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저는 저인 척 안했다는 게 함정...
11년 전
독자2
아....아? 아는착해줘용 밤야는 관심빋고싶은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ㅌㅋㅋㅋ미안해요ㅠㅠ힝힝
11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1년 전
말똥말똥
케헹님 오랜만이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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