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우리 이야기도 진도를 빼야되겠지?
내새끼가 남자친구 되고나서의 썰도 풀어야되니까 시간을 좀 달려야겠음ㅋㅋㅋ
그래서 오늘은 내가 처음으로 찬열이한테 흔들렸던 때? 설렜던 때? 그 때 썰 풀어볼게
그때가 아마 찬열이가 나 쫓아다니기 시작한지 거의 반년? 정도 다 됬을 때 였을거야
찬열이가 나 좋아하는 거는 진짜 전교생이 다 알고 있는 수준이였달깤ㅋㅋㅋㅋㅋㅋ 하..
근데 그렇다고 찬열이가 반년 내내 내 얼굴만 보면 좋아한다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
그냥 어렸을때처럼 만나서 수다떨고, 가끔 가족끼리 놀러가고, 학교에서는 징하게 붙어다니고 그러다보니까
시간이 벌써 그렇게 흐른거임. 근데 난 그때까지도 찬열이를 남자친구로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음.
그러다가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어.
내가 원래 생리통이 엄청 심한 편은 아닌데, 진짜 가끔가다 한번씩 움직이기도 싫을 만큼 아플때가 있다?
자주 그러는건 아니고,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 가끔 그러는데, 그때가 아마 시험기간이였을거임.
아침에 찬열이랑 같이 학교올 때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점심시간 쯤 되니까 진짜 죽을 것 같은거야ㅠㅠㅠㅠㅠ
애들이 밥 먹으러 가자 그러는데 내가 진짜 도저히 못가겠다고 애들한테는 대충 둘러대달라고 하고 그냥 엎드려있었음ㅠㅠ
차라리 잠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는데, 생리통으로 아플 때는 또 잠도 안 오잖아ㅠㅠㅠㅠㅠ
그렇다고 엎드려 있는게 편한것도 아니고.. 애들이 다 밥먹으러 가서 교실이 텅텅 비어있었는데,
그냥 문득 갑자기 서러워지는거 알아? 밥도 못먹고 혼자서 이렇게 아파하고 있다는게 너무 서러워서ㅠㅠㅠㅠ
근데 그때 갑자기 교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나는 움직일 힘도 없어서 그냥 계속 그러고 있었음..
누가 뭐 반에 놓고 갔나 싶어서. 진짜 죽은 것처럼 미동도 안하고 있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 누나, 자? "
이러는거야. 코찔찔이 시절부터 들어온 목소리니까 당연히 바로 알아챘지.
그때가 점심시간 시작한 지 얼마 안됬을 때였는데 찬열이가 온거니까, 밥도 안먹고 온거였나봐ㅜㅜ
그래도 찬열이가 기껏 찾아왔는데 엎드려 있을 순 없어서 일어났는데
찬열이가 나랑 눈 마주치니까 씩 웃으면서 내 앞자리 의자 돌려서 앉았음.
앉으면서 내 자리에 빵이랑 우유 탁, 내려놓더라? 그러면서 하는 말이
" 누나가 뺄 살이 어딨다고 다이어트를 해? "
아마 내 친구들이 나 왜 안왔냐니까 대충 그렇게 둘러댔었나봄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때 내가.. 아 진짜 지금 생각하니까 완전 흑역산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도 못 먹을 정도로 혼자 아파서 막 서러움 폭발하고 한창 감정적이였잖아 내가
그래서 그런지 찬열이가 밥도 안 먹고 빵이랑 우유 사들고 바로 나 찾아온게 뭔가 울컥하는거야ㅠㅠㅠ
나 진짜 아무말도 안하고 멍하니 빵이랑 우유 보고 있다가, 그냥 갑자기 왈칵 눈물이 터짐ㅠㅠㅠㅠㅠㅠㅠㅠ
찬열이는 평소처럼 장난스러운 얼굴로 나 보고 있다가 세상에서 제일 놀라서 눈이 똥그래져가지고ㅠㅠㅠ
" 왜 그래??? 누나 왜 울어??? "
진짜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는데... 그때는 진짜 눈물이 주체가 안됐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찬열이 진짜 깜짝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는데 그 바람에 앉아있던 의자가 쾅! 하면서 뒤로 넘어갔거든?
근데 그거 때문에 땅이 울리는 바람에 배가 다시 쿡쿡 쑤셔서 눈물 더 폭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열이 진짜 어쩔 줄을 몰라서 막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나는 한번 눈물나니까 진짜 멈출 생각을 안했음..
" ㅠㅠㅠㅠㅠㅠ찬열아ㅠㅠㅠㅠㅠ 나 아파ㅠㅠㅠㅠㅠㅠ "
진짜 완전 엉엉 울면서 말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 그랬지....
근데 착한 내새끼는 그 찌질한 모습을 놀리기는커녕 오히려 진짜 자기가 더 당황해가지고,
애가 일단 여자를 달래줘본 적이 없으니까 어떻게 할 줄을 모르는거얔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막 내 옆에 와서 등을 토닥여봤다가 막 쓸어줬다가 근데 내가 아무리 해도 눈물을 그칠 생각을 안하니까
오히려 달래던 찬열이가 울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곧 자기가 울 것 같은 얼굴로
" 울지마 누나.. 응? 보건실 갈까? 아 누나.. "
움직일 힘도 없어서 밥도 안먹으러 갔는데 보건실 갈 기력이 있을리가ㅜㅜㅜㅜ
내가 울면서 고개 가로저으니까 찬열이가 발 동동 구르면서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결국 나 꼭 안아줌ㅠㅠㅠㅠㅠ
일단 우는 나를 달래주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니까 찬열이는 진짜 애가 탔나봐.
진짜 애가 어쩔 줄을 몰라서 막 자기가 더 난리ㅠㅠㅠㅠ 근데 그게 되게 이상했던게,
내가 그때 정말 아파서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들었는데, 찬열이가 나 꼭 안아주면서 등 토닥여주고,
막 머리도 쓰다듬어주면서 그러니까 진짜 치유 받는 기분이였달까? 점점 마음이 놓이는거야..
찬열이가 나보다 키도 한참 크고, 덩치도 한참 큰데도 애가 애교도 많고, 워낙 성격이 서글서글하니까
한살 차이인데도 그냥 애기같고, 동생같기만 했었는데 그 날 그렇게 찬열이가 나 달래주는데
찬열이 품이 너무 따뜻하고, 넓게 느껴졌었음ㅠㅠㅠㅠㅠ
나 때문에 교복 어깨 다 젖는데도 불평 한마디 안하면서 나 눈물 그칠때까지 찬열이가 계속 울지말라고 다독여주고,
괜찮을거라고, 이제 안 아플거라고 토닥여주는데.. 그때 진짜 처음으로 찬열이 품에서 막 마음이 간질거렸음..
나 간신히 눈물 멈추고 난 후에도 찬열이가 계속 나 괜찮은지 살펴보고, 보건실 안가도 되냐고 진짜 그때 백번은 물어본듯ㅇㅇ..
어쩌다보니까 점심시간이 거의 다 끝나고, 애들도 막 오고 그러니까 찬열이가 계속 반에 있기가 그런거야ㅠㅠ
찬열이도 이제 수업준비 하러 가야되고. 근데도 찬열이가 진짜 발을 못 떼겠는지 계속 머뭇거리면서 한참을 내 옆에서 서성이다가
아 그때가 하복 춘추복 혼용기간이였거든? 왜 햇빛나면 더운데 한번 비오고 나면 쌀쌀해지는 딱 그런 시기 있잖아.
하필 그날 또 그날이 비가온 다음이라 날이 쌀쌀해서, 찬열이가 마이를 입고 있었단 말야.
그래서 찬열이가 나 그냥 두기 걸렸는지 내 어깨에 자기 마이 덮어주고 반으로 돌아감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그 날 하루종일 수업 들으면서도, 괜히 어깨에 걸친 찬열이 마이가 신경쓰이고ㅜㅜㅜㅜ
괜히 친구냔들이 찬열이 멋있다고, 막 호들갑 떠니까 더 마음 혼란스럽고 진짜 이상했음ㅜㅜ..
찬열이 마이가 나한테 너무 큰 것도 괜히 이상하고, 끝까지 나 걱정되서 발걸음을 못 떼던 찬열이 생각하니까 또 막 그러고..
하여간 이 날 나 진짜 감정적이여서 진짜 별의 별 생각 다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날은 집에 갈때도 찬열이가 어찌나 지극정성 나 챙겨주는지,
집 갈때는 막 찬열이가 업히라고 그러는걸ㅋㅋㅋㅋㅋ어윸ㅋㅋㅋㅋ
진짜 우리 교문 앞에서 엄청 실랑이하다가 결국은 내가 이겨서 꿋꿋이 걸어감ㅇㅇ
집에 가는 중에도 계속 내 안색 살피고, 막 부축해준다 그러고, 찬열이 진짜 다정했어 그때ㅜㅜ
나한테 찬열이는 맨날 애교나 부리고, 나 좀 좋아해달라고 찡찡거리는 초딩일 뿐이였는데, 남자내음 물씬ㅠㅠㅠㅠㅠㅠ
그 날 전에는 찬열이가 막 아무리 애정을 쏟아부어도 귀엽다, 귀엽다 뿐이였는데
이 날을 계기로 나도 슬슬 찬열이한테 흔들리기 시작했었던듯ㅋㅋㅋㅋㅋㅋㅋ
저 일 있은 후 얼마 안 되서 있었던 일이였는데, 그 땐 나 생리도 끝나고 다시 멀쩡해져서 엄청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닐 때였음ㅋㅋㅋ
쉬는시간에 친구들이랑 둘러앉아서 막 수다 떨면서 놀고 있는데, 어쩌다보니까 이야기 주제가 그 날의 찬열이가 된거임ㅋㅋㅋㅋ
애들이 그 날 자기들이 나 다이어트 한다고 밥 안먹는다 그랬다고 거짓말치니까 찬열이가 진짜 뒤도 안 돌아보고
나한테 온거였다고, 막 그런 얘기하면서 있었는데 그 때 내 친구 중에 한명이 문득 이런 얘기를 했었음.
" 야 근데 넌 진짜 찬열이랑 사귈 마음 없어? "
한명이 그렇게 물으니까 애들도 동참하면서 진짜 궁금하다는 듯이 나한테 물어봄
나는 그때 음.. 그 날 찬열이가 좀 멋있긴 멋있었지만 그렇다고 반년간 꿋꿋이 지켜온 내 신조가 있었으니깤ㅋㅋㅋㅋ
" 난 찬열이 너무 어릴때부터 친해서ㅜㅜ 그냥 동생같아 "
이렇게 대답했었음ㅋㅋㅋㅋㅋ 친구냔들이 못된 년이 따로없다고 폭풍구탘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러는 와중에 한명이 좀 진지하게 나한테 이렇게 말했었음.
" 근데 그러면 찬열이를 좀 더 확실하게 거절해야 되지 않을까?ㅜㅜ 찬열이가 너 진짜 엄청 좋아하는 것 같던데..
니가 막 이도저도 아닌 반응 보이니까 찬열이가 오히려 기대하고 그러잖아.
근데 넌 진짜 마음없으면 그거 찬열이한테 너무 희망고문 아니야? "
아..
그 얘기 들었을 때 진짜 머리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였달까?
희망고문이라는 말 들었을때 뭔가 갑자기 심장이 철렁하면서 갑자기 찬열이한테 엄청 미안해지는거야ㅜㅜㅜㅜ
진짜 찬열이 입장에서는 내 태도가 어떻게 느껴질까 싶기도 하고..
애가 맨날 웃으면서 나한테 그러지만, 솔직히 찬열이도 사람인데 내가 다 받아주다가 정작 중요할 때는
모른척 해버리면 티는 안 내도 좀 상처 받을거아냐.. 그 얘기 듣기전엔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되버려서
실감을 못하고 있었는데 친구 말 들으니까 좀 현실직시도 되고, 좀 머리가 또렷해졌다고 해야되나..
벌써 찬열이가 나한테 처음 고백했던 날부터 반년이 다 되가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어졌었음.
내가 아무리 찬열이를 어릴때부터 알던 옆집동생, 친동생 같은 애 이렇게 생각해도,
찬열이한테는 내가 그냥 평범한 옆집누나가 아니니까, 우리 관계가 그냥 그런 관계로 정의될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
둘중에 한명이라도 가지고 있는 마음이 다르면 나 혼자 애쓴다고 지켜질 관계가 아니니까ㅜㅜ
그래서 아마 그때부터였을거임.
내가 이 관계를 확실히 정리해야겠다 마음먹고 찬열이 다시 피해다니기 시작했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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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덧글이 50개가 넘었...다....../털썩/..... 초록글 2페이지에 내 글이 있...다..../털썩/....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내 사랑들 정말 매일매일 글 올릴 맛 나게 하시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자꾸 이런식으로 하시면 저 진짜 맨날 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신 비야님, 짜파게티님, 신디님, 정수정님, 영상있는루루님, 문롱바님, 센님 사랑합니다!!!! 하트 빵야