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자주의,막장주의,퇴폐썰인데 퇴폐미따윈 찾아볼수도 없음 주의(ㅠㅠ)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자와 잤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도 알 수가 없다.
관계 후 그가 덮어준 얇은 이불 하나만으로 몸을 감싼 채 누워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또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미쳤어. 뒤늦게나마 생각했지만 알고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것을.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있는 그는 나를 바라보지 않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할까.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있겠지.
……후회하고 있을까, 나처럼.
아주 어릴적, 그는 언제나 내 옆에 서 있었고, 나의 곁을 지켜주었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그는 나의 옆에 서 있지 않았다. 나의 곁에서도, 나의 기억속에서도 천천히 사라져갔다.
그리고 다시 만난것은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이었다. 함께 외국으로 떠나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그는 갈곳을 잃었고,
우리 가족에게 연락해왔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예전처럼 다시 내 옆에 서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 우리는 이렇게 된거지.
아무리 고민해도 해답은 나오지 않는다. 죽어라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프고 말 뿐이었다.
내 옆에 있어주지 않는, 나를 바라보지 않는 그를 응시하고 있을 바에야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자고 생각했다.
눈을 감고 이대로 잠이 들어버리면, 조금 괴상한 꿈을 꾼 정도로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어리석게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너희 둘이 방에서 또 게임하니? 그만 하고 나와서 밥이나 먹어라-”
엄마. 순식간에 정신이 돌아왔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감았던 눈을 치켜뜨고, 나는 내가 끔찍한 현실에 직면해 있음을 깨달았다.
엄마는 계속 거실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계셨고, 언제나처럼 우리가 방안에 틀어박혀 게임이나 하고 있을 줄 알았겠지.
그러나 오늘 우리는 그와는 조금 다른짓을 저질렀고, 그러는 와중에도 엄마는 계속 거실에 서 있었다.
눈치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실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두려웠다. 나 자신이, 이 현실이.
모르는 사이 손끝이 조금씩 떨려오고 있었다. 이제 어떡하면 좋지? 감당할 수 없는 어떤것이 나를 향해 몰려오는 것 같았다.
그때까지도 의자에 앉아 나와는 다른곳을 바라보고 있던 그가 나지막히 내 이름을 읊조렸다.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 나는 멍하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의자에 앉은 채 손을 뻗어 떨리는 손끝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은 뒤, 그는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조용히 입술 끝을 말아올렸다.
“금방 나가서 먹을게요, 엄마.”
놀라우리만치 태연한 그 목소리에 나와 같은 죄책감따위는 깃들어있지 않았다.
by 인티 시즌그리팅
미안...다음편 가져온다 해놓고 멍청하게 정지받아서..미안해 인티인들...
내가 잘못해서 글을 삭제해버려서....(내 포인트..눙물....) 다시 가져왔어...
필명도 세탁하고...헣....
정지도 극적으로 풀렸으니 조만간 다음썰 가져올게...됴르륵......
중복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