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바쁜 날이 될꺼야.
4시까지 강의를 듣고, 아저씨랑 같이 아저씨 친구 결혼식을 가기로 했거든.
강의를 듣고 아저씨 차를 타고 바로 가야하기 때문에, 오늘 만큼은 티셔츠에 핫팬츠 대신, 단정한 검정색 원피스에 구두를 신고, 옅은 화장까지 하고 학교에 가야해.
이런 옷차림과 단장이 어색한 너징은 아침부터 마냥 불편할 뿐이야.
벌컥,
'아가!'
'아익, 깜짝이야. 뭐에요 아저씨. 놀랐잖아!'
화장을 하려 이마, 양쪽 볼, 턱, 코에 살짝씩 비비를 바르던 도중, 갑자기 열린 문에, 너징은 당황할 뿐이야.
'이야, 우리 아가. 화장도 할 줄 알아요? 다 컸네, 우쭈쭈.'
'치, 내가 진짜 애긴줄알아. 나 스무 살이네요. 아저씨.'
'응, 알아요. 알지. 근데 아저씨한텐 아가야.'
'.....'
'근데 오늘은 여자네.' 하고선, 옆에 있는 의자를 끌어다, 등받이에 얼굴을 받치고 너징이 화장하는 모습을 보는 종대 아저씨.
'....'
'....'
'아저씨, 뭘 그렇게봐요. 내가 화장하는게 그렇게 신기해?'
'아니, 그게 아니구. 역시 아가는 아간가보다. 그런 생각?'
'응?'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하길래.'
'... 출근 준비나 해요. 늦었잖아..'
'오늘 아저씨 늦게 출근해도 되는 날인데~'
귀여운 듯, 징어의 볼을 살짝. 톡. 치고는 아저씨도 출근준비를 하기 시작해.
너 징의 볼이 빨개진 듯 하지만. 쑥스러워 할 너징을 위해 모른 척 하주는 아저씨야.
'… 아직 애기네, 애기. 언제 가져가려나.'
아저씨는 알게 모르게, 속으로 고민하고 있어. 뭘 가지고 가려는걸까?
'엌!!!!!!!!!!!!!! 야!!!!! 오징어 사람됐다. 화장한 거봐라. 치마. 와. 너 오늘 결혼하나?'
.... 아침부터 술 마셨나. 역시 은지는 너징을 괴롭히기 바빠.
'아니, 오늘 끝나고 아저씨 친구 결혼식 가기로 해서.'
'뭐, 이쁘네. 하얗고 검으니까 저승사자 같기도 하다.'
'그래, 검은거입으니까 얼굴만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 같다.'
... 여기서 너징의 편을 들어주는 걸 기대하면 안될 것 같다. 그치?
졸리던 개론 수업과 교양수업이 끝나고. 너징은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가.
반 쯤 감기는 눈을 부비고, 몸을 초롱이에게 반 쯤 기댄채로 가던 도중. 갑자기 카카오톡 알림이 울리지. '
'오늘 아저씨 점심 못먹어요 ㅠㅠ'
으잉? 무슨일일까?
'?? 왜요 ㅠㅠ 나 지금 애들이랑 밥 먹으러 가는 중인데. 무슨 일 있어요?'
'응, 도팀장이 나 괴롭혀.. 기획서 이따만큼 나한테 던져주고 갔어요.'
(사진)
와. 한눈에 보기에도 압도적인 양이야.
(악마) (악마)
'씨, 도팀장님 데려와요. 내가 때려줄꺼야. 미워죽겠어 ㅠ.ㅠ'
'도팀장 밉다.ㅠㅠ'
'아가가 먹는거만 봐도 배부르긴한데.. 오늘은 좀 힘들다.'
'밥 맛있게 먹고, 이따 데리러갈게요.'
'사랑해요.'
바쁘긴 많이 바쁜지, 너징이 답장을 보낼세도 없이 마구마구 카톡을 보내는 아저씨야.
너징은 아저씨가 걱정되기도하지만, 역시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친구들과 함께 음식점으로 향하지.
마음씨 착한 너징은, 배고파할 아저씨를 위해 간단한 샌드위치를 사는 것도 잊지 않았어.
점심도 먹고, 교양수업 하나도 듣고.
정문 앞에서 아저씨를 기다리고 있어.
저멀리서 아저씨의 검은색 승용차가 다가오고, 너징은 익숙하게 앞자리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매.
'히, 시원하다. 더워서 죽을 뻔 했어 아저씨 ㅠㅠ'
'그러게, 시원한데에 좀 들어가있지 그랬어요. 얼굴 빨개진거봐.'
'아저씨 빨리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
하며, 히죽 웃는 너징을 보곤 종대 아저씨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같이 헤죽, 웃어.
한, 10분쯤 갔을까. 듣고 있던 라디오를 끄고선, 아저씨가 말해.
'아가.'
'응?'
가지런히 모으고 있는 두 손중 왼쪽 손을 살짝 빼내어, 꼭, 잡는 아저씨야.
'오늘은..'
'....'
'우리, 결혼식 예행 연습,이라고..'
'....'
'생각하면서, 가줬으면 좋겠어요.'
갑작스러운 말에 눈동자만 데구르르, 굴리는 너징이야.
'아가는, 모르겠지만'
'...'
'아저씨는, 꽤, 오랫동안, 징어랑, 결혼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거든요.'
종대 아저씨의 큰 손에 덥썩 잡혀있는 너징의 손 마디 하나하나를 훑어 내려가며 말하는 아저씨.
아무말도 못하는 너징.
차 안에서는 고요한 정적만 맴돌고 있어.
'.....'
'.....'
'좀 당황스럽죠.'
'..응, 아니, 아니에요..'
'괜찮아요. 아가, 기다릴 수 있어요.'
'....'
'아가가, 허락만 해주면, 예쁘게 프러포즈도 해줄게요.'
아저씨의 두근거리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결혼식장 주차장에 도착하고, 아저씨는 주차권을 뽑았어.
주차장에서 자리를 잡을동안, 둘 사이에선 아무말도 오가지 않았지.
차를 세우곤, 시동을 껐지만, 아저씨도, 너징도 움직이지 못했어.
'.....'
'.....'
아저씨는 계속 앞만 보고 있고, 너 징은 잡힌 손을 꼬물대며 긴장하고 있지.
아저씨도 긴장되었는지 넥타이를 헐렁하게하고, 단추도 하나 풀고, 짧은 한숨을 내쉬어.
숨막힐 듯한 정적을, 아저씨가 깨뜨렸어.
'아가.'
'ㅇ,응?'
앞만 보고 있던 종대 아저씨가, 너 징쪽으로 몸을 돌려선,
'고개 좀 들어봐요.'
'....'
서로 마주친 두 눈이 어색할 뿐이였어.
'....'
'...아저씨는'
'징어한테 급한 마음 먹게하고 싶지 않아요.'
'졸업을 하고 나서든, 뭐, 취업을 하고 나서든.'
'지금 당장 허락해주지 않아도 되요.'
'너무 겁먹지마요..응?'
어느샌가 다시끔 푹, 숙여진 고개를 조심히 들어올리곤, 뺨을 어루만지는 종대 아저씨야.
너징은 벙찐 채, 어버버버- 거리고 있어.
'푸흐..'
그런 징어가 귀여운지 웃어버리는 종대아저씨.
'가요. 부페 쓸어버리고 와요. 저번에 못했던 외식. 여기서 다 하고가자.'
말이 끝나자마자, 아저씨와 너징은 문을 열고 나오고, 식장으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를 타.
두 손을 꼭, 마주 잡고선 말이야.
그날, 종대 아저씨의 눈에 보였던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신부보다,
더, 더, 아름다웠던 블랙 미니 드레스를 입은 너징 덕분에.
그리고, 당당하게 입장하던 신랑보다, 더 멋있고 든든해 보였던
우리 종대아저씨 덕분에
그날 밤, 안방 침대에서 있었던 일은.
다음 화에서 이어지는 걸로!
암호닉 내 애기들 S2
첸첸, 영상있는루루, 댕이, 수박바, 노랭이, 코코볼, 초코, 종대꺼S2, NEW, 말랑, 요다, 데후니, 뀨잏, 종대생, 하트, 제이너, 제이디, 국수
(내가 지금 하트가 안써져요 ㅠㅠ 미안해ㅠㅠ)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 :]
암호닉 계속 받으니까 부담없이 신청해주세요.
어제 오기로 했는데 12시 30분에 와서 미안하구요 ㅠ.ㅠ
엑소 500일, 늘 고맙고 사랑하는 엑소 축하합니다!
엑소가 여기까지 온건, 우리 엑소팬들이 있어서 그런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오늘 새벽, 달달한 종대 아저씨와 달달하게 보내자구요 !
(다음화는 불맠이 화르르르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